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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맥도나 감독은 아일랜드 부모의 피를 물려받은 아일랜드인이자 런던에서 태어난 영국인이다. 극작가 출신의 그는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거쳐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그런 맥도나 감독이 그려낸 미국에는 온갖 사이코와 차별주의자들이 넘쳐난다. 미국 LA를 배경으로 한 두 번째 영화 <세븐 싸이코패스>(2012)에선 강아지 납치범, 강아지에 집착하는 갱단의 두목, 연쇄살인마 사이코와 알코올중독 시나리오작가가 등장했고, 미국 중부 미주리 주의 가상 소도시 에빙을 배경으로 한 <쓰리 빌보드>에선 인종 차별주의자가 마을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벨기에의 브뤼주를 배경으로 한 장편 데뷔작 <킬러들의 도시>(2008)의 주인공 역시 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영국 백인 킬러였는데, 차별과 편견, 무지와 폭력은 마틴 맥도나가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뤄온 관심사다. 차별적 발언과 행태, 무자비한 폭력을 활용한 마틴 맥도나의 블랙코미디는 언제나 영화 곳곳에 양념처럼 뿌려져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⑦] 현재의 미국 사회가 낳은 수작 <쓰리 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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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스레드>는 어떤 영화?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은 <데어 윌 비 블러드>(2007), <마스터>(2012)로 미국영화의 현재를 증명하는 거장이 됐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시도한 멜로드라마이자 미국 밖에서 찍은 첫 영화가 <팬텀 스레드>(2017)다. 미국인의 초상이 아닌 1950년대 영국 런던이라는 시공간과 당시의 하이패션을 특정해 다룬다는 점에서 <팬텀 스레드>는 폴 토머스 앤더슨의 필모그래피에서 도드라져 보인다. 인물 관계도도 한결 심플하다. 런던 메이페어가에 위치한 고급 의상실 ‘우드콕’의 디자이너 레이놀즈 우드콕(대니얼 데이 루이스)과 레이놀즈의 뮤즈이자 연인 알마(비키 크리엡스), 여기에 레이놀즈의 누이이자 의상실 우드콕의 운영 실세인 시릴(레슬리 맨빌)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레이놀즈는 까다롭고 예민한 예술가다. 자신의 규칙과 규율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가학적 예술가 옆에는 예술가의 유난을 고스란히 받아내는 시릴이
[아카데미 시상식⑥] 의상과 음악으로 보는 폴 토머스 앤더슨의 <팬텀 스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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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은퇴한 피겨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의 삶은 실로 파란만장 했다. 가족의 학대 속에서 유년 시절을 힘겹게 버텨낸 그녀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고, 끔찍한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어 빙상계에서 영원히 퇴출당했다. <아이, 토냐>는 무엇이 그녀를 ‘악녀’로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은 토냐 하딩의 일생의 반항심과 용기, 혼란과 희열을 표현하기 위해 모큐멘터리와 블랙코미디 장르를 뒤섞고 종종 제4의 벽까지 허무는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선보인다. <아이, 토냐>와 토냐 하딩의 삶을 함께 곱씹으며 그녀의 인생에 “좀더 복잡한 내막이 있었다는 것”을, “단지 악당, 악역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을” 슬쩍 들여다보자.
선수 생활의 시작
1970년생인 토냐 하딩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나 이스트 포틀랜드에서 자랐다. 엄마 손에 이끌려 4살 때부터 스케이트를 배우기 시작한 그녀는 다이앤 롤린슨 코치를 만나 본격적으로 피겨스케
[아카데미 시상식⑤] 알고 봐도 놀라운 <아이, 토냐> 실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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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상식이든 모두가 웃을 수는 없는 법이다. 다음은 2018년 아카데미가 놓쳤으나 그들 각자의 영화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존재감을 선보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패티 젠킨스 & 갤 가돗
“난 오늘을 지킬게요. 당신은 세상을 구해요.” 영화 속 트레버(크리스 파인)의 말처럼, <원더우먼>은 지난해 할리우드를 바꿔놓았다. 전세계적으로 8억2100만달러의 수익을 기록한 이 영화는 여성감독이 연출한 여성 슈퍼히어로영화가 할리우드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줬다. 미국영화협회(AFI)가 선정한 2017년의 영화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영미권 매체의 2017년 톱10 리스트에도 종종 등장했던 이 영화는 시상식 시즌의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패티 젠킨스 감독과 배우 갤 가돗, 이 두명의 강인하고 매력적인 여성들이 아카데미 후보로 지명된다면 그것이야말로 페미니즘의 물결이 전세계를 뒤덮었던 2017년의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결과일 거라는 전망도
[아카데미 시상식④] 아카데미가 놓친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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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후보로 지명되었다는 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소리내어 말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미와 위트로 무장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자, 관계자들의 말을 모아 전한다.
