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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이 소개한 21편의 해외영화 신작에 이어, 올해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는 해외영화 신작을 총정리해보았다. 블록버스터도 예술영화도 각자의 방식대로 풍요로울 예정이다. 끝으로 수많은 수입사들이 작품 목록을 <씨네21> 편집부에 전하며 공통으로 덧붙인 메시지를 옮겨 적는다. “아직 올해의 칸영화제 라인업이 남아 있습니다. 아래 영화들의 개봉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는 점 꼭 명시해주시고요!”
*애니메이션 작품은 ‘목소리 출연’을 표기했습니다.
에단 헌트와 마블의 새로운 귀환, 2025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해외영화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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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 Grand Tour
감독 미겔 고메스 /출연 크리스티나 알파이아테, 곤살루 와딩그통
“내가 본 아름다운 것들을 관객과 나누기 위해 영화를 만든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회고전을 개최한 미겔 고메스 감독이 <씨네21>에 전한 자신의 연출론이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고메스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그랜드 투어>가 올해 3월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다. 공교롭게 <그랜드 투어>는 고메스 감독의 첫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자 고메스 영화의 첫 한국 개봉작이 되었다. 1917년 대영제국의 공무원 에드워드는 연인 몰리와의 결혼을 앞두고 도피성 여행을 떠나고 몰리는 에드워드를 쫓아 아시아를 횡단하는 ‘그랜드 투어’를 떠난다. 그랜드 투어는 인도로부터 출발해 중국 혹은 일본에서 끝내는 여정을 일컫는 단어로, 20세기 초 실제로 성행한 아시아 투어의 일종이다. 2019년부터 태국, 필리핀, 베트남, 일본 등을 오가며 영화를 촬영한 고메
씨네21이 선정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 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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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Superman
감독 제임스 건 /출연 데이비드 코렌스웨트, 레이철 브로스나한
“Look up in the sky! It’s a bird. It’s a plane. It’s a SUPERMAN!”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부작,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히어로물을 입증한 제임스 건 감독이 이번에는 <슈퍼맨>으로 돌아온다. 올여름 개봉을 예정한 이번 작품은 2분가량의 예고편 공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는 중이다. 특히 고단한 도시 생활을 견뎌나가는 평범한 청년 클라크 켄트와 자신의 초인을 인지하고 유용하게 활용하는 슈퍼맨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관객에게 전이되는 희열이 커지는데, 트레일러에서부터 그 묘미가 전달되어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진행한 <슈퍼맨> 보고회에서 주연배우 데이비드 코렌스웨트에 관하여 제임스 건 감독은 “그냥 좋은 슈퍼맨이나 좋은 클라크 켄트를 찾은 게
씨네21이 선정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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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싱> Sing Sing
감독 그레그 퀘다르 / 출연 콜먼 도밍고, 클라렌스 매클린, 폴 레이시
‘싱 싱’은 부드럽게 발음하는 느낌과 달리 뉴욕의 최대 보안 등급 교도소인 싱 싱 교정시설을 지칭한다. 그렇지만 영화 <싱 싱>은 분명 흥과 멋을 가지고 있다. 살인자란 누명을 쓰고 복역 중인 아티스트 존 디바인 G.(콜먼 도밍고)가 예술을 통한 재활 프로그램을 도입해 교정 내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그의 관심 대상은 무장 강도로 들어와 감옥에서도 마약 거래를 일삼는 매클린(클라렌스 매클린)이다. 디바인 G.는 매클린을 무대 위의 배우로 거듭나게 하려고 애쓰고 결국 그 진심은 통하게 된다. <싱 싱>은 뜨겁고 감동적인 할리우드 감옥영화란 쉬운 길을 가지 않는다. 오히려 예술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진지하게 탐구하는 쪽에 가깝다. 재소자에게 실제로 연기를 가르쳤던 그레그 퀘다르 감독은 무대를 올리는 전 과정을 현실주의에 입각해 연출했다.
