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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한세준 스틸 작가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기를 즐겨하는 두나씨. <터널>의 촬영장에서도 두나씨의 카메라는 계속 돌아갔다. 한세준 스틸 작가의 말을 들어보자. “촬영 초반, 두나씨는 본인의 촬영이 없는 날에도 종종 현장을 찾았다. 다른 배우들과 좀더 친해지려는 나름의 노력이었던 것 같다. 감각 있고 적극적인 두나씨는 사진도 잘 찍는다. 기계에도 두루 관심이 많더라.” 배두나와 한세준 스틸 작가는 10년 전 <괴물> 현장 때도 함께했다. 한세준 작가는 “이번에 두나씨에게 그때 찍은 두나씨 현장 사진들을 현상해 선물했다. 시간의 흐름에 새삼스러워하더라. (웃음)”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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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담> 박명희 스틸 작가
<연애담> 초반, 윤주(이상희)와 지수(류선영)가 상수동의 자그맣고 어둑한 바에서 서로에 대한 호감을 확인하던 순간이다. 박명희 스틸 작가는 “두 배우가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도 윤주와 지수처럼 알콩달콩, 속닥속닥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여기에 이현주 감독님까지 가세해 세 사람의 합이 정말 좋았던 현장이었다”고 회상한다.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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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노주한 스틸 작가
김성수 감독이 <아수라>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알려나 모르겠다. 그는 커터 칼을 쥔 채 한도경(정우성)의 뒤를 위협하는 장면을 직접 연기했다. 얼굴은 화면에 담기지 않았다. 카메라앵글이 커터 칼을 향하고 있는 것을 보니 김성수 감독의 손만 등장하는 장면인 게 분명하다. 이래봬도 둘의 손이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커터 칼이 박성배(황정민) 시장의 이마를 그어 피를 보게 되는 중요한 인서트 컷이다. 노주한 스틸 작가의 말에 따르면 “김성수 감독은 인서트 컷 때마다 직접 출연하거나 연출부를 시켜 직접 연기하게 하는 걸 즐”긴다. 이처럼 <아수라> 현장에서 김성수 감독은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항상 카메라 옆에서 연출하셨다. 특히 이 장면처럼 찍어야 할 컷이 많은 날에는 모니터를 안 보고 A카메라와 B카메라를 오가며 진행”했다고 한다.
쉬운 문제 하나. 김성수 감독은 곽도원과 정만식 둘 중에서 누구를 찍고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아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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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김진영 스틸 작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장 동근(조진웅)과 엽사 무리다. “촬영 전 잠깐 시간 때우기로 종이컵 안에 돌 집어넣는 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이 우르르 예비군훈련 받으러 간 동네 친구들 같아 보이지 않나. (웃음) 몇 개월 동안 산속에서 동고동락하니 다들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조진웅 선배와 권율씨는 둘 다 장난기도 많고 얼마나 죽이 척척 잘 맞는지 모른다. 촬영 중간중간 쉬는 틈만 생기면 뮤지컬 넘버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재밌게 놀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 구역의 최고 멋쟁이는 나야! 코앞의 황금에 눈이 멀어 끝내 타락하고 마는 폼생폼사 맹 실장은 언제나 어디서나 손에서 거울을 놓지 않았던, ‘스타일’을 향한 권율의 끈기로 만들어졌다. 권율은 <사냥> 현장에서 유일하게 말쑥한 차림을 고수해야만 했다. 김진영 스틸 작가는 “다들 등산화를 신고 가는데 권율씨가 연기한 배역만 처음부터 구두를 신고 입산하는 설정이어서 혼자 무척 힘들었을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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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송경섭 스틸 작가
“내가 숨어 있어도 (정)유미씨는 어떻게 알고 금세 카메라를 찾아내 환하게 웃는다. (웃음)” 배우 정유미의 카메라 본능이었던 걸까. “유미씨가 워낙 잘 웃고 현장에 밝은 에너지를 주는 배우”라는 게 손경섭 스틸 작가의 전언이다. 한편 좀비를 피해 짐 싣는 위쪽으로 몸을 숨긴 노숙자(최귀화)와 상화(마동석)는 조금 난감한 표정이다. 손경섭 작가는 “(마)동석 형이 아무래도 무게감이 있다보니 위칸으로 올라갔을 때 안전할까, 다들 고심했던 기억이 난다”고 전한다.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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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없다> 손익청 스틸 작가
