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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화 시장의 이변은 <범죄도시>의 흥행이었다. <범죄도시>는 시장에서는 기대밖의 영화였지만 오픈하자마자 롱런을 이어갔고 680만 관객을 동원했다. “마동석과 신인감독(강윤성)의 조합으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김태훈),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대표와 공동제작을 한 김홍백 홍필름 대표가 제작의 주역. 공동제작이지만, 장원석 대표는 최초 기획에 매진한 김홍백 대표에게 공을 돌렸다. 김홍백 대표는 마동석과의 오랜 인연으로 배우와 밀착한 끈기 있는 기획력을 선보이며 어려움 속에 영화를 제작했다. 김홍백 대표는 “<범죄도시>뿐만 아니라 <부라더>까지 바쁘게 보낸 데 대한 격려로 받아들인다”며 겸손한 한마디를 전했다. “투자 전 준비과정이 유독 힘든 작품이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투자 난항으로 중간에 포기해야 하나하는 순간도 있었다”고 말한다. “여전히 여러 편의 영화를 준비하느라 바쁘다”며 축제 이후 본연의 자리, 역할을 되새긴다
[2017년 총결산⑪] 올해의 제작자 - <범죄도시> 김홍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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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들이 빛난다.”(한창호) <남한산성>의 시나리오는 밀도 높은 대사가 주는 긴장감으로 호평을 받았다. “원작이 품지 못한 역동성을 부여하고 실존적 고민을 극적으로 표현해냈다”(김현수), “소설의 문체를 잘 살린 대사”(이주현) 등의 각색에 대한 호평도 적지 않았다.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을 각색한 황동혁 감독은 시나리오상에 선정된 데 대해 “너무 좋은 원작을 만났고, 나는 각색한 데 불과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람이 큰 만큼 작업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도 컸다고. “한국의 대문호가 쓴 말들을 바꾼다는 부담감이 컸다.” 그럼에도 사극을 향한 도전과 재미는 컸던 작품이라고. “사극은 고증을 바탕으로 하지만 창작자로서 부족한 부분은 아예 새롭게 창조해나가는 작업이다. 그 누락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고 말한다. 차기작은 아직 생각해둔 게 없다는 그는, 올해를 <남한산성>으로 마무리하며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한다.
[2017년 총결산⑩] 올해의 시나리오 - <남한산성> 황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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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의 카메라는 정확하다. “무엇을 왜 담고 있는지 이해하는 논리적인 촬영. 움직여야 할 때와 움직이지 않아야 할 때를 안다”(임수연)는 평처럼 영화의 목적과 숨결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정확히 담아낸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촬영 조형래), <악녀>(촬영 박정훈), <군함도>(촬영 이모개) 등 올해의 촬영은 유난히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국 평자들이 손을 들어준 것은 과시 없이 영화와 한몸이 된 김지용 촬영감독의 카메라였다. “내가 월등하다고 생각했는데 박빙이었다고 하니 의외다. (웃음)”라며 농담으로 말문을 연 김지용 촬영감독은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사극은 세 번째다. 매번 어떻게 다르게 접근할까를 고민하는데 <남한산성>은 과감한 도전이 현명하게 풀린 케이스다. 개인적으로도 오래 기억될 영화다.” 함께 숨쉬는 듯한 화면은 그렇게 완성되었다. “지금 촬영 중인 강형철 감독의 <스윙 키즈>처럼
[2017년 총결산⑨] 올해의 촬영감독 - <남한산성> 김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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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얼굴.”(김소희) 폭력의 메커니즘이 지배하는 대한민국의 군대에서 이가섭은 폭력이 어떻게 한 인간을 잠식해나가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영화의 분위기를 이끌어나가는 캐릭터다. <씨네21>은 ‘후아유’(1128호)지면을 통해 이미 ‘안정된 연기와 신선한 마스크’로 ‘내면의 불안이 드러나는’ 호연을 선보인 이가섭을 주목한 바 있다. 이 낯선 얼굴의 신인 배우는 집요하게 주용을 좇는 카메라를 꿋꿋이 버텨낸다. 신인 남자배우 선정 소식에 이가섭은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씨네21>에서 언급해준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또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 상영부터 개봉까지 <폭력의 씨앗>과 함께한 한해였다”며 의미를 강조했다. ‘배우 이가섭’의 내년의 발걸음도 기대된다. “늘 그렇듯 오디션을 열심히, 많이 보고 있다. 예전과 달리 주용을 기억해주시고 언급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오디션에서도 더 자신감을 얻게 된다.”
