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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까지 물길이 이어진 미로 같은 도시 베니스에서 여름을 지나고 가을을 맞았다. 계절이 바뀌는 의미심장한 기간 중 베니스 근교의 작은 섬 리도는, 매년 열리는 영화축제로 술렁거린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인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올해로 62살이 되었다. 관객은 애타게 새로운 영화를 찾아 헤매고 있고, 하이에나 같은 언론은 톱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잡느라 치열하다. 그 축제 속에서 객관적으로 뭔가를 예측하고 평가를 내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전세계 그 누구보다 일찍 새 영화를 접한 전세계의 언론들은 프레스룸에 모여 조심스럽게 영화를 소개하거나, 자신이 보고 들은 소식을 고국으로 타전한다. 한정된 정보를 접하며 허겁지겁 영화를 보다보니 어느새 영화제가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좀더 정직해지는 방법으로, 영화제의 중간까지를 일주일간의 일기로 구성했다. 제62회 베니스영화제는 오는 9월10일, 여러분이 이 글을 읽기 전에 막을 내릴 것이다.
9월1일 목요일
조지 클루니에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중간 결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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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는 내 운명> 에피소드Ⅱ: 박진표 감독의 역습
2005. 5. 9 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 방파제
혹시 전인권의 <돌고 돌고 돌고>는 이곳에서 쓰여진 게 아닐까. 왜목마을은 ‘해가 뜨고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다시 해가 뜨’는 모습을 모두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전국 유일의 장소라고 한다. 하지만 이 자연의 신비는 제작진이 이곳을 촬영지로 선택한 이유와 아무 관련이 없다. 안수현 PD는 촬영 포인트인 방파제의 뒤편으로 보이는 풍광이 아름다워서 왜목마을을 찾았다고 한다.
이날 찍을 분량은 70번 신과 73번 신이다. 영화의 중·후반부에 해당하는 장면으로, 급작스레 찾아온 불행의 그림자로 인해 급기야 석중 곁을 떠나게 된 은하가 어떤 부둣가의 방파제 앞에 바람을 맞으며 잠시 회한 어린 표정을 짓는 대목이 70번 신이고, 그런 은하의 족적을 찾아 헤매던 석중이 은하가 서 있던 그 방파제에서 흐느끼는 부분이 73번 신이다. 완성본에서 73번
<너는 내 운명> 제작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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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3일 개봉하는 <너는 내 운명>은 언뜻 시대를 잘못 찾아온 영화처럼 보인다. 다방에서 일하는 여자, 게다가 에이즈 보균자이기까지 한 여자와 그녀를 한없이 사랑하는 남자에 관한 이 영화는 ‘지고지순’, ‘신파’, ‘정통 멜로’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부터 21세기에 이런 ‘시대착오적’인 멜로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궁금했던 <씨네21>은 세 차례에 걸친 촬영현장 방문 기회를 마련했다.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이 처음으로 만드는 장편 ‘상업영화’ 현장에 대한 궁금증과 전도연과 황정민, 두 연기파 배우의 생생한 모습을 보는 것도 방문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한 장면을 엿봤다 해도 고작 세번의 탐방만으로 온갖 의문을 잠재울 수는 없는 법. 결국 9월6일의 기자시사를 통해 그 결과물을 최종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완성작을 보니 현장에서 얻은 정보와 느낌도 비로소 정리가 됐고, 일말의 우려
<너는 내 운명> 제작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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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하고 귀엽거나, 섹시하고 천박하거나
하지원이란 배우는 캐릭터를 통해서 만들어졌다. 지극한 성실함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가져오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그건 자신의 색깔이 강하지 않다는 뜻도 된다. <가위>의 음습한 이미지를 쉽게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가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 <다모>에, <발리에서 생긴 일>에 하지원 아닌 다른 배우가 나와도 가능했을까? <다모>에서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모>는 이야기가 잘 짜여져 있고, 액션장면도 탁월하다. 하지원이란 배우는 아직 새로운 이미지를 체득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다모>의 후반부에 가면 하지원 아닌 채옥을 상상하기가 힘들어진다. 마찬가지로 <발리에서 생긴 일>의 하지원은 독보적이다. 수정은 천박하다. 발리에서 돌아와, 흰 털이 휘날리는 친구의 무대의상을 입고 재민의 회사로 가는 장면을 보자. 그건 수
세속적인 욕망의 아이콘, 하지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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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면 모든 것을 용서할 수도 있다. <연인>의 장쯔이처럼, 영화가 엉망진창으로 내달려도 한 여인에게매혹되어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할리우드건 충무로건 ‘여신’에 해당하는 배우들은 늘 있었다. 아니 여배우라면, 우선 여신들을 떠올리게 마련이었다. 순수한 여신이건, 관능미의 여신이건, 상관없다. 단지 스크린에 얼굴이 비쳐지는 것만으로도, 여신들은 우리를 사로잡는다. 모두는 아니지만, 절대다수를.
