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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잃은 남자의 복수극, 인공지능을 이식한 남자의 두려움과 고뇌. 블룸하우스의 첫 번째 SF 액션 <업그레이드>를 설명하는 문장들이다. 이 영화는 간결하고 독창적이며 기발하다. 무엇보다 깔끔하게 딱 떨어진다. 설정과 소재는 이미 여러 차례 영화화되었던 아이디어지만 익숙한 이야기도 어떻게 변주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흥미로워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아니나 다를까 500만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이미 북미에서만 두배가 넘는 수익을 거뒀고, 복합문화페스티벌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2018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전형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재미있는, 장르 본연의 매력에 충실한 영화 <업그레이드>를 소개한다.
1. 블룸하우스의 첫 번째 SF 액션
블룸하우스는 영리하다. 블룸하우스는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를 시작으로 <인시디어스> 시리즈, 최근 <겟 아웃>(2017)과 <해피
블룸하우스의 첫 SF 액션 <업그레이드>의 매력 키워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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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라 오 Sandra Oh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흥행으로 대표되는 아시아계 배우의 활약은 올 초에 이미 캐나다 출신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에 의해 예고된 바 있다. <그레이 아나토미>로 에미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5번 노미네이트됐지만 수상을 한 적은 없던 그가, 아시아계 배우로는 역대 최초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면서 에미상의 역사를 새로 썼기 때문이다. <BBC 아메리카> 드라마 <킬링 이브>에서 샌드라 오는 조디 코머가 분한 사이코패스 암살자 빌라넬의 뒤를 쫓는 MI5 요원 이브 폴라스트리를 연기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주인공일 리는 없는데, 그렇다고 어리고 핫한 소녀 캐릭터일 리도 없고, 도대체 어느 부분이 내 거지?”라고 고민했다던 그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살려냈다. <버라이어티>는 “이브는 정확한 코미디 연기 타이밍까지 요구되는 매우 복잡한 역할이며, 샌드라 오는 모든 면을 파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여성 극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⑦] 샌드라 오·아콰피나·쿠마일 난지아니 -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아시아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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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조 John Cho
“아시아계 미국인이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은 할리우드에서는 혁명적 사건이었다.” <해롤드와 쿠마>(2004) 개봉 당시 존 조가 한 말이다. 한국계 미국 배우와 인도계 미국 배우를 투톱으로 기용해 흥행에 성공한 코미디영화 <해롤드와 쿠마>는 아시아계 미국 배우들의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작품 중 하나다. 이후에도 존 조는 종종 ‘혁명적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오디션을 거쳐 <스타트렉: 더 비기닝>(2009)에 1등 항해사 술루 역으로 승선한 일이나, 최근 2~3년 사이 백인 중심의 할리우드에 대한 비판이 계속될 때 아시아 배우도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전개된 SNS상의 캠페인 “존 조를 주연으로”(#StarringJohnCho)의 주인공이 된 일까지. 존 조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긍정적 초상으로서 독보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제34회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한국계 미국인 가정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⑥] 존 조·켄 정·랜들 박·올리비아 문 -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아시아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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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버틀러 Ross Butler
“네가 외로움을 느끼기는 해?” 넷플릭스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1에서, 주인공 한나는 학급 동료 잭 뎀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서글서글한 성격과 우월한 신체 조건을 가진, 교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운동선수. 이것이 극중 잭 뎀시의 이미지다. 하지만 원하는 건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던 잭의 단순하지 않은 내면을 풍성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성취다. 그건 바로 배우 로스 버틀러(위 사진 왼쪽)의 안정적인 연기력 덕분이다.
