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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벌써 올해의 짠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고등학생 윤가민(황민현)은 진실로 공부를 잘하고 싶어 하는 친구다. 선생님 말씀을 토씨 하나 빼먹지 않고 필기하고 공부할 체력을 기르다 보니 무림 고수까지 됐으나 그의 등수는 애석하게도 280등 중 279등이다. 공부에 관심 없는 학생들이 모인 유성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해 등수 향상을 기대하지만 여기서도 꼴등 언저리에 머물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싸움에 휘말려 퇴학 위기에 처했을 때 가민을 구해준 건 스스로 결성한 스터디그룹이다. 새로 부임한 이한경 선생님(한지은)이 폭력적인 교내 분위기를 가민의 스터디그룹으로 개선하겠다고 선언한 것. 이후 가민은 팀원 모집에 열을 올리며 스터디그룹 운영에 열과 성을 다하나 본인만 모르게 ‘싸움 짱’으로 소문나는 바람에 스터디그룹엔 일진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만다. 인기리에 연재 중인 웹툰 <스터디그룹>이 1월23일, 10부작 시리즈로 공개된다. 연출은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인터뷰] 성장하지 않아도 절망하지 않는 주인공, <스터디그룹> 이장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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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는 청춘물의 요람이었다. <논스톱> 연작과 <하이킥!> 시리즈 등 시트콤을 통해 수많은 청춘스타를 배출했고 <역도요정 김복주> <어쩌다 발견한 하루> 등 로맨스물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한동안 장르물에 집중했던 MBC가 “새로운 얼굴이 설 자리가 점차 사라지는 지금, 공영방송이 다해야 할 의무”를 되새기며 청춘물을 선보인다. MBC 드라마국은 “이젠 색다른 걸 해봐야 하지 않나 하는 내부적 수요가 있던 차에 캠퍼스 로맨스 웹툰인 <바니와 오빠들>의 IP를 가지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하게 됐”고 “<펀치 드렁크 러브> <500일의 썸머> 등 2000년대 나온 멜로영화를 애정하는” 김지훈 감독에게 입봉의 기회를 주었다. 김지훈 감독이 원작에서 발견한 가장 큰 영상화의 가능성은 “순정 만화풍 그림이 가져다주는 설렘과 즐거움”이다. 그는 “이미 원작이 지닌 비주얼을 예쁜 그림체로 제대로 구현하는
[인터뷰] 순정 만화의 설렘과 즐거움, <바니와 오빠들> 김지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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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배우와 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찍는 남성 감독의 사랑 이야기. 2000년대에서 날아온 듯한 로그라인을 가진 SBS <우리 영화>는 2025년에 이르러 클래식과 재해석 중 어느 길을 갈까. JTBC <구경이> 이후 4년 만에 돌아오는 이정흠 감독에게 장르에 관해 묻자 명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대본에 슬픈 신이 정말 많은 정통 멜로다. 그렇지만 두 주인공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빠른 템포의 호흡을 만들어내면서 드라마의 전체적인 색깔을 만들어낸다. 슬픔과 경쾌함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멜로드라마를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소모포어징크스에 시달리는 영화감독 이제하(남궁민)는 거장 감독인 아버지의 작품을 리메이크하며 재기를 꿈꾼다. 시한부인 여배우가 주인공이기에 자문을 구하고자 희귀난치병에 걸린 단역배우 이다음(전여빈)을 만난다. 얼마 뒤 오디션장에서 재회한 다음에게서 뭔가를 느낀 재하는 다음에게 살 날이 얼마나 남았든 간에 그를 여주인공으로
[인터뷰] ‘제대로 울릴 정통 멜로’, <우리 영화> 이정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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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천재 의사라는 찬사 담긴 별명으로 불렸던 세옥(박은빈)은 과거 자신을 늪에 빠뜨린 스승 덕희(설경구)와 재회한다. 갑작스러운 조우 끝에 오랫동안 유예되었던 두 사제간의 갈등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새로운 대립과 갈등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휴머니즘과 로맨스 혹은 경쟁사회. 크게 두 주축으로 전개됐던 메디컬 장르는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스펙트럼을 넓힐 준비를 마쳤다. 스승과 제자라는 수직적인 관계는 어느새 의사 대 의사라는 대등한 구조로 전환되며 한쪽으로 쉽게 기울지 않는 쟁쟁한 두뇌 싸움을 긴장감 있게 보여준다. 광분의 싸움에 담긴 질주를 미리 느끼기 위해 김정현 감독을 만났다. <하이퍼나이프>는 디즈니+를 통해 3월19일 공개한다.