사라진 딸 민진(신지훈)을 찾아나선 연홍(손예진)의 얼굴에 신경질적인 불안과 광기가 엿보인다. 잠시 카메라는 멈췄지만, 손예진은 연홍의 표정을 쉽게 풀지 않은 채 계속해서 콘티를 뚫어져라 본다. 손익청 스틸 작가는 이때 “배우 손예진의 대단한 집중력에 놀랐다”고 회상한다. 이어서 그는 현장의 에너지도 전했다. “이경미 감독님은 매 신 매 컷 여러 테이크를 진행하셨다. 그때마다 디렉션도 조금씩 달라졌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찍을 수 있는 분량이 많지 않았다. 배우로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었을 텐데도 감독님과 손예진 배우의 호흡이 정말 좋았다. 서로 어찌나 집중하고 하나라도 더 만들어보자는 의지가 크던지!”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비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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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김진영 스틸 작가
딸 효진(김환희)의 이상이 외지인(구니무라 준) 때문이라 생각한 종구(곽도원)가 산속에 자리한 외지인 집을 찾아가 집을 때려부수다 외지인과 부딪치는 장면이다. “중요한 촬영이라 두 배우 모두 예민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프로페셔널했다. 스탭들이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영화 데뷔 전 연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점, 데뷔 초에 겪은 어려움 등 서로의 공통점을 짚으며 옛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김진영 스틸 작가는 “일본에선 상당히 연륜 있는 배우인데도 한겨울에 훈도시만 입고 폭포로 들어가고, 새벽 촬영을 하는 등 고생이 많았음에도 스스로를 위한 어떤 부탁도 하지 않았던 것이 무척 의외였다”고 한다.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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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김진영 스틸 작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는 유독 긴 대사가 많다. 아무래도 배우들 입장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처음으로 출연하게 된 배우 김주혁, 이유영은 더 그러했나 보다. 김진영 스틸 작가가 대사 연습에 ‘초집중’하는 두 배우를 카메라에 담았다. “두 배우가 틈만 나면 혼자 중얼중얼 대사를 입에 붙여보거나 서로 대사를 맞춰보며 촬영 준비를 했다. 저녁 촬영에 앞서 두 배우가 나란히 앉아 본인들의 대사를 숙지하는 모습이다. 독서실에서 벼락치기하는 중고생 같지 않은가. 이 귀여운 모습에 사진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완전히 가까이 다가가 찍었음에도 두 배우 모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어서인지 내게는 눈길 한번 안 주더라.” 잘 알려져 있듯, 홍상수 감독은 촬영 전 리허설을 하지 않는다.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게 감독님의 의중”이라는 김진영 스틸 작가의 설명. 대신 배우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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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이재혁 스틸 작가
촬영을 모두 마친 마지막날, 코우즈키(조진웅)의 무지막지한 손을 머리에 얹고 어린 히데코(조은형)가 해맑게 웃고 있다. 사진은 박찬욱 감독이 두 사람을 두고 사진집 <아가씨 가까이>에 실릴 스냅을 찍고 있는 모습. “감독님께서 이전에 <씨네21>과 인터뷰하며 ‘나는 영화감독이자 사진가’라고 말하신 적이 있잖나. 현장에서 내게도 종종 아이패드에 담긴 사진을 보여주시곤 했는데 그때마다 정물의 선과 공간을 예민하게 캐치하시는 데에 놀랐다. 이러려고 내가 스틸 작가를 했나. 자괴감이 든다. (웃음)”
더위에 넋이 나간 아가씨들? 아니다. 물론 습한 여름, 일본 촬영 중이라 덥기도 몹시 더웠지만 “5회차 촬영 중 김민희와 김태리가 키스 신을 처음 찍고 난 뒤라 잠시 지쳐서 쉬고 있는 모습”이란다. “내 사진 폴더에 있는
이 장면의 앞 사진들은 휴대폰으로 둘이 셀카 찍으며 다정히 얘기를 나누는 컷이고 촬영 직후 찍은 이 사진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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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 조원진 스틸 작가
“태구, 오랜만이네.” 이병헌이 선수를 쳤다. 태구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2008)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캐릭터다. 그 말을 듣자마자 송강호는 웃음보가 터졌다. 먼저 “창이”(<놈놈놈>에서 이병헌이 맡았던 캐릭터)를 부르려고 했다가 이병헌에게 타이밍을 뺏긴 것이다. <밀정>에서 이정출(송강호)과 정채산(이병헌)이 처음 만나는 장면을 촬영하기 전에 진행한 테스트 촬영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김지운 감독은
슛 들어가기 전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한두번 테스트하는 스타일이다. 김지운 감독을 포함해 스탭들은 내심 기대했다. <놈놈놈> 이후 8년 만에 재회한 송강호, 이병헌 두 배우가 <놈놈놈>을 떠올리게 할 상황을 만들지 않을까. 두 배우의 재기 넘치는 합 덕분에 조원진 스틸 작가의 카메라 뒤에 자리한 스탭들은 전부 배꼽을 잡아야 했다.
