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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계의 드림팀이 한 자리에 모였다. 현지시각으로 5월20일 첫선을 보인 <각자의 영화>는 칸영화제가 60주년을 기념해 세계적인 거장 35명에게 의뢰한 33편의 단편영화를 모은 작품(35명 중에는 다르덴 형제 2명과 코엔 형제 2명이 포함돼 있다)이다.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직접 의뢰한 이 단편영화의 주제는 바로 영화관이다. 35명의 감독, 또는 33조의 감독들은 이 3분 남짓한 단편영화 속에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내는 재주를 보였다.
물론 이 작업은 참여한 감독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만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그동안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거나 그에 버금가는 업적을 세운 감독들이지만, <각자의 영화>는 TV 오락 프로그램으로 치면 ‘연말 결선대회’의 성격이 강했던 탓에 남의 작품과 비교된다는 사실이 꽤나 껄끄러웠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를 보는 도중에도 어떤 작품에는 큰 박수와 함께 환호가 따라나왔고, 어떤 작품에는 야유가
33명의 거장 한자리에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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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제4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12개부문 후보에 올랐다. 대종상영화제 측은 21일 오후 6시, 대종상영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한강고수부지에서 2차기자회견을 열고 <미녀는 괴로워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12개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11개 부문, <호로비츠를 위하여>와 <타짜>가 각각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우철 대종상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함께 <미녀는 괴로워>의 김용화 감독, 김아중, 고아성, 류덕환, 그리고 예심 심사위원장인 원로영화배우 남궁원과 영화인협회 마용천 부이사장이 자리했다. 이날 신우철 집행위원장은 "시민과 함께하는 대종상영화제가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 한강고수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제44회 대종상 영화제는 2006년 4월 27일부터 2007년 4월 30일까지 국내에서 상영된
<미녀는 괴로워>, 대종상 영화제 12개부문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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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봉준호의 <괴물>이 그러했듯이, 올해 칸영화제의 주요 화제작들은 지루하고 안이한 프로그래밍의 산실인 경쟁부문 보다는 ‘감독주간(Quinzaine Des Realisateurs)’에서 더욱 풍요롭게 발견되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도 열렬한 팬층을 지니고 있는 일본 코미디언 마츠모토 히토시의 감독 데뷔작 <대일본인>은 지금 현재 칸에서 가장 뜨거운 영화 중 하나다. 모두 두번에 걸쳐 진행된 시사는 몰려든 일본 기자들과 서구 관객들로 완벽하게 메워졌고, 시사가 끝나자 일본 기자들마저 "기대와는 완전히 다른 영화가 나왔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확실히 <대일본인>은 기타노 다케시의 <모두 하고 있습니까?>이후 가장 막나가는 일본 영화계의 선물이다. 아니, 다케시의 영화를 넘어서서 자신만의 행성으로 유영을 거듭하는 보기드문 괴작중의 괴작이다.
다이사토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소극적인 중년의 일본인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비밀이 한가지 있으니
칸의 뜨거운 화제작, 마츠모토 히토시의 <대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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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었어?” 4월14일 오후 6시, 광화문 사거리 근처 서울관광호텔 710호 앞 복도. 스쳐가는 스탭이 기자에게 던지는 말에 흠칫 놀라 돌아본다. 완벽한 발음, 익숙한 외모의 그들은 도쿄국립예술대학 영상대학원 학생들. 한국 생활 열흘 만에 한 단어, 한 문장씩 배운 한국어가 노트 한 바닥을 훌쩍 넘긴다는 그들이 앞뒤 안 가리고 배운 말을 써먹느라 여념이 없다. 1주일 동안 30분 분량의 단편영화를 촬영하는 힘든 일정에도 불구하고 연출자 요시이 가즈유키, 촬영자 야마모토 다이스케, 프로듀서 시오바라 후미코, 편집 겸 스크립터 요코야마 쇼고, 사운드 담당 야스히로 모리나가까지 다섯명의 일본 학생들은 생생하기만 하다. 대조를 이루는 것은 좁은 호텔방과 복도에 몸을 구겨넣고 노곤하게 숨죽인 한국인 스탭들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 23기인 이들은 현지 프로듀서와 조연출, 붐맨, 그립 등으로 바다를 건너온 동료들의 작품을 돕고 있다. 일본어와 한국어, 영어가 섞여드는 이곳은 한·중·일 영화학
국적은 달라도 우리는 영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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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어권 영화는 단 한편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이 중국어권 영화의 부진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허우 샤오시엔과 왕가위는 각각 프랑스어와 영어 영화로 칸의 환대를 받았고, 리 양의 <맹산>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의 최고 화제작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기대와는 달리 보잘것 없는 결과물이 나오기는 했지만 홍콩의 액션 마에스트로 두기봉, 서극과 임영동이 함께 만든 <트라이앵글> 역시 적지않는 관심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영화가 두 편이나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올해 칸영화제는 중국어권 영화들의 다양한 모색을 멋지게 증명하는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장 첸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김기덕의 신작 <숨>에서 대사 한마디 없이 기억할만한 연기를 해낸 늘씬한 대만 남자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 전진하는 중국어권 인재들의 물결을 분명하게 따르고 있다.