씨네21이 선정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 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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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 세계관을 복습하는 즐거움 - <썬더볼츠*> Thunderbolts*
감독 제이크 슈레이어 / 출연 플로렌스 퓨, 세바스티안 스탄, 데이비드 하버
올해 마블은 어떤 위용 넘치는 히어로물을 선보일까.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썬더볼츠*>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5의 마지막 작품이자 첫 번째 썬더볼츠 실사영화다. 원작 마블 코믹스에서 썬더볼츠*는 빌런 제모 남작의 계획 아래 세계 정복을 노리며 히어로 행세를 하는 팀이지만, MCU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세계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등장한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예측불허 캐릭터들의 독특한 개성이 한데 어우러지는 데에 있다. 블랙 위도우, 윈터 솔져, U.S. 에이전트, 레드 가디언, 고스트, 태스크 마스터 등 한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인물의 독특한 개성이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썬더볼츠*>는 안티히어로물로서 영웅이지만 악당스럽
씨네21이 선정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 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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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씨네21>이 처음 선보이는 특집은 올해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해외영화 신작 소개다. 올해의 해외영화도 기대해봄직한 작품들로 빼곡하다. 2025년에도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여전히 달성 불가능한 미션을 가능하게 만들고 새로운 클라크 켄트(데이비드 코렌스웨트)가 또 한번 붉은 망토를 휘날리며 지구 궤도를 회전한다. 플로렌스 퓨는 옐레나 발로바이자 시한부 셰프로 관객을 웃기고 울릴 예정이고 티모테 샬라메는 전설의 음유시인 밥 딜런이 되어 노래하다 탁구선수 마티 라이스먼이 되어 말 많고 탈 많은 조시 새프디의 세계에서 대사의 핑퐁을 선보일 계획이다. <씨네21>이 해외영화 신작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 21편을 엄선했다. 뿐만 아니라 직배사와 수입사가 직접 보내온 해외영화 라인업도 독점으로 함께 담았다. 바다 건너 도착한 영화들이 우리에게 새해 ‘영화’ 복을 많이 가져다주길 바라본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이 계속됩니다
[특집] <씨네21>이 주목하는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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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일 영화·드라마 사업 부문 이사는 2022년 3월 바이포엠스튜디오에 합류했다. 이전엔 제작 현장부터 시작해 싸이더스FNH, 이스트드림시노펙스 등에서 투자 업무를 맡으며 산업의 흐름을 보는 일을했고, <82년생 김지영>의 제작책임을 맡기도 했다. 20년째 영화 업계에 있었던 그에게도 큰 작품의 투자·배급이 처음인 바이포엠스튜디오에도 <소방관>의 흥행은 각별하다.
