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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리메이크다. 한편으론 이만큼 잘 어울리는 조합도 드물 것 같다. <페르소나-밤을 걷다>(2018), <아무도 없는 곳>(2019), <달이 지는 밤>(2020) 등 한동안 유령과 죽음의 흔적을 더듬던 김종관 감독이 보편적인 자리로 조심스럽게 걸어왔다. 김종관 감독의 클래식 멜로, <조제>가 탄생하기까지의 이모저모에 대해 물었다.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리메이크인데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최악의 하루> 후반작업 중에 일본 프로듀서들과 협업할 일이 있었다. 그중 <조제…>와 관련됐던 PD가 있었는데 리메이크해볼 생각이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그땐 어렵다고 답했다. 훌륭한 원작을 그대로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창작자로서 리스크도 크고. 그런데 계속 앙금처럼 기억들이 떠올랐다. 내가 지향하는 감정의 이야기,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랬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해온 것도 도전이 아닌 게 없었다. 작
[인터뷰] 영화 '조제' 김종관 감독 - 클래식 멜로의 자리, 보편적인 날들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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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가 무너질 때
매번 누가 이런 걸 조사하나 싶은 것만 깨알같이 찾아내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상대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데까지 10초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진정 놀라야 하는 건 10초라는 짧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을 빼앗긴다는 불가항력의 사태 그 자체다. ‘첫눈에 반한다’는 상투적인 표현이 강조하고 싶은 건 어쩌면 짧은 시간이 아니라 가늠할 수 없는 마음의 크기일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로 세계가 세차게 흔들린다는 신호. 나의 세계로 누군가가 뛰어들어온다는 통제 불가능한 사건. 하지만 사랑 한가운데에 있을 때 우리는 대체로 그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 사랑이라고 단정지으면 왠지 날아가버릴 것 같으니 그냥 ‘너에게 빠진다’ 정도로 해두자.
누군가에게 빠지는 일은 실은 빈칸을 만드는 작업이다. 나의 울타리를 넘어 우리 안에 안착하는 과정은 교통사고와 같아서,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동안은 설명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랑에는 현재가 없다.
영화 '조제'를 위한 변명 - 한국영화 '조제'는 이누도 잇신의 원작과 어떻게 다른 길을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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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원작을 리메이크한다는 건 애초에 이길 수 없는 게임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리메이크가 원작을 뛰어넘기 힘든 이유야 갖다 붙이는 만큼 계속 나오겠지만 두 가지 정도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 하나는 원작을 다시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게 이미 애정 고백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이다. 너에게 반하다. 그 순간, 이건 이기고 지는 경쟁도 아니고 상대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도 아니다. 그저 가슴을 뒤흔든 순간에 대한 또 다른 방식의 화답일 따름이다.
두 번째로 처음은 힘이 세다. 첫사랑, 첫만남, 첫 경험. 세상 모든 처음은 어떤 형태로든 각인되어 마음 한구석 방을 배정받는다. 월세도 내지 않고 내내 머무르는 뻔뻔하고 고마운 기억들. 그래서 원작과 비교를 시작하는 순간 그 어떤 리메이크라도 가난하고 부박해 보이는 걸 피하기 어렵다.
김종관 감독의 <조제>를 말할 때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 이하 <조제…>)을 옆에 놓고
영화 '조제'를 위한 변명 - 자꾸만 눈에 아른거리는 순간들을 떠올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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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 후 위 아>로 배우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어떻게 연기를 하게 됐나.
=아주 어릴 때부터 작곡과 공연을 하며 뮤지션이 되길 꿈꿨다. 그러다 필라델피아의 청소년 극장에서 춤과 연극 공연을 했는데, 당시 감독님이 내게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해주셨다. 연극을 하면서 흑인 연극계의 거장들에 대해, 흑인 인권운동에 대해 배웠고, 내 안의 자신감과 능력을 마주할 수 있었다. 무대에 오르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다른 청소년들이 이야기 속에서 그들과 비슷한 사람을 발견하고, 그들처럼 되길 열망하는 것도 좋았다.
-<위 아 후 위 아> 대본 속 케이틀린의 첫인상은 어땠나.
