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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덕 감독 <글리치> <특종: 량첸살인기> <연애의 온도> 연출
❶ <죠스>
서스펜스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답변.
❷ <E.T.>
나의 빙봉. 나의 E.T. 여전히 전율하게 하는 하늘을 달리는 자전거. 많은 이들의 어린 시절은 기억보다 그리 아름답지 않고 오히려 외롭고 슬프다는 진실에 대한 위로.
❸ <쉰들러 리스트>
영화인이 아닌 인간 스필버그를 드러낸 용기. 장르보단 인간에 대한 탐구. 이 영화로 그는 ‘영화’ 자체에 진심임을 보여주고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❹ <라이언 일병 구하기>
아이러니와 딜레마를 넘어서 궁극의 진실을 찾고야 마는 집념. 결국 인간으로 향하는 그의 일관적 주제에 그의 따뜻한 성품이 느껴진다.
❺ <뮌헨>
의심과 번뇌, 그리고 후회를 다루는 이야기는 어쩌면 처음부터 환영받지 못할 수도. 하지만 장착된 영상영어화술이 이 어두운 이야기
[기획] 한국 영화인이 꼽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베스트5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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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정 감독 <소리도 없이> 연출.
❶ <죠스>
영화가 담을 수 있는 모든 재미를 담은 영화. 글이 막힐 때 늘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마음의 고향.
❷ <라이언 일병 구하기>
아마도 스필버그 제작 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반복해서 본 작품. 생과 사 그 사이 끝없이 떠오르는 소용없는 도덕적 질문.
❸ <쥬라기 공원>
책 안에 멈춰 있기만 했던 공룡이 거대한 화면 안에서 달리던 그때의 전율. 어린 시절 느꼈던 극강의 공포와 환희.
❹ <A.I.>
혼란한 청소년기 끝자락에 날 찾아와준 선물이자 해답 같았던 작품.
❺ <마이너리티 리포트>
<매트릭스>와 함께, 영화라는 공간에서 모든 곳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준 영화.
최동훈 감독 <외계+인> <암살> <도둑들> 연출. (무순)
<죠스> / <레이더스&
[기획] 한국 영화인이 꼽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베스트5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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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기생충> <괴물> <살인의 추억> 연출. (무순)
<대결>
어릴 적 TV에서 처음 보고 충격을 받았던 작품. 의문의 트럭이 쫓아오는 심플한 상황 하나만으로 이렇게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영화를 끌고 갈 수 있다니!
<죠스>
1970년대 스필버그 작품을 특히 좋아한다. <죠스>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다. 상어와의 사투 못지않게 해변 마을의 정치역학적 관계가 훌륭하게 짜여 있다. <괴물>(2006)을 찍을 때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로버트 쇼, 로이 샤이더, 리처드 드라이퍼스 세 배우의 연기 앙상블과 그들 각자가 표현하는 캐릭터의 뉘앙스가 너무 좋았다. 특히 밤에 배 안에서 나누는 긴 대화 신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내가 영화마다 긴 대화 신을 하나씩 집어넣는 경향이 있는데, 아마도 <죠스>로부터 자극을 받은 게 아닐까 싶다.
