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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해일이 밀어닥쳐도 절대 배의 키를 놓지 않는다. 끝까지 버티며 결국 해적단원을 지켜내는 리더 해랑의 모습은 더없이 미덥다. 오직 왜구선만을 소탕하며 명성을 떨쳐온 해랑의 해적선은 무치(강하늘)의 의적단을 구조한 뒤로 전혀 다른 국면을 마주한다. 하나의 배에 두명의 리더. 묘한 신경전을 벌이던 해랑과 무치는 바다 아래에 왕실의 보물이 잠들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모험을 떠난다. 다부지면서도 가벼운 해랑의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한효주는 촬영 전부터 꾸준히 고강도의 액션 트레이닝을 받았다. 해랑의 단단한 외형만큼이나 한효주가 집중한 건 해랑의 내면이었다. 동료의 유품을 간직하며 그의 죽음을 기리고, 좋아하는 이에게 애정을 표하는 모습들이 해랑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캐릭터의 내외면을 부단히 살피고 연구한 한효주와 대화를 나누며 “‘해랑’은 오로지 한효주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는 김정훈 감독의 말뜻을 짐작할 수 있었다.
- 오늘 스크린으로 <해적: 도깨비 깃발>을 만난 소
'해적: 도깨비 깃발' 한효주, 뭉클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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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이 현장에서 잘 웃고 수다 떨기를 좋아해서 어딜 가든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배우라는 사실을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가 될 정도로 이젠 너무 유명한 일화가 된 지 오래니 말이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털털한 면을 극대화한 캐릭터를 직접 연기한 작품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 <해적: 도깨비 깃발>의 무치는 그가 평소 큰 소리로 웃으며 친구들과 유쾌하게 노는 자신의 모습을 캐릭터의 재료로 삼은 영화다. 가끔 선보이는 무술 실력을 보면 한때 ‘고려 제일검’으로 통했다는 말이 허세나 거짓말은 아닌 듯하지만, 대체로 무치는 허당기 있는 모습으로 관객의 웃음을 견인하는 역할을 한
다. “나는 나를 365일 24시간 본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 중 무치스러운 건 호탕함과 유쾌함”이었다는 배우의 말을 인터뷰 자리에서도 증명했던 시간을 옮긴다.
- 그동안 필모그래피를 보면 스케일 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았다. 물도 무서워한
'해적: 도깨비 깃발' 강하늘, 호탕함과 유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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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도깨비 깃발>은 86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후속작이다. 전편과 이어지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새로운 캐릭터와 차별화된 스토리를 무기로 내세우며 설 연휴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칭 고려 제일검이지만 하는 행동마다 혀를 차게 만드는 의적단 두목 무치 역의 강하늘, 카리스마 있는 여성 캐릭터 계보를 이을 해적선의 단주 해랑 역의 한효주가 보여줄 케미스트리에 더해 해적왕의 자리를 노리는 막이 역의 이광수, 첫 악역이자 첫 사극에 도전하는 부흥수 역의 권상우가 주연을 맡았다. 유머의 양을 늘리고, 한국 시각효과(VFX) 기술의 최전선을 확인할 수 있는 다채로운 비주얼로 극을 꽉 채운 것은 전편의 성공 요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분석한 기획일 테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찰진 호흡으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를 선사하겠다는 목표로 똘똘 뭉친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 권상우를 만났다.
