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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섭 서울예대 교수가 4기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누가 됐으면 좋겠다, 누구만은 절대 안 되기를 바란다, 누가 돼도 별 차이 있겠냐는 등 많은 기대와 불안으로 지켜보던 자리였습니다.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십니까?
일단 본인 말대로 시장자유주의를 표방하는 분이 아닌가. 물론 극장 입장에서는 실무와는 거리가 있는 분이다 보니 오해를 하는 듯한 부분도 보인 게 사실이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대해서 볼 때) 극장 나름의 시각도 있고,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었던 일도 있다. 산업적인 시스템 자체가 불합리해서 나타난 것도 있다. 생각을 거듭하는 위원장이길 바란다.
_예전보다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는 극장관계자 A
특별히 지지하는 사람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누구만은 절대 아니었으면 했던 건 있다. 결과를 놓고 볼 때 크게 우려스럽지는 않다. 과거 영진위가 잘한 건 독립영화지원밖에 없다고 하셨던 분이 아닌가. 무식하게 기존에 영진위가 해오던 정책을
[이주의 영화인] 영화계의 선택 2008! 만족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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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상 영화감독
“시나리오에 묻혀 살다보니 가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생각할 때가 있다. ‘난 영화를 하고 있다. 그래.’ 그러면서도 허전한 것은 왜일까? 그럴 때 시네마테크를 생각하게 된다. 결국 영화의 시작은 ‘본다는 행위’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면 내가 영화의 길로 들어서도록 안내해준 곳도 시네마테크였고, 창작의 길이 막힐 때 길을 열어준 곳도 시네마테크의 영화들이었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씨앙씨에’나 ‘문화학교 서울’의 콘트라스트 없는 빔 프로젝터의 화면들을 보면서 흥분하고 뒤통수를 맞은 듯했던 순간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산다는 것은 각성하는 것이고 아직도 그럴 준비가 되어 있다. 게다가 그 화면이 흑백이든 컬러이든 리얼사이즈의 필름 화면일 때는 더 말해 무슨 소용 있을까? 시네마테크에 가는 길은 마음 설레는 길이다.”
[시네마테크 후원 릴레이 118] 영화감독 임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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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론 디아즈가 삭발했다? 디아즈는 백혈병에 걸린 딸을 둔 엄마로 출연하는 신작 <마이 시스터스 키퍼>에서 약물 치료 때문에 삭발한 딸 케이트를 응원하기 위해 영화에서 삭발을 감행했다. 물론 진짜로 머리카락을 민 것은 아니란다. 삭발 여부를 놓고 네티즌의 궁금증이 증폭되자 “대머리 모자”를 썼다고 밝혔는데, 한 블로거는 “진정한 배우라면 삭발했을 것”이라고 적기도. 조디 피컬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마이 시스터스 키퍼>는 백혈병에 걸린 언니를 위해 어릴 때부터 수차례 골수이식을 해야 했던 동생 안나의 이야기로, 자신의 존재 이유가 언니를 살아 있게 하는 것 외에 어떤 것이 있는지 고민하는 소녀의 성장담이다. <존 큐> <노트북>을 만든 닉 카사베츠가 메가폰을 잡았고, 안나 역에는 <미스 리틀 선샤인>의 에비게일 브레슬린, 케이트 역에는 <고스트 앤 크라임>(TV)의 소피아 바실리예바, 알렉 볼드윈, 조앤 쿠색 등이 출
[what’s up] 대머리 모자를 쓴 카메론 디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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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요맘때 나는 특정 아시아 배우가 출연한 영화가 칸영화제와 마켓에서 몇편이나 상영되는가를 기준으로 누가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뜨는 배우인가를 가늠하는 칼럼을 썼다. 여섯명의 배우가 유독 돋보였으니, 타이의 아난다 에버링엄, 중국의 판빙빙, 일본의 마쓰다 류헤이, 홍콩의 고천락과 한국의 정경호와 박원상이 그들이었다.
올해 칸에는 100편이 넘는 아시아영화가 상영됐다. 대략 그 삼분의 일인 35편은 일본영화였다. 지난 한해 500여편의 영화가 만들어진 일본영화산업의 규모로 볼 때 타당한 비율이다. 그외 한국영화 19편, 중국과 타이 각각 14편, 홍콩 8편, 대만 4편, 싱가포르 3편 그리고 한두편인가의 영화가 나머지 아시아 지역의 영화였다.
