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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에 근거한 영화다. 어떻게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프로듀서 벨렌 아티엔자가 발견한 이야기다. 라디오에서 인도양 쓰나미 3주년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거기서 벨론 가족의 이야기를 들었다. 벨론 가족이 미디어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말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이야기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벨론 가족이 처음에 영화화를 꺼렸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꺼렸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는데 단지 운좋게 생존했다는 이유만으로 나서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이 영화가 그저 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을 모았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천재지변 때문에 재난영화 만들기를 주저하지는 않았나.
=나는 단 한번도 이 영화를 재난영화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외국으로 여행 간 사람들이 끔찍한 사건을 겪은 뒤에 인생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는 걸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
이 영화는 재난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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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로서 아버지 역할은 처음이라고 했다. 실제로 네 아이의 아버지인데 역할에 그 점이 도움이 됐나.
=물론이다. 영화와 같은 상황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고통스러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할에 이입하기 위해서 내 아이들을 상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몰입했나.
=내게는 영화 속의 세 아들이 있었다. 그걸로 충분히 감정에 몰입할 수 있었다. 배우라면 이런 일에 익숙해져야만 한다. 배우는 항상 두 가지 선택의 가능성을 가진다. 같은 상황을 두고 현실의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와 나의 캐릭터가 어떻게 할 것인가다. 그 두 가지는 경험과 상상이다. 때때로 나의 캐릭터는 현실의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을 선택하지만, 그걸 이해하는 것 역시 배우의 몫이다. 그래서 나는 캐릭터를 각본을 통해 이해하려고 하고 그대로 연기한다.
-당신도 실화의 주인공과 만났나.
=나는 알바레즈(마리아의 남편)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다. 그는 가족과 함께 타이를 찾아왔고 한달 정
필요한 것은 각본 안에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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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임파서블>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 출연하게 됐나.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이 흔한 재난영화의 스펙터클에 묻히게 될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러다가 감독이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라는 걸 알게 됐다. 그의 첫 영화를 알고 있었기에 각본이 궁금했고 곧 실화라는 걸 알게 됐다. 첫 몇 페이지를 읽고도 영화가 제대로 만들어질 거라는 걸 직감했다. 끔찍한 사건이 소재지만, 매우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였고, 어머니로서 내 역할과 아들 루카스와의 장면들에 크게 마음이 움직였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아들인 루카스를 연기한 톰 홀랜드의 연기가 훌륭하다.
=맞다. 훌륭하다. 아역배우보다는 성인 연기자 같은 태도와 책임감을 가졌다. 영화현장은 처음이었는데도,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무대에서 <빌리 엘리어트>를 연기해서인지 잘 단련되어 있었고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톰과는 리허설 한달 동안 함께 지냈다. 감독은 서로에게 익숙해지라며 여러 가지
유약함을 인정하는 것도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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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을 만든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이 5년 만에 두 번째 영화를 내놓았다. 2004년 타이, 스리랑카, 몰디브, 인도네시아 등을 덮쳐 15만명 이상의 피해자를 낸 인도양 쓰나미를 소재로 해 만든 <더 임파서블>은, 8년 전 타이 카오락의 리조트로 크리스마스 휴일을 보내기 위해 떠났던 스페인인 벨론 가족이 겪은 실제 경험담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다. 제작 준비에만 2년 넘게 걸린 탓에 데뷔작으로부터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두 번째 영화를 발표했지만, 바요나 감독은 <더 임파서블>로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스를 깬 것은 물론이고, 전작인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이 스페인 안에서 세운 450만 관객동원 기록 역시 가뿐히 넘어섰다.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더 임파서블>은 스페인에서 개봉(2012년 10월11일) 첫주 4일 동안 116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12월21일까지 5200만달러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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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이 새롭다는 건 알겠다. 피터 잭슨의 야심도 얼핏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어떤 지점에서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지를 알기엔 모자라다. 도움이 필요했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이자 국내 3D 영화 관련 전문가인 최익환 감독의 조언을 받아 <호빗>을 다시 한번 꼼꼼히 뜯어봤다.
-<호빗>의 전체적인 인상은 어땠나.
=취향의 문제 아닐까. 팬들에게 봉사하는 영화이기도 하고 세편의 시리즈 제작 방식이라 한편만 놓고 판단하기는 애매한 지점들이 있다. 전반적으로는 피터 잭슨 감독 역시 <아바타>의 연장선상에서 작품에 접근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른바 실감으로 대변되는 3D 효과가 다다를 수 있는 끝자락을 본 느낌이다.
-단도직입적으로 <호빗>이 새롭게 선보인 3D는 성공적이라고 보나.