- 김선희 작가의 <하이퍼나이프> 대본을 받아보았을 때 첫인상이 어땠나.
1부부터 4부까지의 대본을 받았다. 평소라면 몇번을 거듭 읽고 신중하게 결정할 테지만 <하이퍼나이프
[인터뷰] 정형화된 틀을 깨트리는 즐거움, <하이퍼나이프> 김정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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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름으로 날 불러줘, 내 이름으로 널 부를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로그라인을 18살 희완(김민하)이 18살 람우(공명)에게 속삭인다. 고2 어느 만우절. 선생님을 속인다는 명분으로 희완은 람우와 단 하루 이름을 바꾸고 소동을 빚는다. 그로부터 6년. 이번엔 검은 옷을 입은 람우가 무기력한 대학 생활을 이어가던 희완에게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을 속삭인다. 하지만 람우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희완은 1주일 뒤에 세상과 작별해야 한다. 서은채 작가의 웹소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 오는 만우절쯤 영상화되어 시청자 곁을 찾는다. <멜로가 체질>의 공동 연출이자 시트콤 <유니콘>을 연출한 김혜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영화 <연애의 온도>, 시리즈 <글리치> 등을 연출하며 자신의 인장을 확실히 새긴 노덕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합류했다. 람우와 희완처럼 서로를 두텁게 신뢰하고 사랑하는 두 창작자에게 &l
[인터뷰] ‘이 이야기가 존재하게 되어 안심이 된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노덕 크리에이터, 김혜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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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형, 김균태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상화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에서 기준(소지섭)은 다른 조직의 행동대장으로 활동하던 동생 기석(이준혁)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기석의 죽음으로 시작된 기준의 복수는 서울의 패권을 두고 힘겨루던 ‘주운’과 ‘봉산’이라는 두 조직과 이들이 대적하는 ‘광장’ 바닥에 관한 서사로 확장된다. 지난해 12월31일 후반작업을 마무리하고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인 최성은 감독에게 <광장>에 관해 물었다.
- 원작 웹툰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나.
작품의 스토리를 계속 따라가려면 독자들이 주인공에게 이입하고 그를 응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준이 계속 돌진하는 이유가 원작에서 잘 구축돼 있었다. 스토리가 명료하고 다음 화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특유의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누아르의 톤 앤드 매너를 살려주는 그림체 또한 인상적이었다.