1990년생으로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미국 버지니아에서 자란 로스 버틀러는 영국·네덜란드인의 피를 이어받은 아버지, 중국·말레이시아계 어머니를 두었다. 아시안계 미국 배우로서 그의 장점은 독보적인 피지컬이다. 너드와 무술인, IT 전문가 등 여전히 아시아계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협소한 할리우드에서, 우월한 신체적 조건을 가진 로스 버틀러는 <루머의 루머의 루머>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⑤] 로스 버틀러·민디 캘링·콘스탄스 우 - 할리우드가 사랑하는 아시아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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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라 오, 존 조가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아시아계 배우들의 좋은 본보기라면, 여기 꽃길을 기대해도 좋을 재능 많은 라이징 스타들도 대거 존재한다. 개봉했다 하면 전세계적으로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는 블록버스터영화에 출연하는 것만큼 신인배우들에게 좋은 기회는 없다. 베트남계 미국 배우 켈리 마리 트랜이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에 출연한 경우만 보아도 그렇다. 저항군 엔지니어 로즈 역을 맡아 핀(존 보예가)과 멋진 호흡을 보여준 켈리 마리 트랜은 사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주요 배역을 맡은 첫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재 제작 중인 <스타워즈 에피소드9>에서도 그녀를 만날 수 있다. 한국인 어머니와 프랑스계 러시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자란 폼 클레멘티에프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2017)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로 일약 스타가 됐다. 더듬이를 달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④] 할리우드의 미래가 될 아시아계 라이징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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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 할리우드에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성공에 힘입어 추진력을 얻어 진행 중이거나 그 이전부터 기획에 들어간 아시아계 배우 주연의 프로젝트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2020년 3월 27일 개봉을 목표로 촬영 중인 <뮬란>이다. 디즈니가 <뮬란>의 실사영화 제작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캐스팅 과정에서 ‘화이트워싱’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올라와 서명자가 1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는데, 1년간 5개 대륙에서 1천여명의 오디션을 거친 결과 중국 배우 유역비가 캐스팅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외에도 견자단, 이연걸, 공리 등 아시아의 대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소니픽처스가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위시 드래곤>도 아시아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천일야화 속 지니 이야기를 재해석한 이야기로, 콘스탄스 우, 성룡, 나타샤 리우 보디조, 지미 웡,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③] <뮬란> <베놈> <아쿠아맨>… 아시아계 배우의 활약이 기대되는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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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와 <서치>에 대한 영미권 매체들의 반응이 다소 호들갑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감독들이 아시아계 배우들을 주·조연으로 캐스팅해 어떤 선입견도 포함되지 않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하게 되기까지의 역사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현재 아시아계 영화인들에 쏟아지고 있는 뜨거운 응원과 지지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할리우드의 지난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무비 스타가 된 아시아계 배우는 아마도 일본 출신의 하야카와 셋슈일 것이다. 무성영화 시대의 빅 스타였던 그는 아시아 남성 중에서 할리우드의 첫 섹스 심벌로 평가받는다. 20세기 초 하야카와가 백인 여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자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당시의 미국 사회에는 큰 파장이 일어났다고 한다. 1918년 하야카와 셋슈는 영화사 하워스 픽처스를 설립해 아시아계 영화인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하던 당시의 미국영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②] 할리우드 아시아계 배우들의 역사, 1920년 하야카와 셋슈 ~ 2018년 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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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배역진이 아시아계 배우들로 캐스팅된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관객과 만난 일이 1993년 웨인 왕 감독이 연출한 <조이럭 클럽> 이후 무려 25년 만이라고 한다. 지난 8월 15일, 북미에서 개봉해 첫주 흥행 수입으로 35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당당하게 1위로 개봉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그저 ‘슬리퍼 히트작’이라고 부르기에는 사회·문화적으로 복잡한, 그래서 설명이 필요한 흥행작이다. 영화는 개봉 둘쨋주 주말 동안 2500만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이며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흥행과 그로부터 만들어진 다양한 대화와 캠페인을 바라보며 영화를 연출한 존 추 감독(<나우 유 씨 미> 시리즈, <스텝업2: 더 스트리트>)은 이렇게 말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영화(movie)가 아니라 하나의 움직임(movement)이다.” 견고한 유리천장과 대나무천장(Bamboo Ceiling)으로 가로막혔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할리우드 흥행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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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어거스트.’(Asian August) 미국인들은 2018년 8월을 이렇게 부른다. 거의 모든 역할에 아시아계 배우들을 캐스팅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2주째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고, 존 조를 비롯한 한국계 미국 배우들의 대거 출연으로 화제가 된 스릴러영화 <서치>가 8월 31일에 개봉하며(한국 개봉이 미국보다 더 빨랐다), 10대 아시아계 배우들이 출연하는 넷플릭스의 신작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아시아계 영화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브먼트는 아시아계 가족을 조명한 영화 <조이럭 클럽>(1993)과 시트콤 <올 아메리칸 걸>이 대중을 만났던 1990년대 중반의 시기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영미권 미디어의 관심이 아시아계 영화인들에게 다시금 향하기까지 무려 25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는 걸 모두가
#AsianAugust, 아시아계 배우들의 활약이 시작됐다 ① ~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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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상실은 부모에게 어떤 크기의 고통일까.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는 물에 빠진 또래 소년을 구하고 죽은 아들 은찬의 부모 성철(최무성), 미숙(김여진)과 그 ‘희생’으로 살아남은 기현(성유빈)의 아이러니한 만남을 따라가는 영화다. “그 자식이 아니면 우리 은찬이 죽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아내의 원망에 남편은 “내가 물놀이 가라고 허락했다”고 한다. 뼈아픈 희생 속, 잘못은 누구에게 있을까를 끊임없이 되묻고 후회하는 과정의 연속. 질타와 원망 그리고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시간들을 통해 되묻는 속죄와 용서라는 질문 속에서도 영화는 ‘살아남은’ 작은 불씨, 살아가야 할 희망을 끝내 놓치지 않는다.