설 연휴에 영화보자! '해적: 도깨비 깃발' vs '킹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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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제작 아크미디어, 에이스팩토리
감독 리건, 박철환
극본 이수연
출연 서강준, 김아중, 김무열, 김성균, 이시영
채널 디즈니+
공개예정 상반기
관전 포인트
리건 감독에 따르면, 이수연 작가의 <비밀의 숲>이 그랬던 것처럼 10부작 시리즈라는 형식 안에서 “작은 디테일이 거대한 이야기로 확장해나가는” 재미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으로 시작해서 이야기가 점점 커진다. 살인 사건 하나가 결국 인류 전체가 얽힌 문제로 귀결되는 뛰어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20년 넘게 영화만 바라보며 살던 리건 감독은 최근 첫 장편영화 <신의 한수: 귀수편>을 연출하고 난 후에 세상이 점점 달라지는 걸 보며 드라마로 시선을 확장했다. “원래 할리우드에서 장르영화로 인정받는 게 꿈이었다”라며 시리즈 연출 제의를 마다하지 않았다. <비밀의 숲>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이수연 작가의 신작이라는 사실은 리건 감독
'그리드' 리건 감독: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의 SF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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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제작 슈퍼문픽쳐스, 스튜디오N
감독 김태윤, 성치욱
극본 박란, 박자경, 김유진
출연 김희선, 로운, 이수혁, 윤지온
채널 MBC
공개예정 상반기
관전 포인트
<내일> 이전에 <카이로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등을 연출한 성치욱 감독은 “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특별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우리 모두는 살면서 매일매일, 혹은 길고 짧은 기간에 걸쳐 끊임없이 새로운 미션에 맞닥뜨린다. 먹고 자고 돈을 벌고 살아가는 모든 일이 미션이다. 그걸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 미션을 행하는 사람들의 절박함이 아닐까. 그 간절함을 잘 표현하기 위해 늘 애쓰고 있다.” <내일> 또한 삶을 향한 진실한 열망으로 움직인다.
내 일 찾아 헤매던 27살 취준생에게 저세상 취업길이 열린다. 저승 독점기업이자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대기업 ‘주마등’의 위기관리팀에 그를 위한 자리가 생긴 것이다. 혼수
'내일' 김태윤/성치욱 감독: 자살 예정자를 구하는 저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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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맞선>
제작 크로스픽쳐스
감독 박선호
극본 한설희, 홍보희
출연 안효섭, 김세정, 김민규, 설인아
채널 SBS
공개예정 2월
관전 포인트
<사내맞선>의 키는 고전적인 동시에 트렌디한 커플로 분할 두 주인공이 쥐고 있다.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어비스> <낭만닥터 김사부2> <홍천기>에서 주연을 맡으며 신혜선, 박보영, 이성경, 김유정과 차례로 호흡을 맞춘 배우 안효섭. 아이돌 가수로 시작해 <학교 2017>부터 <경이로운 소문>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배우 김세정. 속고 속이는 관계를 넘어 사랑에 빠질 이들의 케미스트리 변천이 곧 관전 포인트.
“다방면으로 잘합니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남자주인공은 여지없이 재벌 3세에 그룹 후계자다. 그 자신감은 억지로 나간 맞선 자리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하면 더는 집안의 독촉도 없고 시간 낭비도 없으
'사내맞선' 박선호 감독: 아는 맛을 맛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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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제작 지티스트
기획 스튜디오 드래곤
감독 김규태
극본 노희경
출연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
채널 tvN
공개예정 상반기
관전 포인트
“노희경 작가님이 항상 담고 있는, 모든 삶을 응원하고 우리는 행복할 가치가 있다는 주제의식을 조금 다른 형식과 보다 밝은 톤으로 풀어내는 드라마다. 그래서 대중이 좀더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성비도 그렇고 다양한 연령층이 등장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대가 높을 거라고 생각한다. 매우 보편적인 정서를 다루고 있어 글로벌한 공감 역시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김규태 감독)
<우리들의 블루스>는 이병헌, 신민아,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엄정화, 김혜자, 고두심 등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다. 이들이 한데 모인 캐스팅이라면 분명 규모가 큰 블록버스터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제주도 오일장을 배경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