<미지와의 조우>
[기획] 한국 영화인이 꼽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베스트5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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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인 35명이 꼽은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베스트10
❶ <죠스>(1975)
❷ <E.T.>(1982)
❸(공동)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A.I.>((2001)
❺ <쥬라기 공원>(1993)
❻(공동) <미지와의 조우>(1977) <더 포스트>(2017)
❽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1984)
❾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
❿ <레이더스>(1981)
스티븐 스필버그 베스트 선정에 참여한 한국 영화인
봉준호 감독, 김보라 감독, 류승완 감독,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 윤제균 감독, 황동혁 감독, 이유진 영화사 집 대표, 한재덕 사나이픽쳐스 대표, 홍의정 감독, 최동훈 감독, 한재림 감독,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 변영주 감독, 김성훈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조성희 감독, 정가영 감독, 김지운
[기획] 한국 영화인 35명이 꼽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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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난 (그 작품의 국내 개봉 시기를 찾아보니) 6살이었다. 우리 가족과 외갓집 식구들까지 적어도 예닐곱명이 작정하고 극장으로 향했던 날, 믿을지 모르겠지만 난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신흥동 ‘성남극장’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이모들과 삼촌들은 곧 보게 될 영화에 대한 소문을 나누었고, 어마어마하게 길었던 매표소 줄 속에서 아빠는 누가 새치기할까 봐 신경을 곤두세웠다. 표를 사고 계단을 올라 상영관의 두꺼운 문이 열리자, 시커먼 어둠과 커다란 소리가 우리 가족을 맞이했다. 영화는 한참 전에 시작되었고, 앉을 자리는 없었다. 관객은 이미 계단과 스크린 앞, 객석 뒤 공간까지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차지했고, 담배 연기 자욱한 화면은 어른들 등에 가려 반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든 화면을 잘 보려고 자리를 옮기는 산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나도 신경질이 나려던 그 순간, 화면 속 무언가를 본 엄마가 얼른 나를 잡아채 어른들 틈으로 억지로 쑤셔넣어 앞으로 보냈다. 그제야 비로소 온전
[기획] ‘파벨만스’를 계기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와 보낸 시간을 떠올린 조성희 감독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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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거인이 아니다
극장 앞에서 새미는 겁을 먹고 있다. 그런 아이를 두고 미치(미셸 윌리엄스)와 버트(폴 다노)는 양쪽에서 열심히 강변한다. “영화는 꿈과 같은 거야.” 그러나 아직 어린 새미는 이 “거인”의 세계가 두렵다.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에서 기차가 실시간으로 육박해오는 듯한 실감이 관객에게 충격을 주었다면, <파벨만스>의 새미는 자신보다 큰 것, 높은 것, 그래서 올려다봐야 하는 대상으로서의 영화에 불안을 느낀다. 여기에는 작은 몸으로 맞은편의 (영화 속) 어른들을 올려다봐야 하는 구도 또한 중요하게 작용한다. 현대로 오며 극장의 상영/관람 형태와 규모는 조금씩 바뀌었지만, 일반적으로 관객은 극장에서 영화를 올려다본다. 일단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그러고 보면 <파벨만스>는 무릎을 꿇고 마주 앉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기입한다).
극장은 고정된 중심인 스크린이 일방적으로 이미지를 방사하는 공간으로, 꼭대기에서 연주자를 내려다보는
[기획] ‘파벨만스’의 슬픔과 자책감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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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만스>를 보고 가장 먼저 복기하고 싶었던 필모그래피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젊었을 때 만든 저예산 장르영화, 엔터테이닝 그 자체에 집중한 오락영화들이었다. 어린 스필버그를 대변하는 캐릭터 새미(마테오 조리안)가 태어나서 처음 본 극장영화는 세실 B. 드밀의 <지상 최대의 쇼>였고, 그는 기차가 충돌하는 이미지에 사로잡힌다. 새미가 자각한 대로 영화 이미지가 관객의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영화 만들기는 인간의 감정을 의도대로 통제할 수 있다. 새미는 자신의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아버지 버트(폴 다노)가 사준 라이오넬 전기 기차를 이용해 자신이 봤던 스펙터클을 재현하려고 한다. 더 나아가 어머니 미치(미셸 윌리엄스)의 말대로 이를 영상으로 찍어서 편집하면 실제 장난감은 부서지지 않으면서 원하는 그림을 반복해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치 진짜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잘 연출하면 즐거움, 흥분, 공포, 슬픔과 같은 감정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새미
[기획] 스티븐 스필버그의 삶과 필모그래피의 연장선에서 신작 ‘파벨만스’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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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만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35번째 장편영화이자 2020년대에 한번 더 탄생한 그의 마스터피스다. 스필버그는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자신의 10대 시절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결심을 할 수 있었다. <파벨만스>는 인간의 감정을 통제하는 영화의 힘에 매혹됐던 소년이 연출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좌절하고, 유대인 차별에 맞서기 위해 영화를 다시 선택하기까지의 성장사를 다룬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스필버그의 영화들을 하나씩 다시 되짚어보게 만든다. <파벨만스>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사를 총괄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파벨만스>에 담긴 영화 매체 및 예술에 대한 스필버그의 평생에 걸친 사유를 짚은 후, 영화에 대한 무조건적 애정이 아닌 죄책감을 읽어낸 이보라 평론가의 비평을 소개한다. 조성희 감독은 <파벨만스>를 계기로 스필버그 감독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백하는 에세이를 보내왔다.
