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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단의 글을 읽어보니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인 왕가위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영화 비주얼은 칭찬했지만 비평가들에게 배우들의 연기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것 같고 대사는 지루해했던 것 같다. 영국 <텔리그래프>의 한 비평가는 더욱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에서 일관되게 가락이 맞지 않은 음은 보이스오버의 광범위한 사용이다. 마음의 문제를 명상하는 보이스오버는 <섹스 & 시티> 캐리 브래드쇼의 보이스오버 정도로 깊이가 없고 짜증나기까지 한다.”
<섹스 & 시티> 팬들에게 사과함과 더불어,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비평가가 영화에 던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비판 중 하나라는 사실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단순하고 익숙하다. ‘보여주기’는 대개 늘 ‘말해주기’보다 효과적이다. 보이스오버는 우리에게 “나는 몹시 바보 같아서 나 자신을
[외신기자클럽] 내 머릿속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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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대 메이저의 하나인 도호는 지난 4월2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을 DVD로 통신판매한 ‘코스모스콘텐츠’라는 회사를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판매 중지(금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도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저작권자는 그 작품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작권 존속 기간을 갖는다. 일본에서는 2003년까지 유효한 구저작권법에서는 그 존속 기간이 개봉(첫 상업 상영) 다음해 1월1일부터 50년간이었다. 이것이 2004년 1월1일에 개정된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70년간으로 연장되었다. 기한 완료의 의미로 퍼블릭도메인(약칭 PD; 저작권이 완료된 공공소유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지난해, 파라마운트 홈엔터테인먼트는 <로마의 휴일> DVD를 무단으로 복제 판매하는 회사를 상대로, 역시 아직 퍼블릭도메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판매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도쿄지법에 냈다. 그러나 도쿄지법은 이를 퍼블릭도메인으로 인정, 가처분신청을
[도쿄] 사후 38년이냐, 개봉 후 70년이냐 그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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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박스오피스 빅3의 마지막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이하 <캐리비안3>)가 지난주 목요일 개봉했다. 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로 시작돼 지난해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이후 10개월만에 스크린을 찾아온 시리즈의 세번째는 주말 3일 동안 1억1254만달러를 벌어들였고, 제한개봉한 목요일 흥행수입까지 합산하면 현재까지 북미 박스오피스 수입은 1억2654만달러다. 전편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의 개봉기록인 1억3560만달러에는 못미쳤다. <스파이더맨3> <슈렉3>와 함께 2007년 여름 박스오피스를 달굴 기대작으로 꼽혔던 <캐리비안3>의 일당들은 비슷한 시기에 3편으로 찾아온 거미인간과 슈렉의 개봉기록을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메모리얼 데이(남북 전쟁 연례 추도식) 오프닝 기록을 새로 수립한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기록은 경신해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역대 박스오피스 오프닝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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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할리우드로 가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대니 글로버가 연출하는 영화 <투쌍>(Toussaint)에 전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5월16일 베네수엘라 의회는 <투쌍>의 제작 파트너로 1천8백만달러를 지원할 것이며, 이 돈은 “각본과 제작비, 의상, 조명, 수송 등 제작과정 전반의 비용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 글로버의 감독 데뷔작이 될 <투쌍>은 18세기 아이티의 노예혁명을 이끌던 투쌍 루브르투르의 생애를 그리는 작품. 현재 투쌍 역에는 돈 치들이 캐스팅됐고, 그 밖에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 안젤라 바셋 등이 합류한 상태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진보 인사로 꼽히는 대니 글로버는 부시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워온 인권단체 ‘트랜스아메리카 포럼’의 수장이며, 차베스가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때 그를 옹호한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베네수엘라를 몇 차례 방문해왔으며, 차베스와 함께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하