- 영상화를 진행하며 각색은 불가피했을 텐데 원작과 어떤 부분이 다르게 그려졌는지 궁금하다
[인터뷰] ‘누아르의 감성은 짙게, 액션은 새롭게’, <광장> 최성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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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5명의 남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여성 범죄자. 그의 별명은 사마귀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사람을 구하기 위해 경찰이 된 그의 아들은 어머니와 동일한 수법을 활용하는 살인범을 잡기 위해 평생 증오해온 어머니와 협력 수사를 시작한다. 정이신(고현정)과 차수열(장동윤). 가족관계의 굴레에 묶인 둘은 그저 앞으로 빠르게 달려가지도, 뒤돌아 출발지로 선회하지도 못하는 불협의 이인삼각 달리기를 지속할 뿐이다. 현실적인 사회적 단상과 그로부터 시작되는 슬픔이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 동명의 프랑스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 <사마귀>를 처음 제안받았을 때 연출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만 해도 6부작이었다. 프랑스 원작 드라마의 포맷을 그대로 적용해 그 안에 결말도 다 정리돼 있었다. 이제 막 <서울의 봄>이 개봉했을 때 이영종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너~무 좋은 거야. (웃음) 굉장히 열린 자세와 태도가 눈에 띄었다
[인터뷰]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태도’, <사마귀> 변영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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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어머니와 경찰 아들이 위험한 공조를 벌이고(<사마귀>) 사제지간인 두 의사가 살의 넘치는 두뇌 싸움을 벌인다(<하이퍼나이프>). 슬프디슬픈 정통 멜로(<우리 영화>)와 여성 서사가 돋보이는 픽션 사극(<춘화연애담>)이 당신의 심장을 설레게 하고 원작 웹툰을 찢고 나온 두 작품(<중증외상센터> <스터디그룹>)이 당신의 심장을 강타할 전망이다. 배우 공명은 정통 누아르의 핏빛 낭만을 두르다(<광장>) 이내 신비롭고 자상한 저승사자가 되어(<내가 죽기 일주일 전>) 당신을 놀라게 하고, 배우 노정의는 조소과 엘리트 대학생(<바니와 오빠들>)인 동시에 마녀라 불리는 묘령의 여자(<마녀>)가 돼 당신을 혼란에 빠뜨릴 예정이다. <씨네21>이 2025년 시리즈 신작 10편의 감독을 미리 모았다. 기자들은 감독들이 전하는 흥미로운 귀띔을 듣고 아직 확인 못한 작품을 향해
[특집] 새로운 이야기들이 온다, 2025 시리즈 기대작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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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이 소개한 21편의 해외영화 신작에 이어, 올해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는 해외영화 신작을 총정리해보았다. 블록버스터도 예술영화도 각자의 방식대로 풍요로울 예정이다. 끝으로 수많은 수입사들이 작품 목록을 <씨네21> 편집부에 전하며 공통으로 덧붙인 메시지를 옮겨 적는다. “아직 올해의 칸영화제 라인업이 남아 있습니다. 아래 영화들의 개봉 시기가 조정될 수 있다는 점 꼭 명시해주시고요!”
*애니메이션 작품은 ‘목소리 출연’을 표기했습니다.
에단 헌트와 마블의 새로운 귀환, 2025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해외영화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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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 Grand Tour
감독 미겔 고메스 /출연 크리스티나 알파이아테, 곤살루 와딩그통
“내가 본 아름다운 것들을 관객과 나누기 위해 영화를 만든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회고전을 개최한 미겔 고메스 감독이 <씨네21>에 전한 자신의 연출론이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고메스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그랜드 투어>가 올해 3월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다. 공교롭게 <그랜드 투어>는 고메스 감독의 첫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자 고메스 영화의 첫 한국 개봉작이 되었다. 1917년 대영제국의 공무원 에드워드는 연인 몰리와의 결혼을 앞두고 도피성 여행을 떠나고 몰리는 에드워드를 쫓아 아시아를 횡단하는 ‘그랜드 투어’를 떠난다. 그랜드 투어는 인도로부터 출발해 중국 혹은 일본에서 끝내는 여정을 일컫는 단어로, 20세기 초 실제로 성행한 아시아 투어의 일종이다. 2019년부터 태국, 필리핀, 베트남, 일본 등을 오가며 영화를 촬영한 고메
씨네21이 선정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 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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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Superman
감독 제임스 건 /출연 데이비드 코렌스웨트, 레이철 브로스나한