이번에 나는 방법을 단순화해서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들만 고려하기로 했다. 그렇게 볼 때, 단지 두명의 아시아 배우만 두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했다. 홍콩의 임달화와 일본의 가가와 데루유키다. 그러나 홍콩의 홍금보 역시 언급될 자격이 있다
[외신기자클럽] 아시아에서 가장 뜨는 배우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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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의 살길을 찾아라.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이 6월5일부터 15일까지 배급프로모션 1차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영화제 혹은 단발적인 기획전 상영 이후엔 다시 창고에 묻히고 마는 독립영화들의 활로를 찾기 위한 것. 아이공은 독립영화에서 조금 더 범주를 좁혀 여성주의, 소수자, 비주류의 시선이 담긴 ‘대안영상’의 배급을 책임진다. 감독들과 계약을 완료해 국내 배급권을 갖고 있는 작품이 약 100편. 아이공의 신은희 실장은 “정식 개봉은 아니더라도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이후 다른 상영전이나 기획전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패턴의 배급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다 찍었어도 어디에 어떻게 틀지 몰라 고민하는 감독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번 쇼케이스에서 공개되는 작품은 베트남 여성감독 트린 T. 민하의 1990년대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8편, 아이공이 제작지원 프로그램으로 완성한 ‘대안시각프로젝트’ 8편,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 본선 경쟁작 중 배급 프로모션
[인디스토리] 대안영상의 살길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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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년 동안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뤄진 건 한국영화가 돈을 만들어냈거나 돈이 되리라는 기대를 자아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외화에 돈이 몰리는 상황 또한 같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 3월 외화에 주로 투자하는 영상펀드 한화제2호데이지문화콘텐츠투자조합(100억원)이 결성됐고, 5월 비슷한 성격의 80억원 규모의 우리들-케이디미디어 영상투자조합이 결성된 것도 ‘외화가 돈을 만든다’는 명제에 기반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몇몇 수입사와 기존 투자·배급사들도 펀드 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투자는 배급으로 연결된다. 배급수수료 수익으로 매출 증대를 가져올 수 있는 까닭에 펀드를 결성한 수입사들은 배급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들-케이디미디어 영상투자조합의 케이디미디어는 이미 지난해 말 배급사업에 뛰어들었고, 한화제2호데이지문화콘텐츠투자조합의 데이지엔터테인먼트도 배급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영화 수입업에 진출했던 성원아이컴 또한 최근 배급업을 선언했다. 성원
[문석의 취재파일] 외화 전성시대, 돈은 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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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단어는 아주 가깝게도 아주 멀게도 들린다. 때로는 그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라면 더욱 그러할 것인데 특히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영역이 확실한 예술가라면 그럴 확률은 더욱 높다. 그렇지만 한편 모르는 사이 그 아버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바로 딸이 아닐까.
퀘벡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한명인 에드먼드 앨런의 삶을 조명해 올해 FIFA(예술에 관련된 영화들을 상영하는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캐네디안 영화상을 받은 <내 아버지의 작업실>은 그의 딸이자 영화감독인 제니퍼에 의해 완성되었다. 2001년부터 2004년 암으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그와 나눈 대화들과 그의 작품세계에 관한 생각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섬세하게 보여준다. 영어를 쓰는 가정에서 태어나 프렌치를 쓰는 퀘벡에서 자란 에드먼드는 퀘벡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느꼈을 법한 자신의 이중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늘 삶의 한
[몬트리올] 진솔하고 섬세한 다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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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마케팅의 핵심은 날짜 마케팅이다? <LA타임스>가 흥미로운 가설을 내놓았다. <LA타임스>는 지난 5월22일자를 통해 “스튜디오들이 의지하는 진짜 전략은 바로 매해 영화 개봉일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제작비와 마케팅비가 계속 상승하면서 스튜디오들이 동일 장르 또는 스타 배우, 감독과 상관있는 날짜를 영화 개봉일로 잡으려고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예를 들어 <인디애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의 경우 시리즈 2편(1984)과 3편(1989)의 개봉일을 고스란히 좇아 메모리얼 데이에 개봉일을 잡았다는 것.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는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로, 할리우드에서는 여름 블록버스터 개봉일로서 전통적인 총애를 받아온 휴일이다. <LA타임스>는 또 “5월 첫주에는 마블코믹스 책을 원작으로 한 슈퍼히어로물들이 많이 개봉했다”며 <엑스맨2>(2003), <스파이더 맨>(2002),
할리우드는 기념일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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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감독 시드니 폴락이 5월26일 암 투병 중 사망했다. 향년 73살. 대변인에 따르면 폴락은 로스앤젤레스의 퍼시픽 팰리세이드에 자리한 자택에서 아내와 두딸 등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시드니 폴락은 1934년 인디애나주 라파예트에 정착한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드라마 수업 중 무대에 처음 섰는데, 나중에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에게 “무대에 오른 그 순간 내가 원해온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17살에 뉴욕으로 건너간 폴락은 유명한 연기 코치 샌디 마이스너 아래서 2년간 연기를 사사하고 2년간 군 복무 뒤 다시 돌아와 연기를 가르쳤다. 그 당시 사제관계로 만났던 클레어 그리스울드와 1958년 결혼해 슬하에 1남2녀를 두었고(폴락의 아들은 1993년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폴락이 숨을 거둘 때까지 부부의 연이 이어졌다.
