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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서울에서 필자는 한 제작사 사장과 진기한 대화를 나눴다. 그는 사업에 매우 정통한 사람으로 제작, 배급, 상영에 대해 얘기할 때 손가락만 튕기면 모든 정보들이 술술 나오는 이였다. 그렇지만 우리가 저작권 침해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마자 그는 정신적 체증에 들어갔다.
몇주 전 중국에 갔을 때 여러 영화인에게 한국영화에 대해 물은 적이 있었다. 그들은 분명 한국영화의 영향력을- 별 염려없이- 인식하고 있었지만 거의 모든 한국영화들을 DVD로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들이 말한 것은 해적판 DVD였다. 이런 걸 한국 제작자에게 말했더니 그는 한숨을 쉬면서 중국은 불법복제 때문에 불가능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로비단체인 MPAA가 각국에 서구개념의 저작권법 집행과 DVD 지역 인코딩을 적용시키려고 노력하면서 주문을 외우듯 끊임없이 반복하는 말이다. 원래 DVD는 이전에 (비디오와 LD에서) PAL과 NTSC의 방송체계로 나뉘었던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
[외신기자클럽] 아시아의 독보적인 사업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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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도그마 선언을 발표해 충격을 주었던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가 새로운 형식의 영화를 내놓았다. 스크린을 기초적인 마인드 게임의 보드로 활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라스 폰 트리에는 신작 <보스 오브 잇 올>에 영화의 맥락과는 관계없는 장면 몇개를 삽입하여 그것을 찾아내는 게임 <루키>를 개발하고 상금과 상품을 내걸었다. 5개에서 7개 사이라고만 알려진 <루키>를 모두 찾아내는 첫 번째 덴마크 관객은 상금 3만덴마크크로네(약 5360달러)를 받고 영어로 제작되는 라스 폰 트리에의 다음 호러영화 <안티-크라이스트>에 엑스트라로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라스 폰 트리에는 “무심하게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루키>는 실수나 흠집처럼 보이겠지만 게임을 하려는 관객이라면 그것이 수수께끼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랑 블루>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장 마르크 바가 출연하는
[왓츠업] 스크린을 게임판으로 삼으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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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그날의 좋은 일 세 가지씩 생각하기, 자기 장점 다섯 가지를 찾아 매일 새롭게 실천하기. 이 두 훈련만 열심히 해도 행복감이 늘고 우울감은 준다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이 발표했단다. 2006년 출판계 주요 흐름도 ‘행복’이었다. 행복해지기 위한 자기계발서들이 쏟아져나왔다. 그만큼 우리가 안 행복해서일까?
6개월 지난 애를 업고 뉴스를 보다 눈물 흘릴 뻔했다. 산후우울증을 다룬 꼭지였다. ‘남자 전문가’들이 산후에는 호르몬이 변하고 어쩌고 이유를 나열했지만 하나마나 한 소리로 들렸다. 한 엄마는 젖먹이 쌍둥이 포함해 애 셋을 기르며 가사까지 도맡았는데, 남편은 그야말로 ‘헬프’가 안 되는 것 같았다. 한계를 시험하는 과중한 ‘노동’의 압박이 그녀를 불행하게 했고 급기야 죽음으로 몰고 간 게 아닐까?
