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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고 하지만 송재정 작가의 드라마에는 새로운 게 있었다. 시놉시스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전에는 다루지 않은 소재가 있었다. <W>의 오연주(한효주)는 인기 웹툰 속 주인공 강철(이종석)과 사랑에 빠졌고, 증강현실 기반의 게임 판타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하 <알함브라>)에서는 유진우(현빈)가 16부작 내내 NPC와 싸우며 레벨100의 마스터가 됐다. <유미의 세포들>은 ‘어떻게 애니메이션이 실사와 붙을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뒤집고 애니메이션 세포들이 실사 못지않게 사랑받으며 전에 없던 형식의 드라마로 완성됐다.
새로운 상상력은 독특한 자극을 준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시간을 되돌렸는데 연인이 조카가 되어버렸을 때(<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이하 <나인>), 나를 유일하게 믿어주던 동료가 죽어서 게임 속 버그로 나타났을 때(<알함브라>), 사랑에
‘유미의 세포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송재정 작가 [22 WRITERS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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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누구나 편하게 놀 수 있는 놀이터
2년을 <슈룹>만 썼다. 다 쓴 대본을 배우들이 읽는데 1~5회와 6~10회의 대사 느낌이 서로 달랐다. 방영을 앞두고 6~10회를 새로 썼다. 주요 사건만 남기고 대사와 장면은 전부 갈아치웠다. “드라마쪽은 원래 수정이 많아요. 괴로워할 시간에 그냥 빨리 고치는 게 낫죠.”
대사도 수시로 고쳤다. 쓸 때는 재밌던 대사가 귀로 들으니 “말맛이 없었다”. 배우의 말투를 고려해 대사를 다듬기도 했다. 배우들이 대본 읽는 소리를 듣다보면 개개인의 말버릇이나 독특한 어감이 느껴진다. 그에 맞춰 대사를 수정한다. 배우가 직접 대사를 제안하기도 한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배우들이 저보다 더 몰입해 있어서 자연스러운 대사를 많이 제안해요.”
이야기를 담는 도구는 여럿이다. 박바라 작가는 드라마를 택했다. “놀이터가 아무나 가서 놀 수 있는 매력이 있잖아요. 주변 가까이에 있고 아무 때든 가서 재밌게 놀 수 있는 게 놀이터죠. 드라마도
[인터뷰] ‘슈룹’ 박바라 작가, “드라마는 누구나 편하게 놀 수 있는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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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처럼 연습해야 글쓰기 능력 유지
아이를 키우는 동안 5년의 공백기도 있었다. “그땐 제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보는’ 사람 같았어요. 그러다가 공모전이 열렸는데 지인이 내보라고 엄청 채근하더라고요. 예전에 쓴 작품 <너테, 얼음의 다락>을 급하게 찾아서 냈는데 당선됐죠.”
힘을 얻어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작법을 다 잊은 듯 낯설었다. 다행히 오펜에서 단막극 쓰는 단계부터 차근차근 도움을 줬다. 그는 잊었던 것을 차츰 기억해냈다. <슈룹>도 오펜에서 기획한 작품이다.글쓰기 훈련도 다시 시작했다. 극작가 지망생인 친언니와 비공개 인터넷 공간을 열어 매일 글을 올렸다. 분량은 자유주제로 한 사람당 A4용지 2장 이상. 한달이면 40장이 넘는다. “작가도 피겨 선수처럼 연습을 계속하지 않으면 (기량이) 나오지 않아요. 과제를 하려고 억지로 이것저것 찾다보면 아이디어가 새로 나오기도 하죠.”
그는 요새도 드라마 소재를 찾으러 대중교통이나 찜질방
[인터뷰] ‘슈룹’ 박바라 작가, “작가도 운동선수처럼 연습을 계속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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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를 이어받을 세자가 병으로 숨지자, 남은 왕자들 사이에 세자 자리를 두고 경합이 벌어진다. 왕의 소생 중 단 한 사람만 차지하는 자리. 궁중의 모든 후궁이 모범답안지까지 빼돌리며 아들의 성공을 노심초사 바란다.
하지만 고귀인(우정원)의 아들 심소군(문성현)은 왕이 낸 과제를 수행하러 떠났다가 길거리에서 강도를 당하고 굶주린 채 돌아온다. “이 꼴을 보일 거면 차라리 죽지 그랬느냐? 널 낳은 게 후회돼!”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모진 말을 들은 심소군은 그만 생을 놓아버리려 한다.
