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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과 <고지전>을 보고 봉준호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훈은 신선한 발견이다.” 그가 옳았다. 아니, 그 누구라도 2011년 최고의 신인이 이제훈이란 데 토를 달 수 있었을까. <파수꾼>으로 사뿐하게 뛰어올라 <건축학개론>으로 멋지게 착지한 이제훈의 지금은 앞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푸르다. 현재 드라마 <패션왕>에서 까칠한 재벌남 정재혁을 연기하고 있지만 사실 이제훈의 진짜 매력은 순진한 미소에 있다. <파수꾼>의 19살 기태와 <건축학개론>의 대학 신입생 승민이 풋풋해서 더 아팠던 지난날에서 건져올린 우리의 모습 같았던 것도 그 미소 때문이 아닐까. <고지전>의 어린 중대장 신일영은 또 어떤가. 끝없이 사람을 죽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애록고지에서 서서히 아편에 중독되어가는 그의 모습은 전쟁의 광기와 닮아 있었다. 그런데 이 배우가 원래는 생명공학도였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상처 입은 영혼의 순진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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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신기루의 배우가 아니다. 그는 당장 오늘 거리를 걷다가 마주칠 수 있는 구릿빛 피부의 남학생(<완득이>)이자 얼굴은 반듯한데 성격은 다혈질인 빵집 종업원(<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동대문에서 옷감을 들고 달음박질할 법한 젊은 사장님(<패션왕>)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어쩐지 손을 뻗으면 잡힐 것만 같은 그의 생동감은 사극에서도 예외가 없다. 모든 학생들이 꼿꼿이 앉아 있는 성균관 내부에서도(<성균관 스캔들>) 유아인의 걸오는 책상 밑에 일자로 눕거나 담장을 타고 한숨을 돌리는 ‘리얼’한 꼼수를 부린다. 기억 속 한 시절에 존재할 것만 같은, 때로는 소심했고 때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으며 말보다는 행동이 앞섰던, 좌충우돌 남자아이의 이미지가 유아인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모습이다(물론 유아인처럼 귀여운 마스크에 시원시원한 몸매를 장착한 기억 속 ‘그 남자아이’는 없을 테지만). 하지만 그에겐 캐릭터에 현실의 활기를 불어넣는 것
꾸미지 않은 짐승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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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사수, 반복시청, 무한복습을 부르는 얼굴이다. <옥탑방 왕세자>로 돌아온 박유천을 보노라면 지루할 틈이 없다. 사극, 멜로, 코미디를 너끈히 아우르는 그 변화무쌍한 표정이란. 그의 유연한 연기가 조선시대에서 현재로의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를 지탱하는 축이다. 그는 빈궁을 잃은 슬픔에 빠진 왕세자 이각과 시대착오정신으로 무장한 ‘빨강 추리닝 아저씨’를 능청스럽게 넘나든다. 그뿐인가. “네 이년! 그 주둥이 닥치지 못하겠느냐!”라며 불호령을 내리다 돌연 어색한 높임말을 애교로 승화시키는 비범한 재주로 사람을 홀리기까지 한다. 이렇듯 다양한 가면을 번갈아 쓸 줄 아는 이 마성의 미소년 배우에게 우리는 기꺼이 조련당하길 원한다. 사실 그는 이미 드라마 데뷔작 <성균관 스캔들>로 온 나라의 처자들을 백마 탄 왕자님 판타지에 빠트린 전적도 있지 않은가. 그의 우월한 미모 덕분에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까도남’ 이선준 유생이 사랑을 만나 ‘츤데레’(새침하고 퉁
‘愛’라고 적힌 책갈피를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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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과 원빈, 강동원과 조인성으로 규정되던 나날이 있었다. 강동원의 우산 속으로 내가 들어가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고, 조인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으면 하는 부질없는 기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 모두는 하나하나 반듯한 마스크, 멋있는 목소리, 눈과 코의 황금비율로 이루어진 결정체이자 멜로의 감흥을 전달하는 매개체였다. 그들에 대한 애정을 훼손할 생각은 없다. 단지 그 자리에 다른 누군가가 새롭게 들어왔다고 해두자. <해를 품은 달>의 카리스마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김수현, <건축학개론>으로 순식간에 우리를 1990년대 초반으로 타임워프시켜주더니 급기야 <패션왕>의 실장님으로 신분상승한 이제훈, <패션왕>에서 미워할 수 없는 뻔뻔함과 자신감으로 상대를 긴장하게 만드는 남자 유아인, 그리고 <성균관 스캔들>의 바른생활 사나이에서 물정 모르는 왕세자로 코믹하게 변신한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까지. 장면 하나, 대
당신을 내 남자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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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찰리 채플린의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치를 가까이서 보면, 혹은 멀리서 보면 어떤 드라마일까? 멀리서 보면 사기극, 가까이서 보면 희극 정도가 아닐까 싶다. MB식으로 표현하자면, ‘내가 정치부 기자 해봐서 아는데’ 가까이서 본 한국 정치는 각본 없는 코미디였다.
