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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의 뮤즈, 에디 세즈윅. 타인에게 영감을 주되 자신을 위한 불꽃은 채 피워 올리지 못했던 다른 여성 예술가들처럼 워홀과 갈라선 세즈윅은 스물여덟 해를 뒤로하고 세상에 작별을 고했다. “60년대, 그 누구보다도 날 매료시켰던 사람이 있다. 그때 그 감정은 사랑이었던 것 같다.” 워홀의 고백에서 출발하는 <팩토리 걸>은 팩토리의 일원이거나 세즈윅 자신이 아니라 단지 ‘팩토리 걸’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그를 좇는다. 쓰라리고 슬프지만 또 눈이 멀 정도로 화려했던 세즈윅의 삶을 네 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
1. 가정사
에디 세즈윅의 가정은 부유했다. 조각가이자 자선가이며 거대한 목장의 주인이기도 했던 프랜시스 민턴 세즈윅은 남태평양철도회사 사장의 딸 앨리스 델란노 드 포레스트와 결혼했다. 집안의 권세가 권세이니 만큼 세즈윅가의 아이들은 모두 사립학교에서 교육받았고 매일 비타민B를 담은 주사를 맞았다. 또 세즈윅가는 당시로선 급진적으로 흑인 여성에게 법적인 자유를 안
[알고 봅시다] 워홀의 뮤즈, 비운의 ‘팩토리 걸’ _ 에디 세즈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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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대표라고 하면 어렵게 마련인데, 최재원 대표님은 아주 자상하셔서 모든 스탭이 좋아하는 분이다. 주말마다 항상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시기도 하고. (웃음) 그런 분한테 추천을 받으니 정말 영광이고 기분이 좋다. 비록 1만원짜리 한장의 후원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몸이 아파도 치료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였으면 좋겠다. 평소 현장에서도 다치거나 아픈 스탭들이 많은데, 그런 때도 보험사에서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다음 주자로는 CG업체인 EON의 정성진 실장님을 추천하고 싶다. 지금 <헨젤과 그레텔> 때문에 우리 스탭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고생하고 계신, 워낙 사람 좋고 여러 분야에 관심도 많으신 분이다. 얼마 전에 득녀하셨기 때문에 아마 마음 씀씀이도 후덕해지셨을 거다. (웃음)
[만원릴레이 88] 미술감독 류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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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가 없었다면 미디어극장 아이공도 없었을 것입니다. ‘진보는 젊은 정신에서 오는 것이지 젊은 육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서울아트시네마는 대안적인 관점과 용기있는 시선과 철학이 담긴 영화들을 선사했습니다. 척박한 땅을 개량해 옥토로 만든 농부의 땀과 정성이 있어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서울아트시네마의 땀과 정성으로 깨어 있는 젊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집니다. 몸무게만 나가는 영화를 키울 것인가, 머리가 있는 영화를 키울 것인가. 지키는 것은 우리의 사랑과 관심이지 않을까요.”
[시네마테크 후원릴레이 67] 미디어극장 아이공 대표 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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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들이 극장가를 점령했다. 지난 5월 23일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가 개봉 첫 주 동안 271만 3302명(배급사 집계)을 동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개봉 당일에만 30만8000명의 관객을 동원한 <캐리비안의 해적~>은 석가탄신일인 24일에는 78만 9천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개봉 이틀 만에 109만7000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영화사상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한 <괴물>의 개봉 이틀 관객 수 108만8000 명의 기록을 깬 동시에 외화로서는 처음으로 최단기간 100만 관객 돌파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봉 첫날 전국 670개로 시작한 스크린 수도 주말동안 서울 244개, 전국 912개 스크린으로 늘어났다. 이는 <스파이더맨 3>가 세운 816개 스크린의 기록을 약 100개 앞지른 것으로 전국 스크린 수의 절반이상이다. 조만간 개봉하는 <황진이>와 <슈렉3>가 스크린
전국 912개 스크린 점령, <캐리비안의 해적~>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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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돌아가는 강냉이 기계. 거칠게 쥔 손. 세월의 고됨이 느껴지는 할아버지의 얼굴.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변해 다시 봄. 그 시작을 알리는 기운은 아직 자리를 뜨지 못한 겨울의 침묵이다. 베이징 외곽의 어느 마을, 홀로 남겨진 할아버지에게 맑은 미소의 소녀가 다가온다. 할아버지가 강냉이 기계를 돌리자 소녀는 나무 주위를 돌고, 할아버지의 손동작이 빨라지자 소녀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한 바퀴, 두 바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던 마을에 뻥 소리가 울리고, 강냉이는 배꽃의 잎이 되어 포대에 고스란히 담긴다. 봄을 피운 할아버지와 소녀의 움직임. 시간은 아무 소리도 없이 오다가, 순간 사람을 놀라게 한다. 갑자기 움트는 새싹들처럼.