존 포드가 스
[기획] 35번째 장편영화 ‘파벨만스’를 계기로 돌아보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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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필름 마트가 열리기 하루 전날 밤, 홍콩고금박물관에서 제16회 아시안 필름 어워즈가 열렸다.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은 작품상, 각본상, 미술상, 남녀주연상 등 10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되었다. 그 중에서 각본상(정서경·박찬욱)과 여우주연상(탕웨이) 그리고 미술상(류성희)을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시상식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박해일 배우에게 짧은 만남을 청했다. 이번 시상식 풍경과 <헤어질 결심>의 여정에서 그가 보고 느낀 것에 대해 물었다.
탕웨이 배우가 만약 상을 받게 된다면 트로피를 대신 받기로 미리 약속을 했나?
'헤결팀'이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변수를 생각해 봐야 않겠냐는 이야기가 시상식으로 가기 직전 즉석에서 나왔다. 박찬욱 감독님도 안 계시고 탕웨이씨도 몸이 안 좋아 없으니 백지선 모호필름 대표만 계속 시상대에 오르는 게 모양새가 이상해 참석자들이 분야별로 나눠서 시상대에 오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조영욱 음악감독님은
“홍콩은 아시아 영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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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독설변호사> 개봉하기 전까지 따뜻한 가족 코미디가 역대 홍콩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적 있다. 2022년 9월에 개봉한 천진훙 감독의 <6인용 식탁>이 그 주인공이다. <독설변호사>가 그 기록을 가져가면서 역대 홍콩영화 박스오피스 2위로 내려갔지만, 천진훙 감독은 홍콩 관객들이 다시 홍콩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6인용 식탁>은 <독설변호사>에서 주인공 변호사를 연기한 황자화 배우를 맏이로 하여, 삼형제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로써 황자화 주연 영화 두 편이 역대 홍콩영화 박스오피스 1, 2위를 나란히 차지한 것이다. 만들어지기는 <6인용 식탁>이 먼저 만들어졌고 2021년 개봉을 준비하던 중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2년에 공개되었다. 따뜻한 가족 드라마 <6인용 식탁>의 각본과 연출을 책임진 천진훙 감독을 홍콩 현지에서 만났다.