=케이틀린이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일을 많이 해왔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다. 우리 부모님은 부유하지 않은 환경에서 접근하기 힘든 여러 교육적인 활동과 스포츠 등을 내가 접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어린 흑인 캐릭터들이
"콧수염을 붙이는 건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왓챠 드라마 '위 아 후 위 아' 배우 조던 크리스틴 시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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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 후 위 아>의 어떤 점에 끌렸나.
=대본에 성장, 혼란, 자아 탐구와 발견, 그리고 인생 그 자체가 잔인할 정도로 진실된 방법으로, 아름답게 존재했다.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내적으로 고통을 겪는 캐릭터를 무척 연기하고 싶어졌다. 캐릭터로부터 도전받는 느낌이 들었다.
-프레이저는 문학, 음악, 패션 등 예술과 문화 전반에 조예가 깊다. 그의 취향을 체화하기 위해 무엇을 보고 들었나.
=프레이저가 되기 위해 정말 많은 걸 했다. 특히 이전에는 알아볼 기회가 전혀 없었던 패션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애썼다. 루카가 연결해준 패션계의 신동이자 영 아이콘인 마이크 더 룰러와 통화한 후 패션이 독자적인 예술의 한 형태라는 것을 깨우칠 수 있었다. 이제 패션계의 안과 밖에 대한 애정이 매우 커져 버렸다.
-프레이저는 예술로서의 패션과 예술가로서의 다자이너들에 대한 관심이 클 뿐만 아니라 직접 독특한 옷차림을 즐기기도 한다.
=옷은 프레이저가 그의 복잡
"우리는 언제나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 왓챠 드라마 '위 아 후 위 아' 배우 잭 딜런 그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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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뭐라고 부르면 돼?” 2020년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이자 지난 11월 OTT 플랫폼 왓챠를 통해 국내에 공개된 8부작 드라마 <위 아 후 위 아>의 첫 에피소드 중 마지막 장면. 새 지휘관으로 임명받은 엄마를 따라 이탈리아 키오자의 미군 기지로 이사 온 프레이저(잭 딜런 그레이저)는 두개의 이름을 가진 케이틀린(조던 크리스틴 시먼)에게 묻는다. 긴 머리를 모자 안으로 숨긴 채 길을 나선 케이틀린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소녀에게 스스로를 ‘하퍼’라 소개하고, 프레이저가 이 변신을 목격하기 때문이다. 전작에서 자신이 ‘사랑’이라 외치는 여성(<아이 엠 러브>)과 자신의 이름으로 상대를 부르는 연인(<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어떻게 이토록 찬란하고도 애절한 호칭을 획득했는지 들려준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그는 <HBO>가 제작한 <위 아 후 위 아>에서도 인물들이 자신의 오래된 명찰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루카 구아다니노의 신작, 흐르는 정체성을 탐구하는 '위 아 후 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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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이면 오손도손 그리운 것들 모아서 노랠 지어 부르겠지’, ‘잊혀질까 두려워 곁을 맴도는 십이월의 아름다운 이 밤을 기억해주세요.’ 장우진 감독은 지난 11월 발표된 잔나비의 신곡 <가을밤에 한 생각> 가사 중 ‘밤’을 ‘겨울밤’으로, ‘시월’을 ‘십이월’로 개사해 영화제 공개 후 2년 만에 개봉을 앞둔 <겨울밤에>를 소개하는 편지를 대신했다. 한달 전 우연히 이 노래를 듣고 “영화처럼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과거 감성”을 느꼈다는 그와 2년 전 <겨울밤에> 만든 영화를 꺼내보며 긴 대화를 나눴다.
*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겨울이라는 키워드가 영화의 제목뿐 아니라 이야기의 시공을 지배한다. 왜 겨울을 택했나.