꽤 심각해
[스페셜] B컷으로 보는 2016 한국영화 <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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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스틸 사진을 찍은 노주한 작가는 촬영 초반 김성수 감독에게서 USB를 하나 받았다. 인물, 소품, 톤 앤드 매너, 공간 등 여러 항목으로 정리된 <아수라> 관련 자료였다. “스틸을 찍는 데 참고하라”는 김성수 감독의 배려였다. 김성수 감독과 <아수라> 출연배우들은 현장에서 그가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었다고 한다. “공간이 좁아서 스틸을 찍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배우들은 스틸 카메라를 위해 한번 더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는 게 노주한 스틸 작가의 설명. 이처럼 좋은 스틸은 스틸 작가만의 힘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씨네21>이 모은 올해 한국영화 B컷 스틸들 또한 스틸 작가와 현장이 함께 힘을 모아 만든 결과물일 것이다. 재미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올해 한국영화들을 쭉 떠올려보시라.
[스페셜] <아가씨> <밀정> <아수라>… 2016 한국영화 현장 스틸 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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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는 해마다 선정이 어려워진다. 올해 역시 양적인 증가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손색없는 다양한 영화들이 소개되며 평자들의 선택이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 같은 순위에 여러 영화를 꼽는 경우가 늘어난 것에서 한편이라도 더 알리고 싶은 평자들의 곤혹스러움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1위만큼은 독보적이었다. 대다수의 평자들이 <자객 섭은낭>을 1위로 꼽으며 2위와 큰 격차를 보였다. 2위 <캐롤>도 많은 평자들이 2위로 꼽으며 안정적으로 2위를 차지했다. 평자들의 개별 1, 2위와 전체 1, 2위가 거의 유사한 결과로 이어진 한해였다. 3위부터 5위까지는 박빙의 경쟁을 보이며 근소한 차이로 순위가 갈렸다. 3위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과 4위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현 시국과 연관된 평가가 주를 이뤘는데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의 시의성에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다가오는 것들>은 상위권으로 뽑은 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많은
[스페셜] 올해의 외국영화 총평과 6위부터 10위까지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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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외국영화 1. 자객 섭은낭
요즘 유행하는 말을 빌리자면 사실상 만장일치나 다름없다. 리스트의 제일 앞줄을 나란히 장식하고 있는 똑같은 이름에 지루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한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결과에 납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자객 섭은낭>은 “살아서 영화를 보는 기쁨”(김소희)을 주는 영화다. “움직이지 않는 역동성은 로베르 브레송의 최신작을 보는 듯 감탄스럽고, 화려하고 찬란한 순간이 관객 스스로의 내면에서 발견된다는 점 역시 경이롭다.”(이지현) 감히 단언하건대 “영화라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새삼 하게 만드는”(김영진) 이 영화의 성취는 언어로 묘사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아마도 “아름답다”(김태훈)는 모호하고 광범위한 감상이나 “기체도 고체도 아닌 일렁이는 불꽃같은 화면”(송형국) 등의 은유적 묘사가 다수 눈에 띄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 <자객 섭은낭>의 화면을 언어로
[스페셜] 2016 외국영화 베스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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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와 <럭키>를 제작한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가 올해의 제작자로 선정됐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넘나드는 기획력과 감각”(장영엽)에 대한 평가가 많았다. 박찬욱 감독에게 <핑거스미스>의 영화화를 제안한 이도,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각색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사람도, <럭키>에서 유해진을 원톱으로 기용한 사람도 임승용 대표다. “각색, 제작 진행, 상업적인 감각 모두 정점에 올랐다”(김성훈)는 평은 충분히 타당해 보인다. 임승용 대표는 이러한 평이 어색한지 “사람의 일은 운칠기삼 아니냐”며 웃었다. “지금까지 영화를 제작하면서 실패도 맛봤고, 과한 칭찬도 들었고, 큰돈도 벌었고, 큰돈을 잃기도 했다. 중요한 건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던 순간의 벅찬 마음을 잃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돈을 벌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영화를 만들기 위해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스페셜] 올해의 제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