[2017년 총결산⑧] 올해의 신인 남자배우 - <폭력의 씨앗> 이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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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코는 최희서가 아니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인물.”(황진미) 최희서는 리듬감과 수준급의 언어 구사로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를 창조해낸다.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성격의 전형성을 모두 집어던진 활력과 생동감의 걸크러시”(조재휘)라는 찬사에 동의하는 이유다. 실존 인물이지만 ‘재연’이라고 하기에는 최희서가 불러온 창조적 역량의 크기는 엄청났다. <박열>의 일등 공신인 그는 “존재감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연기”(주성철)라는 평가에 상응하듯 올해 대부분의 영화제에서 거의 모든 신인상을 석권했다. <씨네21>의 선정에 대해 “신인배우로 올해 ‘후아유’, ‘기획대담 인터뷰’도 벅찬데 이렇게 수상까지. 배우로서 너무 영광스러운 일이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순진무구함과 익살스러움을 더한 후미코는 이준익 감독의 도움 아래 많은 노력과 실험 끝에 만들어진 캐릭터다”라며 “후미코를 간직하되 이제 다가오는 역할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2017년 총결산⑦] 올해의 신인 여자배우 - <박열> 최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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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차고 패기 넘치는 데뷔작.”(김태훈) “강렬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유혹하는 스토리텔러.”(이지현) “영화 자체를 탐구하는 또 하나의 작가 감독의 출현.”(박지훈) <꿈의 제인>을 향한 찬사는 곧 조현훈 감독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천편일률 똑같은 모양의 영화들이 넘쳐나는 와중에 <꿈의 제인>의 삐죽한 상상력은 실로 어여쁘다. 조현훈 감독은 “아마도 고정적으로 지지해주는 관객 덕분에 연말에 좋은 일이 있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지든 비판이든 관심을 가져주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진지하면서도 때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더 좋은 이야기를 찾고 영화를 만들겠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전력을 다해 신중하게 답했다. “내게 영화란 스스로 무엇을 이야기하는 사람인지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지금은 거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 같다. 스스로 만족스러운 이야기를 쓰려 한다.” 그의 다음 영화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7년 총결산⑥] 올해의 신인감독 - <꿈의 제인> 조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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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이렇게 무장해제시킬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이주현) <아이 캔 스피크>의 일등 공신으로 모두가 주연배우인 나문희 배우에게 공을 돌린다. “오직 단 한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연기”(주성철), “작은 동작 하나도 울림을 주는, 기교를 벗어난 어떤 경지의 연기”(이화정), “올해 최고의 배우는 나문희다”(김태훈) 등이 그것이다. 우리 역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몸과 정신으로 떠안고 살아야 했던 위안부 할머니들. 나문희가 연기한 나옥분은 그 아픔을 체화한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나문희는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사실에 가깝게 표현할 수는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촬영이 끝나고도 우울한 감정으로 힘들었던 기억을 전했다. “캐릭터보다 배우가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연기” (송형국)라는 말에 수긍이 갈 만큼 최대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도전이었다. 나문희가 아닌 나옥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
[2017년 총결산⑤] 올해의 여자배우 -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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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이창동 감독의 페르소나로 발을 디딘 후 한국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캐릭터 강철중(<공공의 적>)으로 대중상업영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었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 지금 같은 열렬한 팬들의 반응을 직접 가까이서 들은 적은 없었을 것이다. 팬들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 열광했고 설경구에 매료됐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내게 새로운 도전이었고 스스로도 또 다른 얼굴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영화다. 많은 자극과 변화를 이끌어내준 고마운 영화다. 무엇보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덕분에 ‘불한당원’이라는 소중한 관객과 팬들을 만났다. 지금도 여전히 놀라운 경험이고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놀라운 경험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과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같은 배우가 연기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다른 인물을 선보였고, 그 결과 “자신의 연기 인생의 지평을 한뼘은 늘
[2017년 총결산④] 올해의 남자배우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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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다른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듀나) 개별 작품에 대한 지지나 아쉬움을 표하기 이전에 한국영화에서 홍상수만큼 온전히 자신의 영토를 유지해나가는 감독은 달리 없다. “화제의 인물로서는 도발적이고 예술가로서는 가장 윤리적인 길을 택했다”(임수연)는 평처럼 올해 선보인 2편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와 <그 후>는 홍상수가 한국영화계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증명한다. 구설에도 불구하고 그는 묵묵히, 오직 영화로만 화답하는 중이다. 필자들의 지지가 <밤의 해변에서 혼자>와 <그 후>로 갈렸음에도 결과는 홍상수다. 그 앞과 뒤에 더이상 다른 말을 붙이는 건 무의미할 것 같다. 이에 대한 홍상수 감독의 답변도 담백했다. “영화를 좋게 보아주신 분들의 마음 온전히 잘 받겠습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두고 “자전적이라는 모든 시도는