누군가가 대신 재단할 수 없는 크기의 아픔을 그려내야 하는 이 영화의 표현력은 이미 부산국제영화제(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수상), 베를린국제영화제, 우디네극동영화제(화이트 멀베리상 수상) 등을 통해 호평받았다. 최무성과 김여진. 두 배우는 사건의 객관적 시선이
<살아남은 아이> 배우 최무성·김여진 - 슬픔을 안고 ‘함께’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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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나.
=에이전시를 통해 제안이 들어왔다. 뉘앙스 가득한 이야기가 잘 쓰여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화면의 시점이 모두 스크린을 통한다는 사실이 회의적이라 처음엔 거절했다. 그런데 감독과 작가가 계속 연락을 해왔고 한번 만나자고 하더라. 실제로 감독을 만나보니 이 사람이라면 이 모험을 함께해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데이빗 캐릭터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설정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데이빗은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내가 캐스팅 1순위였기 때문에 나를 염두에 두고 한국인으로 설정했다고 들었다. 감독과 프로듀서는 이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주인공을 유색인종으로 정했는데, 어릴 때 보고 자란 영화에 자기 같은 사람이 주인공인 적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했다.
-상업영화의 주연으로 아시아계 배우가 캐스팅되는 일은 거의 없다. 한때 #StarringJohnCho 캠페인이 그런 상황을 꼬집기도 했는데, 실제로 주연
<서치> 배우 존 조, "이민자 사이의 유대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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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단편영화였다고 들었다. 장편으로 아이디어를 펼치는 일이 어렵지 않았나.
=영화의 플롯은 그대로 둔 채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방법으로 이야기를 더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딸의 컴퓨터를 통해 딸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는 설정은 그대로 둔 채 이야기를 길게 전개하기 위해 둘의 관계에 집중했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 몽타주를 배치해 관객과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멘털 게임을 하는 동시에 감정게임을 할 수 있게 했다.
-시나리오가 상세해야만 했을 것 같다. 영화 촬영이나 편집에 있어서 성공적으로 준비했다고 생각하나.
=성공적인지는, 내가 아니라 관객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장면을 사전에 철저하게 계획해둔 것은 사실이다. 왜 이 장면에서 이 카메라가 쓰였는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필요했다. 이건 정말 미친 계획이었다. (웃음)
-촬영에 얼마나 많은 종류의 카메라가 사용됐나.
=대략 12가지 정도가 사용됐다.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보이며) 이 휴대폰이 어떤
<서치> 아니시 차간티 감독, "성공적인지는, 내가 아니라 관객이 평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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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댄스영화제의 발견이자 지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한 화제의 작품, <서치>가 8월29일 개봉한다.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의 고군분투를 다룬 이 영화는 오직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전개하는 참신한 스타일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흡인력 있는 전개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감독 아니시 차간티의 장편 데뷔작인 <서치>는 올해 28살이 된 이 젊은 미국 감독의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우리가 <서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짚어보았다. LA에서 만난 아니시 차간티 감독과 주연배우 존 조의 인터뷰는 이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선댄스영화제 #화제작
<겟 아웃>(2017), <위플래쉬>(2014),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2013)와 <500일의 썸머>(2009)…. 미국을 대표하는 독립영화제, 선댄스는 지금 현재 할리
<서치>가 서스펜스를 연출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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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웅 대표는 통합 마케팅 회사이자 미디어 콘텐츠 회사 LH를 이끌다가 2016년 키위미디어그룹의 대표이사가 돼 본격적으로 영화, 음악, 공연을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사업을 시작한다. 음악사업은 작곡가 김형석이 맡고, 공연사업은 음악감독 박칼린이, 영화사업은 <터널> <끝까지 간다> <최종병기 활> 등을 제작한 BA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프로듀서가 총괄한다. 키위미디어그룹은 사업 첫해 <범죄도시> <기억의 밤> <대장 김창수> 세편을 투자·배급했는데, 이중 <범죄도시>가 홈런을 날리면서 신생 투자·배급사로서 시장에 확실히 이름을 각인시켰다. 사람을 중시하고 크리에이터를 존중한다는 정철웅 대표는 경영인의 마인드로 영화시장을 진단하고 분석했다. 그의 시각에선 영화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시장이 무궁한 가능성의 세계인 듯했다. 새롭게 영화 투자·배급 사업에 뛰어든 정철웅 대표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LH라는
[새로운 자본의 시대③] 정철웅 키위미디어그룹 대표, “투명하고 정직한, 제작자 중심의 회사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