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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소년>(2018)의 주인공 토마는 더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 마약 중독 때문에 삶이 산산조각 났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외딴 산골 공동체는 몸을 회복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조금만 건드려도 부서질 것 같은 토마를 연기한 배우는 프랑스 출신인 앙토니 바종이다. 금단 증상 때문에 폭발 일보 직전의 모습부터 온화한 얼굴까지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솜씨가 신인답지 않게 노련하고, 그래서 놀랍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앙토니 바종에게 남우주연상을 건넨 이유일 것이다. 신작 준비 때문에 4~5kg 감량해 홀쭉해진 앙토니 바종을 만났다.
-토마는 어떤 면에서 공감이 되던가.
=토마는 인생에서 성공하지 못할까봐 두려워한다. 나 또한 배우로 성공하지 못할까봐 불안하다. 그런 외로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또 한 영화에서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시나리오가 드문데 이 시나리오는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주가 맺어준 인연⑤] 배우 앙토니 바종 - 연기를 통해 성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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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과 빗방울>(2018)은 74분의 러닝타임을 실제 원컷으로 찍어낸 도전적인 작품이다. 흥행성이 없다는 이유로 윗선의 일방적인 공연 취소 통보를 받은 배우들이 어떻게든 무대에 오르고자 하는 1개월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젊은 감독과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에너지가 연극과 영화의 경계를 흥미롭게 허문다. “영화답지 않은 영화, 연극답지 않은 연극 같은 것을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남다른 신념을 갖고 영화·연극·드라마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마쓰이 다이고 감독을 전주에서 만났다.
-사이먼 스티븐의 <모닝>을 연극 무대에 올리려 했다가 좌절된 실제 경험을 녹여냈다.
=영화에도 출연하는 힙합 가수 모로하(MOROHA)의 래퍼 아프로와 친구다. 갑자기 연극이 엎어진 데 대한 불만을 그에게 털어놓았다. 원래 아프로와 나는 음악다운 음악, 영화다운 영화라는 개념에 저항감을 갖고 있었다. 아프로는 내가 지금 갖고 있는 분노가 시간이 흘러 사라지기 전에 어떻게
[전주가 맺어준 인연④] 마쓰이 다이고 감독 - 가슴 떨리던 그 순간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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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컴퍼니의 부사장 데이비드 콘블럼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빅 게스트’였다. 디즈니에서 아시아-태평양, 러시아 지역의 배급을 담당하고 있다는 콘블럼은 디즈니의 임원인 동시에 자사의 애니메이션을 오랫동안 사랑해 온 팬이기도 하다. 5월 4일 CGV전주고사에서 데이비드 콘블럼과 함께하는 시네마 클래스가 열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덤보>(1941)의 상영 뒤, 콘블럼은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성취와 역사적 의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자리에서 오간 이야기를 재구성해 소개한다.
<덤보> 제작에 이르기까지 디즈니의 여정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릴까 한다. 디즈니는 형제였던 월트와 로이가 1923년에 창립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혁신적이고 새로운 기술력으로 구현하겠다는 꿈을 가졌고 그것이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들은 시나리오와 대사를 통하지 않고 순전히 이미지만으로 사람들에게 감정
[전주가 맺어준 인연③] 데이비드 콘블럼, "한국에도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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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가 아니었다면 이번 영화는 제작될 수 없었을 거다.” 올해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우리의 최선>의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은 “투자받기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구원의 손길을 뻗친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고마움을 표했다. 이미 4편이나 연출 경력이 있는 그이지만, “비상업적인 독립영화는 점점 제작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우리의 최선>은 연극 무대 초연을 6주 앞두고 마땅한 여배우가 없어 고심하던 연극 연출자 페테르(이리 마들)가 우연히 나타난 배우 카롤리나(엘리자베타 막시모바)에게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극장사업에 사활이 걸린 연극 무대를 망칠 위기에 놓이는 이야기다. 이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마리카 소포스카)와의 사이마저 멀어지게 되면서 페테르는 남성으로서 뜨거운 사랑의 욕망과 젠더 권력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상황을 더욱더 악화시킨다. 알레한드로 감독은 갑갑한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을 극대화해서 담기 위해 “4:3
[전주가 맺어준 인연②]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 - 첫 멜로 자전적 경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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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5편의 영화 중 2편의 해외 영화인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감독의 <우리의 최선>(2018)과 카밀라 호세 도노소 감독의 <노나>(2018)는 공교롭게도 모두 칠레 출신 감독이 만든 영화다. 그리고 두 감독 모두 그들의 전작을 꾸준하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하고 있는, 전주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감독들이다. 사랑과 관계에 관한 주제를 보다 영화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형식적 고민의 결과인 <우리의 최선>과 비전문 배우들을 기용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문 <노나>는 서로 전혀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지만 남미영화의 여전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결을 같이한다. 칠레에서 사제지간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는 이들은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찾아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왔다. 두 감독의 독특한 영화 세계를 함께 만나보자.