차베스와 대니 글로버의 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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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트 가드너>를 연출한 브라질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차기작으로 로맨틱코미디를 골랐다. 셰익스피어의 <사랑의 헛소동>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야기로, 국적이 다른 학생들의 삶과 사랑을 그릴 예정이다. <사랑의 헛소동>은 최근 캐스팅을 마친 <블라인드니스>가 마무리되는 2009년 말 촬영에 들어간다. 사회의 부조리를 영화로 표현해온 그의 행보로 의외라는 질문에 메이렐레스는 “<블라인드니스>는 매우 어두운 이야기다. 이 영화를 마치고 나면 내게도 코미디가 필요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메이렐레스 감독 신작은 로맨틱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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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페리아>의 공포가 되살아난다. <서스페리아>는 이탈리아 감독 다리오 아르젠토가 연출한 공포영화로 마녀가 설립한 발레학교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이야기. 리메이크 소식은 칸영화제에서 준비한 개봉 30주년 특별상영 전날에 발표됐는데, 제작사 퍼스트 선의 대표 루카 구아다니노는 “원작의 독특한 스타일을 살려 게임, 패션, 음악에 영향을 끼치는 리메이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스페리아> 영어로 리메이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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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하트>의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이 신작 계획을 발표했다. 최소 5년의 제작기간을 예상하는 <세븐데이즈>는 감옥에 갇힌 남자와 가족과의 관계를 다큐드라마 형식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부모가 수감자인 상황이 자녀의 발달과 성장에 끼치는 영향에 주목할 예정이라는 윈터보텀은 긴 제작기간에 대해 “테크닉을 이용하기보다는 실제 시간을 통해 진정성을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세븐데이즈>, 제작기간은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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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바바렐라>를 리메이크한다. 프랑스 만화가 원작인 <바바렐라>는 실종된 젊은 과학자를 찾는 이야기로, 제인 폰다가 41세기의 섹시한 우주 여전사를 연기했다. 각본은 <007 카지노 로얄>의 닐 퍼비스와 로버트 웨이드가 작업하며 2008년 개봉할 계획이다. 로드리게즈는 “새로운 관객을 바바렐라의 세계로 안내할 생각에 짜릿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바바렐라>의 부활, 로드리게즈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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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원 규모의 아시아 영화펀드가 출범한다. 제6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아시아의 영화제작 및 투자자들이 ‘A3 인터내셔널 필름 펀드’라는 이름의 대규모 영화펀드를 조성한다고 칸국제영화제 공식소식지인 <버라이어티 데일리>가 5월22일 보도했다. <영웅본색> <황비홍> <무간도>를 제작한 ‘홍콩 영화계의 대모’ 시난선과 <시황제 암살>과 <묵공>의 제작자 이세키 사토루, 중국 최대 배급사인 폴리 보나의 유동 대표 그리고 한국의 이주익 보람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이 펀드의 주축이 됐다. 보람엔터테인먼트는 <묵공> <칠검> 등의 아시아 합작영화에 참여한 바 있다. 펀드명의 A3는 중국, 일본, 한국을 의미한다.
A3 인터내셔널 필름 펀드는 홍콩 투자은행 크로스비 캐피털 파트너스가 운용하며 3개월 안에 정식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 21일엔 한국의 투자사 엔토리노(주)가 A3 펀드와 공동제작 양해각서(
거대 아시아 영화펀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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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난감”, “겁나 피곤해요”, “가슴은 므흣하던가”, “완소 훈남”, “코디가 안티인가 봐”, “탄력받으셨어”, “어이가 상실되네”. 이상은 중·고등학생의 대화가 아니다. 인터넷 게시판을 장식한 말 역시 아니다. <마리 앙투아네트>에 등장한 자막들이다. ‘엽기, 고음불가, 빤따스틱’ 등의 단어들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숙모들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며 비웃듯 내뱉은 ‘She looks like a child’가 ‘언제 키워 잡아먹냐’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이를 가질 리 없다는 뜻에서 사용한 ‘This is not dangerous’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요’로 둔갑한다. ‘This is ridiculous’를 ‘대략 난감이네요’로, ‘I’m exhausted’를 ‘겁나 피곤해요’로, ‘How was her bosom?’을 ‘가슴은 므흣하던가’로 번역한 것과 같은 이치다. 록음악을 삽입하고 컨버스화를 보여주는 등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영
[쟁점] 어이 상실 자막에 관객 대략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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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서 신애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 전도연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영화계는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20년만에 유력 해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동양배우로는 장만옥에 이어 두번째 수상을 하게 된 전도연의 수상 사진과 기사, 네티즌들의 축하 메세지까지 모아봤습니다.