탁월한 연기력의 여배우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 역시 익숙한 일이다. 넋을 잃을 만큼 예쁘지는 않아도, 스크린 안의 그들을 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간다. <오아사스>의 문소리가 그랬고, <인어공주>의 전도연이 그랬다. 완벽하게 캐릭터를 이해하고, 내면을 끌어내 보여주는 여인들. 새로운 역할을 맡을 때마다, 이번에는 그들이 누구로 변신했는지를 보고 싶었다. 그들이 새롭게 창조해낸, 우리 시대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배우란 무언가 남달라야 한다. 일상에선 평범해
세속적인 욕망의 아이콘, 하지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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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된 다람쥐 한번 보실라우_발명실과 호두 분류실
아마도 원작 동화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읽으신 대목 중 하나가, 윌리 웡카의 기발한 발명품에 관한 것일 텐데요. 녹지 않는 초콜릿 아이스크림, 줄어들지 않는 사탕, 풀코스 식사가 되는 마법의 껌.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윌리 웡카의 맛있고 간편하고 재미난 과자들이 바로 여기, 발명실에서 기획되고 개발됩니다. 구불구불하고 오색찬란한 튜브, 재료를 섞고 끓이고 물들이는 거대한 탱크, 녹지 않는 사탕을 시험하는 수조가 보이시죠? 공장 외관이 고딕풍이고, 공장장 패션이 60년대 키치풍이라면, 이 발명실은 빅토리아풍입니다. 기계들을 건드리거나, 미완의 개발품을 드시면, 큰일납니다. 조심하셔야 해요. 이제 호두 분류실로 이동합니다.
이 공장에는 움파룸파 말고도 뛰어난 일꾼이 또 있습니다. 바로 견과류 까기의 명수, 다람쥐들이죠. 이들은 속이 비었거나 썩은 열매들을 골라내 하늘색과 흰색의 소용돌이가 그려진 바닥 한가운데 구멍으로 던져넣지요
<찰리와 초콜릿 공장> 프로덕션디자인 노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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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까지는 아니지만, 지금으로부터 41년 전인 1964년, 작가 로알드 달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동화를 내놓았습니다. 주식은 양배추 수프, 일년에 한번 초콜릿 맛을 볼까말까 할 정도로 가난한 소년 찰리가 이웃한 초콜릿 공장에 초대되는 행운을 얻어, 기이한 천재이자 은둔자인 공장장 윌리 웡카의 안내로 ‘초콜릿 천국’을 둘러본다는 이야기였죠. 초콜릿 강이 흐르고, 소인족이 바지런히 일하는 공장을 둘러보며, 찰리를 비롯한 다섯 아이들은 그들의 식탐과 경쟁심과 이기심과 자만심을 누르는 시험에 들게 됩니다. 오감이 행복해지는 상상을 펼쳐주지만, 가끔 너무 신랄해서 심장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이 동화는 ‘달콤쌉사름’한 초콜릿 맛과도 닮아 있더랬습니다. 오래 사랑받은 베드타임 스토리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1971년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습니다만, 원작의 기발한 유머와 상상을 제대로 살려내진 못했었죠. 그 영화에 유감이 많았다는 팀 버튼 감
<찰리와 초콜릿 공장> 프로덕션디자인 노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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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받아들이는 것도 생활이다
김소영 차이밍량은 자기만의 전통을 만드는 감독이다. 자기 영화를 가지고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방식에 대해서도 역시 자기만의 고민과 방식을 보여준 강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방금 상영된 <구멍>의 창작 배경을 듣고 싶다.