“친할머니 얼굴이 도시 전체에 붙어 있다니, 그저 놀랍고 감사하다. (
[전주가 맺어준 인연①] 카밀라 호세 도노소 감독 - 모호함은 삶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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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일교차 때문에 유독 종잡을 수 없었던 날씨도 스무살을 코앞에 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뜨거운 열기를 막지 못했다.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지난해 슬로건을 그대로 쓴 만큼 올해도 장르영화부터 실험영화까지, 극영화부터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덕분에 수많은 인파가 전주 영화의 거리를 가득 채웠고, 영화제 기간 내내 매진 행렬이 계속되었다. 영화제는 5월 12일 막을 내렸지만 많은 영화들이 남긴 감흥은 오래 남을 것이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청명한 전주에서 <씨네21>은 많은 국내외 영화인들을 만났다. 마스터클래스의 주인공인 하인츠 에미히홀츠, 장 클로드 브리소 감독부터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배우 앙토니 바종까지 총 11명의 영화인과의 만남을 전한다. 전주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한국 감독들은 다음호 특집에서 따로 소개할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영화인 11인 ① ~ 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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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뉴욕에서 영화 <원더스트럭>의 토드 헤인즈 감독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이 작품은 브라이언 셀즈닉의 동명 소설과 그의 각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1970년대 소년 벤과 1920년대 소녀 로즈를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헤인즈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한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이기도 하다. 특히 두 캐릭터가 모두 청각장애인이고, 50년이란 시간 차를 교차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다른 작품보다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했다고 한다. 90년대 초 필자의 영화적 성향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헤인즈 감독에게 ‘뉴욕을 위한 러브레터’로 불리는 <원더스트럭>의 제작 과정에 대해 설레는 감정을 애써 참으며 들어봤다.
-아역배우들의 연기력이 대단하다. 모두 어떻게 찾았나.
