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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녀는 사자굴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요? 다음주 후속편을 기대하세요!” 사상 최초의 영화 예고편은 1912년 뉴욕에서 상영된 <캐슬린의 모험> 말미에 불쑥 등장했다. 뉴욕 광고인들이 세운 내셔널 스크린 서비스사가 독점 제작한 초기 예고편들은 도리어 극장으로부터 돈을 받고 제공됐다. 독점 생산된 초기 트레일러들은 스펙터클과 스타, 최대한 두꺼운 글씨체의 타이틀에 곡마단 사회자풍의 내레이션이 버무려진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몰개성한 예고편의 밀물 속에서도 데이비드 O. 셀즈닉, 세실 B. 드밀, 앨프리드 히치콕 같은 흥행사들의 감각은 빛났다. 특히 <싸이코> 예고편에서 베이츠 모텔 동네의 투어를 행했던 히치콕은, <로프> 예고편을 극중 인물이 영화 속 사건이 터지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 보여주는 프롤로그로 연출하기도 했다. 1960년대에 상업적 편집기교를 업그레이드한 할리우드 예고편은 1975년 <죠스>가 TV광고와 전미 대규모 동시개
영화 예고편 완전정복 [4] - 헐리우드 예고편 / 국내 예고편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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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온 국내영화 예고편을 통틀어서 최고를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 이 리스트는 예고편 감독들과 마케터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회자된 예고편들을 중심으로 했고, 그중 독특한 시도나 내적 완성도로 높이 평가받은 작품들을 추려 완성했다. 진정 최고인가 하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있겠지만, 다시 곱씹더라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의 장점은 분명히 갖고 있는 예고편들이다.
<하류인생> : 신중현의 기타 선율위에 강렬한 액션신
뮤직비디오 형식을 취한 <하류인생> 1차 티저 예고편은 던지는 첫인상이 매우 강렬하다. 강한 콘트라스트와 거친 입자로 흔들리는 화면은 군중 액션신과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잡은 두 주인공의 얼굴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면서 에코 효과를 입힌 낭만적인 대사들로 가끔씩 귓전을 울린다. 공들여 촬영한 연출 컷으로 보이는 이 화면들은 모두 영화에서 따왔다. 이 예고편에서 무엇보다 매력적인 요소는 <하류인생>의 음악감독을 맡은 신중현의 기
영화 예고편 완전정복 [3] - 국내 예고편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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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과 내용을 교차하며 유형별로 보기
영화제작에서 마케팅의 영역에 속하는 예고편은 자신의 아버지인 광고처럼 ‘순간’의 예술이다. 다른 아버지인 영화의 본편은 가끔 자신을 떠올려주는 팬이나 다른 채널에 의해 뒤늦게 부활하고 복권되지만 예고편은 사람들이 본편을 기다리는 정해진 순간에만 자신을 드러내고 본편이 개봉되면 기억에서조차 말끔히 사라진다. 예고편을 제작하는 전문가들도 최근의 예고편들을 주로 기억하는 것은 그러한 예고편의 숙명에서 비롯된다.
