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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토냉 카렘과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도댕과 동료들이 식탁에서 화제에 올리는 앙토냉 카렘(1784~1833)과 오귀스트 에스코피에(1847~1935)는 전설적인 프랑스 요리의 거장이다. 선배 격인 “천재적인 미식의 왕” 카렘은 프랑스 요리의 기초를 세운 인물로 평가받으며 외제니가 폴린에게 가르쳐줬듯 오늘날 통용되는 하얗고 긴 요리사 모자(토그 브란슈)를 고안해냈다. 도댕이 “미래를 꿈꾸게 하는” 요리사라고 설명한 에스코피에는 사보이 호텔과 칼튼 호텔 등의 요리장으로 발탁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저서 <요리의 길잡이>는 프랑스 요리의 필독서로 꼽힌다.
트란 안 훙과 트란 누 옌케
<그린 파파야 항기>의 감독과 주연배우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이후 함께 영화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노르웨이의 숲>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덕션 및 의상디자이너로 남편의 작품에 이름을 올린 트란 누 옌케는 <프렌치 수프>의 미술 컨셉과 의상디자인에 기여
<프렌치 수프>를 채우는 안팎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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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집> <사랑은 낙엽을 타고> <나의 올드 오크> <추락의 해부> <키메라> 그리고 현재 <존 오브 인터레스트>까지 2023년 칸영화제의 영화들이 또렷한 발자국을 낸 한국 극장가에 <프렌치 수프>가 환호를 이어갈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1993년 데뷔작 <그린 파파야 향기>로 황금카메라상을 탄 지 20년 만에 트란 안 훙에게 다시 감독상을 안겼음에도, <프렌치 수프>가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음식 소재라는 익숙함, 올드보이의 작품이 주는 안정성에 가려져 준수한 복귀작 그 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할 소지가 있다. 하지만 <프렌치 수프>는 영화 속 프랑스 요리처럼 오랜 시간을 들여 음미해야 느껴지는 깊은 풍미의 영화다. 요리사는 식재료 하나하나를 긴 호흡으로 마주하고, 트란 안 훙 감독은 요리의 힘을 빌려 대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사유를
[기획] 음미하는 영화의 온기 어린 풍미 - 트란 안 훙의 뭉근한 신작, <프렌치 수프>가 담아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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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영 음향감독은 <더 문>을 통해 소리가 존재할 수 없는 우주의 음향을 만들어냈다. 그는 <옥자> <기생충>에서 돌비애트모스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실험했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모가디슈> 등에서 음향효과가 화룡점정인 총격전도 수차례 구현해왔다. 그런 최태영 음향감독에게도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내가 알던 음향의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작품이다. 알려졌다시피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음향상 수상작이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즉 아카데미 시상식 유권자인 최태영 음향감독에게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음향이 보이는 탁월함에 관해 물었다.
Q.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음향이 전면에 나서는 영화인가.
A. 그렇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사운드는 영화 음향의 공식과 틀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영화엔 아우슈비츠수용소
영화 음향의 공식과 틀을 벗어나, 최태영 음향감독에게 듣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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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고 대략 3분7초 동안 관객은 타이틀 외에 어떤 것도 보지 못한다. 오프닝 타이틀은 1분가량 지속된다.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은 관객들에게 아직 다음 화면을 볼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식으로 타이틀이 사라지고 나서도 다시 검은색 무지 화면을 2분10초가량 보여준다. 기다림의 시간 끝에 만나는 첫컷은 호숫가 주변으로 소풍을 나온 행복한 가족과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담은 롱숏이다. 영화주인공인 아우슈비츠 3수용소 소장 루돌프 회스의 가족 나들이 장면이다. 이 영화는 초반 가족 나들이 장면을 제외하고는 카메라가 집 밖을 거의 나가지 않는다. 밖의 이미지들은 사운드를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온다. 집 안에만 머무는 카메라는 인물들에게도 다가가지 않는다. 와이드렌즈를 통해 멀리서 풀숏이나 롱숏으로 인물들을 보여준다. 카메라가 떨어져서 인물의 풀숏을 잡는다. 한 인물을 포커싱할 때도 카메라는 인물들에게서 멀어져 망원렌즈 풀숏으로 표현한다. 이 영화의 카메라는 망원렌즈로 인물을 당기지도 않
‘선명함이 주는 불편함’이 주는 불편함, 박홍열 촬영감독에게 듣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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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대학살 이후 79년, 영화의 역사는 홀로코스트 재현 가능성과 그 방식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고민하고 진화하며 더욱 풍부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고통과 재난을 다루는 영화 형식에 중요한 분기점을 가져온 작품들이 있다. 이들의 궤적을 토대로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홀로코스트 영화로서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 살펴보았다.