=그 역시 취향의 문제다. 이제까지 먹어보지 못한 맛인 건 확실하다. 다만 굳이 비교하자면 그 맛이 분식처럼 익숙해서 당황스러운 사람도 있
<호빗> 이질감, 피로감 크게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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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호빗: 뜻밖의 여정>(이하 <호빗>)이 3D영화의 또 다른 분기가 될지는 아직 모를 일이지만, 이후 모든 3D영화와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호빗>은 이제까지의 3D영화들이 미완성이었던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새로운 시리즈의 출발이나 작품의 완성도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기술적인 진보의 관점에서 <호빗>이 무엇을 성취했는지 살펴보고 싶었다. 다음은 피터 잭슨 감독이 보내온 서면 인터뷰와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인터뷰에서 3D와 HFR에 관한 코멘트만을 발췌, 재구성한 문답이다.
-<호빗>에서 도입한 초당 48프레임 촬영기법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영화에 대해 분석하고 있어서 사실 안심이 된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부정적인 언론 보도를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벌써 일년 반째 48프레임 영화를 보고
기술을 활용한 진보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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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 감독이 <라이프 오브 파이>의 연출을 수락한 시점은 <아바타>가 세상에 나오기 9개월 전이었다. <아바타>의 감각적 충격을 맛보기 이전에 이미 리안은 3D라는 시각상의 확대가 영화적 스토리텔링 기법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짐작했고, 나아가 이 신기술을 예술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산업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희박한 기획을 살려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졌던 것 같다. <라이프 오브 파이> 개봉을 앞두고 2012년 11월5일 내한한 리안 감독은 풍랑으로 파이(수라즈 샤르마)가 탄 화물선이 침몰하고 날치떼가 갑판을 덮치는 신, 호랑이와 대치하던 파이가 맹수의 입에 생쥐를 던져넣는 신 등 클립을 영화를 대표하는 장면으로 골라 3D로드쇼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소개했다. 다음은 이튿날 이루어진 그와의 인터뷰에서 오간 3D영화에 관한 문답이다.
-영화 도입부의 매우 아름다운 타이틀 시퀀스에서 동물원의 동물들을 다분히 정적으로 보여준다. 3D영화의
스토리텔링 기법에도 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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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는 영화의 미래인가. 이제는 해묵은 논쟁이 되어버린 (몇몇은 성급하게 결론을 내버린) 질문을 뒤로한 채 지금 이 시간에도 3D영화들은 끊임없이 쏟아져나온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관객을 경탄시킬 만한 완성도의 3D영화가 그리 자주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빼어난 성취를 보인 몇편의 영화가 시장 전체를 주도해나간다는 의미기도 하다. 말하자면 3D는 여전히 과도기적인 상태다. 2012년 겨울, 다시금 시장을 주도해나갈 만한 2편의 영화가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선명한 갈림길이다. 피터 잭슨의 <호빗: 뜻밖의 여정>과 리안의 <라이프 오브 파이>의 공통점과 차이를 통해 3D영화의 미래를 탐색해보자.
피터 잭슨의 <호빗: 뜻밖의 여정>(이하 <호빗>)과 리안의 <라이프 오브 파이>는 각각 현재 3D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의 끝자락에 서 있는 영화들이다. 그 필요성과 효용에 대해선 이견이 갈릴지 몰라도 기술적 완성도에서 두 작
라이프 오브 3D 혹은 영화의 근원을 향한 뜻있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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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아시아 올해의 스타상을 수상한 소감이 어떤가.
=배우로서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시도해왔다. 하지만 때로는 겁이 나고 불안하고 상당히 외롭기도 하다. 마치 망망대해에서 홀로 수영을 하고 있는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방향도 모른 채 떠 있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상으로 큰 용기를 얻었다.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을 시작으로 <지.아이.조2>의 <레드2>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에서 활동해온 감회가 어떤가.
=다른 나라의 언어로 대사를 하고, 또 다른 정서를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전혀 새로운 차원의 도전이었다. 영어로, 온전히 내 감정이 아닌 대사를 기술적으로 껍데기처럼 내뱉는 건 아닐까 고민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국에서 계속 더 잘할 생각을 하지, 왜 성공을 알 수 없는 모험을 하려는 건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것마저 흐트러져 버릴까봐 계속 불안함, 외로움과 싸운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할리우드라는 모험에 스스로 끊임없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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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 전문 전시회 2012 시네아시아 어워드(CineAsia 2012 Award)에서 ‘올해의 스타상’을 수상했다. 올해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천만 관객의 주인공이 되고 할리우드영화 <지.아이.조2>의 개봉과 <레드2> 촬영 등으로 한국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무척 바쁜 해를 보낸 그로서는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 스타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지난 12월13일, 홍콩 현지에서 만난 그와의 인터뷰와 <지.아이.조2> 최초 영상에 관한 리포트를 전한다.