칸영화제에서 만난 <숨>의 장 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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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이지만, 이렇게라도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김보경씨한테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이제 다시 영화를 시작하는데 <친구>에서 각인되었던 만큼 사람들의 가슴에 남는 좋은 배우로 거듭나기 바란다. 그런데 이 돈이 <씨네21>로 들어가는 건가? 아, 아름다운 영화인이구나.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어차피 이게 영화인들이 동참하는 거라면 어느 한곳에 보태기보다는 여러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였으면 한다. 소외되고 힘든 곳은 너무나 많지 않나. 다음 주자로는 오기민 대표를 추천하고 싶다. 영화판이 어떤 상황이든지 언제나 합리적인 판단을 하시면서 꾸준하게 변치 않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이다. 뭘 또 이런 걸 다 시키냐고 하시겠지만, 좋은 일에 빼놓으면 섭섭해 하실거다. (웃음)
[만원릴레이 87] 바른손엔터테인먼트 대표 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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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의 <괴물>이 개봉했을 때도, <스파이더맨 3>가 개봉한 뒤에도 극장들은 관객의 선택의 기회를 무례하게 앗아갔다. 부스러기처럼 다른 영화가 몇편 걸려 있지만 ‘대작’ 한편 보고 나니 공연히 영화 볼 맛 떨어지고 당분간 극장 근처엔 가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세태 속에 서울아트시네마는 얼마나 영양가있는 영화관인지 새삼 소중해진다. 때론 낯선, 때론 파격적인, 때론 소박한 영화들이 천박하거나 무례하지 않게, 관객과의 소통을 목표로 매번 짜이고 있다. 녹음이 아름다운 요즘 서울아트시네마로 ‘영화’ 보러 가자.”
[시네마테크 후원릴레이 66] 영화감독 한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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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도로시의 장소정 대표님이 좋은 일에 동참시켜주셔서 되게 기분이 좋았다. 근데 이거 확실히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는 게 맞나? 뭐랄까, 작은 돈이지만 진짜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야 할 텐데, <씨네21>에서 책임지고 전달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웃음) 음. 개인적으로는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해 돈이 쓰였으면 좋겠다. 미래를 책임질 새싹들인데 어렵게 사는 걸 보면 가슴이 많이 아프다. 그리고… 다음 주자는 아무래도 또 <기담> 관계자를 추천하면 좀 그렇겠지? (웃음) 그렇다면 지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제작하고 있는 바른손 영화사업본부 최재원 대표님이 좋겠다. 매니저를 통해서 알게 됐는데 정말 바른 분이시니까 흔쾌히 동참하실 거다.
[만원릴레이 86] 배우 김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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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가스나 석유 등 천연자원이 나지 않는 곳에선 지적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은 휴대폰, 반도체, 모니터, 평면TV와 같은 시청각 기기를 생산해 전세계에 판다. 그러니 만큼, 영상에 대한 이해와 시네마테크를 위한 투자는 당연한 것이다. 시네마테크야말로 그러한 이해를 꽃피우는 결정적 구실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LG나 삼성 사람들이 내 말뜻을 알아주길 바란다. 서울에 늘어선 기업 사옥들을 보니, 이젠 이윤만 바라고 짓지는 않는다는 확신이 든다. 그 건물들은, 지은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것을 반영하거나 표현하기도 한다. 지속하는 경제를 위해선, 돈을 낸 사람들의 의도와 이윤을 넘어선 무언가가 필요하다.”
[시네마테크 후원릴레이 65] 영화감독 하룬 파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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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가 새 영화 <라이쳐스 킬>(Righteous Kill)에서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 콤비로 호흡을 맞춘다. <히트> 이후 12년만이다. 6천만달러로 제작되는 저예산급 영화 <라이쳐스 킬>은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업 클로스 앤 퍼스널>을 연출한 존 애브넛 감독의 지휘 아래 8월6일 코네티컷에서 항해를 시작할 예정이다.
