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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리 위 미스드 유> Sorry We Missed You
켄 로치 / 영국 / 2019년 / 100분 / 아이콘
‘아이콘’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처음 선보이는 섹션으로, 지역 구분을 뛰어넘어 거장 감독의 신작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필두로 모흐센 마흐말바프, 아그네츠카 홀란드, 올리비에 아사야스, 브루노 뒤몽, 구로사와 기요시 등의 신작을 선보인다. 아이콘 부문의 첫 번째 추천작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2016년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켄 로치의 신작이다. 수년 전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최근 강력한 정서적 파급력을 지닌 영화들을 연달아 만들고 있다. 영국을 대표하는 사회파 감독 켄 로치의 영화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는 건 그의 주요 관심사인 자본주의 사회 구조의 폐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쏘리 위 미스드 유>는 남자주인공 리키가 택배회사에서 임시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한 뒤 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①] <쏘리 위 미스드 유> <배신자> <파이어 윌 컴> <야구소녀> <커밍 홈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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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가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연초부터 대대적인 조직, 인사, 프로그래밍 개편을 실시한 부산영화제인 만큼 올해의 영화 축제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카자흐스탄 감독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리사 타케바의 <말도둑들. 시간의 길>을 개막작으로 임대형 감독이 연출한 폐막작 <윤희에게>에 이르기까지 85개국 303편의 영화를 소개할 24회 부산영화제는 프리미어 상영작을 역대 최다로 선보이고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영화를 포용하는 등 시대에 발맞춘 변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제의 주요 행사 프로그램이 해운대 비프 빌리지를 벗어나 영화의전당과 남포동, 부산시민공원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는 점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씨네21>은 영화제 개막에 앞서 상영작을 미리 관람한 뒤 20편의 추천작을 엄선했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의 도시, 부산의 초상 ① ~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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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올레 tv 한국영화의 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올레 tv가 가장 사랑한 배우’로 선정된 배우 조진웅과 관객과의 만남이었다. 배우 조진웅이 기록한 역사가, 곧 한국영화 100년 역사를 더 풍성하게 해주었다.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로 스크린 데뷔부터 15년이 흐른 지금까지 배우 조진웅의 필모그래피 역사를 따라간 아주 특별한 만남이었다. 오는 10월, 신작 <퍼펙트맨> 개봉을 앞두고 바쁜 일정 가운데 참석한 조진웅 배우는 “아직 신인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서 이런 자리가 쑥스럽다”고 말했지만, 현장 객석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진솔한 답변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광대’라는 말로 배우 조진웅의 철학을 설명해왔다. 최근 <광대들: 풍문조작단>을 통해 그 철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기도 했는데.
=스코어를 떠나 내겐 아주 예쁜 영화다. 조진웅도 12세 관람가 영화를 할 수 있구나를 보여준. (웃음) 배우
'올레 tv가 가장 사랑한 배우' 조진웅 토크쇼 - 여전히, 신인의 마음으로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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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김도산 감독의 <의리적 구토>가 나온 지 올해로 100년. 올 한해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또 하나의 의미 있는 행사를 소개한다. 여름의 끝자락인 지난 8월 30일, 덕수궁 길에 위치한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올레 tv 한국영화의 밤’이 열렸다. 1928년 건립된 ‘정동 1928’의 역사만큼이나 100년의 한국영화를 돌아보기에는 더없이 어울리는 고풍스러운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행사는 올해로 100년을 맞은 한국영화의 탄생과 발전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100년을 응원하기 위해 KT가 주최했다.
