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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니페스트2020의 대상 ‘인디의 별’을 따낸 주인공은 스톱모션애니메이터 김강민 감독이다. 현재 미국 LA에서 프리랜서 애니메이터로 활약 중인 김강민 감독은 애니메이터 겸 그래픽디자이너로 생업을 유지하는 가운데 짬짬이 시간이 날 때마다, 결과적으론 3년 남짓한 터울로 단편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신작 <꿈>은 그동안 만든 네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사적이고도 솔직한 애니메이션이다. “별일 없지?” “아무 일 없는데. 왜, 엄마 무슨 꿈 꿨어?” 누구나 한번쯤 나눠봤음직한 대화로 시작하는 <꿈>은 중요한 순간마다 꿈을 꾸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슴꽃>으로 2016년 자그레브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스페셜 어워드를 수상했고, 2018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트레일러를 제작하기도 한 김강민 감독은 올해 인디애니페스트2020 대상을 받고서도 여전히 겸손하게 “배우는 중”이라고 답했다.
-대상 축하드린다.
=한국 단편애니메이션 작가들은 나날이 성장 중
[영화제는 멈추지 않는다④] 보호막이자 족쇄 같은 느낌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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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8회를 맞은 디아스포라영화제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예년과 같은 5월이 아닌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인천 아트 플랫폼 대신 CGV인천연수점에서 영화제가 진행된 것이다. 이혁상 프로그래머는 “영화제가 열린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주일 전만 해도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나 철저한 방역 속에 영화 상영만 진행하는 방식으로 영화제를 열게 됐다.” 영화관 입구에 전신 소독기를 배치하고 좌석간 거리두기 방침을 꼼꼼히 지키는 등 관객이 안전한 공간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관계자 모두 심혈을 기울였다.
“뉴노멀 시대에 어떤 형식으로 영화제를 개최해야 할까.” 온라인, 오프라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앞서 개최한 영화제들을 보며 이혁상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의 역할과 의미에 관해 다시 생각해봤다. “대중이 함께 영화를 보며 감상을 나누는 것이 시네마의 본질적인 의미라 생각한다. 또한 여전히 그런 장이 형성되기를 바라는 관객을 보며 오프라인
[영화제는 멈추지 않는다③] “소수자들의 삶을 가시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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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을 기록한 김환태 감독의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 금기에 도전>(이하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이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최우수 한국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는 평화주의자·반군사주의자로 구성된 시민 단체 ‘전쟁없는세상’을 중심으로 펼쳐진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이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담은 작품이다. 다큐에 등장하는 임재성 변호사와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은 어느새 한국 사회에서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는 사회운동가로 성장했다.
-18년 동안 양심적 병역거부란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천착했다.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처음 알게 된 게 2002년 1월3일이다. 2001년 11월에 불교신자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오태양씨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태양이 친구가 다큐 이야기 멤버 중 한명이었다. 2003년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게 탄생했다.
[영화제는 멈추지 않는다②] 한국 사회의 모순이 다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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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는 10월21일부터 30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코로나19로 인한 미증유의 위기 앞에 부산영화제의 선택은 단호하다. 바로 영화제의 기본, 좋은 영화와 관객과의 만남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개·폐막식은 물론 무대인사, 오픈토크를 비롯한 일체의 야외 행사를 취소하고 오롯이 영화 상영에만 집중한다. 해외 영화 관계자 초청이나 리셉션 및 파티도 없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비프 포럼 등 가능한 행사들은 모두 온라인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영화제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은 극장 상영이다. 물론 오프라인 상영 역시 쉽진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상영관을 영화의전당 5개관에 한정함에 따라 상영 영화도 68개국 192편으로 대폭 축소했다. 평균 300편의 영화를 2~3회가량 상영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영화당 1회 상영만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총력을 집중한 만큼 그 내실은 만만치 않다. 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특집, <씨네21>의 추천작 23편과 올해의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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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이혼 그 후. 갈등의 불길은 진화되었으나 각자의 상처를 돌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침묵만이 내려앉은 와해의 풍경 속에서, 영화과 졸업을 앞둔 23살의 젊은 감독은 자신이 통과해야 할 첫 번째 창작의 관문을 직감했다.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이하 여성영화제) 아시아단편경쟁 부문에서 최우수상, 관객상을 수상한 백지은 감독의 <결혼은 끝났다>는 감독의 부모와 오빠, 그리고 두 이모와의 대화를 경유해 파경의 진실을 들추어내는 다큐멘터리다. 연애 기간까지 포함해 부부가 함께한 시간은 26년. 두 사람의 사이는 암 수술을 마친 백 감독의 할아버지가 장남의 집에 머물렀던 단 3개월 만에 급속도로 무너져내렸다. 가장이 외출한 사이,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갈등(“아침에 밥만 차려주는 데 뭐가 그리 힘드냐”, “할아버지가 발가벗고서 나한테 자기를 씻겨달라고 하셨어”)은 점점 극으로 치달았다. 백 감독의 어머니가 더이상의 노동을 거부한 바로 그날. 할아버지는 원인