[2017년 총결산③] 올해의 감독 -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아이 캔 스피크>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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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영화에 대한 평가는 쏠림이 뚜렷했다.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와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이 고른 지지와 높은 평가를 동시에 받으며 나머지 영화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심지어 홍상수 감독의 경우 <그 후>로 표가 일부 갈렸음에도 불구하고 두 영화 모두 10위권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평자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건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특색이 보이는 영화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는 홍상수의 존재는 독보적으로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그 연장선에서 3위를 차지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과 4위의 <꿈의 제인>이 젊은 감독들의 작품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별적인 완성도는 차치하고서라도 자신의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려는 시도가 있는 영화들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가 이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1위와 2위, 3위
[2017년 총결산②] 올해의 한국영화 총평, 6위부터 10위까지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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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한국영화 1.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어느 영화에서 이 정도로 ‘홍상수’를 솔직하게 본 적이 있었던가. “이유야 어찌됐든 홍상수의 진심이 이만큼 드러난 영화는 없었다”(우혜경)라는 말처럼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르러 비로소 홍상수의 진심을 발견하고, 이를 홍상수 영화의 일대 변화로 인지 하기 시작했다. “치정과 욕망의 그림자를 좇던 홍상수 필모그래피의 일대 변화. 부조리극의 난해함으로 형언되지 않은 심리의 깊이를 얻었다”(조재휘)라는 말과 더불어 많은 평자들이 주목한 것은 이 영화가 가지는 고백적인 서사다. “모든 매료된 것에 솔직하고 아름답게 반응하는 영화. 그 솔직함이 끝내 그 처절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이지현), “홍상수의 변화. 관찰의 영화에서 고백의 영화로”(이주현), “끝내 탄복해버린 진심의 무게”(김소희) 등 진심의 항변이 결국 이 영화를 가치 있게 한다는 평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사실에 근거하면서도 판타지에 가까운 극적 장치를 활용한 형식적인
[2017년 총결산①] 2017 한국영화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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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도 어김없이 올해의 영화, 올해의 영화인을 꼽는 시기가 돌아왔다. 매주 잡지를 발행하는 영화주간지 입장에서는 한해를 마감하는 의식과도 같은 시기다. 하지만 이건 순위를 매기거나 줄을 세우기 위한 리스트가 아니다. 심지어 평가도 아니다. 차라리 한해 동안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안겨준 영화들을 향한 고백과 감사라고 해두자. 덧붙인다면 올해 혹시나 놓치고 지나갔을지도 모를 영화들을 다시 찾아볼 수 있도록 권유하는 초대장이 될 수도 있겠다. 올해는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선정에 26명의 평론가와 기자들이(홍은애, 정성일 평론가는 외국영화 베스트에만 참여) 각자의 리스트를 보내왔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각 평자들의 한국영화, 외국영화 베스트 명단을 함께 싣는다. 올해의 영화인은 감독, 주연 남녀배우, 신인 남녀배우, 신인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촬영감독 등 총 9개 부문에서 선정했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때론 울리고 웃겼던 영화들을 되새겨보며 2017년의 마무리를 해보길 권
2017년 최고의 한국영화·외국영화 그리고 올해의 영화인 ① ~ 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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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겨울 한국영화 대작 세편의 언론시사가 3일 연속으로 진행됐다.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1987>에도 하정우 배우가 출연하는데, <신과 함께> 촬영 중에 <1987> 캐스팅 제안이 들어와서 나한테 물어보더라.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두 영화의 개봉일이 이렇게 근접하게 붙을 줄도 몰랐고 <1987> 역시 의미 있는 작품일 것 같아서 하라고 했는데 개봉일이 이렇게 정해질 줄은 몰랐다. (웃음) 어쨌든 원작 웹툰의 팬층이 워낙 두텁고, 한국형 블록버스터 판타지에 대한 갈증과 기대치가 있다 보니, 그런 점에서 부담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웹툰 <신과 함께>의 영화 연출을 제안받았을 때 처음엔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미스터 고>(2013) 준비할 때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한테서 전화가 왔다. 웹툰을 구매했는데 연출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더라. 웹툰을 읽어보니 에피소드 형식이라 영화보다는
<신과 함께-죄와 벌> 김용화 감독, "이런 대규모 예산의 영화라면 감정을 끝까지 밀고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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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걸 그랬네요.” “저승에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그겁니다.”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에서 망자 김자홍과 그의 국선변호사 진기한이 나누는 이 대화의 요지는 결국 지옥에 이르러서 후회해봤자 소용없다는 거다. 후회해봤자 기다리고 있는 건 “죽을만큼 아프지만 죽지는 않는” 형벌뿐이니까. 생전의 삶의 궤적이 사후의 삶의 궤적을 결정한다는, ‘이생망’ 세대에겐 야속할 수도 있는 권선징악적 세계관은 <신과 함께>의 핵심 모티브다(그래서 교육용 만화로서의 가치도 평가받아 출판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세계관 자체는 매우 유연하게 작동한다. 도덕성 회복을 주장하기 위한 계몽적 태도로 인간의 죄와 벌을 다루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웹툰 <신과 함께> ‘저승편’에서 변호사 진기한의 진기명기 변론쇼를 통해 독자들이 보고 느낀 건 인간에 대한 신의 애정,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신의 마음이었다. 그리고 김자홍은 보통의 인간을 대표하는 캐릭터였다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죄와 벌>, ‘가족’과 ‘효심’이라는 테마를 판타지와 아우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