밤과 안개 1955
초기 홀로코스트 영화는 기록 영상과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독일 나치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종결 10년 후, 강제이송과 강제수용소를 다룬 32분짜리 단편다큐멘터리 <밤과 안개>(감독 알랭 레네)는 이전까지 개인의 고통을 발화하고 집단적 기억으로 소환하기 어려웠던 홀로코스트를 예술의 위치에서 다룬 기념비적 작품이었다.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를 쓰는 일은 야만”이라는 아도르노의 선언 이후, 홀로코스트의 미학적 재현 가능성은 언제나 논쟁의 대상이었다. <밤과
[특집] 집단의 기억이 잊히지 않도록 - <밤과 안개>에서 <사울의 아들>까지, 홀로코스트 영화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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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우리 시야에 드물게 잡혔던 현대영화의 이상을 이뤄냈다. 신화적 스토리텔링의 기대 지평과는 담쌓고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찬 아이러니 모드의 화술로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경이적으로 접합해 비극의 다면도를 보여주는 재능이다. 감독 조너선 글레이저는 아우슈비츠수용소 옆 관사에 살았던 독일군 장교 가족의 일상 루틴을 집요하게 관찰하는 가운데 고소한 빵 맛을 음미하며 세계의 비극을 잊는다는 우리 시대의 무도함을 상기시킨다. 이 영화에 본다는 것의 기쁨은 없다. 첫 장면을 블랙아웃으로 길게 처리한 것은 그런 기쁨 따위는 없을 것이라는 감독의 도발적인 선언이며 동시에 깔리는 불길한 음악은 공포영화에 맞먹는 전율의 화면들이 이어질 것을 암시하는데 회스 소령 가족의 단란한 강가 피크닉으로 이어지는 후속 장면에서도 그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본다는 것의 기쁨 대신에 영화 내내 관객의 시각과 청각 신경을 자극하는 이 긴장의 밀도는 한치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파국은
[비평]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의 충돌,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이룬 현대영화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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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예술과 연민으로 오늘을 가로지르기
조너선 글레이저는 해나 아렌트의 철학을 빌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에 가담한 나치 사령관 가정의 진부함을 바라본다. 악에 부역한 개인의 평범함이란 주제에 따르는 위험한 연상은, 인물이 지닌 허점과 무지를 묘사함으로써 자칫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일 것이다. 그러나 과작의 감독 조너선 글레이저는 10년 동안 형식미학뿐 아니라 폭력을 재현하는 관점 또한 통렬하게 벼렸다. 직업적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남자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와 꿈에 그리던 집을 막 소유한 여자 헤트비히 회스(잔드라 휠러)에게 ‘관심 구역’은 평화의 장소가 아니다. 그들의 영혼은 이따금씩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속삭인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가해자가 된다는 것은 강박적 회피, 무심함을 가장한 불안, 밤새 비명과 열기로 아우성치는 소각장 내부를 상상하지 않으려는 안간힘을 가리킨다. 평범한 악이 얼마나 추레한 것인지를, 글레이저의