=춘천의 사계절 시리즈를 만들고 싶은 개인적인 욕망이 있는데, 촬영을 할 수 있는 시기로 겨울이 먼저 찾아왔다. 겨울엔 여행을 가도 바깥을 돌아다니기보다 실내에서 쉬는 식이지 않나. 나도 겨울에 청평사를 가본 경험
겨울, 밤, 춘천이어야만 했던 영화다... 장우진 감독이 말하는 영화 '겨울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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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어두울지라도 아련하다. 아니, 차갑고 어둡기 때문에 애타는 감정이 더욱 또렷하게 빛난다. 장우진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겨울밤에>는 이 계절, 이 시간의 힘을 스크린에 이식한 다음 그 위에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 떠난 여행기를 써내려간 결과물과 같다. 주인공은 결혼한 지 30년이 되어가는 중년 부부 은주(서영화)와 흥주(양흥주). 은주가 휴대폰을 잃어버리면서, 춘천 청평사를 찾았던 그들은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전 좋아했던 사람(김선영)과 재회하고, 스님(박명훈)을 만나 대화하고, 꼭 청년 시절의 본인들 같은 젊은 커플(우지현, 이상희)과도 인사한다. 부부가 남긴 발자국을 따라가보려 한다. 분실과 상실의 기로에서, 서로 다른 모양의 자취를 남긴 이들이 영화에 남긴 흔적을 들여다보았다. 장우진 감독과의 인터뷰도 함께 전한다.
여행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어디로 향하는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흔히 이들이 함께 여행하면 목적지를 상기하며 걷는
겨울밤, 한칸의 방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 영화 '겨울밤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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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 부산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미나리>의 온라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윤여정, 한예리 배우는 부산에서, 리 아이작 정 감독과 스티븐 연 배우는 LA에서 화상으로 참여한 기자회견은 오랜만에 만난 가족모임처럼 느껴질 만큼 친근하고 소탈한 미소 아래 진행되었다.
윤여정 배우의 솔직한 입담으로 편안해진 분위기 속에 함께한 모두가 흉금을 털어놓는 시간이 이어졌다. 여기 리 아이작 정 감독과 스티븐 연, 윤여정 배우의 진심 어린 말들을 전한다. 서로를 향한 애정 어린 고백을 듣고 있으면 <미나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리 아이작 정 감독
미국 아칸소에서 태어났다. 예일대학교에서 생태학을 전공한 뒤 영화로 전공을 변경, 유타대학교에서 MFA를 받았다. 2007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찍은 데뷔작 <문유랑가보>로 칸국제영회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었고, 이후 <러키 라이프>(2010), <아비
윤여정, 한예리, 스티븐 연, 최고의 팀이었다... 영화 '미나리'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오간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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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아 테일러조이
<퀸스 갬빗> <뉴 뮤턴트> <엠마>
외계에서 날아와 지구에 불시착한 존재가 우리 안에 몰래 섞여 지내고 있다면, 왠지 애니아 테일러조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것만 같다. 그에겐 예쁘다, 잘생겼다와 같은 이분법을 넘어서는 남다른 개성이 있다. 종종 테일러조이의 얼굴을 보고 있다 보면 저 배우는 어떤 작품에서든 주인공을 맡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마저 드는데(실제로 데뷔작 <더 위치>에서부터 그는 주연이었다.-편집자), 등장하는 모든 프레임에서 시선을 가져간다. 마녀 재판의 중심에 섰던 <더 위치>, 해리성 다중인격장애 환자에게 납치당했던 <23 아이덴티티>로 경력을 시작했던 그는 인디영화계의 ‘스크림 퀸’ 같은 따분한 수식어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6년 동안 21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어떤 상자 속에 갇혀 있기를 거부하던 그의 매력이 만개한 것은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 그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 2020년의 활약 돋보인 배우 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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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아내로 뿌리내리려는 순간 육체와 정신에 찾아온 고통에 무방비로 노출된 여자. 그도 관객도 발병의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할 때, 헤일리 베넷은 유난히 강조된 흰 피부 아래로 끓어오르는 감정을 얼마간 억누르는 연기를 선보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환자의 곡절을 짐작하게 했다. 자주 붉어지던 두뺨이 마치 인내의 역치를 시험하는 리트머스지 같았다고나 할까. 그 볼이 아릿해 잊기 힘들었다. 올해 공개된 출연작 <스왈로우>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힐빌리의 노래>에서 모두 그랬다. 이중 앞선 두 작품에서 베넷은 상대방을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온 여인에게 찾아온 임계점을 인상적으로 표현해냈다.