'우리들의 블루스' 김규태 감독: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노희경 스타일의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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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
제작 스튜디오앤뉴
공동제작 미스터로맨스
감독 박인제
극본 강풀
출연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채널 디즈니+
공개예정 하반기
관전 포인트
강풀 작가가 창조한 <무빙>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있다. 바로 노란 우비를 입고 뛰어가는 희수의 모습, 어린 봉석을 안고 몸이 붕 뜨는 미현의 모습 같은 것들이다. 박인제 감독은 원작의 장면이 어떻게 영상으로 구현되는지 지켜봐 달라고 한다. “희수가 17 대 1로 싸우는 장면, 주원의 어두운 과거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등을 상상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강풀 작가의 액션만화 <무빙>이 시리즈화를 발표했을 때 이 시대가 원하는 이야기와 비주얼의 조합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컸다. 슈퍼히어로영화에 있을 법한 설정과 소재를 가지고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보듬는 <무빙>은 사회의 아픔을 이렇게 신나고 재미있게 안아주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언제 또 있었나 싶을
'무빙' 박인제 감독: 강풀 유니버스 리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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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쇼핑목록>
제작 비욘드제이
기획 스튜디오 드래곤
감독 이언희
극본 한지완
출연 이광수, 설현, 진희경
채널 tvN
공개예정 상반기
관전 포인트
“이 드라마에 대해 얘기하면 다들 자기 동네에 있는 마트를 떠올린다. 나 역시 이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동네 마트를 더 유심히 관찰하게 됐다. 마트에서 벌어지는 일은 우리 동네에서 충분히 일어날 것만 같다. 그래서 가족, 친구들과 공유하며 즐겁게 볼 수 있는 동시에 의미도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이언희)
역시 추리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력적인 탐정 캐릭터가 아닐까.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마트 캐셔가 범인을 추적하는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을 발휘한 드라마다. 뛰어난 관찰력과 기억력, 정확한 암산 능력을 가진 대성(이광수)의 꿈은 슈퍼 아들이 되는 것이었고, 그 꿈은 10살 때 이미 이루어졌다. 성인이 된 후 엄마가 운영하는 마트에서 일하게 된 대성은 동네에서 벌어지는 사건
'살인자의 쇼핑목록' 이언희 감독: 코믹 추리극, 진솔한 삶을 곁들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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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드라마는 처음 당도한 고지에 서 있다. 기존에 한류라는 이름으로 설명되던 아시아권 인기를 뛰어넘어 전세계 단위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골든글로브 수상 배우까지 배출했다. 다른 나라의 OTT 조회수 랭킹에서 한국 드라마를 여럿 발견하는 일은 더이상 놀라운 소식이 아니게 됐다. 그 뒤를 이어 2022년에 공개될 시리즈들도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스타 작가들의 복귀부터 영화감독들의 도전, 인기 원작의 재탄생을 올해 TV 및 OTT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씨네21>은 그중 여섯편의 연출자들로부터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전해 들었다. 김규태 감독은 화려한 캐스팅에 빛나는 노희경 작가의 신작 <우리들의 블루스>를, 리건 감독은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의 SF 스릴러 <그리드>를 연출해 상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팬층이 두터운 웹툰, 웹소설 원작의 <무빙> <내일> <사내맞선>의 박인제, 김
당신의 2022 시청목록: 시리즈 기대작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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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 웃어, 이런 건 좋은 표정으로 촬영해야 해.” 정상훈 배우의 말에 스튜디오의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진다. 짧은 사진 촬영에도 웃음을 불어넣는 정상훈, 주현영 배우를 보며 과연 <SNL 코리아>의 크루들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7년 시즌9을 끝으로 종영됐던 <SNL 코리아>는 2021년 9월 리부트를 알리며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에서 독점 방영 중이다. 오랜 기간 <SNL 코리아> 크루로 활동한 정상훈은 중국 특파원 ‘양꼬치엔칭타오’에 이어 AI 로봇 ‘기가후니’로 자신만의 색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또한 <SNL 코리아>의 새로운 라이징 스타 주현영은 ‘인턴 기자 주 기자’ 캐릭터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더 강해져서 돌아온 <SNL 코리아 시즌2>의 두 크루 정상훈, 주현영과 나눈 대화를 전한다.