차이밍량 지금까지 어느 제작자, 투자자도 내 제작에 간섭한 적이 없다. 그런 자유를 누리는 건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내 영화엔 개인적인 표식, 상징이 드러난다. 작품에 임할 때마다 항상 생각하는 건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거다. 그게 자라서 어떤 형태가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어떨 때는 성장을 멈추기도 하지만 갑자기 가지가 튀어나오고 잎이 나오기도 한다. 내 모든 작품은 내 생활과 관계가 있다. <구멍>을 찍기 전에 잠시 세 들어 살던 아파트가 있는데 그 아파트 밑층이 물이 새서 배관공을 불렀다. 그가 밑을 드러내서 파봐야겠다고 해서 구멍이 만들어졌고(영화처럼) 어느 순간 또
대만뉴웨이브영화제 마스터클래스 [4] - 차이밍량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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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의식 향상이 보편적 문화 향상을 만든다
내가 한국에 오기 전 대만에 대스타 배용준이 왔다. 한류가 정말 온 아시아를 정복하고 있는 것 같다. 대만 영상산업 종사자들에겐 한류가 스트레스고 압박감이다. 20여년 전만 해도 대만영화는 활발한 시기였으나 그뒤로 하강기에 접어들었고,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한류까지 겹쳤다. 적어도 여러분은 공항에 가서 배용준을 마중할 분은 아닐 것 같다. (웃음)
2001년부터 지금까지 대만의 거의 모든 대학을 순회하며 내 영화를 상영했다. 직접 프린트를 들고 영사기를 빌려서 대학을 돌아다녔다. 커피숍에 앉은 서너명의 손님을 위해 프린트를 들고 간 적도 있다.
돈이 없어서 차를 빌리고 포스터로 차를 뒤덮었다. 마치 표를 파는 기계처럼, 사람을 볼 때마다 티켓을 사지 않겠습니까, 이러고 다녔다. 영화가 직면한 가혹한 현실을 맞닥뜨리며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멀티플렉스가 생기고 와이드 릴리즈가 일반화되면서 이런 상황이 초래됐다. 예전엔
대만뉴웨이브영화제 마스터클래스 [3] - 차이밍량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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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을 꿈꾸는 자들이여, 행동하라
정성일 평론가라기보단 팬클럽으로 나왔다. 질문이 팬클럽스럽다 하더라도(웃음) 이해해달라. 촌스럽게 시작하겠다. 서울 방문은 공식적으로 처음인데. 인천공항에 도착해, 서울 풍경을 보면서 받은 느낌이 궁금하다.
허우샤오시엔 아주 긴 다리들(웃음)…. 되게 많던데. 세상에 이런 물질적 세계가 끝없이 팽창된다면 그건 좋은 일인 걸까. 관객이 필기하는 걸 보면서 뭔가를 찾으려는 표정을 봤다.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폭소) 컴퓨터, 문자, 이미지… 너무 많은 관념들이 있어서 정작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 게 문제다. 어렸을 때 오빠가 엄마의 감시를 받으면서 숙제를 하지 않나. 여동생은 옆에서 뛰어놀고 말이다. 하지만 오빠는 하나도 외우지 못하고 여동생은 다 외운다. 왜냐하면 여동생은 놀면서 자연스레 받아들인 거니까.
정성일 에드워드 양과 친했지만 두 사람의 영화는 매우 다르다. 친구로서가 아니라 감독으로서 그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는지.
대만뉴웨이브영화제 마스터클래스 [2] - 허우샤오시엔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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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7일 토요일 오후 3시, 세명의 거장의 작품을 초청한 대만뉴웨이브영화제를 위해, 같은 비행기를 타고 허우샤오시엔 감독과 차이밍량 감독이 서울아트시네마에 도착했다(에드워드 양 감독은 내한하지 않았다). 두 감독을 한자리에 모셔 사진을 촬영하고 싶은 욕심이 앞섰다. 조선호텔에 여장을 풀고 두 감독은 바로 필름포럼으로 나왔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감기로 몸이 안 좋았고 파리와 대만을 거쳐 서울로 오는 고단한 일정이었다. 차이밍량 감독은 일정이 없었으나 일부러 사진 촬영을 위해 나와주었다. 전근대와 근대, 탈근대적 풍경이 뒤범벅된 종로를 뒷배경으로, 두 감독이 카메라 앞에 섰다. 차이밍량 감독이 모자를 벗고 찍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하자,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익숙하지 않으니 그냥 가자며 웃는다. 그러고보니 두 감독 모두 머리가 아주 짧다.
