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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원_올해 상반기를 전반적으로 돌아보면, 제도권 밖에서 만들어진 비주류영화, 독립영화라는 틀로 묶을 수 있는 일련의 영화 중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 주로 나왔던 것 같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독립장편영화의 올해 상반기 선전을 일종의 역학관계에 따른 현상으로 본다. 말하자면 충무로의 기성 상업영화, 제도권 영화 중 창조적인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거나 주목할 만한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기성 충무로영화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관객의 의지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독립영화들이 선전했다는 것은 반대로 한국영화의 제도권, 기성 영화들이 가지고 있던 그 허약한 토대가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시환_기본적으로는 동의한다. 상반기를 돌아보면 최근 몇년간 이렇게 아무런 기대 없이 상반기가 끝난 경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그러나 독립영화 진영에서 나온 몇편의 영화, <혜화,동> <파수꾼> <무산일기>
주류영화는 제자리걸음… 독립장편은 저변 확대에 성공했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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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상반기 한국영화의 경향과 특징이 궁금했다. 전영객잔의 남다은, 안시환, 장병원 평론가에게 대담을 청했다. 세 평론가는 주로 쟁점을 부각하며 한국영화를 횡단했다. 화두는 대략 세 가지였다. 첫 째는 독립영화가 내놓은 새 이름들이었다. 예년에 비해 비교적 충무로에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전제에 동의한 세 사람은 주목할 만한 젊은 독립영화감독과 그들의 작품들을 거론했다. <무산일기> <파수꾼> <혜화,동>을 차례로 불러내어 그들의 한 경향과 개별 작품의 성취를 함께 논했다. 명실상부한 한국영화의 두 거장, 임권택의 <달빛 길어올리기>와 장률의 <두만강>은 두 번째 화두로 떠올랐다. 두 영화의 성취에 관해 다각적인 이견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마지막 화두는 500만 흥행을 기록한 대중영화 <써니>였다. <써니>의 무엇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것인지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애정과 비판과 통찰력
주류영화는 제자리걸음… 독립장편은 저변 확대에 성공했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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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관객을 동원하리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다. 점쟁이도 아니고. (웃음)” 강형철 감독은 전작 <과속스캔들>이 800만 관객을 동원하고 난 뒤 이 영화에 관한 모든 것을 잊었다고 한다. <써니> 작업에 들어가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새로운 각오로 신작에 임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이유도 있다. 어쨌거나 그는 3년 동안 <써니>를 준비했고, 영화는 지난 5월4일 개봉해 현재까지 50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강형철 감독에게 소포모어 징크스는 없었다. 총 관객 수 500만 관객을 눈앞에 둔 6월17일 제작사 토일렛픽쳐스에서 강형철 감독을 만나 미리 소감을 들었다.
-현재 감독판 <써니>의 후반작업 때문에 많이 바쁘다고 들었다.
=개봉 전 몇 장면 때문에 심의 결과가 청소년 관람불가가 나왔다. 나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문제가 되는 장면을 삭제해 15세 관람가로 개봉한 뒤 영화가 흥행하면 원래 버전으
중·장년층의 공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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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9일은 <써니>에게 ‘써니’한 선데이였다. 강형철 감독의 <써니>가 주말 동안 27만1300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불러모으면서 총 관객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써니>는 올해 초 개봉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총 관객수 약 479만명)을 제치고 2011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또, 개봉 당시 <트와일라잇> <오스트레일리아> <지구가 멈추는 날> 등 다소 부진했던 할리우드영화와 맞붙어 약 830만명을 불러들인 감독의 전작 <과속스캔들>(2009) 때와 달리 이번에는 6월22일 기준으로 <쿵푸팬더2>(450만명),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311만명),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196만명) 등 만만치 않은 여름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나온 성적이라 의미가 크다. 재미있는 건 개봉한 지 7주 가까이 지났음에
OH, SUNNY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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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일레븐>이 <X파일>을 만났다’는 얘기처럼 <초(민망한) 능력자들>은 황당하면서도 진지하다. 아니 너무 진지해서 헛갈리게 만든다. <엑스맨>의 돌연변이들처럼 각자 서로 다른 초능력을 지닌 병사들이 사랑과 평화로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는 무척 낭만적으로 들린다. 존 론슨의 원작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을 원작으로 삼은 이 동명 원제의 2009년 영화는 인물들이 전혀 민망하지 않은 초능력을 사용함에도 이런 한국식 제목이 붙어 유감이긴 하다. 어쨌건 조지 클루니와 이완 맥그리거, 제프 브리지스와 케빈 스페이시의 힘 빠지고 넉살 좋은 모습만으로도 유쾌한 경험이다. 당신도 당신 안의 제다이를 발견할 준비가 됐는가.
