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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설계되었던 먼치킨랜드의 구조물은 어떻게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장면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글린다와 엘파바의 정서를 시각의 마술로 펼쳐낸 파블로 헬먼 VFX 슈퍼바이저가 직접 제작기를 들려주었다.
- 초반 글린다의 등장 장면부터 VFX의 비중이 높다. 자연스럽게 보이되 임팩트 강한 등장을 위해 어떤 점을 신경 썼나.
첫 장면을 정하는 것만으로 수개월이 걸렸다. 관객들이 글린다를 처음 만나는 순간이지 않나. 영화 전체에서 작더라도 정말 중요한 장면이다. 사람들에게 글린다를 어떻게 보여줄지 존 추 감독과 오랫동안 논의했다. 명민한 스토리텔러로서 그는 글린다가 이야기에 천천히 스며들길 바랐다. 그래서 글린다가 멀리서부터 조금씩 먼치킨(<오즈의 마법사> 속 주민들을 일컫는 말)에게 다가오는 방식을 택했다. 인물을 처음 등장시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만약 임팩트를 우선했다면 카메라를 켜고 인물을 ‘짜잔!’ 하고 보여줄 수도 있지만 존 추 감독은 <위
[인터뷰] 상상하는 모든 것의 가장 마지막 자리, <위키드> 파블로 헬먼 VFX 슈퍼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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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드>는 배우 양자경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사이 거친 또 하나의 우주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오스카 레이스와 첫 뮤지컬영화 촬영을 병행한 그는 수상 소감에 배어 있던 자신의 기품을 순조롭게 이식한 듯한 새 캐릭터를 매만지고 있었던 셈이다.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건너온 마담 모리블의 자태는 과연 고상했다. 더 가까이서 마주볼 수 있게 된 그 눈은 재주를 과시하지 않고, 제자를 인정할 줄 안다. 모리블이 통치자의 신임을 받는 마법사이자 엘파바와 글린다가 우러러본 교수로서 무게감 있는 행보를 걸을 때 진즉 마음을 뺏겨서일까. 그가 미심쩍은 브레이크를 걸 때조차 이면을 해독하고 싶어진다. 그 주문을 가르쳐달라는 요청에 양자경은 거듭 동료들을 호명하며 연기에 필요한 재료들을 마련해준 데 고마움을 표했다. <위키드>의 감수성을 체화한 지 오래인 이 베테랑은 자신이 쉬즈 대학교의 학생들과 같았던 시절을 회상하며 관
[인터뷰] 도전자의 아우라, <위키드> 배우 양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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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매과이어의 소설 <위키드: 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이 마침내 영화 <위키드>로 재탄생했다. 소설을 읽은 독자도, 원작 뮤지컬 팬도 영화를 더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정리했다.
마법의 세계, 영화만이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영화 <위키드>의 제작자 마크 플랫은 뮤지컬 <위키드>를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뮤지컬 팬들이 선호하는 요소들을 누락하지 않으면서도, 스크린을 통해 <위키드>의 장점을 강화하고 본래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첫째로 마크 플랫이 강조한 것은 “무대에서 불가능했던 원작의 수많은 요소들을 구현해내는 것”이었다. 가령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가 비눗방울로 형상화된 기구를 타고 이동하거나 엘파바(신시아 이리보)가 빗자루를 타고 날개를 얻은 원숭이들과 함께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것, 더불어 오즈를 가로지르는 장면 등 영화에서만 연출 가능한 장면들이 실제로 더욱 강화되었다.
상상 그 이상을 구현한다, 원작과의 차이점부터 의상, 노래까지 - 영화 <위키드>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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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오즈의 마법사> 팬픽. 소설에서 뮤지컬 그리고 영화로 확장된 <위키드>를 이렇게도 칭할 수 있을 것이다. 1900년 처음 출간된 L. 프랭크 바움의 소설 <오즈의 마법사>는 시대와 국가를 초월한 문화적 시금석이 됐다. 1939년 주디 갈런드 주연의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증폭시킨 예술 작품에 영향을 미치며 100년 넘게 다양한 영역에서 오마주됐다. 1995년 그레고리 매과이어의 소설 <위키드: 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은 <오즈의 마법사>를 기반으로 한 2차 창작물이었다. 원작에서 구체적인 서사가 등장하지 않았던 사악한 서쪽 마녀의 사정을 상상한 ‘안티히어로 오리진 스토리’로 세계관을 확장시킨 것이다. 이후 그레고리 매과이어의 책은 2003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로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문화현상을 이끌었다. 2012년 말 개봉한 <레미
모범적으로, 매력적으로 - <오즈의 마법사>에서 출발한 <위키드>의 소설에서 뮤지컬로, 영화로의 여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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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1년의 대형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동명의 뮤지컬 1막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은 <위키드>가 공개됐다. 후속편은 1년 뒤에 개봉한다. 1900년 처음 출간한 <오즈의 마법사>에 뿌리를 둔 2차 창작 소설 <위키드: 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과 2003년 초연한 뮤지컬 <위키드>를 기반으로 100년 넘게 사랑받아온 스토리 IP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역대 실사 뮤지컬영화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취를 거둔 <위키드>의 매력을 살펴보았다. 소설과 뮤지컬, 영화의 차이를 비롯한 트리비아를 정리한 기사는 <위키드>를 더욱 사랑할 수 있는 비하인드를 전해줄 것이다. 학교 총장 마담 모리블 역의 배우 양자경 인터뷰 및 각본가 위니 홀즈먼, 작곡가 스티븐 슈워츠, 파블로 헬먼 VFX 슈퍼바이저 등 스태프들의 인터뷰도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위키드> 특집이 계속됩니다.