영화 시작 30분 만에 죽음을 맞아야 했던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베넷에게 너무 짧은 무대였다. 대신 이식증에 걸린 임신부 헌터 역을 맡은 <스왈로우>에서 그는 압력을 버티다 못해 잔잔히 폭주하는 주인공으로서 화면을 장악했다
[2020년의 얼굴들] 남선우 기자의 PICK <스왈로우>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헤일리 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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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그가 택하는 모든 작품이 의외였다. <해리 포터>의 모범생 세드릭 디고리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뱀파이어 에드워드 컬렌을 거치며 금발의 하이틴 스타로 자리 잡을 찰나, 자본을 좇는 투자자 에릭 페커 역으로(<코스모폴리스>) 방향을 틀더니 <라이프> <잃어버린 도시 Z> <하이라이프> 등 하나의 키워드로 묶기 어려운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트와일라잇>에서 불거진 연기력 논란이 잠잠해지며 완벽한 로맨스영화 주인공으로서의 온기도 사그라들었다. 그 대신, 로버트 패틴슨의 얼굴엔 불안과 광기가 싹트기 시작했다. 이 광기는 <굿타임>을 지나 <라이트하우스>에 이르러 완연히 무르익었다. <라이트하우스>에서 로버트 패틴슨은 토머스(윌럼 더포)와 단둘이 외딴섬의 등대를 관리하는 에프라임을 연기했다. 윌럼 더포가 초반부터 욕망을 표출하는 데 반해 로버트 패틴슨은 중반 이후에야
[2020년의 얼굴들] 조현나 기자의 PICK <라이트하우스> <테넷> 로버트 패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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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곁에는 자주 죽음과 슬픔이, 유령적 기운이 따른다. 스크린 속을 유유히 방황하는,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배우는 조용한 자태로 관객을 향해 최면을 거는 데 능하다. 베를린 출신의 1995년생 배우 파울라 베어에겐 초연함과 결연함, 성숙함과 순진무구함이 돌연 교차하는 미스터리가 깃들어 있다. 그 모호하고 초월적인 아우라는 올해 한국에 개봉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두 영화 <트랜짓>과 <운디네>에서 실연의 그림자를 입었다. 파울라 베어는 <트랜짓>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아 망명지를 헤매다 자꾸만 다른 남자를 오인하고, <운디네>에선 오랜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뒤 급작스런 새 사랑과 충돌한다. 이들 영화에서 겹겹의 비밀과 거짓말, 신화적 운명을 통과하는 파울라 베어는 관객을 영화의 휘장 너머로 데려가 어느새 현실의 규칙에 둔감해지도록 만드는 존재다. 이 신비한 작용을 일으키는 피사체에 대한 묘사가 자칫 뛰어난 배우를
[2020년의 얼굴들] 김소미 기자의 PICK <트랜짓> <운디네> 파울라 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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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겪는 그늘진 상황 속에는 표정을 지운 그녀의 얼굴이 있다. 엘리자베스 모스는 늘 여성을 향한 불합리한 상황을 겪는 여성을 연기해왔다. 여성을 향한 억압은 가정(<인비저블맨>)에서 벌어질 수 있고 직장(<매드맨>)에 만연한 문제일 수도 있다. <인비저블맨>에서 엘리자베스모스는 강압적인 남편 애드리안(올리버 잭슨 코언)에게서 도망치는 세실리아로 분한다. 먹는 것과 입는 것을 시작으로 마침내 생각까지 통제하려는 남편에게서 세실리아는 필사적으로 달아난다.
남편은 투명인간이 돼 세실리아 앞에 나타나는데, 여성이 느끼는 불합리한 상황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느껴지지만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억압. 그 속에서도 세실리아는 자기 확신을 잃지 않는다. 자기 통제력을 상실하지도 않는다. 미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지도 않는다.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분투한다. 카메라는 벼랑 끝에 선 엘리자베스 모스를
[2020년의 얼굴들] 배동미 기자의 PICK <인비저블맨> 엘리자베스 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