이튿날 아들이 응급처치를 받았단 소식을 듣고 버선발로 뛰어온 고귀인에게 중전 화령(김혜수)은 말한다. “난 앞으로도 고귀인이 아이가 잘못했을 때 혼을 내는 모친이었으면 좋겠네. 심소군 역시 따끔하게 혼이 나더라도 고개는 들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하네.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으나 가장 큰 벌을 받은 사람 또한 자네니까.”
퓨전사극 드라마 <슈룹>의 한 장면이다
‘슈룹’ 박바라 작가 [22 WRITERS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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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독>과 <괴물>에는 속내를 독일어로 말하는 사람(김민준)과 러시아어로 말하는 사람(이창진, 허성태)이 등장한다. 두 드라마는 모두 의욕 넘치는 신참과 경험 많은 팀장급이 버디(단짝)가 되어 움직인다. 16화의 반을 나눠, 앞쪽(1~8화)에서 큰 사건을 일단락하고 뒤쪽(9~10화)에서 드라마의 주제의식을 발전시킨다. 김수진 드라마에서 또 다른 키워드는 ‘믿음’이다. ‘의심’이 스토리를 이어가는 힘인 <괴물>에서 이 ‘믿음’은 의심의 끝에 다다르는 결말이 아니라, 끊임없이 극을 추동하는 힘이다. 시청자를 혼란에 빠뜨리지만 나중에 보면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최선으로 신의를 지켰다. 의심이 극의 힘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믿음이 극의 힘이었다. 한주원이 이동식을 의심하며 주변인들까지 의심할 때 이동식은 말한다. “내가 감싸고 있는 사람 누굴까? 알아맞혀보세요.” 이동식, 한주원 둘 다 의심의 한가운데서 인간을 믿고 싶었다.
그리고 ‘정의 구현’이
[인터뷰] 김수진 작가가 ‘매드독’ 마지막회에서 돌멩이를 던지는 장면을 넣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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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하자던 제작사 본부장도 대본 읽고 흥분
드라마에는 내재된 ‘시간의 제약’이 존재한다. 시청자는 드라마의 시간 흐름대로 보게 된다. 작가는 그것을 자르고 저며내어 시청자가 보는 것을 결정한다. 그런 면에서 2화 말의 이동식이 슈퍼 앞에 손가락을 놓는 장면(20년 전의 살인사건과 같은 양상)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서 중요한 장면이다.
“동식이 손가락을 슈퍼 앞에 놓은 건, 드라마적 장치로만 쓰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20년 동안 묻혔던 사건을 현재로 꺼내놓는 단초라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양’이라는 동네를 너무나 잘 아는 동식이라면, 외지인인 한주원의 등장을 이용해서 사건을 물 위로 끄집어 올리기 위한 선택이었고, 당시의 동식으로선 너무도 절실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2화 엔딩에서 손가락을 올려놓는 장면을 통해 시청자의 흥미가 유발되기 바랐던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그것만을 위해 장치를 설정하면서 집필하는 스타
[인터뷰] 김수진 작가, “‘괴물’ 은 방송이 아니라 OTT라서 더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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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없는 묵직한 장르물을 향한 갈증
시종일관 숨 막히는 전개는 조금씩 드러내는 단서로 이뤄진다. 2화 마지막에서 이동식이 손가락을 늘어놓으며 급작스러운 전개를 더하기도 하면서, ‘진실은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의 완급 조절이 탁월하다. 이 모든 상황의 연출자는 엄밀한 계산자다. 김수진 작가는 2007년과 2014년 각각 MBC 극본 공모(<사신이 산다>)와 SBS 극본 공모(<셰프의 레시피>) 등 두 차례 당선됐다. 2008년 MBC 시즌제 드라마 <비포&애프터 성형외과〉 〈라이프 특별조사팀〉에 참여했다. 보험사기꾼을 다룬 <매드독>이 2017년 방송됐다. 같은 해 타임슬립 로맨스물 <마이 온리 러브송>도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됐다. 김수진 작가는 얼굴 외에 신상을 공개한 적이 없으며, 전자우편 인터뷰 역시 2021년 <미스테리아>와 한 것이 유일하다. 2월 말과 3월 초에 걸쳐 전자우편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김수진 작가가 ‘괴물’의 마지막, 성인 실종자 신고 당부 메시지를 넣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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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괴물>(심나연 연출)은 그야말로 ‘괴물’ 같은 작품이었다. 20년 전 살인사건이 재연되는 경기도 문주시 만양 마을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살인 용의자이던 이동식(신하균), 신입 경찰 한주원(여진구)이 서로를 의심하며 극을 이끌어간다. <씨네21>은 2021년 한국 시리즈 부문 평가(제1337호)에서 “배우, 작가, 연출 모두 괴물로 불릴 정도의 퀄리티”(유선주), “범인 찾기 플롯 너머, 탐욕의 시대가 적극적으로 망각하고 은폐한 피해자들의 비극을 끈질기게 응시하는 수사물”(김선영)이라고 했다. 미스터리 전문 잡지 <미스테리아>는 “놀라운 완성도”라 평하며 “한국 형사물의 전통을 제대로 계승하는 동시에 관습이라는 구실하에 계속 방치되던 그 장르 내의 어떤 단점과 한계를 극복한 사례로서 두고두고 회자될”(제56호) 것이라고 했다.
