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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로그 운영자 홍지로씨
http://sabbath.egloos.com는 서울대학교 인문대 2학년에 재학 중인 홍지로(20)씨의 공간이다. 문학에 대한 꿈을 꾸면서 서울로 상경한 광주 청년은 영화공동체 씨네꼼을 만나서 영화의 재미를 알았다. 그러나 동아리도 인터넷 커뮤니티들도 더 많은 영화광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그의 끊임없는 욕구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홍지로씨가 발견한 것은 블로그라는 새로운 매체였다. 개인적인 이야기로 채워진 이 둥지들에 공통적인 화두로 ‘영화’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이 그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홈페이지처럼 폐쇄적이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영화 이야기를 읽어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커뮤니티에 적응하기 위해 그 집단의 성향에 자신의 영화취향을 맞출 필요도 없었다. 블로그의 가장 큰 특성은 “링크와 트랙백으로 손쉽게 연결이 가능하다. 내 블로그에 덧글을 단 사람의 이름을 클릭하기만 하면 쉽게 그 사람의 글을 볼 수 있다. 홈페이지나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5] - 영화 블로그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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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콜렉터 전승민씨
모 금융회사 과장 전승민(33)씨. 맞선 자리에서 오가는 그 흔한 질문이 그에겐 다소 곤란하다. “취미가 뭐예요?” “DVD 타이틀을 모으고 있습니다.” “몇장 모으셨어요?” “몇장일 것 같아요?” “설마 100장?” 이런 식이다. 그가 소장한 타이틀은 대략 1700여장. 그나마 박스 세트로 구입한 것들을 모두 한장으로 쳤을 때의 이야기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것은 ‘제법이군’ 정도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상상이 안 가는 수준이다.
전승민씨는 대학 때는 과후배들과 영화동호회를 운영했고, 단편영화 스탭으로 참여하기도 했지만, 시네마테크 문화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거기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 영화를 제대로 모른다는 듯한, 왠지 모를 우월감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지난 2001년 퇴직금 중간 정산을 했다. 그리고 그중 일부로 AV 시스템을 소박하게 장만했다. 그렇게 눈뜨게 된 DVD의 세계. 예술영화전용관에서 개최하는 영화제들을 쫓아다니지 않는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4] - DVD 컬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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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싹쓸이파 박지만씨
1992년 4월. 국내 최초로 고다르 영화 10여편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영됐을 때, <네멋대로 해라>를 본 박지만(33)씨는 어떤 영화도 보여주지 못했던 자유로움을 느꼈다. ‘개안의 순간’ 이후, 그는 시네마테크 ‘씨앙씨에’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김태일 감독을 따라 ‘푸른영상’에 들어가서 촬영을 하거나, 독립단편영화 스탭을 하면서 픽션과 논픽션, 영화제작과 감상의 경계에 있었다. 그런 그의 정체성을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명칭은 ‘영화제 싹쓸이파’. “영화제를 한번 가면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다. 광주영화제에서는 주간 4, 5편. 심야까지 이어서 보기를 3박4일 동안 했었다.” 하루에 8, 9편의 영화를 본 셈인데, 그렇다면 도대체 잠은 언제? 라는 질문이 이어진다. “매표 시작하기 전 줄을 서면서 좀 잔다.” 이쯤되면 인간의 경지가 아니다. 여기에 지난해 한해 그가 극장에서 본 영화가 1천여편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에게 영화보기는 중독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3] - 영화제 싹쓸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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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가 아닌 자유로운 소통을 추구한다
이처럼 이전 세대 영화광들이 닦아놓은 터전 위에서, ‘이C’ 같은 신세대 영화광들은 누릴 것이 많아졌다. 특히 개인의 취향과 기호가 중요해지면서, 이에 따라 영화를 보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DVD와 인터넷, 개봉관과 시네마테크, 영화제 등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영화광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에 가장 적합한 포맷을 찾아 이를 고집하고 있다. “영화는 필름으로 봐야 한다”는 믿음과 ‘고전영화’에 대한 갈망이 깊은 이들은 이즈음 한달에 한번꼴로 열리는 명감독 회고전을 문지방 닳도록 드나든다. “자주 보이는 얼굴들이 있는 걸 보면, 안정적인 관객층이 형성된 것 같다”는 것이 문화학교 서울 사무국장 김노경씨의 조심스러운 분석. 그러나 ‘네임 밸류’가 높은 감독의 회고전에도 ‘대표작’이랄 만한 특정 작품에 관객이 폭주하는 현상에 대해선 “몇몇 대표작만 보고 그 감독을 다 알았다고 믿고 싶어하는 건 아닐까” 하는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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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문화원 세대가 있었다. 1970년대 말, 개봉영화에 만족할 수 없었던 열혈 영화청년들은 프랑스 문화원과 독일 문화원을 돌며 누벨바그와 뉴저먼 시네마를 배웠고, ‘순례자’의 마음으로 그들의 영화를 봤다. 변변한 영화서적이 없던 시절, 원서로 영화이론과 영화사를 깨우쳤고, 고다르, 안토니오니, 파스빈더의 영화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15년 뒤쯤, 전혀 다른 영화광 집단이 출현했다. 문화원 세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가는 이들도 많았지만, ‘고전’과 ‘정통’의 이름에 가려졌던 장르영화와 컬트영화를 옹호하는 이들이 PC통신으로 접속했고, 취향과 기호가 맞는 이들끼리 어울려 놀았다. 그리고 관습과 결별한 새로운 영화들을 만들어 내놓기 시작했다. 애매한 건 지금이다. 개봉관도 시네마테크도 활황이고, DVD와 인터넷을 통한 영화보기도 인기다. 영화도 많아졌고, 보기도 수월해졌다. 그러니, 지금의 영화광들에게는 ‘발견’이 아니라 ‘선택’이 문제다. 우리는 문득 3세대 영화광이 존재하는지, 그렇