<버라이어티> <E!온라인> 등의 업계 소식지에 따르면,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는 계약의 세부사항에 대해서 꼼꼼히 논의한 후 출연을 결정했다. 존 애브넛 감독과 <88분>을 제작했던 밀레니엄 필름즈의 애비 러너는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시대의 두 배우가 스크린을 누비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전까지 할리우드의 출연 계약 중에 가장 어려운 계약이었다고 말했다. 밀레니엄 필름즈의 대표이며 <라이쳐스 킬>의 제작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 12년 만에 스크린에서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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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할리우드 코미디의 여왕, 골디 혼이 새 영화 <애쉬스 투 애쉬스>를 통해서 감독으로 데뷔한다. <그라인드 하우스>에 출연한 남편 커트 러셀과 함께 칸영화제를 찾은 골디 혼은 새 영화에 커트 러셀과 함께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OPE>를 포함한 몇 편의 TV영화를 통해 연출 겸 제작자로 경력을 쌓은 골디 혼은 그녀의 감독 데뷔작이 될 <애쉬스 투 애쉬스>의 각본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쉬스 투 애쉬스>의 각본은 워런 비티의 <불워스>의 시나리오 작가 제레미 피스커가 집필했다. 영화는 인도에서 카트만두까지 여행하는 한 미망인을 둘러싼 이야기로, 화장한 남편의 유골을 여행중 잃어버리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코미디 장르를 빌어 풀어낼 예정이다. 올해 가을 제작에 들어가며 뉴욕과 인도를 오가며 촬영한다.
골디 혼, <애쉬스 투 애쉬스>로 감독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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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기존의 지원제도를 통합 확대한 아시아영화펀드 (ASIAN CINEMA FUND)를 신설한다. 아시아 영화감독들의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새로운 창구를 만들자는 목적으로 신설된 아시아영화펀드는 다수의 기업과 단체가 공동으로 조성한 매칭펀드의 개념을 도입하여 총 8억 원의 기금을 마련했다. 개발 단계, 제작 단계, 후반 작업 단계로 나누어 지원하며 각 단계별로 한국 프로젝트와 아시아 프로젝트를 구별하여 지원작을 선정할 예정. 후반 작업의 경우에는 한국의 후반 작업 회사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실질적인 아시아 연대 작업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 영화제 측의 설명이다.
개발 단계의 프로젝트에는 편당 1천만원을 지원하며, 후반작업 펀드의 경우 최소 5천만원에서 최대 1억 5천만원까지 현물을 지원한다. 아시아영화펀드를 지원받으려면 신청서류를 갖추어 장편독립영화 개발비 지원은 7월 27일(금)까지, 장편독립영화 후반작업지원과 다큐멘터리 제작지원은 6월 29일(금)까지 영화제 사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펀드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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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애니메이션 팬들을 위한 축제, 제11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SICAF 2007)이 오는 5월23일(수)부터 27일(일)까지 5일간 열린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SICAF 2007 역시 영화제와 전시장을 나눠 진행하게 되는데, 전시는 SETEC(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애니메이션영화제는 CGV 용산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다.
SICAF 2007은 <별의 목소리>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지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초속 5cm>를 개막작으로 시작해 SF계의 거장 뫼비우스(장 지로)가 직접 감독을 맡은 <아르작 랩소디>, 지난해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의 화제작과 르네 랄루 감독의 <타임 마스터>, 최첨단 CG의 현황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시그라프 2006 베스트 3D 섹션 등 여느 때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작품들이 포진해 있다. 게다가 뫼
초속 5m로 달려온 애니메이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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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영화의 현재적 지평을 열어줄 EU영화제가 오는 5월25일부터 31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젊은 영화작가들이 그려낸 동시대의 유럽영화를 대체적으로 아우르는 것은 환상보다는 현실, 슬픈 표상들에 압도된 온기없는 리얼리즘의 경향이다. 다양한 연합국의 문화적 차이는, 유로화라는 화폐 보편성을 기반으로 실직과 중독, 부채와 저당, 불운과 고독이라는 보편성의 전체를 구성한다. 이들의 삶을 위무하는 것은 달콤하고 낙관적인 환상이 아니다. 알코올과 항우울제, 마약, 혹은 이유없는 우발적 살인이 영화적 현실의 요소로 편입되었다. 오랜 유럽 불황의 그림자가 배어 있는 영화들의 페이소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지적 자의식 없이 명랑함으로 충만한 영화 <얄라 얄라>(스웨덴)를 추천한다. 사랑마저 행복한 전망을 전해주지 못하는 동시대 유럽의 삶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욕망을 긍정하는 ‘케세라세라’의 천진난만함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따스한 시선의 개막작 <꿈의 동지들>(독
유럽영화의 현재를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