[영화제는 멈추지 않는다①] 결혼이 노동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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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영화계에선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내외 수많은 영화제들이 일정 연기에 연기를 번복하고 결국 영화제를 취소한다는 안타까운 소식까지 전해온 것이다. 온오프라인 상영을 병행하는 등 안전한 관람을 위한 관계자들의 다각도의 모색도 이어졌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알기에, 각고의 노력 끝에 힘들게 막을 올린 영화제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씨네21>은 비슷한 시기에 개최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디아스포라영화제, 인디애니페스트2020의 수상자들과 프로그래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단편경쟁 최우수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결혼은 끝났다>의 백지은 감독,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2:금기에 도전>의 김환태 감독, 디아스포라영화제 이혁상 프로그래머와 인디애니페스트2020 대상 인디의 별 수상작인 <꿈> 김강민 감독이 전한 영화와
[영화제는 멈추지 않는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디아스포라영화제·인디애니페스트2020에서 만난 영화인들 ①~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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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행사 ‘2020 미술주간’이 9월 24일부터 10월 11일까지 개최된다. 올해 6회째를 맞는 미술주간은 전국 7개 권역 30개 도시에서 진행되며, 300여개의 미술관, 화랑, 비엔날레, 아트페어 등이 참여해 일상에서 친숙하게 미술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또한 올해 미술주간은 ‘당신의 삶이 예술’이라는 주제 아래 코로나19 시대에 예술이 주는 치유와 위로의 힘에 주목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미술주간 홈페이지(artweek.kr)에서는 VR과 ASMR 등 새로운 콘텐츠가 제공되고, 미술여행 브이로그를 통해 여행을 떠나는 등 다채로운 온라인 프로그램도 함께 선보인다. 그중 미술주간과 <씨네21>이 협업한 ‘영화로 만나는 미술’ 코너에서는 영화를 통해 쉽고 흥미롭게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여기 있다&g
2020 미술주간과 <씨네21>이 함께하는 '영화로 만나는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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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혁은 학교라는 공간과 유독 인연이 깊다. 모델로 활동하던 그가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은 <후아유 학교 2015>였고, 악동뮤지션의 <Give Love> 뮤직비디오에서는 교복을 입고 여고생이 짝사랑하는 소년으로 등장했다. JTBC의 예능 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는 실제 고등학생들과 학교 생활을 함께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의 한문 교사 홍인표를 연기한다는 건 일견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보였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소원에 따라 학교를 물려받은 뒤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한문 선생님, 마른 데다 자세까지 구부정해 삶에 대한 의욕이라곤 없어 보이는 홍인표는 맑고 건강한 청춘의 이미지로 대변되는 남주혁과 사뭇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삶에 찌든 보통 사람의 얼굴을 한 배우 남주혁의 변화를 처음으로 목도하는 것만으로도 <보건교사 안은영>은 ‘그 다음’ 벌어질 일을 궁금하게 만든다.
교복을 입고
<보건교사 안은영> 한문교사 연기한 남주혁이 학창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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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던 지난 9월24일, 배우 정유미는 한 손엔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 또 다른 손엔 젤리를 쥔 채 인터뷰 장소에 들어왔다. 넷플릭스로부터 출연 제안과 함께 건내 받은 원작 소설은 많은 페이지들이 군데군데 접힌 채 너덜너덜했다. 페이지마다 줄을 친 책을 보니 그가 얼마나 이 책을 신경 써서 읽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던 정유미는 “평소 생각이 많은 편은 아니다. 원작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생각할수록 이야기의 본질이 어렵지 않아 좋았다”며 “이야기의 여러 매력 중에서도 유독 호기심이 생긴 건 은영이가 욕을 하는 대목이었다. 전작을 통틀어 욕을 한 적이 없었다. 소설이라는 큰 울타리가 있었던 덕분에 처음에는 단순하게 접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정유미가 연기한 안은영은 “아무도 모르게 남을 돕는 운명”을 가진 인물이다.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거나