-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소방관>이 관객수 300만명을 돌파했다. 내부적으로는 흥행 요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영화가 갖고 있는 리스크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창고에 들어갔던 작품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유귀선 바이포엠스튜디오 대표님과 나는 영화의 진정성만큼은 의심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케팅 킥오프 두달 전부터 배우 이슈가 아닌 영화의 메시지로 이야기가 흘러나오게끔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방식을 고민했다. 그래서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나 변화를 줬다. <
[인터뷰] 객관적인 눈과 빠른 손으로, 한상일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드라마 사업 부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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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악재란 악재가 모두 겹친 영화였다. 코로나19로 배우들의 소방 훈련 일정이 연기되고 공공장소 촬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크랭크인 날짜가 밀렸다. 이 과정에서 원래 출연하기로 했던 배우 유승호가 일정 문제로 하차하고 배우 주원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2020년 5월부터 9월까지 촬영을 마쳤지만 다른 한국영화처럼 개봉 일정을 쉽게 확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2022년 9월25일 주연배우 곽도원이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터졌다. 곽도원은 KBS에서 한시적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고 벌금 1천만원의 약식명령이 내려졌지만 그의 분량을 편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더군다나 2001년 홍제동 방화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서 요구조자를 위해 희생한 소방관 캐릭터를 그가 연기했기에 우여곡절 끝에 영화가 개봉해도 관객이 몰입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2년 뒤, 원래 투자배급을 맡았던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중단한다는 소
[기획] 바이포엠스튜디오, 정체가 무엇이냐 - <소방관>의 흥행과 새 시대의 영화 마케팅 분석, 한상일 바이포엠스튜디오 이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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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산 위에 올라 멀리 내다본다. 그의 뒷모습에서 고독함과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극복할 대상으로서 광활한 자연과 미약한 인간을 대비시킨 독일 낭만주의 화가인 카스파어 다피트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는 마이클 만의 남성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히트>(1995)에서 대저택에 홀로 유리창 밖을 바라보는 닐(로버트 드니로)의 뒷모습이 이에 해당한다. 차이점이라면 만의 주인공들이 대적할 풍경은 바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도시였다는 점이다. 그 삭막한 도시 속에서 표류하는 만의 주인공들이 겪는 고통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다. 이번 신작도 예외는 아니다. <블랙코드>(2015)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마이클 만의 <페라리>는 1957년 이탈리아의 소도시 ‘모데나’로 우리를 초대한다.
평온하고 목가적인 분위기의 모데나 인근 카스텔베트로 지역에 한 가족이 살고 있다. 잠에서 깬 엔초 페라리(애덤 드라이버)는 부인 리나(
[리뷰] 단독자의 고독, 마이클 만 고유의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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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잉 업>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 흰 종이에 가볍게 스케치된 몇개의 그림들을 카메라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줌인, 줌아웃하며 훑는다. 이내 화면이 바뀌니 벽 위로 아까의 그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공방에서 조각 작업에 몰두 중인 리지(미셸 윌리엄스)가 등장한다. 시작의 그림들은 조각가 리지가 그려놓은 도안이다. 이미 엄연한 예술 작품으로 간주해도 부족함이 없을 이 그림들을, 영화의 제목 그대로 스크린에 가득 ‘드러내며’ 시작한 <쇼잉 업>은 리지의 도안이 어떻게 조각이 되고 불에 구워져 전시장에 들어서는지까지의 경과를 다룬다. 리지는 도자기 조각가로 활동하는 동시에 어머니와 함께 예술대학 행정실에서 일하며 생업을 잇고 있다. 동료 작가인 조(홍차우)의 옆집에 세를 내고 살면서 작업하고, 낮에는 대학에서 일하는 생활을 정적인 듯 무료한 듯 반복 중이다.