=남자 아역배우들은 일반 오디션 과정으로 찾았지만, 청각장애인 로즈 역은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유타주에 있는 한 장애인 학교에서 밀리(밀리센트 시먼스)를 찾았다. 밀리를 보는 순간 “찾았
<원더스트럭> 토드 헤인즈 감독 - 다른 시대의 아이들이 같은 세계를 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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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헤인즈 감독의 영화는 대부분 역사의 큐레이션에 관한 것들이다.” 미국의 영화 전문 매체 <필름 코멘트>가 최근 그에게 내린 평가를 인용해 말하자면, 토드 헤인즈는 훌륭한 큐레이터다. 더불어 “과거의 틀을 들여다볼 때 현재를 좀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고 말하는 그는 어느 시대 누군가의 이야기를 왜 지금 해야 하는지도 잘 설득해왔다. 90년대 말 개봉한 <벨벳 골드마인>(1998)은 70년대 영국의 글램록과 데이비드 보위를 소재로 삼아 세상을 바꾸고자 했지만 결국 우리가 변했다고 80년대에 회고하는 이야기였다. 동성애가 일종의 병으로 취급받던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레즈비언 영화 <캐롤>(2016)은 미국의 동성결혼 합법화가 실현된 이후 관객을 만났다. 그리고 <원더스트럭>(2017)이 개봉한 지금은 어느 때보다 차별과 혐오 이슈가 뜨거운 시대다. 1927년 선천적인 청각장애인 로즈(밀리센트
<원더스트럭> 4가지 키워드로 미리 보는 마법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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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18년은 앙드레 바쟁 탄생 100주년이다. ‘영화이론의 선구자’라 불러도 될 만큼 그는 리얼리즘 이론의 기초를 마련했고, 이후 많은 비평가들이 그의 유산 아래 자신의 언어와 화법을 발전 시켜나갔다. 최근 기념비적인 저작 <영화란 무엇인가?> 개정 영문판이 출간되고(물론 앙드레 바쟁이 쓴 글은 2616편에 달하고 <영화란 무엇인가?>는 그중 일부만을 모은 것이다), 앙드레 바쟁이 텔레비전과 3D, 시네마스코프에 대해 쓴 글을 영역한 <앙드레 바쟁의 뉴 미디어>가 출간되는 등 2000년대 후반부터 바쟁을 재조명하는 연구들이 서구 영화학계에서도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생일로 따지면 4월 18일이 그의 탄생 100주년이긴 하다. 김지훈 교수가 그의 비평을 재조명하는 소중한 원고를 보내왔다. (논문 제목은 괄호안에 작은따옴표로 표시했다. (예: ‘존제론’))
앙드레 바쟁은 누구인가. 많은 이들은 두 가지 교과서적인 바쟁을 떠올릴 것이다. 오슨 웰
앙드레 바쟁 탄생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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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한국영화의 정치적 경계와 비평 담론을 연구 중인 ‘트랜스: 아시아영상문화연구소’는 현재 워크숍, 포럼, 국제 학술 심포지엄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다. 이번에 트랜스: 아시아영상문화연구소에서 발간된 영화사 총서 3권 역시 그 꾸준한 연구의 결과물 중 하나다. 한국, 나아가 아시아영화의 경계와 시네-미디어의 변화를 정리한 이번 영화사 총서는 트랜스/내셔널 프레임 속에서 한국영화사를 탐색한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한국영화, 세계와 마주치다: 한국과 세계의 극단적 협상, 위협적 미래>를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조선영화인들의 네트워크를 발견하고 기술한 <동아시아 지식인의 대화: 영화 이론/비평의 감정 어린 시간>, 1920, 30년 경성과 도쿄의 관객을 비교한 정충실의 미시 연구까지 이어진다. 일제강점기 영화, 영화인, 영화공간, 관객성 등 다양한 요소들의 비교연구를 통해 한국영화라는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고 국제관계 속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영화를 향한 책의 여정⑦] 아시아 역사 속 한국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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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장르를 다루는 책은 많지만, 개별 작품을 세세하게 언급하는 책은 드물다. 구재진, 김경욱, 김병재, 박우성, 서곡숙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영화이론가 10명이 소개하는 공동저서 <영화의 장르 장르의 영화>는 한마디로 ‘상호작용으로서의 장르영화’에 대해 소개하고자 하는 영화이론 서적이다. 관객이자 비평가로서 저자들은 전체 12개의 장르를 선정해, 각 장르를 소비하는 관객을 대상으로 ‘장르의 관점에서 영화읽기’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그들이 선정한 대중적 영화의 장르들은 다음과 같다. 판타지영화, SF영화, 코미디영화, 갱스터영화, 스릴러영화, 공포영화, 로드무비, 뮤지컬영화, 예술(가)영화, 멜로드라마, 역사영화, 전쟁영화가 바로 그 분야들이다. 개별 장르의 내러티브 관습과 스타일을 분석하기 위해 10명의 필자들은 자신이 담당한 장르의 고전영화부터 최신 흥행작에 이르기까지 영화사 전체의 목록을 상세하게 들여다본다. 그리하여 50여편에 달하는 흥미로운 리스트가 완성된다.