- 지난 크리스마스에 <SNL 코리아 시즌2>가 오픈했다. 여야 대선 후보와 배우자
'SNL 코리아 시즌2' 배우 정상훈, 주현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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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조정석, 신혜선 등 매주 새로운 스타가 호스트가 되어 쇼를 이끈다. 인턴 기자 캐릭터가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을 찾아가 “다음 선거에서 붙는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나이도 어리고 하는 행동도 어린 후보 VS 하는 일 없는데 지지율은 높은 후보”라고 질문하며 현 정치판을 반영한 정치 풍자를 선보인다. 지상파방송에서 그나마 점잖은 개그맨 신동엽의 19금 개그가 이 무대 위에선 제한선 없이 자유로워진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라고 외치며 시작하는 코미디쇼 <SNL 코리아>에서만 가능한, <SNL 코리아>이기에 가능한 볼거리와 코미디다. 시즌9을 끝으로 2017년 종영한 tvN의 <SNL 코리아>가 2021년 9월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유튜브 조회수 600만회를 돌파한 ‘인턴 기자 주 기자 ’, 400만 조회수의 ‘AI 시리즈’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즌2까지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 강력해진 정치 풍자쇼 'SNL 코리아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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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배우이자 감독이자 제작자인 장애가는 에드워드 양 감독의 오랜 영화 동지였다.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에드워드 양 감독은 당시 장애가가 공동 제작한 TV시리즈 <11명의 여인들> 중 한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에드워드 양이 가일정, 테첸타오, 이창 감독과 함께 참여한 옴니버스영화 <광음적고사>에는 장애가가 배우로 출연한다. 그때 두 사람은 영화적 교류를 활발하게 했고, 이후 그의 시나리오를 눈여겨본 장애가는 에드워드 양의 장편 데뷔작인 <해탄적일천>에 배우와 제작자로 참여해 그의 등장을 세상에 알렸다. 39년 만의 한국 개봉을 앞둔 지난 1월3일, 줌으로 만난 장애가에게 새해 인사부터 건넸다.
- 새해 첫날은 어떻게 보냈나.
= 연말과 새해에는 친구와 가족을 위해 요리를 했다. (웃음)
- <해탄적일천>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 당시 나는 홍콩 제작사 시네마시티(1980년 배우 황백명, 맥가, 석천이 합작으로
'해탄적일천'의 배우·제작자 장애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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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뉴웨이브가 시작된 1983년 전부터 새로운 바람은 이미 불고 있었다. 타이베이의 한 아지트(이 아지트의 이름은 ‘리오 브라보’. 하워드 혹스의 서부극 제목에서 따온 이름이다.-편집자)에서 영화, 음악 등 문화예술을 논쟁하던 젊은 재능들이 모여 만든 옴니버스영화 <광음적고사>(1982)는 훗날 세계 영화계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신랑차오’(新浪潮, 대만 뉴웨이브)의 등장을 알린 작품이다. 에드워드 양, 가일정, 테첸타오, 이창 등 네명의 감독이 각각 연출한 단편영화 <지망> <도와> <소룡두> <보상명래>는 소재도 장르도 출연배우도 다르고, 스토리가 서로 이어지지도 않지만 흘러가는 시간으로 인해 생긴 일상의 균열을 통해 대만 사회의 변화를 면밀히 담아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이 작품에서 돋보이는 작품은 단연 에드워드 양의 <지망>이다. 짝사랑의 열병을 앓는 10대 소녀의 상처와 그로 인한 성장을 대만 사회와 관계 맺
'해탄적일천' 리뷰: 여성과 대만 사회의 관계를 담다, 대만 뉴 웨이브의 출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