드라마
2021 JTBC <괴물> 20년 전 연쇄살인이 발생한 문주시 만양읍. 쌍둥이 동생이
‘괴물’ 김수진 작가 [22 WRITERS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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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번! 지금만 한번! 마지막으로 한번! 순간은 편하겠지. 근데 말이야. 그 한번들로 사람은 변하는 거야.”(<이태원 클라쓰>)
작가는 이야기를 짓는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찾는 게 일이다. 작가에겐 일상이, 주변의 모두가 다 이야기 소재다. 조 작가의 작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 영감은 어디서 받고 자료 수집과 정리는 어떻게 하나요.
= 살면서 받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좋아해요. 술을 잘 안 먹어도 술자리엔 끝까지 있는데, 술 취한 사람들 보는 게 재밌어요. 취중진담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얘기 듣는 걸 좋아하고 다 제게 소스(이야깃감)가 됩니다. 완전 이상한 놈을 봐도 재밌고요.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 있구나, 소스가 돼요. 자료 수집은 갑자기 번뜩인다, 그러면 카톡 ‘나에게 보내기’로 쓰고요. 명대사면 명대사 한 다음에 그냥 말하고(음성메시지). 그럼 나중에 검색으로 ‘명대사’ 하면 쫙 볼 수 있거든요.
[인터뷰] ‘이태원 클라쓰’ 조광진 작가, “목표가 명확해야 이룰 확률도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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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확고한 사람의 성장은 무서운 법이야.”(<이태원 클라쓰>)
조 작가는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에 <그녀의 수족관>을 연재하면서 정식 작가로 데뷔했다. ‘어장관리’란 말이 막 유행하던 시기 소재의 블루오션을 노린 조 작가의 전략이 먹혀들었다. 연재 2회 만에 계약 제의를 받았다. 레진코믹스는 당시 국내 유료 웹툰 시장을 만든 선두주자였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작품을 올리면 개중 ‘돈이 될 만한’ 작가와 월 30만원의 최소 수입을 보장하는 계약을 하고 조회수에 따라 수익을 나눴다. 조 작가는 계약 때만 해도 ‘안정된 수입을 얻으려면 대체 몇명이 내 웹툰을 봐야 할까’ 싶어 자괴감에 빠졌다. 한데 ‘대박’이 터졌다. 첫달 정산액이 400만원가량이었다. 레진코믹스 차원에서 별도 광고를 한 달에는 3천만~4천만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녀의 수족관>은 그해 레진코믹스 전체 조회수 1등을 했다. 빚은 순식간에 갚았다. 조 작가 인생 반전의 시작이었다.