휴직하고 육아하며 절실히 느끼는 건, 역시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하루 세끼 밥 먹고 똥 싸고 잠자는 당연한 일도 반납하고 해야 할 일이 세상에는 있다. 어
[이슈] 우리들의 착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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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자뷰>의 배경은 뉴올리언스이다. 도시에 잔재하는 프랑스 건축 양식과 늪지대 등의 이국적인 정취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에도 불구하고 <데자뷰> 제작진들의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다. 2006년 본격적으로 촬영이 시작되면서 <데자뷰>는 재건에 나선 지역 주민과 기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는데 재해 이후 처음으로 뉴올리언스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데자뷰>가 뉴올리언스에 갖는 의미는 특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축제로 들뜬 뉴올리언스, 해군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태운 페리호가 강 위에서 폭발한다. 사건 현장에 도착한 ATF(주류, 담배, 화기 단속국) 요원 더그 칼린(덴젤 워싱턴)이 그 자리에서 수집한 몇 가지 단서만을 가지고 단순한 폭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가 배후에 있는 의도된 테러임을 알아내자 FBI 요원 폴 프리즈와라(발 킬머)는 테러리스트의 검거를 위해 그가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한다. 이제 프리즈와라 요원을 따라 나선 더
[현지보고] 평행우주에서 펼쳐지는 토니 스코트의 액션 <데자뷰> LA 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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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 아름다운 재단, 영화인회의, 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이 함께하는 '행복한 만원 릴레이'의 66번째 주인공은 <그때 그사람들> <오래된 정원> <그놈 목소리>의 김우형 촬영감독입니다.
“장성호 모팩 대표는 <해피엔드> 때 일하면서 만났는데, 알고 보니 중학교 선후배 사이기도 하더라.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다. 예전에 이유진 PD가 나를 추천하지 않았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장성호가 추천했다기에 허걱했다. (웃음) 농담이고, 1만원이라는 작은 돈이지만 모이면 큰돈이 될 테니,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분들에게까지 어떤 식으로든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 주자로는 내 촬영부 출신으로 <목포는 항구다> <여자, 정혜> <구미호 가족> <방과후 옥상> 등을 찍은 최진웅 촬영감독이 좋을 것 같다. 요즘 사정이 많이 좋다는 소문이 있던데(웃음), 흔쾌히 허락하지 않을까?”
[행복한 만원릴레이 66] <그때 그사람들> <오래된 정원> <그놈 목소리>의 김우형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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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천하장사 마돈나> 등 베를린행
내년 2월8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제57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각종 부문에 한국 장편영화를 초청했다.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은 주목할 만한 예술영화를 묶어 상영하는 파노라마 부문, 이해영·이해준 감독의 <천하장사 마돈나>는 10대들이 심사위원단으로 참여하는 제너레이션 부문, 이윤기 감독의 <아주 특별한 손님>은 젊은 작가들의 실험정신에 주목하는 포럼부문에서 상영될 것이다. 한편 이재용 감독의 <다세포 소녀>는 지난 8월, 일찌감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받은 상태다.
<해변의 여인> <천하장사 마돈나> 등 베를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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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3일 촬영을 시작한 허진호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 <행복>(제작 라이필름·영화사집)이 12월5일 크랭크업했다. <행복>은 쾌락을 추구하며 살아온 영수(황정민)가 간경변에 걸려 몸을 의지하게 된 요양소에서 폐병을 앓는 은희(임수정)를 만나 시작되는 사랑의 전말기다. <행복>은 후반작업을 거쳐 2007년 봄 개봉한다.
허진호 감독의 <행복> 촬영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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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하우스의 지난 1년 상영작들을 다시 볼 수 있는 ‘From Sponge to Sponge 2006’이 12월14일부터 2007년 1월10일까지 스폰지하우스 시네코아에서 열린다. 상영작 수는 모두 35편. 칸, 베를린 등 주요 국제영화제 수상작들(<귀향> <라스트 데이즈> <오프사이드> <히든> 등)과 <돈 컴 노킹> <커피와 담배> <프레리 홈 컴패니언> 등 명성자자한 작가들의 근작들이 골고루 마련돼 있다. <메종 드 히미코> <녹차의 맛> 등 올해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일본 인디영화들도 다수 포진해 있다. 자세한 상영일정은 매주 홈페이지(www.spongehouse.com)에 공지한다고.
올해 못 본 영화들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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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종원이 2006 광주국제영화제의 새로운 조타수로 뽑혔다. 영화제 개막 사흘 전인 12월11일 뒤늦게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 최씨는 존폐 위기에 내몰렸던 영화제를 다시 살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12월18일까지 닷새 동안 계속되는 광주영화제에선 13개국 49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http://giff.or.kr 참조.