나는 지금 이 글을 손과 키보드로 쓰고 있는 게 아니다. 하얀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는 것일 뿐인데도 저절로 원고가 써지고 있다, 고 말하면 무슨 빌어먹을 헛소리냐고 하겠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내 눈을 바라봐 넌 죽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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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는 할리우드를 바꾸어놓았다. 특수효과가 굉장했다는 소리는 아니다. 특수효과에 관해서라면 로봇보다는 털이 날리고 근육이 움직이는 생물체를 만드는 게 훨씬 고차원적인 과제다. 중요한 건 <트랜스포머>가 다소 유아적으로 받아들여졌던 로봇을 블록버스터 세계 속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트랜스포머> 이전까지 거대 로봇이 나오는 영화는 아니메의 영향을 받은 B급 괴작들뿐이었다. 예를 들자면 스튜어드 고든이 만든 <로봇족스>(1990). 강대국들이 120피트짜리 거대한 로봇으로 격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로봇족스>도 꽤 특촬물스러운 재밌는 영화였다. 그렇다고 이걸 할리우드 리얼 로봇물의 효시라고 부르긴 남부끄럽지만 말이다.
<리얼 스틸>은 ‘<트랜스포머> 이후’를 상징하는 로봇영화다. <나는 전설이다>의 원작자 리처드 매드슨의 1956년작 단편 <스틸>(Steel)을 원안으
‘리얼’한 로봇의 3D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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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는 우리에겐 낯선 슈퍼히어로다. 하지만 태평양 건너 동네에서는 ‘배트맨’이나 ‘슈퍼맨’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반세기 동안 누려왔고, 몇번에 걸쳐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졌다. <퍼스트 어벤져>를 보기 전에 미리 공부를 해두는 편이 좋다.
*1941년
2차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조 사이먼과 잭 커비가 캡틴 아메리카를 처음으로 코믹스계에 데뷔시켰다. 이 애국주의적 히어로가 히틀러에게 주먹을 날리는 창간호 표지는 최근 공개된 <퍼스트 어벤져>의 한정판 레트로 포스터에서 오마주됐다.
*1944년
리퍼블릭 픽처스가 <캡틴 아메리카> 15부작 시리얼 무비(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단편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던 당대 오락영화의 일종)를 내놓았다. 캡틴 아메리카의 주요 무기인 방패는 사라지고 주인공도 원작과 달라서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1973년
터키에서 캡틴 아메리카를 주인공으로 한 괴작 <3 Dev Adam>이 만들어졌다.
캡틴 아메리카, 미국적 영웅의 영화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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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어벤져>의 원제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다. 주인공의 이름인 ‘캡틴 아메리카’가 빠진 이유? 그걸 설명할 필요가 있겠는가. 캡틴 아메리카는 1941년 처음 코믹스 주인공으로 등장했을 때부터 미국적 애국주의를 표방하는 히어로였다. 백악관에 걸려 있는 성조기를 떼다 지은 듯한 쫄쫄이와 방패부터가 팍스 아메리카나의 대변자라는 증거다. 미국 외 관객이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라는 제목을 근심없이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캡틴 아메리카는 시대착오적인 히어로다. 그가 활동하던 무대는 2차대전이며 적은 나치 독일이었다. 옛날의 금잔디에서 동산의 매기가 꿈꾸던 히어로를 대체 어떻게 재창조할 것인가.
재미있게도 마블 코믹스는 정면돌파를 선언한 듯하다. 그들은 시대를 바꾸지도 않았다. <퍼스트 어벤져>의 무대는 여전히 2차대전이고, 영화는 오리지널 코믹스의 창조 신화를 거의 그대로 따른다. 주인공 스티브 로저스
캡틴 아메리카, 세계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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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에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까지 무려 11년이 걸렸다. 시리즈와 함께 성장한 대니얼 래드클리프, 에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는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에서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듯이 귀여운 꼬마에서 다 자란 성년이 됐다. 2011년 7월14일 이 모든 이야기가 끝을 맺는다. 한달도 남지 않았다.