프라이빗 파티’ 컨셉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250여명의 IPTV 고객이 자리를 함께했다. KT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 구현모 사장은 “IPTV와 한국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국영화 발전이 IPTV의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했고, IPTV 역시 건전한 영화 콘텐츠 생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올레 tv 한국영화의 밤'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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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해외 영화제 등에서 화제가 됐던 김보라 감독의 데뷔작 <벌새>가 오랜만에 한국 독립영화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쉽지 않았던 제작 환경 속에서 쉽게 타협하지 않고 고민하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 <벌새>는 1994년이라는 배경을 지닌 영화이지만 쉽게 말해 상업영화의 화법을 지닌 영화가 아니다. 요즘 관객에게도 다소 낯선 리듬과 시선을 지닌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김보라 감독을 비롯한 <벌새> 제작진이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고민과 각오를 거쳐 완성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배우 캐스팅 과정에서부터 마지막 후반작업에 이르기까지 김보라 감독과 한마음 한뜻이 되어 영화의 완성을 함께했던 스탭들이 들려주는 <벌새> 제작기를 읽고나면, 영화 요소요소에 더욱더 큰 애정이 생겨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나 그리고 둘>을 레퍼런스 삼아
“잠시 잊고 있었던 영화적인
<벌새>의 1994년은 어떻게 탄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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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가을 부산국제영화제 <벌새> 상영관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은 관객의 기쁨으로 환했다. 나도 재회의 행복을 누린 한 사람이었다. 객석의 우리는 서로를 몰랐지만, 이 소녀를 알고 있었다. 나는 은희(박지후)가 사는 동네 친구들과 고등학교를 다녔고 영지 선생님(김새벽)과 비슷한 학번의 대학생이었다. 노스탤지어의 뽀얀 필터에 기대지 않은 김보라 감독의 담대한 데뷔작은, 불특정 다수의 내밀한 기억을 깨워 서로 손뼉을 마주치며 공동의 역사로 합류하도록 만들었다. 1980, 90년대가 한국영화의 회고 영역에 들어온 지는 오래다. 그러나 <벌새>는 흔히 좌절과 환멸을 거쳐 자폭으로 이어지는 남성감독들의 성장 서사와 다른 궤적을 그린다. 예컨대 내 또래 여자아이들에게 광주의 소문과 최루탄 가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제5공화국 청문회는 사회적 자아를 깨뜨리고 형성한 중대한 사건이자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여성주체의 사적 서사를 역사적 모눈 위에 그려낸 영화는 문학작품에
<벌새>로 비상한 김보라 감독을 다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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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결정하다. 여성감독들의 시각’(Self-determined. Perspecti ves of woman filmmakers).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 회고전이 내건 슬로건이다. 이 회고전에서는 동독, 서독, 통일 독일 시기에 등장한 주목할 만한 독일 여성감독들의 작품들이 소개돼 화제였다. 베를린영화제 회고전 부문에서 독일 여성감독들의 장편영화가 이처럼 집중 조명된 건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큐레이션이 가능했던 건 프로그램을 기획한 라이너 로터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독일 독립영화를 소개하고 영화학도들의 작품을 보관하는 도이체 키네마테크 수장인 그는, 독립영화 부문에서 특유의 개성을 선보여왔던 여성감독들에 일찌감치 주목하고 있었다. 또 독일영화사박물관에서 15여년간 근무해온 그의 경력은 보다 긴 호흡으로 여성감독들의 연대기를 정리할 수 있게 했다. 한국영상자료원 ‘독일여성영화감독전’의 공동 큐레이션을 맡아 독일 여성감독의 영화 12편을
[독일여성영화감독전②] 라이너 로터 도이체 키네마테크 원장 - 제작 현장에서 활약하는 여성 영화인의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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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동독영화주식회사(DEFA)의 촉망받는 감독이었던 지빌레 쇠네만은 더이상 자신이 원하는 영화를 만들 수 없게 되었다. 고심 끝에 서독으로 이주 신청을 한 쇠네만 감독에게 돌아온 건 ‘국가안전교란죄’라는 죄목과 감옥에서의 삶이었다. 다큐멘터리 <잠금된 시간>은 지빌레 쇠네만 감독의 시간 속에서 영원히 닫혀버린, 1985년의 몇달과 통일 이후 독일 사회의 풍경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그는 베를린장벽이 무너지자 동독으로 돌아가 ‘잠금된 시간’ 동안 만났던 사람들을 수소문한다. 감방 동기, 교도관, 판사, 영화인, 변호사. 쇠네만은 과거에 자신이 경험했던 부당한 처사에 대한 답을 구하려 하지만, 통일 이후 그들은 이미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아이러니를, 쇠네만 감독은 자신의 진솔한 경험담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와 혼란을 응시하고, 이를 자기만의 프레임으로 바라보며 ‘시네마 베리테’를 실천한 독일 여
[독일여성영화감독전①] <잠금된 시간> 지빌레 쇠네만 감독 - 영화는 좁은 방에 갇혀 있던 나를 세상 속으로 꺼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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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도 매혹적인 독일 여성감독들의 영화를 만났다. 지난 8월 20일부터 9월 1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에 위치한 시네마테크KOFA에서는 “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독일여성영화감독전”(이하 독일여성영화감독전)이 열렸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분단 시절부터 통일 독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독일 여성감독들의 연출작 12편이 상영됐다. 기획전이 열리는 동안 한국영상자료원을 찾은 독일 영화인들이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주한 독일문화원과 함께 기획전의 프로그래밍을 주도한 라이너 로터 도이체 키네마테크 원장, 상영작 <잠금된 시간>을 연출한 독일 여성감독 지빌레 쇠네만이 그들이다. 독일영화계의 다양한 위치에 몸담으며 독일 여성감독의 역사를 목도해온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미지의 영역에 있는 듯 보였던 독일 여성감독들의 작품 세계에 한발 다가선 느낌이었다.