3세대 영화광 시대가 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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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Complex> 작가 류훈
류훈(32)씨는 미대 출신이다. 서양화를 전공했다. 하지만 2학년 이후론 붓을 잡아본 적이 없다. “고작해야 가족이나 친구들만이 찾는 전시회가 싫었고, 소통 불가능한 순수의 세계가 갑갑해졌다.” 그리곤 비디오 아트로 전향했다. 외국에서 유학한 젊은 교수들의 강의를 듣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그러다 한편의 영화를 만났다. . 만삭의 아내와 함께 추운 겨울밤 덜덜 떨면서 극장을 찾았고, 나오는 길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얼마 지나 아내는 예쁜 딸을 낳았고, 그는 영화에의 꿈을 얻었다. 1년 뒤. 그는 가족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아트 칼리지로 유학을 떠났고, 3년 동안 영화연출 공부를 마치고 2002년에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급한 마음에 영화사를 전전하며 시나리오를 내밀었지만 매번 가능성만을 확인받는 것으로 끝이 났다. <Complex>는 “먹고살기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3] - 금상 작가 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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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이유정과 박해일> 작가 하수진
하수진(34)씨는 시나리오를 쓴 지 2년이 채 안 되는 초보작가다. 지금까지 습작한 시나리오도 서너편 뿐이다. 2002년 한겨례문화센터 시나리오 강좌에 등록한 것도 감독이나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었다. 코흘리개 때부터 그의 꿈은 만화가.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꿈은 취미로 전락했고, 졸업한 뒤 “1년에 3번은 외국을 보내준다”는 말에 혹해 여행사에 입사했다. 지금은 12년 경력의 모 여행사 과장이다. 그런 그가 불쑥 시나리오를 배우겠다고 맘먹은 데는 회사 생활 10년 만에 묵혀놨던 만화가의 꿈이 슬슬 발동해서다. <몬스터>와 비슷한 소재가 떠올랐고, 이를 10권 정도의 만화로 그려내려면 먼저 캐릭터를 빚고 스토리를 굽는 연습이 필요했다고 판단했던 그는 적당한 강좌가 없는 탓에 영화 시나리오 강좌를 찾아 들었다. 그런데, 일은 여기서부터 이상하게 풀렸다. 시나리오를 쓰면 쓸수록 재밌었고, 좀처럼 지겨움이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2] - 대상 <이유정과 박해일> 작가 하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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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 하수진 <이유정과 박해일>
● 금상 류훈 <Complex>
영화배우 한석규가 전액 후원하고, 인터넷 한겨레와 <씨네21>이 공동 주최하는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407편이 응모한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은 하수진씨의 <이유정과 박해일>이 차지했다. 스타를 연인으로 갖게 된다는 노처녀의 엉뚱한 상상을 발랄한 톤으로 버무린 것이 심사위원들에게 큰 점수를 얻은 듯. 금상은 <이유정과 박해일>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류훈씨의 스릴러 <Complex>가 받았다. 아줌마 검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내세운 것은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밋밋한 구성은 아쉬움을 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응모작 중 스릴러물이 가장 많았다고.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대상에는 1천만원이, 금상에는 500만원이 수여된다. 아래는 한선규 힘픽처스 대표와 함께 심사를 맡은 이승재 LJ필름 대표의 심사평
제6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1] - 심사결과 및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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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오지철ㅣ문화관광부 차관
01 31위 · 03 37위
이창동 장관의 키스톤 콤비. 2002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 7년 동안 파워50에 랭크된 ‘문화예술 행정’의 달인. “안목과 능력을 겸비한 보기 드문 관료”인 그는 외형적 성장에 비례하는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과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재 10여개 수준인 예술영화전용관이 100여개 수준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안인 통합전산망의 조속한 해결과 2006년 완전개방이 예정된 극장애니메이션에 대한 준비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 전국 89개 군 단위 지역 중에서 극장이 있는 곳이 단 5개뿐이더라. 상영회 등의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42 오기민ㅣ마술피리 대표
02 46위
“한국 대중영화의 프론티어”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를 ‘부침’(浮沈)으로 기억했다. “영화자본이 위축되고 불안했던 분위기에서 잘 만들고 괜찮은 영화들이 지속적인 성공을
2004 충무로 파워 50 - [6] 41위~5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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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김광섭ㅣ롯데시네마사업본부 대표
03 22위
‘수면 밑의 메이저’ 롯데시네마를 맡은 지 1년. “성과보다는 전망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표현처럼 제작·투자·배급 분야를 강화하는 방향의 계획을 언급했다. 상영관은 “2004년에는 14개관, 107개 스크린 수준이며 향후 서울에 영등포와 노원에 상영관 설립 및 진행 중인 것만 27개관, 206개 스크린.” 지방 멀티플렉스 맹주의 본격적인 서울 공략이 시작된다. 투자·배급 분야는 “<나두야 간다>가 롯데의 공동제공과 배급을 겸하는 첫 작품이다. 연간 12편 정도를 제작 및 투자·배급할 계획”이며 펀드조성과 조직개편을 통해 본격적인 영화계 진입을 노린다.