[영화를 향한 책의 여정⑥] <영화의 장르 장르의 영화> 장르와 상호텍스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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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페미니즘: 여성의 시각으로 영화를 읽는 13가지 방법>은 오랜 기간 페미니즘을 연구해온 저자가 그간 저널에 발표한 연구 논문을 선별해 엮은 책이다. 2000년에 발표된 멜로 드라마와 관객성에 관한 논문부터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2017)와 <눈길>(2015)을 통해 위안부 재현 방식에 주목한 최근 발표 논문까지 아우른다. 총 13개의 챕터로 이뤄졌는데, 민족주의 담론에 관한 논의를 전개한 뒤 이어지는 장에서는 이런 담론에서의 실제 여성의 위치와 재현된 여성의 위치가 어떻게 만나는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논문 발간 순서가 아닌 다루는 주제에 맞게 재배열했다.
이 글이 단순히 한 사람의 연구 성과물에 그치지 않는 건 포함된 제재가 방대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주목하는 시기 중 하나는 1950년대인데, “여성성과 여성의 성역할이 사회적으로 가장 이슈”가 되었으며 “당대의 모순들이 가장 역동적으로 가시화”된 시기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
[영화를 향한 책의 여정⑤] <시네페미니즘: 여성의 시각으로 영화를 읽는 13가지 방법> 더, 더 많은 담론이 기대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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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종류의 영화가 있다. 극장 안에서 끝나는 영화와 극장 바깥까지 이어지는 영화. 우열에 따른 구분은 아니다. 차라리 각자 무엇을 목적으로 하느냐에 따른 차이라고 해두자. 어떤 영화는 팝콘과 함께 그 자리에서 소화되고 어떤 영화는 스크린 바깥까지 스며나와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전자의 영화는 비평의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후자의 경우 교감과 대화를 통해 완성된다. 하지만 정작 대화를 나누고 싶은 순간 옆을 지켜주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비평의 언어는 영화의 속도에 비해 꽤 느린 편이다. 고전 명작으로 분류되는 영화들에 대해 깊게 탐색하는 글들은 꽤 많지만 지금 현재 활발한 소통이 필요한 영화에 대한 글은 의외로 만나기 힘들다. <영화관을 나오면 다시 시작되는 영화가 있다>는 그런 의미에서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을 안기는 책이다.
저자 김호영 교수는 파리8대학에서 영화학 박사를 받고 현재 한양대학교 프랑스학과 교수로
[영화를 향한 책의 여정④] <영화관을 나오면 다시 시작되는 영화가 있다> 프랑스영화가 말을 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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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남자 아비, 그는 두 여성의 마음을 비집고 들어가 차례로 유혹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내 그녀들에게 무관심해진다. 이런 그의 태도가 상대방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들지만, 그를 냉정한 마음을 가진 자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영화 <아비정전>(1990)이 꼬집는 감정의 이미지가 우리에게 이 말을 전한다. 아비가 바라보는 대상은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가 있는 먼 곳의 장소를 바라본다고 말이다. 그 어딘가의 장소는 꾸준히 변주된다. 현재 그가 머무는 건물의 입구나 어두운 복도들, 혹은 시야가 흐려진 골목길과 같은 중간 어드메의 공간들이 그 상상적 이미지를 대체하게 된다. 홍콩이란 도시를 지탱하는 모난 장소들 곁에서, 왕가위의 영화가 갈망하는 욕망도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20세기 말의 관객이 그의 영화를 보며 ‘영국의 홍콩 반환’이라는 역사적 이벤트를 떠올렸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불가항력적인 망명과 덧없는 기억 사이에서, 당대의 관객은 스
[영화를 향한 책의 여정③] <왕가위: 영화에 매혹되는 순간> 신비의 근원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