대통령을 꿈꿔본 적이 있다. 직접 되는 것 말고 만드는 것, 진짜 만드는 것 말고 드라마나 영화로 만드는 것 말이다. 이것도 일종의 ‘킹메이커’인 셈인데, 현실 정치에서 풀지 못한 ‘철인정치’에 대한 로망을 픽션으로나마 풀고 싶었다. 진짜 직접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을 만한 사람을 내 생애에 보지 못할 것 같아서 허구로라도 창조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미 ‘대통령 시나리오’는 차고 넘친다. 여의도에는 299편의 대권 시나리오가 돌아다닌다고 한다. 국회의원 숫자만큼 말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다들 비호감에 ‘듣보잡’들인데, 그들은 마음속에 고래 한 마리씩 품고 있다는
100% 실화! 무조건 대박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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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뭐야?”라고 옆사람에게 물었다. 그는 무미건조하게 키보드를 누르며 말한다. “도마 안중근.” 테러와 관련해 검색하다 보니 숙제하던 학생이 올려놓은 듯한 질문이 보인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가 테러와 어떻게 구별되는지 그 근거에 대해 좀 알려주세요.” 댓글 전쟁이 펼쳐진다. 채택된 댓글의 요지는 ‘테러는 의거의 반대말이라고 할 수 없다’였고 이에 민족정기 충만하신 분이 분기탱천하여 올린 긴 반박의 댓글이 뒤를 잇는다.
테러는 공포다. 그것은 예기치 못한 죽음과 고통을 야기한다. 테러에 대한 공포는 일상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이며 생명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모욕이다. 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거둘 때 가장 완벽한 삶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데 테러는 그 가능성을 불시에 차단한다. 안중근의 행위를 ‘의거’와 ‘테러’로 엇갈리게 호명할 수 있는 건 그 안에 행위의 폭력성과 정치적 정당성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에서 이
누가 테러리스트를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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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개봉한 영화 <반두비>에서 백진희가 연기하는 여고생 ‘민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급료를 떼어먹은 사장의 집으로 쳐들어가, 거실 탁자에 놓인 <조선일보>를 흔들며 외친다. “만수야, 언제 인간 될래? 이 따위 신문이나 읽으니까 네가 쓰레기처럼 살지!”라고. 영화를 보며 피식 웃음이 났다. 생각해보면 신동일 감독은 항상 그런 식이었다. 2006년의 일이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의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 영화의 제작스탭으로 두어달 참여한 적이 있는데, 당시 제작실장이었던 선배를 불러 감독님이 말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영신씨, 이 영화에서 사용되는 모든 제품은 S전자의 것들이어야 해요. 대한민국은 S공화국이니까.” 난 신동일 감독의 그런 직설적인 화법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그가 지적한 디렉션은 연출적이기보다 정치적 의도에 더 가까워 보였는데, 극장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작은 디테일이기도 했다. 물론 저예산 예술영화를 꾸려가야 하는 제작팀한테
뉴스를 믿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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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마트 진열대에서 대여섯건의 ‘가격혁명’을 목격한다. 우리는 혁명이라는 단어가 하나의 수사로 기능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정치적인 사건으로서의 혁명은 마치 오래된 유품처럼 좀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체 게바라 티셔츠도 더이상 핫 아이템이 되지 못하는 지금, 혁명이라는 단어는 이미 휘발되어버린, 아득한 열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흑인 민중시인 랭스턴 휴스의 시구를 빌리자면, 그것은 바싹 마르거나 축 늘어진 “지연된 꿈” 같은 것이다. 도저히 나부끼는 깃발, 조밀한 스크럼 사이로 솟구치는 함성, 혈관을 덥히는 열기…, 혁명이 환기하는 이미지들은 여전히 센티멘털리즘을 자극하지만, 나는 내가 느끼는 향수 속에 과거의 절박한 신념들에 대한 무지와 패배의식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고 있다.