조너선 글레이저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성취 - 화창한 꿈의 집 위로 우리가 감각하는 어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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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 쨍한 화면으로 음울한 자각과 성찰을 동반하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우슈비츠 절멸수용소 사령관 가족이 마련한 꿈의 집에서 시작된다. 박제된 듯한 목가적 일상이 전시되는 동안, 영화의 진실은 철조망 너머에서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연기와 비명을 통해 전달된다. 6월5일 개봉하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줄곧 그로테스크한 감각의 스타일리스트로 불렸던 조너선 글레이저가 역사의 표층을 자신만의 언어로 파헤친 충격적 시도라 할 만하다. 글레이저의 영화가 국내 개봉한 것은 <언더 더 스킨>(2014) 이후 무려 10년 만. <섹시 비스트>(2000), <탄생>(2004), <언더 더 스킨> 이후 네 번째 장편을 내놓은 과작의 감독 글레이저에게 기다림은 곧 영화 전반을 압도하는 장악력을 축적하는 시간에 다름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선사한 충격파를 시작으로 일찌감치 근자의 문제작으로 떠오른 <존 오브 인터
[특집] 영화를 듣고 본다는 일의 의미, 올해의 마스터피스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읽는 다양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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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그룹이 시간관을 다루는 가장 급진적인 사례가 5월 끝에 등장했다. 걸 그룹 아르테미스의 <Virtual Angel> 뮤직비디오는 과거, 현재, 미래의 일반적인 시간관을 탈피해 시간관 그 자체의 붕괴를 의도한다. <Virtual Angel>은 뮤직비디오 공개 이틀 뒤쯤 <Human Eye Ver.>이라는 편집본을 내놓았는데 그 사정이 무척 흥미롭다. 기존 뮤직비디오의 몽타주가 초 단위가 아니라 프레임 단위로 무수히 잘게 쪼개진 컷들로 구성된 탓에 영상을 제대로 시청하거나 이해하기 힘들다는 팬들의 원성이 불거진 것이다.
그렇다면 ‘Human Eye’의 반대는 무엇일까. <Virtual Angel> 뮤직비디오엔 미디어 속 아이돌의 모습을 욕망하고 추앙하는 소녀들이 등장한다. 그들과 그들이 숭배하는 아이돌(아르테미스)의 모습이 겨우 3~4프레임마다 교차하며 시공간의 혼동을 일으키는 와중에 소녀들은 마법봉처럼 생긴 오브제를 들고 비상을 꿈꾼
[기획] 아르테미스, 시간을 쪼개는 마법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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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현재의 시간성에 집중한 사례도 있다. 트리플에스(tripleS)는 1명의 멤버부터 24명의 멤버가 모두 모이기까지에 이르는 과정을 유튜브 콘텐츠로 노출했다. 특히 데뷔 전 멤버들의 숙소에서의 일상을 그날 밤에 바로 데일리 영상으로 게재해 팬들과 공유하는 극한의 현재지향형 소통을 보여주기도 했다.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무장한 트리플에스의 현재지향적 태도는 역시 그들의 뮤직비디오에서도 대거 표현됐다.트리플에스는 2022년 10월 공개한 첫 타이틀곡 <Generation> 뮤직비디오에서부터 틱톡, 인스타그램 유의 SNS 인터페이스를 화면에 그대로 드러냈다. 그러곤 그 화면에 셀프 좋아요를 누르면서 자신을 틱톡 시대의 표상으로 천명했다. 이후 <Rising> <Girls Capitalism> <Girls Never Die>의 뮤직비디오에선 요즈음 청소년들의 하위문화로 일컬어지는 속칭 지뢰계 이미지를 경유하여 가출 청소년, SNS 및 게임 중독
[기획] 트리플에스, 오로지 지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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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의 반대편엔 미래지향형 에스파가 있다. “사건은 다가와 Ah Oh Ay”라며 도래할 미래를 한껏 포용하려는 <Supernova>의 가사를 살피면 방향성의 차이는 더 확실해진다. “우린 어디서 왔나 Oh Ay, 원초 그걸 찾아”라며 언뜻 과거에 시선을 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드는 찰나 이어지는 가사는 “거세게 커져가, 질문은 계속돼”다. 과거의 사건을 짚더라도 그것을 매개로 계속 나아가려는 미래 지향적 벡터가 바로 에스파의 정수다. 애초 ‘광야’라는 세계관 속에서 멤버의 아바타인 ‘ae’(아이)들과 조력자 ‘naevis’ (나이비스) 등 SF 요소를 그룹의 전반적인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녹여냈다. 더하여 전세계 최초의 VR 콘서트인 <링팝: 더 퍼스트 브이알콘서트 에스파>를 극장 개봉하며 다분히 미래파적인 행보를 보여주기도 했다.