지난해 겨울 개봉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은 전작들이 모두 마법학교 호그와트에서 벌어진 사건을 담은 것과 달리 처음으로 호그와트를 벗어났다. 해리와 친구들은 어둠의 제왕 볼드모트의 영혼 조각이 보관된 호크룩스를 파괴하기 위한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났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에서는 해리, 론, 헤르미온느가 볼드모트의 마지막 호크룩스를 파괴하기 위해 호그와트로 돌아온다. 볼드모트 역시 자신의 호크룩스가 파괴됐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호그와트로 향한다. 호그와트에서
해리의 대장정, 그 최후의 막이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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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신(新) 서부개척시대인가. 당찬 10대 소녀의 서부(<더 브레이브>)와 도마뱀을 비롯한 온갖 양서류의 서부(<랭고>))에 이어 이번에는 외계인이 침공한 서부다. 웨스턴의 리부팅 흐름에서 볼 때, 존 파브로의 <카우보이 & 에일리언>은 가장 과격한 실험일 것이다. <랭고>를 끝낸 고어 버빈스키가 조니 뎁과 함께 <론 레인저>(1956)의 리메이크를 준비 중이고, 론 하워드가 스티븐 킹의 웨스턴 판타지 시리즈인 <다크 타워>를 연출할 예정이지만 카우보이가 외계인과 싸운다는 설정의 황당함으로 보자면 <카우보이 & 에일리언>을 능가할 듯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프로듀서 중 한명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촬영 전, 존 파브로와 시나리오작가인 로베르토 오치를 데려다 <수색자>와 <미지와의 조우>를 함께 보았다. 두 영화의 키워드는 <카우보이 & 에일리언>에
에일리언, 서부를 침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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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시리즈는 80년대 한국 방송사들이 작정하고 주말마다 틀어젖히던 고정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팀 버튼의 <혹성탈출>로부터 시작한 새로운 팬들이라면 이 시리즈의 역사를 숙지하는 일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혹성탈출> 시리즈는 <터미네이터>처럼 배배 꼬인 시간대를 품은 대하 서사극이다.
<혹성탈출>
Planet of the Apes, 1968
60년대 말 이십세기 폭스가 스타 찰턴 헤스턴과 할리우드의 1급 기술진(특히 특수분장의 릭 베이커!)을 모조리 끌어와 만든 당대의 블록버스터. 잘 알다시피 원숭이 혹성에 떨어진 우주비행사 테일러가 갖은 모험을 겪다가 결국 원숭이 혹성이 핵전쟁 이후 미래의 지구라는 사실을 발견한다는 이야기다. 해변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발견하는 마지막 장면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반전 중 하나.
<혹성탈출2: 지하도시의 음모>
Beneath the Planet of the Apes, 19
역대 <혹성탈출> 시리즈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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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리부트 열풍이다.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시작하듯이,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오랜 프랜차이즈를 새롭게 시작하는 중이다. 그런데 잠깐. <혹성탈출> 시리즈를 굳이 리부트할 이유가 뭘까. 이미 팀 버튼은 지난 2001년 <혹성탈출>의 리메이크를 만든 적이 있다. 게다가 팀 버튼의 영화 역시 시간의 짜임새와 극의 얼개를 살짝 바꾸면서 일종의 대체역사로 빠져나간 일종의 리부트였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십세기 폭스가 이 시리즈를 되살리려는 이유는? 그렇다. 테크놀로지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특수분장사 릭 베이커가 창조한 원숭이 분장은 이제 전설이 됐다. 1968년에 나온 첫 번째 <혹성탈출>을 봐도 원숭이 분장에는 전혀 위화감이 없다. 하지만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할리우드는 CG, 그리고 <아바타>에서 결정적으로 선보인 퍼포먼스 캡처(그에 더해 ‘이모션 캡처’)라는 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 인간에게 원숭이 분장을 덧붙이는 게 아니라 아예 인
CG로 진화한 원숭이 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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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또 무엇을 보여줄까.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 이하 <트랜스포머2>)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로 갔다면 <트랜스포머3>는 이제 시카고의 도심으로 착륙한다. 그리고 예고편은 아폴로 11호 ‘떡밥’을 무심히 던져주고 떠났다. 바로 아폴로 11호가 최초로 달 착륙을 했을 때 그 표면에서 트랜스포머를 발견한 것. 바로 거기서부터 3편의 스토리가 살을 붙여나간다. 여러 매체와 평론가들의 혹평을 피해가지 못했던 <트랜스포머2>에서 고대 이집트와의 연관성이 다소 황당한 수준이었다면 <트랜스포머3>의 그런 설정은 묘하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좀더 탄탄한 이야기로 돌아오겠다’는 것이 마이클 베이의 첫 번째 다짐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트랜스포머2>에서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가 여자친구(메간 폭스)와 떨어져 있음을 힘겨워했던 샘(샤이어 라버프)도 어느덧 사회인이 됐다. 하지만 이제 막 졸업을 하고 직장을 구하려고 여기저
마이클 베이 최고의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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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의 계절이 돌아왔다. “필름으로만 찍을 것”이라던 마이클 베이가 오랜 고집을 깨고 3D로 귀환한 <트랜스포머3>를 필두로 그 무게감은 그 어느 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2001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판타지 열풍의 중심에 섰던 <해리 포터> 시리즈의 대단원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 마블 코믹스의 복고풍 슈퍼히어로 <퍼스트 어벤져>, 서부 개척시대로 간 <미지와의 조우>인 <카우보이 & 에일리언>, <배트맨 비긴즈>가 그러했던 것처럼 생명력을 잃은 과거의 오리지널에 힘을 불어넣으려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끝으로 ‘포스트 <트랜스포머>’의 권좌를 노리는 <리얼 스틸>에 이르기까지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 과연 누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인가.
Summer Transformers BIG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