[인터뷰] ‘이태원 클라쓰’ 웹툰 원작자가 직접 대본을 쓴 첫 사례가 된 조광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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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맛이 어떠냐? 오늘 하루가 인상적이었다는 거다. 쓰린 밤이… 내 삶이… 달달했으면 했어.”(<이태원 클라쓰>)
-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장 애착을 느끼는, 스스로 생각해도 잘 썼다 싶은 대사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 추억이 있는 대사가 “(술)맛이 어떠냐?”입니다. 제가 대학 1학년 때 생일날 타지에서 산 위에 울타리를 짓는 막노동을 했어요. 한데 산에서 휴대전화가 안 터지는 거예요. 일은 조금 고됐고. 마치고 트럭 뒤에 타고 내려오는데 노을이 지고 휴대전화가 터지면서 생일 축하 문자가 한번에 오더라고요.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구들이랑 빨리 놀러 가고 싶은데 짠돌이 소장님이 고기랑 술을 사주시는 거예요. 전 술을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첫잔은 웬만하면 받자는 게 제 ‘룰’이거든요. 근데 항상 쓰기만 했던 소주가 그날 엄청나게 단 거예요. 제겐 그날 하루가 전체적으로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술)맛이 어떠냐’ ‘오늘 하루가
[인터뷰] 조광진 작가, “‘이태원 클라쓰’ 에서 가장 애착하는 대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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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31일 JTBC를 통해 첫 방송을 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16부작의 첫 방송에서 5.0%(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로 출발, 2주 만에 10%로 치솟더니 매회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종회는 전국 16.5%, 수도권 18.3%로 마무리했다. 한해 전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SKY 캐슬>에 이어 역대 JTBC 드라마 시청률 2위였다. 화제성 지수(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지상파·종편·케이블 포함)도 당시 전체 드라마 부문 4주 연속 1위였다. 방영 당시 관련 기사 제목엔 ‘심상치 않은’ ‘무서운 상승세의’ ‘날개 단’ 등의 수식어가 쓰였다. 주인공 박새로이를 연기한 박서준은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엔 <롯폰기 클라쓰>란 제목으로 일본에서 리메이크됐다. 원작 웹툰도 ‘메가 히트’였다. 국내 2위 웹툰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의 ‘슈퍼 웹툰 프로젝트’ 첫 작품으로, 연재
‘이태원 클라쓰’ 조광진 작가 [22 WRITERS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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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에게 스토리를 만드는 행위는 자연스레 “어디선가 누군가 겪고 있는 이야기를 수집해 나만의 언어로 들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저는 세상에 없던 걸 만들어내는 개발자가 아니라, 이미 구전으로나 경험으로 존재하는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처럼 들리게끔 하는 중간 필터 같은 역할을 하지 않나 싶어요.”
그는 가끔 “너무 작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하다가도 “사소한 것들도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마음을 다잡는다. “드라마 댓글에서 ‘나는 이런 사랑 한 적 없는데 왜 이걸 보며 울고 있나’ ‘난 모솔(모태 솔로)인데 왜 울지’ (웃음) 이런 글을 많이 봤어요. 사랑이란 가치에서 누군가를 전염시키는 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봐요.”
많은 사람이 협업하는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비롯한 믿음과 책임감도 한몫한다. 드라마 대본 집필은 끝없는 피드백과 수정 작업의 연속이다.
<그 해 우리는> 때는 다른 제작진에 초고를 보낸 뒤 회차마다 평균 3~4고까지
[인터뷰]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 하나만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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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그사세> 대본집에서 신(scene)을 나누고 번호를 붙이는 법, 내레이션 기호([N]) 등 대본집 용어를 습득했다. 회당 20~30분짜리 드라마의 “호흡이 궁금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빌어먹을 세상 따위>를 보면서 대사를 직접 컴퓨터로 받아썼다./p>
그에게 노희경 작가의 대본집은 ‘실용서’로서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자신의 대본을 쓰다가 막히거나 불안할 때면 <그사세> 대본집을 펼쳐본다. “처음에는 제 작품에서 스스로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극적인 사건 없이 흘러가는 거였어요. 그런데 그런 특성을 강점으로 만드는 사람이 노희경 작가예요. 모든 인물의 감정을 잘 살리고요. 그래서 고민이 많아지면 <그사세>의 흐름을 다시 살펴봤어요.”
그의 말대로 <그 해 우리는>을 비롯한 이 작가의 작품에는 엄청난 극적 갈등이나 악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버림받을 것이 두려워 사랑을 표현하기 힘들어하는 인물, 열등감을 들키기 싫
[인터뷰]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가 대본을 쓰다가 막히면 참고한다는 선배 작가의 드라마 대본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