[특집] 에메랄드시티에서 만나요!, <위키드> 뮤지컬에서 영화로, 무엇이 달라졌나 - 배우 양자경, 주요 스태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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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이 가득한 부산의 원도심
이바구길
아미동 일대
유엔공원 일대
화려한 불빛, 부산의 시티뷰
수영강 일대
마린시티
센텀시티
2000-2023 부산영상위원회 촬영 지원 완료작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주요 로케이션과 촬영 지원작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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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 마이웨이> 청춘물은 부산의 낭만을 타고
2017년 5월부터 7월까지 방영한 KBS 월화 드라마 <쌈, 마이웨이>는 대표적인 2010년대 청춘드라마다. 김지원, 박서준 배우의 로맨틱코미디 연기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방영 당시 동 시간대 1위를 꾸준히 지켰다. <동백꽃 필 무렵>을 쓰고 <폭싹 속았수다>의 공개를 앞둔 임상춘 작가가 이름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쌈, 마이웨이>는 한 빌라의 이웃 사이인 20대 죽마고우 4인방의 인생 적응기다. 백화점 안내데스크 직원 애라(김지원)와 격투기 선수 동만(박서준)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혼을 생각 중인 6년차 커플 주만(안재홍)과 설희(송하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고단해도 절대 쓰려지지 않는 청춘들의 삶을 담아내고 응원하기 위해 제작진은 낭만과 열정의 도시 부산을 찾았다. 당시 로케이션을 책임졌던 이주호 제작 PD는 수많은 드라마 스틸 중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쌈, 마이웨이>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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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만큼 장소를 사랑할 것
19살에 처음 발딛었던 영화제의 설렘을 기억하면서 때마다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내려오는 도시. 부산은 <D.P.>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한준희 감독이 자연스럽게 작품의 무대로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장소다. 지금은 사라진 순대국밥집의 추억부터 시즌1의 클라이맥스를 책임진 방공호의 비밀까지, 한준희 감독의 프레임에 담긴 <D.P.> 속 부산의 풍경을 소개한다.
- <D.P.>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부산 로케이션을 염두에 뒀다고. 이유가 궁금하다.
아무래도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매년 영화제에 갔고 활동가로도 일했으니까.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로케이션의 그림을 그릴 때 부산의 장소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부산에 가서 대본을 쓴다. 모든 작가가 그럴 텐데 글 쓰는 건 언제나 어렵고 힘들다. 스스로 돈과 시간을 들여서 부산까지 가서 글을 쓰겠다고 폼을 잡고 앉아 있어야 뭐라도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한준희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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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D.P.> 지역성과 낭만을 모두 담아
김보통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탈영병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의 여정을 따라가는 <D.P.> 시리즈의 정체성은 캐릭터와 호응하는 장소들에 있다. 군대 내 가혹행위에 연루된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들의 역학을 현실감 있게 재현하면서 추격과 도주의 장르적 긴장감, 버디무비의 감수성을 충실히 조화시킨 한준희 감독은 드라마의 진원지로서 로케이션이 갖는 힘을 잘 아는 연출자다. 탈영병을 쫓는 D.P. 안준호(정해인)와 한호열(구교환)을 필두로 동시대 청년의 얼굴을 한 생생한 캐릭터들이 활보했던 <D.P.>의 부산 촬영지를 돌아보았다. 작품의 살림을 책임진 김동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프로듀서, 심혈을 기울여 헌팅한 로케이션에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현실감을 채워넣은 배준수 미술감독이 시즌1, 2의 기억을 회고했다.
준호와 호열 콤비가 부산에 도착해 시티버스를 탄다는 설정은, 이들이 도시의 이방인으로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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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다”, 박인제 감독
박인제 감독은 스펙트럼이 넓은 감독이다. <모비딕> <특별시민>을 통해 한국 사회의 권력층을 해부하더니 <킹덤> 시즌2에서는 전 시즌보다 더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이며 좀비 장르물 마니아로서 면모를 뽐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원작을 영상화한 <무빙>은 TV드라마였다면 불가능한 수위의 슈퍼히어로물이면서 따뜻한 가족드라마, 복고적인 멜로이기도 하다. 박인제 감독은 부모와 자식 세대, 등장인물 수가 많은 만큼 장르 변화 역시 드라마틱한 이 대형 프로젝트를 책임질 수 있는 적임자였다. 그리고 그는 <무빙>의 많은 분량을 부산 지역에서 촬영했다. 청룡어워즈시리즈 대상 수상 후 3일 뒤, “<무빙>으로 하는 진짜 마지막 스케줄”이라며 홀가분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를 만나 부산 촬영에 관한 비하인드를 들었다.