“(올해는)어떤 작품이 갑자기 작품상을 타게 될지 기다리기 힘들다.”_ -2017년에 이어 다시 한번 아카데미 사회자로 나선 지미 키멀, <문라이트>의 작품상 수상을 <라라랜드>로 잘못 호명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악의 사고를 회상하며
“모닝 커피보다 좋다.”_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 아카데미 1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소감에 대해
“요즘 모든 일들이 너무 빠르게 일어나서 나는 여전히 다소 놀란 상태다. 어쨌거나 이 모든 것들이 흥분된다.”_ 케빈 스페이시가 성추행 파문으로 하차하자 9일 만에 <올 더 머니> 촬영을 마쳐야 했던 크리스토퍼 플러머,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 지명을 놀라워하
[아카데미 시상식③] 오스카를 둘러싼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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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
후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다키스트 아워> <덩케르크> <겟 아웃> <레이디 버드> <팬텀 스레드> <더 포스트>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쓰리 빌보드>
<씨네21>의 선택_ <쓰리 빌보드>
<쓰리 빌보드>가 받아야 한다. 올해 아카데미의 경향 중 두드러지는 건 트럼프 시대에 대한 화답을 하는 이야기들이다. <겟 아웃>처럼 장르적으로 풀기도 하고 <더 포스트>처럼 역사를 소환하기도 한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처럼 은유적으로 풀어낸 영화들도 있다. 하지만 <쓰리 빌보드>만큼 확실하고 선명하게 오늘의 미국, 오늘의 공기를 부각시키지는 못한다. 이 영화는 마치 2007년 9·11에 반응했던 미국영화를 연상시킨다. 다만 전망이 그리 밝진 않은데 초반에는 <쓰리 빌보
[아카데미 시상식②] 아카데미의 선택 예측 vs <씨네21>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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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에게 신보다 더 많이 언급된 남자.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에게는 늘 이런 수식어가 붙어다녔다. 하지만 2018년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웨인스타인의 이름은 더이상 호명되지 않을 것이다. 2019년에도, 2020년에도,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7년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범죄를 폭로한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할리우드를 넘어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을 뒤흔들었다.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팰트로 등 유명 배우들의 용기 있는 폭로가 이어지며 ‘웨인스타인 성범죄 스캔들’은 전세계 각국의 여성들이 SNS에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미투(Me Too) 운동’으로 이어졌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웨인스타인의 몰락은 올해와 그 이후의 아카데미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이하 AMPAS)는 지난해 10월 웨인스타인을 회원에서 제명했으
[아카데미 시상식①] #포스트_웨인스타인 #metoo #트럼프 #여성영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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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미국 시각으로 3월 4일 일요일 저녁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한국에서는 3월 5일(월) 오전 9시30분경 채널CGV와 OCN을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작품상 수상작인 <문라이트>를 <라라랜드>로 잘못 호명했던 지난해 시상식 말미의 대형사고를 기억한다면, 올해는 어떤 작품이 어떤 순간 충격과 반전의 드라마를 써내려갈지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2018년 아카데미 후보작의 면모를 살펴보면, 예년보다 흥미로운 점이 많다. 미국 사회의 시대정신과 아카데미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올해의 후보작을 전격 분석해보았다. 이제는 연례 코너로 자리잡은 아카데미 시상식 예측과 ‘<씨네21>의 선택’도 공개한다. 이 지면에는 최근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시상식 시즌 화제가 되고 있는 여섯편의 미국영화에 대한 글을 함께 실었다. 4월 개봉예정인 <레이디 버드>를 제외한 다섯 영화는 이미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거나 3월
오스카씨는 누구에게 갈까? ① ~ 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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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감독의 시선은 항상 소외된 사람들을 향해 있었다. 장편 데뷔작 <세 친구>(1996)는 갓 20대가 된 청년들이 겪는 온갖 폭력을 그렸고, 청춘을 지나보낸 중년 남성의 안간힘을 담은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나 비인기 스포츠를 하는 중년 여성의 고충을 포착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은 말할 것도 없다. <날아라 펭귄>(2009)을 포함해 누구보다 국가인권위원회 제작 작품을 많이 연출했고, 2009년부터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도 역임하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 역시 여전히 고민 많은 이들을 보여준다. 수능시험을 치른 엄마(문소리)가 집을 나갔고, 애인만 시험에 붙고 자신은 임용고시에 떨어져 고향에 잠시 내려온 혜원(김태리)의 상황은 한없이 우울하게 풀어낼 수도 있다. 시골에서만 자란 은숙(진기주)이 회사에서 계약직으로서 겪는 고충이나 멀쩡히 다니던 대기업을 나와 시골로 내려온 재하(류준열)의 고민도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 - 자기에게 맞는 길을 천천히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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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놓는 작품마다 파란을 불러일으킨다. 숀 베이커는 아마도 작가라는 명칭에 가장 어울리는 미국의 젊은 감독일 것이다. 천재, 혁신가로 불리며 오스카가 주목하는 그의 행보에 대해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1. 기발, 창의, 혁신
숀 베이커를 수식하는 단어는 여러 가지지만 그를 향한 찬사는 이 세 마디 안에 녹아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테이크 아웃>으로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화제를 모은 후부터 숀 베이커의 행보는 곧 미국 독립영화의 현주소가 되었다. 영화광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자산을 영화에 녹여내는 대신 피해가는 방식을 선택한다. 흔히 말하는 인용이나 헌사 대신 여느 영화들의 색깔들을 조금씩 비껴가는 기발한 지점에서 영화를 출발시키는 것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없던 걸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익숙하되 조금 다른, 요컨대 자기 식으로 소화한 문법들을 선보이는 쪽에 가깝다. 가령 할머니와 포르노 여배우의 우정을 다룬 <스타렛>의 전반은 비밀을 밝히
숀 베이커를 처음 만난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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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지개가 빛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어른이 된 지금은 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환상이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 환상은 허무맹랑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의 빛살을 받아 구성된 또 하나의 진실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아이의 시선을 통해 미국 하층민들의 삶을 끌어안는다. 함부로 연민하거나 재단하는 일 없이 그저 일상의 자잘한 조작들을 끌어모으는 이 영화는 종국에는 가슴 한구석에 쉽게 지울 수 없는 인장을 새긴다. 누군가에겐 달콤하고 누군가에겐 씁쓸한 얼룩들. <탠저린>(2015)에 이어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선보인 숀 베이커 감독은 이제 명실상부 미국의 차세대 작가로 주목할 만하다. 동시대 사회를 날카롭게 포착하여 아이들의 시선으로 다시금 접근한 이 영화는 실로 매혹적이고 생기가 넘친다. 물론 그 놀라운 성취와 숀 베이커 감독의 면면을 짧은 지면 안에 다 담을 순 없을 것이다.