토요일 오후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마스터클래스 표는 일찌감치 동이 났다. 8월29일 월요일 오후 차이밍량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는 기립박수로 끝을 맺었
대만뉴웨이브영화제 마스터클래스 [1] - 허우샤오시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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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앞에선 숙맥이에요. 영화가 도움이 되었으면”
마시마로 역의 김진명
아마 영화 속 고수들 가운데 가장 귀여운 캐릭터는 마시마로일 것이다. 태식과 산길에서 강도 높고 박진감 있는 싸움장면을 보여주지만, 후반부에 깜찍하게 보여주는 재롱이 잊혀지지 않는 배우다. 촬영 뒤 2년 반이 지난 그의 몸은 무척 날렵하다. 공익 근무요원으로 들어가기 전 훈련소에서 자연스레 다이어트가 된 덕분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때는 무려 156kg, 촬영 때는 130kg에 달했던 몸매는 190cm, 105kg로 줄어들었다. 주전공이 씨름이다보니 한창 때는 24시간 내내 먹기만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장태식이 이소룡 키드라면 김진명은 성룡 키드라고 부를 만하다. 성룡의 영화는 몇번을 보고 또 봐도 즐겁다. 그러나 무술배우를 하겠다는 꿈 같은 건 애초에 없었다. 용인대학 격기학과를 다니던 중 원래 제안을 받았던 선배가 자신을 추천하는 바람에 ‘추억도 만들 겸’ 덜컥 배우가 되기로 했다. 유도선수 역
<거칠마루>의 파이터들 [3] - 6인의 무술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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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에 대한 오마주였는데 몰랐나요?”
태식 역의 장태식
스스로를 이소룡 2세대라 부르는 장태식은 이 작품의 출발점이자 동기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의 씨앗이 된 게 바로 그가 주인공을 맡았던 <무림일기>(KBS2 인간극장)였고, 영화 속 화자인 김c가 들려주는 ‘고수를 찾아가는 이야기’의 경험담도 태식의 것이니 말이다. 그의 인생은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라고 할 수 있다. 추석 때 TV로 본 <용쟁호투>가 그를 사로잡은 이후 그는 ‘절권도의 길’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고등학교 때 고향인 남원에서 전주로 전학을 가서 자취를 하면서 길이 열렸다. 이소룡의 무술과 권투가 가장 가깝단 얘기를 주워듣고는 권투장으로 달려갔다(태껸을 함께하게 된 것은 한국적인 무술을 하고 싶어서였다). 대학도 이소룡을 따라 갔다. 워싱턴 주립대에서 철학을 공부한 그를 본받아 전북대 철학과로 갔다(그는 출연한 고수들 가운데 가장 깊은 눈매를 보여준다). “그
<거칠마루>의 파이터들 [2] - 6인의 무술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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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충무로에서는 요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실제 무술 고수들이 실제 격투를 벌이는 것을 담은 영화가 있다’는 얘기가 그것. 이 괴이한 소문의 주인공은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돼 입소문을 탔고,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좀더 많은 관객 앞에 선보였으며, 그 여세를 몰아 9월15일 정식으로 개봉하는 <거칠마루>다. 사실, 이 소문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진짜 무술인들이 출연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 속 ‘대결’은 준비된 설정에 따른 연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칠마루>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연기가 너무나 실감나 그런 소문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마치 UFO처럼 돌발적으로 솟아오른 이 독립장편영화의 험난하기 짝이 없는 제작과정을 돌아본다. 그리고 이 영화에 출연한 실제 무술인들도 함께 만났다. 다만, K1 데뷔를 준비하느라 일본에 체류 중인 ‘무사시 66’의 유양래와 군 복무 중인 최진용을 만날 수 없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었다.
<거칠마루>의 파이터들 [1] - 탄생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