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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잘되는 영화도 있을 거고 성적이 저조한 영화도 있겠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좋은 영화를 만들어 보답하겠다.” (마동석) 지난 6월15일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범죄도시2> 천만 흥행 감사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한 마동석은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범죄도시2>는 <부산행>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에 이어 마동석의 네 번째 천만 영화로 기록됐다. 특히 <범죄도시2>는 그가 주연배우이자 기획, 제작, 각색에도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말하자면 <범죄도시2>의 흥행은 마동석이 좋은 안목을 지닌 탁월한 기획자이자 제작자임을 여실히 증명한 결과다.
마동석이 제작자로서 첫걸음을 내디딘 작품은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지만 오랜 시간 그와 작업해온 프로듀서, 제작자들은 그가 예전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아이템에
마동석의 시네마틱 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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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극장산업의 구원투수는 마블보다 마블리였다.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2>가 6월15일 기준 관객수 1082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돌파하며 지난 2년간 영화계에 팽배했던 극장 위기론에 반기를 들었다. 이는 마동석의 힘인가, 혹은 매력적인 캐릭터 빌드업에 성공한 시리즈물의 저력인가. 소비 시장 전반이 엔데믹 초읽기에 접어들면서 작용한 보복 소비의 수혜라는 해석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던 천만 관객의 고지는 어떻게 달성될 수 있었나. 여기엔 개봉 시기부터 관객의 태도 변화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다.
5월에 천만 영화가 나왔다
2020년 5월 극장 총관객수 153만명. 2021년 5월은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가 개봉했음에도 총관객수 482만명에 그친 점을 생각하면 <범죄도시2>가 2022년 5월 개봉을 고집한 건 다소 무모해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범주를 넓히면 5월은 <어벤져
6개의 키워드로 알아보는 '범죄도시2'의 흥행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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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1351호 특집 ‘극장영화는 어디로 가는가’ 중 관객 대표 4인 대담 기사에서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10년 정도는 천만 영화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 “수용자들의 눈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감독들의 작품이 개봉할 때 흥행 몰이를 하면 1년 내에 천만 영화가 다시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얘기가 오갔다. 코로나19 이후 첫 번째 천만 영화는 정확히 두달 후 탄생했다. 그것도 신인감독의 연출작이다. 마동석, 손석구 주연의 <범죄도시2>가 개봉 25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5주차에도 박스오피스 2위를 지키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팬데믹과 OTT의 인기로 극장 위기론이 팽배했지만 <범죄도시2>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이끌었다. 때문에 <범죄도시2>의 성공은 단지 단일 영화의 그것이 아닌, 팬데믹 이후 영화계를 전망할 수 있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씨네21
천만 관객 돌파한 '범죄도시2' 제작자 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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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희 소설가로서 처음 이창동 작가를 뵌 것은 1980년대고 영화판에 넘어온 감독님을 뵌 건 1993년이에요. <그 섬에 가고 싶다> 현장이었죠.
이창동 촬영은 1992년이에요. 그때 촬영장에 오셨어요. 기자들을 불러서 촬영장을 공개하는 관습이 있었어요. 저는 조감독이고 새까맣게 타고 메가폰을 들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연민의 눈으로 저를 바라봤어요.(웃음) 나중에 기사에 썼던가 누구한테 얘기를 했던가, 현장에서 제가 조감독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삶의 회의’를 느꼈다고….
조선희 아이, 감독님 좋은 거 느꼈어요.(좌중 웃음) 감독님이 조감독이셔서 박광수 감독이 “슛 들어간다”라고 하면 확성기를 들고 “뒤에 좀 조용해주세요!” 이런 일을 하고 계셨어요. 근데 너무 열심히 하고 계시더라고요. 거기서 제가….
이창동 아, 삶의 비애!(좌중 웃음)
조선희 아, 삶의 비애! 박광수 감독이 이창동 감독님에게 영화를 하라고 제안하셨다고 해요. 감독님은 박광수 감독
이창동 감독 X 조선희 작가 대담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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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조선희 <버닝>이 감독님 영화에서 명백하게 변곡점인 것 같아요. 이창동 감독이 이젠 다른 방식으로 갈 수도 모르겠다는 인증을 남긴 작품인 것 같습니다. <시>가 2010년 작이고 그 다음 작품인 <버닝>이 2018년 작입니다. <버닝>을 찍기까지 8년 동안의 침묵이 절치부심의 과정이었을 텐데요. 그 침묵 속에 풍부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요. 8년 동안 뭘 하셨는지 얘기 좀 해주세요.