기존 세계관의 확장을 목표한다고 밝히며 최근 발매한 정규 1집 《Armageddon》에도 미래를 지시하는 듯한 요소는 한층 풍부
[기획] 에스파, 죽어도 나아가는 초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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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관이란 말이 다소 거창해 보이지만 모두가 알 법한 예시를 들면 단번에 받아들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걸 그룹 뉴진스는 과거지향적이다. 뉴진스의 멤버들이 90년대의 어느 시간을 헤매는 시간 여행자라거나 하는 세계관이 있진 않다. 그럼에도 <Ditto>에 이어 최근 까지 뉴진스엔 시기 미상의 아련한 과거 혹은 90년대의 청춘, 뉴트로, Y2K 같은 수사가 함께했다. 저화질의 캠코더 영상에서 교복을 입고 춤추던 <Ditto> 뮤직비디오 속 소녀들의 모습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동했겠으나 뉴진스의 전략은 더 전방위적이고 섬세하다. 80~90년대 유행한 음악 장르의 소스를 기반으로 곡을 만든다거나, 단독으로 출시한 소통 애플리케이션 ‘포닝’에 피처폰 이미지를 활용해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외에도 더 감각적인 톱니바퀴들이 뉴진스의 시간관을 만든다.
뮤직비디오의 도입부, 플레이어에 비디오테이프가 하나둘 꽂히고 나면 뉴진스 멤버들은 카메라를 들고 서로의 얼굴을
[기획] 뉴진스, 과거를 바라보는 캠코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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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는 작품인가? 상품인가? 감독의 역할은 무엇인가? 뮤직비디오를 작품으로 보지 않는다면 음악을 팔기 위한 포장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신우석 감독, <씨네21> 1392호) 뉴진스의 <Ditto> <OMG>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신우석 감독이 뮤직비디오의 의미에 관해 던진 질문이었다.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특정 예술의 가치에 대해 뚜렷한 정답을 내리긴 어렵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일련의 4세대 K팝 걸 그룹의 뮤직비디오는 시청각적 아름다움과 각 그룹 고유의 세계관을 표현하던 결과를 넘어 그룹 특유의 ‘시간관’을 드러내며 뮤직비디오가 엄연한 작품임을 입증했다. 세계관은 음악, 앨범, 뮤직비디오, 글 매체 등 각종 시청각 콘텐츠에서 거시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그룹 고유의 서사성을 뜻했다. 그러나 서브컬처의 일종이었던 K팝이 한국의 주류문화이자 세계 단위의 문화산업으로 거듭났고, 세계관으로의 진입장벽은 점차 높아졌다. 여기서
[기획] 세계관에서 시간관으로, 4세대 K팝 걸그룹의 뮤직비디오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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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기간 작업해오던 영화를 마침내 세상에 선보이게 됐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 매일 생각이 달라진다. (웃음) <원더랜드>의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건 2016년 정도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완성하기까지 2~3년, 작품 준비하는 데 2~3년이 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맞물려 촬영 및 후반작업이 엄청 길어졌다. 한달 동안 새롭게 편집해도 다시 보면 예전 버전이 나은 것 같고, 발전이 명확히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다 다시 뒤로 가고, 일부분은 포기하기도 하는 과정이 동반됐다. 개봉 전주까지 계속 음악을 바꾸고 사운드를 믹싱했기 때문에 영화가 공개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기쁘다. 한편으로 나는 이 이야기가 재밌는데, 과연 다른 사람도 재밌어할까라는 걱정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크게 들었다.
- 어떤 점 때문에 그렇게 걱정이 되나.
= 나로서도 질문이 많은 영화였다. 그리워한다는 것은 뭘까, 그리워하는 상대를 만나는 게 정말 좋을까, 어떤
[인터뷰] 알기 위해 믿는 것일까, 믿기 위해 아는 것일까, <원더랜드> 김태용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