6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봄의 도착을 담아낸 이 영화는 베이징영화학교 감독과를 졸업한 이한얼 감독의 작품이다. 제목은 <봄이요!>. 계절을 바라보는 시선이 꾸밈없이 솔직하다. 소설가 이외수씨의 아들이기도 한 이한얼 감독은 “마음 공부를 하
[이달의 단편 13] 이한얼 감독의 <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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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좀 주세요.” “한두 방울이 아니라, 선지가 필요해.” 지난 5월18일 오후 3시. 남양주종합촬영소 <두사람이다> 촬영장에서 오가던 무시무시한 대화의 일부다. 떨어지는 핏방울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 여주인공이 천장에서 내려오는 피의 수면을 바라보던 중, 순식간에 핏물이 온 방을 채우는 장면. <그랑블루>의 꿈장면에 등장하는, 거꾸로 내려오는 수면의 핏빛 버전이다. 윤진서의 얼굴에 떨어지던 핏방울이 급기야 온 침대와 방안을 피칠갑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문제는 2m 남짓한 높이에서 떨어지는, 몇 양동이는 될 법한 엄청난 양의 핏물을 맨 얼굴로 맞아야 한다는 점. 눈과 코, 귀로 핏물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온몸을 피범벅으로 만들게 될 텐데 두번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더없이 미안한 표정으로 “한번만 더 가자”던 오기환 감독이, “싫어요, CG로 하세요”라는 윤진서의 애처로운 항변에 급기야 무릎을 꿇을 만도 하다. 그러나 프로는 아름답다. 한 시간 반에 걸쳐
네 옆의 아무도 믿지 마! <두사람이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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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단의 글을 읽어보니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인 왕가위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영화 비주얼은 칭찬했지만 비평가들에게 배우들의 연기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것 같고 대사는 지루해했던 것 같다. 영국 <텔리그래프>의 한 비평가는 더욱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에서 일관되게 가락이 맞지 않은 음은 보이스오버의 광범위한 사용이다. 마음의 문제를 명상하는 보이스오버는 <섹스 & 시티> 캐리 브래드쇼의 보이스오버 정도로 깊이가 없고 짜증나기까지 한다.”
<섹스 & 시티> 팬들에게 사과함과 더불어,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비평가가 영화에 던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비판 중 하나라는 사실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단순하고 익숙하다. ‘보여주기’는 대개 늘 ‘말해주기’보다 효과적이다. 보이스오버는 우리에게 “나는 몹시 바보 같아서 나 자신을
[외신기자클럽] 내 머릿속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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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대 메이저의 하나인 도호는 지난 4월2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을 DVD로 통신판매한 ‘코스모스콘텐츠’라는 회사를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판매 중지(금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도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저작권자는 그 작품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작권 존속 기간을 갖는다. 일본에서는 2003년까지 유효한 구저작권법에서는 그 존속 기간이 개봉(첫 상업 상영) 다음해 1월1일부터 50년간이었다. 이것이 2004년 1월1일에 개정된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70년간으로 연장되었다. 기한 완료의 의미로 퍼블릭도메인(약칭 PD; 저작권이 완료된 공공소유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지난해, 파라마운트 홈엔터테인먼트는 <로마의 휴일> DVD를 무단으로 복제 판매하는 회사를 상대로, 역시 아직 퍼블릭도메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판매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도쿄지법에 냈다. 그러나 도쿄지법은 이를 퍼블릭도메인으로 인정, 가처분신청을
[도쿄] 사후 38년이냐, 개봉 후 70년이냐 그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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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박스오피스 빅3의 마지막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이하 <캐리비안3>)가 지난주 목요일 개봉했다. 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로 시작돼 지난해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이후 10개월만에 스크린을 찾아온 시리즈의 세번째는 주말 3일 동안 1억1254만달러를 벌어들였고, 제한개봉한 목요일 흥행수입까지 합산하면 현재까지 북미 박스오피스 수입은 1억2654만달러다. 