- <무빙>은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이야기를 아우르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무빙> 박인제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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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부산에서 촬영한 ‘한국형 슈퍼히어로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은 2015년 동명의 웹툰을 영상화한 프로젝트다. 원작을 쓴 강풀 작가가 직접 드라마 대본도 집필했다. 비행, 오감, 치유, 괴력 등 다양한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의 서사가 세대를 관통하며 전개된다. 특히 1990년대 격동기를 배경으로 한 부모 세대의 이야기는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을 표방한 <무빙>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완성했다. 이중 치유 능력을 가진 주원(류승룡)의 에피소드는 대부분 부산시에서 촬영했다. 거친 조폭이었던 그가 지희(곽선영)를 만나 순애보를 바치는 스토리가 부산 특유의 정서와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그 밖에 두식(조인성)과 미현(한효주)의 일부 장면 역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서 찍었다. 따뜻한 가족드라마이면서 에둘러 가지 않는 슈퍼히어로물이었던 <무빙>의 부산 촬영 제작기를 전한다.
90년대, 누아르, 정감을 모두 담은 곳
가장 많은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무빙>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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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에서 OTT까지, 부산에서 펼쳐진 드라마
시리즈 제작에서도 부산에서의 촬영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중 4편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호천마을의 관광 코스를 소개하는 지도가 세워졌을 정도”로 부산의 정감 넘치는 풍경을 담아낸 <쌈, 마이웨이>부터 한국형 대규모 히어로물, 크리처물의 배경으로 부산을 택한 <무빙>과 <스위트홈>, 그리고 “늘 가던 헌팅지가 아니라 숨겨진 보석 같은”(배준수 미술감독) 촬영지로 부산을 회상한 <D.P.> 시리즈까지 부산의 장대한 드라마는 계속된다.
<스위트홈> 시즌2 디스토피아, 도심, 자연, 모든 게 있는 곳
2020년 넷플릭스에서 K크리처 장르의 신기원을 열었던 <스위트홈> 시리즈가 더 확장되고 거대한 규모의 시즌2, 시즌3를 촬영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시즌1이 주인공 현수(송강)를 비롯한 특정 인물들의 사연이 엮이고 엮인 ‘그린홈’ 아파트, 그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2 부산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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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노인영화제
올해로 16회를 맞은 서울국제노인영화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오래 간직해온 이들이 자신의 창작 세계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이다. 올해 영화제에서 <9순 어머니와 퍼즐 맞추기>로 한국단편경쟁 노인감독부문 대상을 수상한 강헌구 감독이 영화제 참여를 독려하는 인사를 보내왔다. “정년퇴직 뒤 남는 시간에 부천시민미디어센터에서 촬영과 편집을 배우며 완성한 작품이 큰 상을 받았다. 94살이신 어머니가 사시던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기억을 보관하기에 영상 작업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현재 영화제는 올해 12월31일까지 내년 영화제(2025년 5월26~30일)의 단편경쟁 출품작을 받고 있다. 노인감독(만 60살 이상)은 자유 주제다. 출품 조건은 2023년 1월1일 이후 완성된 30분 미만의 단편영화로, 장르 제한 없이 온라인으로 출품이 가능하다. /이유채
대한민국패럴스마트폰영화제
콘텐츠 제작 전문가로 구성된 비장애인 강사의 교육을 통해 장애인
여기 여기, 정보 담아가세요!, 노인, 장애인 관객이 알아두면 좋을 영화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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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에게> 원작자와 각색가로 영화판에 아주 조금 발을 담갔더니 극장 산업의 미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어떻게 하면 극장업이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OTT만 탓하고 있어봐야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극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다시 관객을 불러들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자폐성 장애 아들의 엄마인 난, 극장업 부흥의 방법 중 하나로 ‘발달장애인 전용 회차’가 개설되기를 바란다. 기존 관객 모객에 어려움이 있다면 새로운 관객층을 개척하면 되는 일 아닌가. 그동안 장애로 인해 높은 극장 문턱에 가로막혔던 관객을 위해 문을 활짝 열면 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극장의 결단뿐이다. 아들이 마지막으로 극장에 간 것은 2019년이었다. 모닝빵 5개와 계란과자 2개를 준비해갔음에도 중간중간 아들이 내는 ‘남다른 소리’를 막지 못했다. <겨울왕국2>를 함께 관람하던 몇몇 어린이와 보호자에게 눈칫밥을 먹고 난 뒤 더는 아들과 극장에 가지 않았다. 장
극장 에티켓은 극장에 가야 배울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전용 관람이 필요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