때로는 우연한 계기가 실패한 혁명과 같은 불온한 유산과 마주하도록 만든다. <랜드 앤 프리덤>(1995)도 그러한 계기들 중 하나였다. 영국의 한 소녀가 할아버지 데이빗이 남
언젠가 그날은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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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스캔들>은 ‘벽안도’라는 미술품의 진의를 둘러싸고 일어난다. <과속스캔들>은 결혼을 앞둔 연인에게 “당신들 과속했구먼” 하고 농담할 때의 그 과속에서 가져왔을 것이다. <성균관 스캔들>은 성균관의 수많은 유생 중 하나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극적 암시다. 셋 다 제목에는 스캔들이 달려 있지만 말뜻 그대로 꼭 추문은 아니다. 솔직한 인정이 먼저 필요하다. 우리는 스캔들이라는 말이 붙으면 그게 무엇이든 이미 은밀히 즐길 준비를 한다. 특히 그 어떤 스캔들보다도 여파가 큰 것이 정치 스캔들이므로 이게 소재가 되는 정치영화는 흥미로워질 여지가 생긴다. 거기에는 진실과 거짓이 아직 다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정치 스캔들을 다룬 예를 생각하다 단숨에 떠오른 작품이 <그때 그사람들>이다. 차기작 <돈의 맛>에 관련한 인터뷰에서 임상수 감독이 “돈의 맛은 권력의 맛이자 결국 섹스의 맛이다”라고 한
대한민국의 고달픈 임상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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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관한 아주 악랄한 사건은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벌어졌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나쁜 경험은 2010년 6월2일 지방선거 투표장에서 겪었다. 선거일 3일 전에 사퇴한 심상정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버젓이 들어 있었던 건 후보자의 갑작스런 사퇴로 인쇄물을 변경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믿고 싶다. 그런데 투표소 입구 저 귀퉁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A4 정도 되는 작은 종이 한장으로 심상정의 사퇴 공지문이 붙어 있었던 것도, 잘 보이는 곳에 공지문을 붙이기 어려웠고 큰 종이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을까. 그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무효표는 예년에 비해 3.6배인 18만표가 나왔다고 한다.