“Look up in the sky! It’s a bird. It’s a plane. It’s a SUPERMAN!”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부작,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히어로물을 입증한 제임스 건 감독이 이번에는 <슈퍼맨>으로 돌아온다. 올여름 개봉을 예정한 이번 작품은 2분가량의 예고편 공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는 중이다. 특히 고단한 도시 생활을 견뎌나가는 평범한 청년 클라크 켄트와 자신의 초인을 인지하고 유용하게 활용하는 슈퍼맨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관객에게 전이되는 희열이 커지는데, 트레일러에서부터 그 묘미가 전달되어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진행한 <슈퍼맨> 보고회에서 주연배우 데이비드 코렌스웨트에 관하여 제임스 건 감독은 “그냥 좋은 슈퍼맨이나 좋은 클라크 켄트를 찾은 게
씨네21이 선정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 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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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싱> Sing Sing
감독 그레그 퀘다르 / 출연 콜먼 도밍고, 클라렌스 매클린, 폴 레이시
‘싱 싱’은 부드럽게 발음하는 느낌과 달리 뉴욕의 최대 보안 등급 교도소인 싱 싱 교정시설을 지칭한다. 그렇지만 영화 <싱 싱>은 분명 흥과 멋을 가지고 있다. 살인자란 누명을 쓰고 복역 중인 아티스트 존 디바인 G.(콜먼 도밍고)가 예술을 통한 재활 프로그램을 도입해 교정 내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그의 관심 대상은 무장 강도로 들어와 감옥에서도 마약 거래를 일삼는 매클린(클라렌스 매클린)이다. 디바인 G.는 매클린을 무대 위의 배우로 거듭나게 하려고 애쓰고 결국 그 진심은 통하게 된다. <싱 싱>은 뜨겁고 감동적인 할리우드 감옥영화란 쉬운 길을 가지 않는다. 오히려 예술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진지하게 탐구하는 쪽에 가깝다. 재소자에게 실제로 연기를 가르쳤던 그레그 퀘다르 감독은 무대를 올리는 전 과정을 현실주의에 입각해 연출했다.
씨네21이 선정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 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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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 세계관을 복습하는 즐거움 - <썬더볼츠*> Thunderbolts*
감독 제이크 슈레이어 / 출연 플로렌스 퓨, 세바스티안 스탄, 데이비드 하버
올해 마블은 어떤 위용 넘치는 히어로물을 선보일까.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썬더볼츠*>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5의 마지막 작품이자 첫 번째 썬더볼츠 실사영화다. 원작 마블 코믹스에서 썬더볼츠*는 빌런 제모 남작의 계획 아래 세계 정복을 노리며 히어로 행세를 하는 팀이지만, MCU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세계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등장한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예측불허 캐릭터들의 독특한 개성이 한데 어우러지는 데에 있다. 블랙 위도우, 윈터 솔져, U.S. 에이전트, 레드 가디언, 고스트, 태스크 마스터 등 한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인물의 독특한 개성이 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특히 <썬더볼츠*>는 안티히어로물로서 영웅이지만 악당스럽
씨네21이 선정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 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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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씨네21>이 처음 선보이는 특집은 올해 극장가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해외영화 신작 소개다. 올해의 해외영화도 기대해봄직한 작품들로 빼곡하다. 2025년에도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여전히 달성 불가능한 미션을 가능하게 만들고 새로운 클라크 켄트(데이비드 코렌스웨트)가 또 한번 붉은 망토를 휘날리며 지구 궤도를 회전한다. 플로렌스 퓨는 옐레나 발로바이자 시한부 셰프로 관객을 웃기고 울릴 예정이고 티모테 샬라메는 전설의 음유시인 밥 딜런이 되어 노래하다 탁구선수 마티 라이스먼이 되어 말 많고 탈 많은 조시 새프디의 세계에서 대사의 핑퐁을 선보일 계획이다. <씨네21>이 해외영화 신작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 21편을 엄선했다. 뿐만 아니라 직배사와 수입사가 직접 보내온 해외영화 라인업도 독점으로 함께 담았다. 바다 건너 도착한 영화들이 우리에게 새해 ‘영화’ 복을 많이 가져다주길 바라본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이 계속됩니다
[특집] <씨네21>이 주목하는 2025년 해외 신작 리스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