2012년 12월13일, 홍콩 완차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네아시아 어워드’에서 이병헌이 ‘올해의 스타상’을 수상했다. 시네아시아는 매년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 전문 전시회로 아시아 영화산업 전문가들과 영화 배급, 극장 관계자들이 모이는 권위있는 행사다. 매년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시네유럽(CineEurope), 11월
이병헌 식스팩? 3D로 봐야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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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덴 형제의 도약
<자전거 탄 소년>
소년은 멈추지 않고 페달을 밟아나간다. 다르덴 형제도 멈추지 않고 소년을 쫓아간다. 이윽고 이어지는 믿을 수 없는 구원의 순간. “이제 다르덴 영화들은 익숙하다고 생각한 순간 찾아온 경이”(이동진)는 <자전거 탄 소년>을 올해 외국영화 1위에 올리기에 충분했다. 한때 유사한 형식의 범람과 엇비슷한 이야기들의 반복으로 혹 정체된 것이 아닌지 우려를 자아냈던 다르덴 형제였지만 <자전거 탄 소년>은 거장이 거장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절정의 순간을 통해 여실히 증명한다. 다르덴 형제는 <자전거 탄 소년>을 통해 변화했다. 그들이 처음으로 만든 따뜻한 동화, 처음으로 사용한 적극적인 음악 등 눈에 띄는 변화만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간결한 캐릭터, 이야기, 형식으로 진동과 파열로 가득 찬 삶을 성찰해낸다”(김효선)는 평가처럼 이 영화의 본질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다르덴 형제의 힘과 에너지”
2012 Best of the Bes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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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귀환
올해의 감독 정지영
<부러진 화살>은 작품성과 흥행성, 양날의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건 운이 좀 따랐기에 가능했던 일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흥행 면에서는 물론 그랬을 수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부러진 화살>은 돌아온 정지영 감독의 화술을 주목하게 했다. 그 화술이란 젊고 새롭다는 인상은 적었지만 확실하고 명료해서 듬직했다. 정지영 감독은 한번 당긴 활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내처 <남영동1985>를 만들었는데 영화적으로 판단한다면 <부러진 화살>보다 더 좋은 작품을 내놓았다.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의 귀환의 방식을 존중했고 그 성과를 인정했다. 올해의 감독으로 그를 뽑는 데 주저하지 않은 이유다.
“감독은 이렇게 귀환해야 한다. 그는 현재 영화계에 가장 절실하지만 가장 희박한 시선을 부활시켰다”(김지미), “지금 현재, 가장 활력 넘치는 독립영화감독”(김영진), “영화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과
2012 Best of the Bes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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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경이로운 단 하나의 꿈
<다른나라에서>
아름다움의 어떤 고결한 경지에 이른 영화. <다른나라에서>를 지지한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그렇게 느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다른나라에서>가 단연 올해의 영화 1위다. “아름다움을 본다는 행위가 동질적인 것 안에 내재된 풍요한 이질성을 분별해내는 과정이라면, 홍상수만큼 우리의 미감에 기여하고 있는 예술가는 없다. 이번에는 ‘another’와 ‘different’의 윤무”(김혜리)라고 말한 평이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의 작은 해변인 모항에서 감독 홍상수와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함께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건인데, 완성된 영화는 그 사건의 중요함을 넘어 새로운 미적 활기까지도 성취해냈다. 외국 배우를 주연으로 두고 영어 대사까지 등장한다는, 어쩌면 위험요소가 됐을지도 모를 그 점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새로운 영화적 활로로 바뀌었고 그 결과 많은 이들에게 갈채를 받는 데까지 이르렀다.
2012 Best of the Bes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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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이 선정한 ‘올해의 영화, 올해의 영화인’은 계속된다. <씨네21>의 진정한 한해 마무리다. 한국영화, 외국영화 베스트5를 뽑았고 과대, 과소평가받은 작품도 덧붙였다. 한국영화의 경우 6위에서 10위에 오른 작품들도 소개했다. 올해의 영화인 문항은 예년과 동일하게 올해의 감독, 주연 남녀배우, 신인 남녀배우, 신인 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촬영감독을 선정했다. 올해는 <씨네21> 필진 30인이 참여했다. 이것이 우리가 올 한해 사랑한 올해의 영화, 올해의 영화인이다.
2012 Best of the Bes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