그래서 · “상영관쪽은 3∼4년 내에 300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제작·투자·배급 분야는 전문인력을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갖춰가는 중이다.”
32
2004 충무로 파워 50 - [5] 31위~4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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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김미희ㅣ좋은영화 대표
01 48위 · 02 10위 · 03 16위
5계단이나 떨어졌다. 2년 연속 하락세. 1년 동안 내놓은 작품이 <선생 김봉두>뿐이다. 하지만 좋은영화가 쥐고 있는 패를 고려하면, 다소 박한 평가가 아닐까.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이 개봉을 앞두고 있고, 변영주 감독의 <발레교습소>가 촬영 중이며, 장규성 감독의 <여선생 vs 여제자>가 크랭크인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이어 김대승 감독의 <혈의 누>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젊은 감독들을 대거 수혈, “코미디만 잘하는” 영화사라는 오명을 벗고자 한다. 시네마서비스라는 우산 외에 얼마 전엔 투자사 아이픽처스로부터 지원을 이끌어내 운신의 폭이 커졌다.
그래서 · 신경성 위염, 장염, 지방간까지. 지난해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에 수차례 실려갔다. 나나 영화사로나 제2의 변화기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거 다
2004 충무로 파워 50 - [4] 21위~3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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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최민식ㅣ배우
01 49위 · 02 41위
최민식은 41위였던 2002년에 비해 극적인 상승을 보여주었다. <올드보이>가 성공한 탓이 크겠지만, 그가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와 연기력, 카리스마가 없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뛰어난 외모와 최고의 연기력, 존경받을 만한 성품까지 갖추었다. 그의 영향력은 뛰어난 배우 한 사람의 수준을 넘어선다”는 평가는 최민식이 한국영화의 기둥이 되리라는 기대 또한 담고 있다. <취화선>에 이어 <올드보이>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최민식은 한층 더 주가가 상승할 듯. 그러나 그 자신은 탄광지대인 강원도 도계에서 트럼펫 연습에 몰두하며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만 생각하고 있다. “영화 찍는 게 내 일의 전부”라고 말하는 그는 연기력과 함께 보기 드문 성실함, 영화를 향한 애정 또한 갖추고 있는 배우다.
그래서 · <꽃피는 봄이 오면>은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
2004 충무로 파워 50 - [3] 11위~2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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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강우석 ㅣ감독 · 시네마서비스 회장
01 1위 · 02 1위 · 03 1위
“대중영화 감독, 제작자로서의 막강한 능력과 재력 겸비, 사회적 공기로서의 영화에 대한 사명감도 구비.” “올해도 역시… 의심의 여지없이 1위… 그가 이 자리에서 밀려난다면 그것은 패밀리 비즈니스 방식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장점이며,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올해도 강우석 감독은 1위를 차지했다. 1천만 관객시대를 선언한 <실미도>로 그의 주가는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한해가 순탄하진 않았다. <실미도> 개봉 직전까지 올해는 강우석 감독이 1위 자리를 내줄 공산이 크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들의 흥행성적이 신통치 않았던데다 플레너스와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 바로 그때 등장한 <실미도>는 모든 상황을 반전시킨 역전 홈런이었다. 그는 이번에도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그간 잃은 것보다 훨씬 큰 것을 얻어낸 것이다. 현재 플레
2004 충무로 파워 50 - [2] 1위~1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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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였던 것일까. 수익률 약화로 인한 자본의 이탈로 한국영화 위기론이 팽배해지던 시점에서 한국영화는 또 한번 회생의 기운을 스스로 불어넣었다. <살인의 추억> <장화, 홍련> <바람난 가족> <올드보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 이른바 웰메이드 영화는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면서 충무로에 바람을 불러일으켰고, 자본의 기갈에 허덕이던 제작사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65편 개봉. 49.5%라는 시장점유율로 2003년을 접었던 한국영화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가 각각 1천만명 관객 동원이라는 믿기 힘든 기적을 일궈내면서 2004년은 탄성과 환호로 시작했다. 소폭이긴 하지만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신규 자본들의 충무로 유입도 서서히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씨네21>이 창간과 함께 매년 선정하는 ‘한국의 영화산업을 움직이는 인물 50인’에서도 이러한
2004 충무로 파워 50 - [1] 선정원칙과 추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