그런데 겉보기에 평화로워 보이는 이 일상의 리듬에 자꾸만 몇개의 노이즈가 찾아든다. 조
[리뷰] <쇼잉 업>, 켈리 라이카트와 평면의 세계 소박하고 견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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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화’라는 단어는 마치 ‘프랑스 바게트’나 ‘이탈리아 파스타’처럼 너무도 익숙해서 평소엔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말처럼 느껴진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개봉한 두개의 미국영화 <쇼잉 업>과 <페라리> 역시 사실 하나의 범주에 함께 넣기엔 꽤 달라 보이지만 통상적인 합의에서 미국영화로 묶이는 두편의 작품이다. 하지만 이 느슨해 보이는 연결고리를 들춰보면 두개의 익숙한 이름이 나와 흥미로움과 동시에 묘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그 이름들은 바로 <쇼잉 업>의 제작사이자 2012년 이후 전세계 영화 문화계를 주름잡고 있는 제작배급사 A24와 <페라리>의 배급사이자 <기생충> <슬픔의 삼각형> <추락의 해부> <아노라>로 근래 칸영화제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연이어 택하며 이름을 뽐내고 있는 제작배급사 네온(NEON)이다. 90년대부터 활동한 인디 영화계의 거장 켈리 라이카트, 그리고 약 40년간 할리우드
오늘날의 미국영화, 포용력과 향수의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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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카우>로 2021년 평단을 휩쓸었던 미국 인디영화계의 거목 켈리 라이카트의 신작이자 감독의 오랜 페르소나 미셸 윌리엄스가 합류한 <쇼잉 업>이 국내 관객들의 오랜 기다림 끝에 1월8일 개봉한다. 그리고 같은 날, <히트><콜래트럴> 등으로 할리우드의 작가주의를 수호해온 마이클 만의 신작이자 애덤 드라이버의 연기 변신으로 이목을 끌었던 <페라리> 역시 극장에 걸린다. 2025년을 맞아 반갑게 찾아온 두편의 영화를 나란히 두고 동시대 미국영화의 흐름을 간략하게 짚은 리포트, 더하여 두 감독의 필모그래피 전반을 함께 조망한 <쇼잉 업> <페라리>의 리뷰를 전한다. 미국영화에 대한 넓은 시선과 두 작품에 대한 깊은 탐색의 창구가 되길 바란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쇼잉 업>과 <페라리> 리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변화와 보존 사이, 동시대 미국영화의 흐름 분석 <쇼잉 업>과 <페라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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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마키나> <서던 리치: 소멸의 땅> <멘> 등 독특한 비주얼과 공상과학적 상상력으로 만드는 작품마다 평단의 주목을 받은 앨릭스 갈런드가 잠정적인 감독 은퇴를 선언했다. 다시 각본가로 돌아가 다른 감독이 자신의 텍스트를 시각화할 때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본래 <28일후…> <선샤인> 등 영화의 각본을 써 이름을 날린 갈런드는 자신이 쓰고 연출한 모든 영화에서 일관된 인장을 새겨왔다. 그의 신작 <시빌 워: 분열의 시대> 또한 흔한 전쟁영화가 아니다. 갈런드만이 건넬 수 있는 질문과 사유가 영화 곳곳에서 산탄하는 갈런드식 전쟁물이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의 개봉을 맞아 앨릭스 갈런드의 세계를 돌아보았다.
“제목에 ‘워’ (War)가 들어가는 바람에 기대했단 말이야. 이럴 거였으면 ‘프레스’(Press)라고 제목을 짓든가.” 한 관객이 <시빌 워: 분열의
[기획] 윤리, 분열, 그리고 전쟁, <시빌 워: 분열의 시대>로 읽는 앨릭스 갈런드 작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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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억압과 핍박, 부자유로 점철된 1908년, 일제강점기. 사계절 내내 겨울 같았던 엄혹한 시절을 생생히 담기 위해 홍경표 촬영감독은 카메라 아리 알렉사 65(ARRI ALEXA 65)를 들어올렸다. 광활한 아이맥스 스크린에 펼쳐지는 독립운동은 음울하고 서글픈 시대상과 결연한 독립투사의 전의가 뒤섞여 처연하게 그려진다. 꽁꽁 얼다 못해 부서질 것만 같은 두만강 오프닝 시퀀스부터 역사가 기억하는 절규 섞인 처단의 장면까지 홍경표 촬영감독이 목격하고 기록한 이미지를 함께 나누었다.
일본군과의 치열한 전투 장면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수한 인파 속에서 안중근의 활약을 따라가는 동시에 우덕순(박정민), 김상현(조우진) 등 다른 인물까지 한꺼번에 잡아내야 하는 것이었다. 이 장면을 위해 홍경표 촬영감독은 한대의 카메라만 쓸 것을 선택했다. “한칸 한칸 앞으로 나아가면서 촬영했다. 패닝 기법을 쓰면서 카메라 자체는 많이 안 움직였다. 다소 옛날에 사용하던 촬영 방식이다. 물론 인물을
어둠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얼빈> 홍경표 촬영감독의 포토 코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