전도연 관련 기사
- 전도연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 송강호와 전도연, 칸 영화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물로 뽑혀
- [김혜리가 만난 사람] 당신, 아직도 모르겠어요, 배우 전도연
- [TV 씨네21] <밀양>의 전도연 씨네21 표지 촬영 현장 및 인터뷰
씨네 블로그 글 모음
- 전도연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 전도연, 칸영화제 수상 사진과 외신평 모음
- 전도연씨 추카드려요~~
- 전도연씨에게 축하의 글을 남겨 주세요~
<밀양>
[특집] 전도연,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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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은 명성보다는 세계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선택했다. 현지시간으로 5월27일 저녁에 열린 제60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영예의 황금종려상은 루마니아 크리스티앙 문주 감독의 <4개월, 3주, 2일>에게 돌아갔다. 크리스티앙 문주의 <4달, 3주 그리고 2일>은 다르덴 형제의 건조한 리얼리즘을 연상시키는 무시무시한 드라마다. 낙태가 금지된 차우셰스쿠 독재하의 루마니아, 두 소녀가 불법 낙태를 시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소녀들의 대담한 시도는 점점 칠흙같이 어두운 부쿠레슈티의 밤처럼 악몽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크리스티앙 문주는 인공적인 조명이나 부드러운 스태디캠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시종일관 카메라를 든 채 소녀들의 아슬아슬한 모험을 따른다.
한정된 공간과 간결한 이야기를 통해 보는 이의 명치를 강타하는 이 작품의 수상은 조용한 미학적 작가주의의 산실이었던 동구권의 영화적 주도권이 젊고 새로운 세대의 손으로 이양되고 있다는 멋진 증거처럼 보인다. 결국 60번째를 맞은
루마니아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 칸 황금종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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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이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현지시각으로 5월27일 오후 7시30분부터 열린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밀양>에서 신애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은 것이다. 이로써 한국영화계는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후 20년만에 유력 해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를 보유하게 됐다.
여우주연상 시상자인 알랭 들롱으로부터 상장과 상패를 받은 전도연은 “봉수아”(프랑스어로 ‘굿 이브닝’)라고 말문을 연 뒤 “믿기지 않는다. 훌륭한 감독과 훌륭한 작품에서 열연한 여배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 선 것 같다. 그런 자격과 영광을 주신 칸영화제와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로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이창동 감독님이 하게 해주셨다. 그리고 송강호 오빠 덕분에 신애라는 인물이 완벽해진 것 같다”며 말을 이
전도연 칸 여우주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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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5월28일 새벽2시부터 시작될 칸의 공식 부문 시상식을 앞두고, 각계에서 수여하는 기타 부문의 수상 결과를 정리한다.
감독주간의 최고상인 ‘젊은 눈 상’은 네덜란드 안톤 코빈 감독이 만든 <컨트롤>에게 돌아갔다. 포스트 펑크의 선두주자였던 밴드 조이 디비전의 보컬리스트 이언 커티스가 비극적인 자살을 맞기까지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최고의 유럽영화에게 수여하는 ‘유로파 시네마상’ 또한 수상했다. 아일랜드 레니 아브람슨의 <개러지>는 ‘Prix Art et Essai’상을 받았다. 이 부문에서 <컨트롤>과 독일 얀 보니 감독의 <카운터파트>는 언급을 받았다.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의 그랑프리는 루마니아 크리스티앙 네메스쿠 감독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에게 돌아갔다. <캘리포니아 드리밍>은 코소보 전쟁을 배경으로 루마니아의 작은 마을의 역장이 무기가 잔뜩 실린 나토의 열차를 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칸 감독주간 최고상 안톤 코빈 <컨트롤>이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