숀 베이커 감독의 <플로리다 프로젝트>, 현실과 동화 사이에 숨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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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지를 남김없이 파낸 엄마가 누나의 귓속에 입술을 집어 넣고 속삭입니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아이들은, 벌을 받게 된단다. 누나는 다리도 간지럽고 등도 간지럽지만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뾰족한 귀이개가 눈앞에서 어른거립니다.” (단편 <비밀동화>) 처연한 이야기를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들려주는 최은미 작가의 소설을 읽다보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귀는 가렵고 손에는 땀이 나지만 그것이 어떤 감정 때문인지 정확히 설명하기는 힘든 상태. 최은미 작가가 그려내는 지옥도에는 엄마에서 딸로, 그 딸에서 딸로 이어지는 대물림되는 고통이 있고, 각종 질병과 강박증에 지배당하다 패배하고 마는 사람들의 몸부림이 있다. 2008년 <현대문학> 신인상에 단편 <울고 간다>가 당선되면서 활동을 시작한 최은미 작가는 두 권의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에서 이처럼 예정된 비극을 향해 걸어가는 인
[소설가⑥] <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작가, “내가 가장 공포를 느끼는 것들을 소설에 끌어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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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은 경계에 서 있는 작가다. 민음사, 문학동네에서 편집자로 일을 하다가 장르문학을 쓰게 됐고, 한때는 ‘오타쿠들의 여왕’이라 불리더니 “문학상이 필요해서 상을 받기 위해 쓴” <이만큼 가까이>는 판타지를 싹 뺀 성장물이었다. 첫 단행본 <덧니가 보고 싶어>는 원래 영화 시나리오 형태로 썼고, 결과적으로 엎어졌지만 지난해 지상파 드라마 대본을 쓰기도 했다. “나에게 맞는 형식은 단행본이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아하지만, 꼭 소설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난 소설가라기보다는 그냥 이야기 작가인 것 같다.” <피프티 피플>은 정세랑 작가의 독특한 경력과 유연함, 다양한 결이 반영된 작품이다. 주인공이 무려 50명인 독특한 구성으로, 각양각색의 인물이 고유의 에피소드를 가진다. 편집자 출신이라 “현 시대 내가 속한 공동체에 의미 있는 이야기인지를 따지게 된다”는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층간 소음 등 최근의 사회문제 또한 적극적으로 녹여
[소설가⑤] <피프티 피플> 정세랑 작가, “젊은 사람들 편을 들어주는 할머니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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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랙 사진 보여드릴까요?” 이종산 작가는 인터뷰 사진 이야기를 하다 말고 스마트폰 사진첩을 열어 드랙 분장을 하고 퀴어페스티벌에 참여했던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신중하지만 단호하게, 원하는 방향을 분명히 알고 향하는 <커스터머> 속 수니와 안이 겹쳐 보이는 순간이었다. <커스터머>는 SF이자 판타지이며 퀴어소설인 동시에 연애 이야기인데, 두 사람 사이에서 첫 감정이 솟고 압도하는 대목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인 소설이다. 소설 속 ‘커스터머’는 유전공학 기술로 신체를 ‘커스텀’해 바꾼 사람들을 말하지만,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내면을 커스텀하는 방식 중에는 사랑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나’를 알아가는 일에 더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대상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빠지는 일. 한달음에 읽히는 10대 주인공의 감정을, 이종산 작가는 어떻게 써냈는지 알고 싶었다.
-<커스터머>도 그렇고, 전작들인 <코끼리는 안녕,> &
[소설가④] <커스터머> 이종산 작가, "퀴어문학임을 분명히 밝힌 작품이 더 늘어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