“할리우드에서도 극소수의 티저를 제외하면, 예고편 개별 제작은 없다”라고 자탄하는 한 예고편 감독의 목소리에는 자신감과 자기 부정이 기묘하게 섞여 있다. CF 감독, 예고편 전문 감독, 본 영화의 조감독, 영화감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방법론으로 연출하는 한국영화의 예고편들은 자신들의 아버지인 현대 한국영화처럼 강한 개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과잉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러한 활발하고 다양한 예고편 제작활동은 한국영
영화 예고편 완전정복 [2] - 유형별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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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킹 필름,드라마 패러디,뮤직 비디오 등 형식&내용 파격
관객몰이 120초의 승부 - 예고편의 ‘때깔’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영화의 예고편이 달라지고 있다. 인상적인 영화 컷을 끌어모아 영화의 내용을 미리 알려주던 단순한 클립에서 벗어나 독특한 기획력과 아이디어, 형식이 총동원된 예고편들이, 때로는 영화 본편과는 상관없이 예고편만으로 경쟁하듯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30초에 모든 것을 걸고 소비자에게 구애하는 광고처럼, 지금의 한국영화 예고편들은 2시간짜리 영화를 2분 안에 설명하고 관객의 옷자락까지 물고늘어져야 한다는 자신의 숙명을 너무도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듯하다. 때로는 TV광고보다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때론 본 영화보다도 더 극적인 구성으로 우리를 사로잡는 예고편들. 이런 예고편들이 어떻게 기획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를 고집하는 A모씨.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관람하러 극장에 갔다가 이상한 예
영화 예고편 완전정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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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보내는, 뒤늦게 쓴 반성문
-작가 노희경이 말하는 <꽃보다 아름다워>
=묻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다. <고독> 이후 많은 시청자들이 한때 자신들이 추앙해 마지않던 작가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을 때부터. 결국 2년 뒤 <꽃보다 아름다워>란 드라마와 함께 무덤에서 걸어나온 노희경에 대한 궁금증과 조급증은 최종회를 쓰기 위해 “점이 돼서 안 보일 만큼” 말라버린 그의 목에 빨대를 꽂는 만행을 저지르게 만들었다.
-<고독>을 끝내고 꽤 방황했던 것으로 안다.
=배운 게 많았다. 내가 어느새 장사를 하고 있구나, 같지도 않은 기교를 부리는구나, 섣부르게 이 정도쯤이면 드라마의 무게감을 줄 수 있겠지, 만만하게 생각했다. 그게 시청자들에게 들키니까 창피했다. 결국 내가 제일제일 싫어했던 작가가 돼버렸구나, 정말 바닥을 쳤다는 생각이 끔찍하게 들었다. 그때 스스로에게 느낀 치욕감 같은 걸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다른 드라
세상 모든 호로자식들의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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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하나뿐인 사랑하는 영자씨”
누구에게나 엄마가 있다. 태어나 얼굴 한번 못 보았다 해도, 혹 더이상 볼 수 없다 할지라도. 세상에 난 모든 것들에겐, 엄마가 있다. 이 분명한 사실이 어쩌면 ‘마니아 드라마’나 ‘배고픈 명예’ 등으로 수식돼왔던 노희경 작가의 신작, <꽃보다 아름다워>를 시청률 20%에 가까운 대중적 지지로 이끌었는지 모른다. 부모와 자식에 대한, 혹은 사랑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인 <꽃보다 아름다워>는 노희경 드라마의 종합판이자, 확장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뒤늦은 반성과 <거짓말>의 안타까운 선택, <슬픈 유혹>의 벅찬 포옹과 <바보같은 사랑>의 미련한 기다림을 경유해 비로소 도착한 안도의 화원(花園). <고독> 이후 가장 고독한 한철을 보낸 작가 노희경의 꽃 같은 귀환, <꽃보다 아름다워>는 왜 아름다운가.
세상 모든 호로자식들의 드라마
바보
세상 모든 호로자식들의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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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감독 맞아? 배우 맞아?
“이왕 바깥 바람 쐰 김에 제작진에 얹혀지내면서 휴가나 보내자고 맘먹었습니다. 도시락 나오겠다 숙소 있겠다, 금상첨화지요. 그런데 얼마간 섞여 있다 보니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뭣보다 감독과 배우 사이가 듣던 것과 너무 달라서 당황했습니다. 저도 영화에 대해서 좀 알거든요. 춤이라는 게 테크닉만 갖고선 안 되거든요. 다양한 생업에 종사하시는 파트너를 배려하려면 박학다식해야 하죠. 그래서 말인데 영화는 감독 예술 아닙니까. 그런데 배우가 감독 무시하고 반기를 드는 일이 종종 있더라니깐요. 더 이상한 건 촬영이 끝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감독과 배우가 사이좋게 차를 타고 가더란 말이죠.”