이창동 8년간 영화를 준비했죠. 엄밀하게 말하면 7년인데요. <버닝>을 2017년에 찍었고 2016년에 영화를 준비했는데 1년 연기됐어요. <버닝>을 만들기 전까지가 7년 정도 걸린 거죠. 그 기간에 <심장소리> 토대가 됐던 장편을 준비했었어요. 그리고 또 다른 노동자 이야기도 있었거든요. 또 완전히 다른 장르물에 가까운 이야기도 있었고요. 거의 시나리오 단계까지
이창동 감독 X 조선희 작가 대담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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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희 1997년 <초록물고기>로 데뷔해서 감독님의 영화인생이 25년인데, 필모그래피는 단순소박해요. 6편뿐이거든요. 홍상수 감독이라면 25편은 찍었을 텐데.(웃음) 어쨌든 이창동 감독님은 영화를 그렇게 많이 찍진 않으셨어요. 그래서 이번에 마스터클래스 준비하면서 조금 쉬운 편이었어요. 영화를 많이 볼 필요가 없었고 6편을 이미 다 봤거든요. <버닝> 이게 조금 문제의 텍스트이기 때문에 이것만 한번 더 보고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박하사탕>을 2000년 무렵 여러 번 봤는데, 그땐 너무나 정치적인 코드로만 이해했던 것 같아요. 격동의 시기였고 제가 아직 40대여서 그랬던 것 같고요. 다시 보니 <박하사탕>은 어떤 슬픔에 대한 영화였어요. 젊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슬픔, 깨진 거울처럼 조각난 관계들, 스러지는 관계들, 폭력을 쓴 쪽이나 폭력을 당한 쪽이나 몸과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의 흔적들이 묵직하게 다가오는 거예요. 정말
이창동 감독 X 조선희 작가 대담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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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이 영화인생 25년만에 첫 단편영화를 공개했다. 신작 <심장소리>는 초등학생 철이(김건우)가 우울증 환자인 엄마(전도연)를 걱정하며 찾아다니는 모습을 원테이크로 쫓은 영화다. 지난 6월11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심장소리> 상영과 함께 이창동 감독의 마스터클래스가 열렸다. 이 감독과 같이 대화를 주고받은 이는 <씨네21> 전 편집장이자 소설가인 조선희 작가다. 1980년대 소설가와 문학 담당 기자로 만난 두 사람은 1990년대 영화감독과 영화기자로 재회해 오랫동안 공동의 기억과 신뢰를 쌓아왔다. 때문에 이창동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조망하던 대화는 두 사람 기억 속에 자리 잡은 한국영화사의 순간들을 생생히 불러들이기도 했다. 그날 관객이 본 영화의 러닝타임은 28분이지만, 마스터클래스는 2시간 넘도록 이어졌다. 227석 규모의 좌석이 모두 매진됐는데,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대담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늦은 밤 마스터클래스가 끝난 뒤에도 관객
이창동 감독 X 조선희 작가 대담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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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주인공 중 하나인 우주인 장난감 버즈는, 극중극인 가상의 영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였다. 다혈질이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버즈는, <토이 스토리> 프랜차이즈를 통해, 크고 작은 사이즈의 장난감, 말하는 장난감, 소리나는 장난감, 스페인어를 하는 장난감 등 여러 가지 버전으로 변주되어 소개된 바 있다. 2022년 여름 개봉하는 디즈니·픽사의 새 장편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는 바로 그 극중극인 가상의 영화, 버즈 장난감의 영감이 된 영화다. 픽사 최초의 장편 SF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지난 4월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버즈 라이트이어>의 제작진을 화상으로 만났다.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과 갈린 서스만 프로듀서와 나눈 인터뷰를 정리해 전한다.
- <버즈 라이트이어>의 첫 시작이 궁금하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주인공들인 장난감에 영감을 준 가상의 영화를
'버즈 라이트이어'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 갈린 서스만 프로듀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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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우주인 장난감 버즈는 장난감의 주인인 앤디가 좋아하는 SF영화의 주인공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어린 시절 <스타워즈>를 본 뒤로 <스타워즈>만 생각하고, <스타워즈>만 그릴 정도로 영화에 심취했었다는 <버즈 라이트이어>의 앤거스 맥클레인 감독은 “앤디에게 <스타워즈>는 <버즈 라이트이어>였다. 우리가 그 영화를 만들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으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버즈 라이트이어>의 아이디어를 피칭했다. 그게 지금으로부터 5년 반 전이었다고 한다.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버즈(크리스 에반스)는 우리가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통해서 익히 보아온 장난감이 아니다. 2000년에 홈비디오용 스핀오프로 만들어졌던 <버즈 라이트이어 오브 스타 커맨드: 디 어드벤처 비긴즈>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버