전편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의 개봉기록인 1억3560만달러에는 못미쳤다. <스파이더맨3> <슈렉3>와 함께 2007년 여름 박스오피스를 달굴 기대작으로 꼽혔던 <캐리비안3>의 일당들은 비슷한 시기에 3편으로 찾아온 거미인간과 슈렉의 개봉기록을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메모리얼 데이(남북 전쟁 연례 추도식) 오프닝 기록을 새로 수립한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기록은 경신해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역대 박스오피스 오프닝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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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할리우드로 가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대니 글로버가 연출하는 영화 <투쌍>(Toussaint)에 전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5월16일 베네수엘라 의회는 <투쌍>의 제작 파트너로 1천8백만달러를 지원할 것이며, 이 돈은 “각본과 제작비, 의상, 조명, 수송 등 제작과정 전반의 비용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 글로버의 감독 데뷔작이 될 <투쌍>은 18세기 아이티의 노예혁명을 이끌던 투쌍 루브르투르의 생애를 그리는 작품. 현재 투쌍 역에는 돈 치들이 캐스팅됐고, 그 밖에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 안젤라 바셋 등이 합류한 상태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진보 인사로 꼽히는 대니 글로버는 부시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워온 인권단체 ‘트랜스아메리카 포럼’의 수장이며, 차베스가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때 그를 옹호한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베네수엘라를 몇 차례 방문해왔으며, 차베스와 함께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하
차베스와 대니 글로버의 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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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트 가드너>를 연출한 브라질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차기작으로 로맨틱코미디를 골랐다. 셰익스피어의 <사랑의 헛소동>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야기로, 국적이 다른 학생들의 삶과 사랑을 그릴 예정이다. <사랑의 헛소동>은 최근 캐스팅을 마친 <블라인드니스>가 마무리되는 2009년 말 촬영에 들어간다. 사회의 부조리를 영화로 표현해온 그의 행보로 의외라는 질문에 메이렐레스는 “<블라인드니스>는 매우 어두운 이야기다. 이 영화를 마치고 나면 내게도 코미디가 필요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메이렐레스 감독 신작은 로맨틱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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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페리아>의 공포가 되살아난다. <서스페리아>는 이탈리아 감독 다리오 아르젠토가 연출한 공포영화로 마녀가 설립한 발레학교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이야기. 리메이크 소식은 칸영화제에서 준비한 개봉 30주년 특별상영 전날에 발표됐는데, 제작사 퍼스트 선의 대표 루카 구아다니노는 “원작의 독특한 스타일을 살려 게임, 패션, 음악에 영향을 끼치는 리메이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스페리아> 영어로 리메이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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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하트>의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이 신작 계획을 발표했다. 최소 5년의 제작기간을 예상하는 <세븐데이즈>는 감옥에 갇힌 남자와 가족과의 관계를 다큐드라마 형식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부모가 수감자인 상황이 자녀의 발달과 성장에 끼치는 영향에 주목할 예정이라는 윈터보텀은 긴 제작기간에 대해 “테크닉을 이용하기보다는 실제 시간을 통해 진정성을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세븐데이즈>, 제작기간은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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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바바렐라>를 리메이크한다. 프랑스 만화가 원작인 <바바렐라>는 실종된 젊은 과학자를 찾는 이야기로, 제인 폰다가 41세기의 섹시한 우주 여전사를 연기했다. 각본은 <007 카지노 로얄>의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가 작업하며 2008년 개봉할 계획이다. 로드리게즈는 “새로운 관객을 바바렐라의 세계로 안내할 생각에 짜릿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바바렐라>의 부활, 로드리게즈가 책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