[스페셜] 독일여성영화감독전에서 만난 사람들 ①~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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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이다.” 박광수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피치&캐치의 10주년을 기념하는 토크 행사를 열며 이런 소개를 덧붙였다. 피치&캐치는 극영화 부문 기획·개발 프로젝트 지원, 다큐멘터리 부문 제작 지원을 통해 지난 10년간 괄목할 만한 제작 성공률을 증명해왔다(극영화 <벌새> <히치하이크> <차이나타운>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 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 <야근 대신 뜨개질> <반짝이는 박수소리> 등). 올해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대화가 필요해: 여성영화 지원에 대해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이라는 주제로 9월 2일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6관에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해 지난날의 성과와 향후 지향점을 모색하는 열띤 교류의 시간을 펼쳤다. 피치&캐치를 통해 제작된 극영화 <해빙>의 이수연 감독
[서울국제여성영화제③]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캐치 10주년 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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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상창작집단 바리터가 30주년을 맞았다. 여성주의의 영화적 실천을 표방하며 1989년부터 1992년까지 활동한 바리터는 <작은 풀에도 이름 있으니>(1990), <우리네 아이들>(1990) 같은 작품을 통해 여성 노동자의 삶을 기록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이자 <거류>(2000), <경>(2009),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2017) 등을 만든 김소영 감독, <낮은 목소리> 시리즈와 <밀애>(2002), <화차>(2012) 등을 만든 변영주 감독 등이 주축 멤버였다. 지난 9월 1일, <작은 풀에도 이름 있으니> 상영 이후 ‘바리터 30주년의 의미를 말하다’ 스페셜 토크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작은 풀에도 이름 있으니>를 연출한 김소영 감독, 촬영을 맡은 변영주 감독, 시나리오를 쓴 서선영 작가, 도성희 베이징연예전수학원 교수, 권은선 서울국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②] 여성영상창작집단 바리터, ‘바리터 30주년의 의미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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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동시다발적으로 점화된 ‘장학썬’(고 장자연 배우, 김학의, 버닝썬) 사건은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 ‘유흥문화’에 대한 논의를 다시 점화시켰다.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마련한 쟁점포럼 ‘선을 넘은 남자들, 벽을 깨는 여자들: 룸, 테이블, 클럽의 성정치’ 역시 이 문제를 다각적으로 살펴보고자 한 자리였다. 8월 31일 오후 1시부터 상암동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 김주희 서강대학교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배주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황유나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진행은 권김현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 참여한 황미요조 영화연구자, 이영재 성균관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에 이어 관객이 던진 질문에 세 발표자가 답을 하며 논의를 확장하는 시간도 가졌다. 세 발제자의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포럼 현장에서 오간 이슈를 재구성했다.
'버닝썬 게이트'와 ‘테이블’의 성경제
-김주희 서강
[서울국제여성영화제①] 쟁점포럼 ‘선을 넘은 남자들, 벽을 깨는 여자들: 룸, 테이블, 클럽의 성정치’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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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간에 의미 있는 토크 행사들이 열렸다. 여성주의의 영화적 실천을 표방했던 여성영상창작집단 바리터의 30주년을 기념한 스페셜 토크 ‘바리터 30주년의 의미를 말하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제작 지원 프로그램 피치&캐치의 10주년을 돌아보는 라운드테이블 ‘대화가 필요해: 여성영화 지원에 대해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 한국 사회의 유흥문화를 돌아본 쟁점포럼 ‘선을 넘은 남자들, 벽을 깨는 여자들: 룸, 테이블, 클럽의 성정치’가 그것이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는 결국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한국에서 여성감독으로 산다는 것, 한국에서 여성영화를 만드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기도 하다. 영화제는 폐막했지만,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들을 꼼꼼히 전한다.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스페셜 토크 지상중계 - 한국에서 여성으로 영화를 만들고 본다는 것은 ①~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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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공식 일정을 시작하기 전, 한국의 젊은 페미니스트 세명을 따로 만났다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그분들의 용기가 정말 감명 깊었다. 한국 사회의 부당함에 대해, 대가를 치르며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메갈리아 사이트 이야기가 흥미롭더라. 한국 사회의 여성 혐오가 얼마나 뿌리깊은지에 대해 미러링을 통해 재반박하고 있다는 점, 또 몰래카메라 등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이야기도 충격적이었다. 실망스러웠던건 선진국의 면모를 갖춘 대한민국에서도 아직까지 경제적으로 임금 문제에 있어 여성들이 동일한 노동에 대한 임금을 남성과 똑같이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점은 좀 후진적이고 실망스럽지 않았나 싶다.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영 페미니스트’들의 노력은 낙관적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한국 남성들 또한 여성과의 대화에 더욱 참여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에서는 ‘탈코르셋 운동’(사회적으로 강요되는 여성성에 대한 저항으로 메이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법과 제도, 정책만큼 개인의 태도와 인식, 문화도 바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