최종원, 광주영화제 집행위원장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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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관 미로스페이스가 부활했다. 2002년 개관했다가 문을 닫은 지 4년 만이다. 재개관 장소는 광화문 가든플레이스. 120석 규모의 단관 극장으로 레스토랑과 바 등의 부대시설도 갖췄다. 운영자인 미로비젼에 따르면 국내외 독립영화 소개 및 다양한 국내 영화제와의 연계에 중점을 두고, 한국영화의 외국어 자막 상영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12월16일부터 20일까지 4일 동안 개관 기념 특별상영전도 연다.
예술영화관 미로스페이스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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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4일 광화문 미로스페이스에서 2006 올해의 여성영화인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프로듀서 부문의 백연자 프로듀서(<가족의 탄생>), 다큐멘터리 부문의 이혜란 감독(<우리들은 정의파다>), 공로상의 원로배우 이경희, 올해의 여성영화인으로 선정된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라디오 스타>), 시나리오 부문의 연미정 작가(<아이스케키>), 홍보·마케팅 부문의 조옥경 영화사 숲 대표(<맨발의 기봉이>). <라디오 스타>의 이준익 감독, 안성기, 박중훈도 자리를 함께했다.
2006 올해의 여성영화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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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홍콩영화에 향수가 있는 관객들과 국내 코미디 영화를 즐기는 관객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오락영화가 납시었다. 2001년도 <조폭마누라>를 감독한 조진규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진정한 의미의 후속작 <조폭마누라3>가 그것이다. 정흥순감독의 <조폭마누라 2>가 전작의 틀거리를 안이하게 답습하면서도 전작의 재미를 전혀 살려내지 못한 사이비 후속작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더욱 강조해야 할 사항이다.
<조폭마누라 3>는 <조폭마누라>의 틀과 흥행요소를 따라가지 않는다. 성차의 권력이 바뀐 상황이라는 것만 비슷할 뿐 웃음이 촉발되는 지점이 <조폭마누라>와 많이 다르다.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그다지 비중이 없을 것 같던 현영 캐릭터이다. (현영은 아무리 허접하고 단순한 역할이라도 진짜 열심히 연기하여, 주어진 자기 몫 이상을 보여주는 훌륭한 배우이다.) 그녀가 조선족 말투의 순진한 아가씨에서 권력
[전문가 100자평] <조폭 마누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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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가 이집트에 수출된다. 이집트의 영화배급사 굿뉴스그룹은 12월14일부터 카이로 시내 4개 직영 극장에서 <형사..>를 아랍어 자막과 함께 상영한다. 그간 <동승> 등의 우리 영화가 카이로 국제영화제를 통해 이집트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상업적인 배급망을 통해 이집트 관객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이집트에선 올해 2월 <대장금>이 국영방송에서 황금시대에 방영되었고, 2004년부터 방영된 <가을동화><겨울연가>도 큰 인기를 끌었다.
<형사 duelist>, 이집트 관객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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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으로 자리를 옮겨 새단장한 예술영화관 미로스페이스가 12월16일 다시 관객을 맞는다. 2003년 1월 관훈동 인사아트프라자 지하2층에서 위치했던 옛 극장이 문을 닫은지 4년 만의 재개관이다. 새 미로스페이스는 3층 건물에 들어선 120석 규모의 단관 극장으로 레스토랑과 바 등의 부대시설도 갖췄다. 운영자인 미로비전에 따르면 미로스페이스는 국내외 독립영화 소개 및 다양한 국내 영화제와의 연계에 중점을 두고, 한국 영화의 외국어 자막 상영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개관 기념 특별 상영전은 16일부터 4일간 열린다. 2006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방황의 날들>, 지난 부산영화제에서 이목을 끌었던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코언 형제, 구스 반 산트 등 20명의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사랑해, 파리> 등이 스크린에 걸린다. 여기서 소개될 영화를 통해 앞으로 미로스페이스가 나아갈 방향을 맛 볼 수 있을 듯. 본격적인 개봉 영화 상
4년 만에 부활한 미로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