'토이 스토리' 유니버스의 본격적 시작, '버즈 라이트이어'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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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의 또 다른 제목을 ‘그렇게 어머니가 된다’라고 명명할 수 있지 않을까. TV다큐멘터리를 만들던 시절부터 소외계층의 일상으로 들어가 사실 이면의 본질을 읽어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이번에 주목한 소재는 베이비박스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만들며 일본의 입양 제도를 조사하다 알게 된 아기 우편함과 비슷한 시설이 한국에도 있고, 한국의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이가 일본의 10배 이상이라는 사실을 접한 그는 한국을 배경으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평소 함께 작업하기를 갈망했던 배우 송강호와 강동원, 배두나 그리고 한국 스탭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프로젝트로 추진하기에도 적절한 아이템이었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버린 엄마, 그 아이를 빼돌려 제3자에게 돈을 받고 팔려는 브로커들, 그리고 그들의 뒤를 쫓는 경찰들이 함께하는 <브로커>의 여정은 갓난아기를 흥정하는 범죄행위에서 아기를 지키기 위한 느슨한 연대로 바뀌어간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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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상현(송강호) 일행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 <브로커> 팀의 트럭은 지체 없이 달리고 있다. 지난 달 27일 칸 프리미어로 시동을 건 그들은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고 돌아온 지 열흘 만에 한국 극장가에 도착했다. 덕분에 <브로커>를 일찍 만나본 관객들은 알 것이다. 이 작품이 힘주어 건네는 부드러운 메시지는 이동과 이동 사이에, 불 꺼진 모텔 방이나 공중의 놀이기구 안에서 전해진다는 것을. 촘촘한 일정으로 바쁜 <브로커> 팀의 이야기도 비슷할 테다. 영화를 만드는 동안 말하지 못한 감상이 서로 다른 모양으로 맺어졌을지 모른다. <씨네21>은 그 틈을 비집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강동원의 대화를 주선했다. 일본에서 우연히 인사를 나눈 후 7년 가까이 <브로커>를 키워온 그들이다. 다른 언어를 쓰면서, 다른 작업을 병행하면서 말이다. 국내 개봉을 일주일 앞둔 시점, 감독과 배우는 줌(zoom)을 켜고 그동안 못 다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X 강동원, <브로커>를 말하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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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상현(송강호) 일행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 <브로커> 팀의 트럭은 지체 없이 달리고 있다. 지난 달 27일 칸 프리미어로 시동을 건 그들은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고 돌아온 지 열흘 만에 한국 극장가에 도착했다. 덕분에 <브로커>를 일찍 만나본 관객들은 알 것이다. 이 작품이 힘주어 건네는 부드러운 메시지는 이동과 이동 사이에, 불 꺼진 모텔 방이나 공중의 놀이기구 안에서 전해진다는 것을. 촘촘한 일정으로 바쁜 <브로커> 팀의 이야기도 비슷할 테다. 영화를 만드는 동안 말하지 못한 감상이 서로 다른 모양으로 맺어졌을지 모른다. <씨네21>은 그 틈을 비집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강동원의 대화를 주선했다. 일본에서 우연히 인사를 나눈 후 7년 가까이 <브로커>를 키워온 그들이다. 다른 언어를 쓰면서, 다른 작업을 병행하면서 말이다. 국내 개봉을 일주일 앞둔 시점, 감독과 배우는 줌(zoom)을 켜고 그동안 못 다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X 강동원, <브로커>를 말하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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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4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그 시작을 알렸던 미쟝센단편영화제가 5월6일부로 엔딩 크레딧을 올립니다. 누군가는 예상치 못한 엔딩 크레딧에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단편영화 앞에서 가장 당당하고 떳떳한 모습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시점이라 판단했습니다. 지난 20년간 미쟝센단편영화제는 악착같이 단편영화의 편에 서려 했고, 아낌없이 단편영화를 사랑했습니다. 단편영화 곁을 떠난다는 생각에 짙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고, 후회스러운 순간도 많이 떠오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단편영화와 함께한 지난 20년의 시간에 부끄러움은 없습니다. 2022년을 끝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의 엔딩 크레딧을 올리기로 한 이 결정을 모두 이해해주리라 믿습니다.” 2022년 5월6일 미쟝센단편영화제의 홈페이지에 고별을 고하는 글이 올라왔다. 미쟝센단편영화제는 지난 20년간 한국 단편영화의 소통 창구이자 감독들의 등용문으로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수행했다. 미쟝센단편영화제의 엔
20년의 역사 마감한 미장센단편영화제⋯ 끝이 아닌 시작을 위해 뜨겁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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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세두가 평범한 여성 캐릭터를 처음 연기해봤다고 고백하기 전까지는, 사실 이 점을 의식하지 못했다. 담백한 연기로 많은 것을 담아내는 그의 연기 스타일이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원 파인 모닝>에 완벽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신경퇴행성 질환을 겪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요양원을 찾는 싱글맘 산드라는 동시에 유부남과 연애를 시작한다.
- 미아 한센뢰베 감독과의 작업은 처음이다.
=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날 떠올렸다고 들었다. 사실 미아의 영화는 모두 그의 삶에 관한 것이고, 결국 내가 미아를 연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날것의 순수함, 간명한 주제를 좋아하기 때문에 산드라 캐릭터와 미아를 연결 짓는 게 어렵지 않았다. 내가 처음으로 평범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을 때 미아는 그저 사랑과 죽음에 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감정이입이 굉장히 잘됐다. 캐릭터가 추상적일 경우 그 인물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을 수도
'원 파인 모닝' 배우 레아 세두 "평범하게, 순수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