박정우 처음엔 날 감독이라고 생각도 안 했는지 무시 많이 했지.
이성재 이렇게 무시당하면서 영화 찍긴 나도 처음이라고. 대사 어미 하나 내 맘대로 했다고 화를 내놓고선. 대사 입에 들러붙게 쓰는 재능은 알겠는데, 자기가 무슨 박수현(김수현 작가를 빗대서)인 줄 알고
<바람의 전설> 감독·주연배우 수다난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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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 이성재(34)와 박정우(35) 감독은 종종 밤샘 통화를 시도한다. 그들을 아는 사람들이 들으면 놀랄 일이다. 촬영현장에서 그렇게 붙어다니면서 떠든 것도 모자라(심지어 집도 지근이라 촬영장을 오가는 동안 이성재가 운전하는 차에 박정우 감독이 동승했다) 집에서까지 교신을 시도하냐고. 본인들 스스로 ‘미친 짓’이라면서 수화기를 들곤 한다니 못 말릴 일이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4월9일 개봉하는 <바람의 전설>은 두 사람을 더욱 각별하게 만든 계기임에 틀림없다.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에서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로 만나 인연을 이어온 이들이 이번엔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온 세상이 춤바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는 <바람의 전설>은 제비라고 불리지만 스스로 예술가라고 자처하는 춤꾼 풍식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클로즈업한 영화. 성석제의 소설 <소설쓰는 인간>이 원작
<바람의 전설> 감독·주연배우 수다난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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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고스트TV> MTV, 월~ 금 오후 11시30분
인터넷 개인방송 고스트 스테이션이 케이블TV로 이사왔다. 화려함을 생명으로 하는 음악방송과 정반대 정서로 가는 프로그램. 신해철 특유의 독설과 입담을 무기로 하여, 대중문화 비판이나 대중음악 토양의 문제 등을 다룬다. 화수목은 마왕 해철이 맡고, 쌩과 주니라는 두 친구가 주어진 미션을 갖고 대결하는 시스템이 월과 금에 이루어진다. 최근 대결은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에게 감동을 주는 방법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해적방송이라는 배경에 걸맞게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행동하기 보다는 거짓말도 하고, 위압감도 주는 등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양상으로 대결을 전개한다. 마왕이 맡은 시간에는 학교체벌, 문신시술자 형사처벌, 동거, 한국음악프로그램등에 대한 ’100분 토론’에 버금가는 원맨 토크쇼가 펼쳐진다.
<뉴스퍼레이드 돌발영상> YTN, 월~ 금, 오전 12시
기존 뉴스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장면
케이블·위성TV의 힘 [7] - 컬트 프로그램 14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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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게임넷 스타리그> 온게임넷, 금, 오후 7시
대한민국 3대 국민게임은? 고스톱, 바둑,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일명 OSL로 불리며 2000년 투니버스 하나로통신배 스타리그를 모태로 현재까지 지속된 국내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게임리그. 임요환, 김동수, 홍진호를 위시한 수많은 프로게이머를 10대의 우상으로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통해 게임리그라는 것이 성립되었지만, 역으로 게임리그의 활황을 통해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유지되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엄재경과 김도형이라는 걸출한 해설자와 캐스터 전용준의 박력있는 입담이 스타크래프트 중계에 관한 한 정상의 자리를 고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케이블의 어떤 프로그램보다 세심하게 배려되고 시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 하드락으로 일관성 있게 구성되는 배경음악 등이 개성적이다. 4년 동안 정규리그 결승전에 가장 많이 진출한 종족인 저그가 단 한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는 것이 유명한
케이블·위성TV의 힘 [6] - 컬트 프로그램 14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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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 시티> <프렌즈> 등 두터운 마니아층 형성한 외화시리즈들