정유미, <보건교사 안은영> 이경미 감독 문자 받고 펑펑 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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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은 사인할 때 원래의 밝을 랑(朗) 대신 늑대 랑(狼)을 쓴다. 죽고 산 것들이 뿜어내는 미세하고 아직 입증되지 않은 입자들의 응집체인 엑토플라즘을 볼 수 있고 퇴치할 수 있는 히어로 이름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필명 같은 본명을 가진 소설가 정세랑은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의 ‘작가의 말’을 이렇게 시작한다. “저는 이 이야기를 오로지 쾌감을 위해 썼습니다.” 주인공 안은영의 이름과 별명(아는 형)은 마지막으로 다녔던 회사의 마케팅팀 대학생 인턴에게 빌렸다. 한문 선생 홍인표는 처음 이 이야기를 단편으로 썼을 때 자문해준 친한 선배 홍승표의 동생 이름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학생 혜현은 바로 전 책의 표지를 그려준 일러스트레이터의 이름으로, 정말 얼굴이 투명해 작중 인물의 별명처럼 젤리 피시(해파리) 같은 면이 있다. 등장인물과 이름 주인과의 매칭이 이렇게 몇번 더 이어진다. 정세랑이 살아온 세계가 <보건교사 안은영>이라
정세랑 작가가 말하는 '보건교사 안은영', 원작 소설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대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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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가 읽은 한국영화사는 한국 남자 영화인들의 역사다. 이영일의 <한국영화전사>(초판 1968년, 개정판 2002년 출간)를 비롯한 영화사 쓰기는 대체로 남성 연구가들에 의해, 남성 감독 계보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박남옥 감독이 한국 최초 여성감독으로서 역사서에 빠짐없이 기록되긴 했지만 바꾸어 말하면 ‘최초’의 의미를 부여할 인물이 아니고선 영화사에서 지나친 경우가 많았다. 2000년 주진숙 한국영상자료원 원장, 임순례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등이 주축이 되어 설립힌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은 20주년을 맞이하여 여성 영화인들의 일과 삶, 영화에 관한 생각을 담은 책 을 제작했다. 이는 2001년 여성문화예술기획,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이 1950년부터 1990년까지 여성 영화인들의 이름과 그들의 활동상을 정리한 에 이은 두 번째 여성 영화인 사전 작업이다. 이 기획은 “사전 형태는 좀 딱딱하니 30년 역사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여성 영화인
[영화하는 여자들의 랜선 토크] 대한민국에서 여성 영화인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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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은 민족 대이동을 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낮아졌지만 방역 당국의 지침은 여전히 이동을 자제하라는 분위기다. 예년보다 집에서 명절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홈시어터 시스템에 관심이 많거나 구매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큰 화면과 풍성한 사운드를 집에서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일 것이다. 소수의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용됐던 홈시어터가 최근 성장하는 이유를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여전히 일반인에게 진입 장벽이 높은 홈시어터 시스템에 입문하는 가이드를 따로 준비했다. <씨네21> 기자들이 추석 연휴 때 볼만한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프라임 비디오 등 OTT 콘텐츠(영화나 드라마) 10편을 소개한다. 그리고 강동원·김보라·김지운·김태용·문소리·박정민·윤종빈·이경미·이제훈·임순례·조성희 등 영화인 29명에게 추천작 세편씩을 각각 받았다.
*남선우 기자의 홈시어터 열풍 리포트 <집과
[스페셜] 집에서 보니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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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 행사 ‘2020 미술주간’(이하 미술주간)이 9월 24일부터 10월 11일까지 개최된다. 올해 6회째를 맞은 미술주간은 전국 7개 권역 30개 도시에서 진행되며, 300여개 미술관, 화랑, 비엔날레, 아트페어 등이 참여해 일상에서 친숙하게 미술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또한 올해 미술주간은 ‘당신의 삶이 예술’이라는 주제 아래 코로나19 시대에 예술이 주는 치유와 위로의 힘에 주목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미술주간 홈페이지(http://artweek.kr)에서는 VR과 ASMR 등을 통해 새롭게 전시를 경험하고, 미술여행 브이로그를 통해 여행을 떠나는 다채로운 온라인 프로그램도 함께 선보인다. 그중 미술주간과 <씨네21>이 협업한 ‘영화로 만나는 미술’ 코너에서는 영화를 통해 쉽고 흥미롭게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폴락> <바스키아> <
2020 미술주간과 <씨네21>이 함께하는 '영화로 만나는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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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 저작권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저작물’의 정의다. 창작자가 인간의 삶과 희로애락에 몰두하는 동안 법과 계약의 문제는 전문가가 처리해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플랫폼의 다양화, 2차 창작물의 대두 등을 통해 저작권 분쟁이 더욱 첨예한 시대가 되었고, 특히 시나리오작가들이 처한 고질적인 문제인 크레딧 표기와 관련해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창작자가 스스로 더 많이, 그리고 정확히 알수록 자신은 물론 동료 창작자들의 권익 증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은 이제 적극적인 배움의 의지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 영화진흥위원회 공정환경조성센터 내 공정법률라운지가 업계로 막 첫걸음을 뗀 시나리오작가들의 집합소, S#1에서 저작권 강의를 열었다.
지난 7월18일 오후, 서울숲 인근에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시나리오작가 양성소 S#1(이하 씬원) 강의실은 저작권 개념을 공부하기 위한 신진
영화진흥위원회 공정법률라운지 특강 ‘영화 창작자를 위한 저작권의 기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