영화 <스윙보트>에서는 반대의 풍경이 벌어진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 과정 중 기계의 오작동이 일어나고 재투표를 해야 할 투표자가 발생한다. 뉴멕시코주에 사는 거의 반건달에 가까운 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즈음 선거결과는 박빙으로 치닫
당선, 그 이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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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몇분 동안 두 사람은 격렬하게 다투었다. 여자는 얼굴이 벌게진 채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팔을 휘저으며 남자의 가슴팍을 가리켰다. 남자는 한손을 여자의 어깨에 올리고는 그녀를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런 몸짓은 여자를 더욱 화나게 할 뿐이었다. 이윽고 두 사람은 드잡이를 그만두고 각자의 비행기로 돌아갔다.”(존 하일먼?마크 핼퍼린, <게임 체인지>, 245쪽) 연애소설의 한 대목이라고 해도 속을 것 같다. 2007년 12월,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활주로 위에서 낯뜨거운 사랑(?) 싸움을 연출했던 이들은 다름 아닌 버락 후세인 오바마와 힐러리 로뎀 클린턴이었다. 당시 미국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 경선을 코앞에 두고 있었는데, 출사표를 던진 양쪽 진영은 레이스 시작 전부터 한치의 물러섬 없이 으르렁거렸다. 힐러리에게 오바마는 풋내기였고, 오바마에게 힐러리는 늙다리였다.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한 네거티브 공습이 연일 계속됐으며, 급기야 위에서 말한 전대미문의 해프닝
정치는 전쟁이자 롤러코스터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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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키워드는 단연, 대선이다. 한쪽에선 바꿔야 산다고 하고, 또 한쪽에선 바뀌면 죽는다고 한다. ‘정치는 트렌드’라는 말까지 사방에서 수시로 튀어나온다. 3월22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한 4?11 총선은 누가 봐도 연말 대선의 전초전이다. 여야 모두 백척간두에 섰다. 봄에 밀려나면, 앞으로는 쭉 겨울이다. 언제 봄이 다시 올지 기약할 수 없다. 어쩌면 여의도 꽃은 더 빨리 필지도 모르겠다. 벼랑 끝에 선 정치인들의 비명에 놀라서 말이다. 절호의 기회를 잡았거나 비명횡사했거나 집에서 도망쳐나가 딴살림을 차렸거나 상관없다. 여의도는 지금, 절박함으로 가득하다. 여론 향배에 따라 정치인들의 심박수도 요동치고 있다. 여의도가 뛴다고 충무로까지 덜컹거리진 않는다. 하지만 2012년은 다르다. 여의도의 소란에 충무로도 조금씩 들썩인다. 조지 클루니의 4번째 연출작이자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던 <킹메이커>(4월19일 개봉)도 서둘러 개봉한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여의도에 바람이 분다. 권력이 가면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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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로렌스의 상대역인 조시 허처슨과 리암 헴스워스는 입을 모아 “제니퍼는 이상하다”며 킬킬거렸다.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에 괴상한 한마디를 던져 상대방을 공황상태로 만들고는 자기는 아무렇지 않게 연기만 잘한다는 거다. “제니퍼는 머리에서 마음, 그리고 입 사이에 아무런 필터가 없는 것 같다”는 제보도 추가로 이어졌다. 이를 전해 들은 엘리자베스 뱅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 남자아이들이 뭘 알겠나. 제니퍼는 너무 예쁜 여자아이고, 그들은 아직 머리로 생각한 걸 입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다.” 너무 예쁜 여자아이인지, 이상한 여자아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직접 만난 제니퍼 로렌스는 인터뷰 내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생글생글 웃는 기분 좋은 사람이었다. “머리, 마음, 입 사이에 아무런 필터가 없다”는 두 남자의 제보는 사실로 확인됐다.
-캣니스 캐릭터와 본인 사이에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고 느꼈나.
=음, 물론이다. 특히 캣니스가 캐피톨에 가서 “이 하이힐을 신
“이 역할과 함께 내 삶도 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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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왜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비교되는지 모르겠다. 둘 다 인기가 있다는 거 말고는 공통점이 없다.” 게리 로스 감독은 <헝거게임>과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비교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2012년 3월3일, 아직 편집을 다 마치지 못해 인터뷰가 끝나는 즉시 돌아가야 한다는 감독은 불안한 기색도, 기대하는 기색도 없었다. 할 일을 다 했으니,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자에게 영화를 어떻게 보았냐는 흔한 질문도 하지 않고, 왜 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지를 소신있게 답하고는 총총히 자리를 떠난 게리 로스 감독과의 짧은 대화를 전한다.
-원작의 어떤 점이 당신의 관심을 끌었나.
=<헝거게임>은 여러 가지를 시험대에 올려놓는 이야기다. 1차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향유하는지, 그것들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지를 소설에서 살펴볼 수 있다. 수잔(콜린스)은 로마 시대에 원형경기
“아이들에게 휴머니티를 묻는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