<브이> <맥가이버> <케빈은 12살> 등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드라마 못지않게 시청자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외화시리즈들을 기억하는지. 이후 지상파에서 외화시리즈 편성비중을 급격히 줄이면서 이에 대한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이 바로 케이블채널이었다. 지상파에서 방영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작품이 쏟아졌고 시청자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마음껏 골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중 양대산맥을 꼽으라면 단연 <프렌즈>와 <섹스 & 시티>일 것이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여러 부가적인 문화현상까지 낳은 두 작품은 국내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면서 몇년째 그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프렌즈>가 시즌 10, <섹스 & 시티>가 시즌 6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케이블·위성TV의 힘 [5] - 외화 시리즈· 성인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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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쿠센>〈GTO> 등 만화적 캐릭터의 ‘일본스러운’ 드라마 인기, 멜로성 트렌디 드라마는 약세
각 방송사의 편성 담당자들과 전문가들은 아직 국내 시청자의 일본 드라마에 대한 선호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7개 채널에서 방영된 작품은 <내 사랑 사쿠라코> <도쿄 러브스토리> <골든볼> <퍼스트 러브> <한여름의 메리 크리스마스> 등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 트렌디드라마나 멜로물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작품들이 국내 시청자에게도 무난하게 어필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파격적인 캐릭터와 구성, 이색적인 소재 등 국내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일본 드라마만의 특징이 확연히 드러나는 작품들이 시청자의 시선을 끈 것이다.
방영된 일본 드라마 중 유일하게 평균 시청률 2%를 넘고 최고 4%가 넘는 시청률까지 기록한 작품은 SBS Drama+의 <고쿠센>. 조폭 출신 여선생님과 문제아 학생
케이블·위성TV의 힘 [4] - 일본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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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리얼리티 쇼는 아직 수입 시대
주로 지상파에서 리얼리티 쇼를 주관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케이블·위성채널들이 나서서 리얼리티 쇼를 수입, 방영하고 있는 국내의 경우 리얼리티 쇼의 양상 자체는 다소 소극적이다. 대부분이 미국에서 이미 방영되었던 시리즈를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 직접 제작할 여건이 안 되는 것도 있겠지만 거기에는 방송위원회의 심의나 여론이 두려운 까닭도 있을 것이다.
참가자들을 오지에 떨어뜨려놓고 매회 게임을 통해 한명씩 탈락시켜 최후의 한명에게만 100만달러를 주는 미국의 <서바이버> 시리즈를 국내에 최초로 들여와 현재 시리즈 8탄에 이른 Q채널의 경우 유사한 포맷인 <컴뱃 미션>, 스파이를 가려내는 두뇌게임 <더 몰>을 방영했고, 리얼리티 쇼에 사립탐정의 요소를 가미한 <치터스>를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치터스>는 대부분의 가정문제가 ‘배신’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포착한 현직 변호사가 배신을
케이블·위성TV의 힘 [3] - 리얼리티 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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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규격화된 감성을 팔아라
리얼리티(reality)+쇼(show)라니, 참으로 기묘한 단어의 조합이다. 쇼라는 것은 철저하게 계산된 형태의 오락인데 현실이 쇼라면 대체 그걸 주관하는 건 누구란 말인가? 답은 간단하다. 쇼의 주관은 방송사, 리얼리티를 제공하는 자는 참여하는 일반인이다. 그 둘의 조합인 리얼리티 쇼를 즐기는 이는 물론 시청자다. 리얼리티 쇼는 미국이 원조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은 1999년, 네덜란드에서 TV제작자 존 데 몰에 의해 <빅 브러더>라는 이름으로 탄생되었다.
‘빅 브러더’는 열명의 젊은 남녀를 한 장소에 두고, 일정기간(100일) 동안 시청자들이 TV 혹은 인터넷으로- 28개의 감시카메라를 통해 24시간 가동되는-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고 탈락시키는 프로그램이다. 한마디로 조지 오웰이 〈1984년>에서 예견한 절대권력의 통제자 ‘빅 브러라더’가 시청자 자신이 되는 것이다. 그 이후에 발생한 리얼리티 쇼의 수순도 대개 이런 식이
케이블·위성TV의 힘 [2] - 리얼리티 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