역대 홍콩영화 박
‘첨밀밀’처럼 따뜻한 홍콩영화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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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홍콩영화 박스오피스 1위 영화가 탄생했다. 올해 춘절 연휴의 시작인 1월21일 개봉한 오위륜 감독의 데뷔작 <독설변호사>는 홍콩영화 최초로 수익 1억 홍콩달러를 돌파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독설변호사>는 한 여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분투하는 변호사 에드리안(황자화)의 이야기를 담은 법정영화다. 영토가 좁은 홍콩의 국가기관들은 일반적인 빌딩에 자리하고 있는데, 에드리안은 홍콩의 높은 빌딩과 빌딩을 잇는 회랑을 뛰어다니며 법정으로 출근하는 변호사다. 1975년생인 오위륜 감독은 <독설변호사>를 연출하기 전까지 20년간 시나리오 작가로 일했다. 국내에도 개봉한 적 있는 <화룡대결>(2010) <격전>(2013) <마경>(2014) 등 주로 액션 영화 시나리오를 써왔다.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 <매염방>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드라마 장르를 익혔고, 덕분에 속도
‘인과응보’ 법정영화로 역대 홍콩영화 박스오피스 1위 차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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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많은 영화인들이 홍콩행 티켓을 끊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영화, 영상 마켓인 홍콩필름마트(The Hong Kong International Film and TV Market, 주최 홍콩무역발전국(HKTDC))가 4년 만에 다시 열린다는 소식을 들려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온라인으로 행사를 축소했던 홍콩필름마트가 올해는 3월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홍콩 컨벤션&엑시비션 센터에서 열렸다. 다시 오프라인으로 나온 홍콩필름마트의 열기를 체감하기 위해 <씨네21>도 홍콩필름마트를 찾았다. 나흘 동안 가까이서 지켜본 올해 홍콩필름마트 취재기와 함께 역대 홍콩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독설변호사>의 오위륜 감독과 2위의 <6인용 식탁> 천진훙 감독을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인터뷰를 전한다. 두 영화인의 인터뷰가 홍콩영화계의 현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때마침 비
젊고, 새로운 홍콩영화의 변화를 목격한 홍콩필름마트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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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니셰린의 밴시>에 이르기까지 마틴 맥도나는 영화에서 시대를 특정한 적이 없다. 오히려 시기를 적시하길 피해가며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해온 편이다. 그렇기에 <이니셰린의 밴시>에서 배경을 1923년이라 언급한 건 특기할 만하다. 아일랜드 국적의 감독이 아일랜드 내전이란 역사적 사건을 명확히 가리킨 것이기 때문이다. 작품의 장소는 본국과 거리를 둔 이니셰린이라는 가상의 섬이다. 지척의 대포 소리가 바다를 가로지르는 가운데 파우릭과 콜름은 이니셰린에서 둘만의 광기 어린 전쟁을 벌인다.
서부극의 특성을 즐겨 차용하는 마틴 맥도나의 특성은 그의 신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킬러들의 도시>에서 벨기에의 브뤼주, <쓰리 빌보드>가 미주리주의 에빙 지역으로 장소를 한정했던 것처럼 <이니셰린의 밴시>의 배경지도 이니셰린을 벗어나지 않는다. 섬에 머무르는 두 인물은 거듭해 갈등을 겪는다. <킬러들의 도시>
[기획] '이니셰린의 밴시' 속 갈등이 남긴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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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파우릭(콜린 패럴)이 콜름(브렌던 글리슨)의 집에 방문하면 둘은 나란히 술집으로 향한다. 습관처럼 굳어진 일상은 “더이상 너와 시간 낭비를 하지 않겠다”는 콜름의 선언으로 무너지고, ‘오후 2시’는 일방적인 무시와 끈질긴 방문의 시간으로 변모한다. “계속 찾아온다면 양털 깎는 가위로 내 손가락을 자르겠다”는 콜름의 연이은 선언에도 파우릭은 우정을 갈구하길 멈추지 않는다. 첫 장편 <킬러들의 도시>에서 콜린 패럴, 브렌던 글리슨과 호흡을 맞췄던 마틴 맥도나 감독은 “두 배우의 조합에 어울릴 만한 스토리를 수년간 고민”했고 10여년 후 <이니셰린의 밴시> 시나리오를 완성하며 재회의 장을 마련한다. 마틴 맥도나는 ‘두 남자의 절교’라는 서사에 비극과 블랙코미디를 녹여내며 자신의 연출적 강점을 드러낸 동시에 “삶에 대해 질문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타임스>) 접근법을 구사한다. <이니셰린의 밴시>는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3관왕,
[기획] 어느 날 내 친구가 절교를 선언했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