TV로 무대를 옮겨 연기를 계속하던 폴락은 1960년대 초반 TV시리즈 연
[시드니 폴락] 영화를 넘어 영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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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뤄진 남녀의 불행한 결혼과 행운의 대박을 코믹하게 다루는 영화다. 도박이 자유롭고 결혼과 이혼이 손쉬우며, 음주와 마약에 대한 규제가 약해 ‘죄악의 도시’(Sin City)라고 불리는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몇개의 키워드를 통해 알아본다.
1. 카지노
19세기 중반까지 멕시코의 영토였던 라스베이거스는 사막 한가운데 자리하지만 품고 있는 우물 관정들 덕분에 초지를 형성해 스페인어로 ‘초원’을 의미하는 ‘Vegas’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라스베이거스가 도시의 꼴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부터다. 36년 완성된 후버댐이 주민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물과 전기를 공급해주는 기초 인프라였다면 31년 취해진 도박 합법화 조치는 이 도시의 경제적 핵심요소였다. 라스베이거스가 도박의 도시로 명성을 높일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계기는 1946년 12월 개장한 최초의 카지노호텔 플라밍고였다. 마피아 갱 출신의 벅시 시겔이 주도해
[알고 봅시다]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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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권영화제는 뜻밖의 공간에서 열린다. 버릇대로 서울아트시네마나 아트큐브를 찾았다간 낭패다. 5월30일부터 6월5일까지 12회 인권영화제가 주요 둥지로 택한 곳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일부 상영은 서울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이뤄진다). 아늑한 극장 대신 번거로운 야외상영을 택한 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허용하는 작은 틈새에 만족하지 않고” 현행 심의제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다(). 영화제 중에는 시민심의위원 10명(청소년 포함)과 추천을 통한 심의위원 9명으로 구성된 ‘표현의 자유 19조 위원회’도 활동한다. 위원회 이름은 “모든 사람은 의견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갖는다”는 세계인권선언 제19조에서 따왔다. 위원회는 상영작 공개심의 과정 및 결과를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모두 공개한다. 현행 등급분류 제도의 한계를 넘어 대안 심의가 가능함을 보여주겠다는 목적이다.
야외상영이어서 분위기가 어수선하지
마로니에 공원에서 경험하는 인권의 절대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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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신고서를 낸 영화제가 있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리는 12회 인권영화제다. 초여름 열기를 식히면서 영화를 만끽하시라? 아쉽게도 관객을 위한 배려는 아니다. 심지어 인권영화제는 개막식이 열리는 5월30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관할 경찰서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인권영화제 김일숙 활동가는 “아시바(철골 구조물)를 쌓아 스크린을 걸 생각인데 첫날부터 충돌이 예상된다”고 말한다. 일몰 뒤 집회는 불법으로 간주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오후 8시 이후 이뤄질 상영은 문화제 형식으로 치를 생각. 하지만 이 또한 걱정이다. 관련 구청에서 사전에 ‘절대불가’ 원칙을 여러 번 강조한 탓에 아예 신청서조차 내지 않았다. 이러다간 검문만으로는 모자라 공권력이 서준식 집행위원장을 구속했던 2회 인권영화제 때의 불미스러운 사태가 재연될지도 모른다. 영화제의 천국 한국에서 무슨 이유로 이처럼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는 것일까. 아니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추천을 받아 등급분류를 면제받으면 될 텐데 인
[포커스] 표현의 자유 논쟁 다시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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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에게 경배를! 5월20일부터 배창호 특별전이 시작됐다. 이번 특별전은 80년대에는 비평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한국의 스필버그’라 불릴 정도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창조력을 발휘하고 있는 배창호 감독의 연출작 17편이 모두 소개되는 행사다. 5월20일 저녁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 개막식과 인근 카페에서 열린 뒤풀이는 아직까지도 얼마나 많은 영화인들이 이 대감독에 대한 존경과 흠모를 아끼지 않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개막식과 뒤풀이에는 배우 김희라, 김보연, 이정재 등과 김국형, 조민호, 김현석, 정윤철, 임필성, 정범식, 윤성호, 양해훈 등 까마득한 후배 감독들이 찾아와 배창호 감독의 사려 깊고 섬세하며 밀도있는 영화들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다만 배창호 감독 영화 대부분에 출연한 안성기가 개인 용무 때문에 일본에 있어 참석하지 못한 점이 딱 하나의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뒤풀이 자리에서는 배창호 감독과 개막작 &
당신의 길을 따라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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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공부해도 죽지 않는다.” 무시무시한 급훈이 학생들을 지켜보는 교실이다. 그런데 학생보다 선생이 더 주눅이 들었다. “오늘은 교과서 117쪽 두 번째 단락 셋쨋줄…. The first step is the hardest! ‘무엇이든 처음이 가장 어려운 것이다!’라는 귀중한 말씀으로 수업 시작하겠습니다.” 애써 굴려서 발음한 영어에 학생들의 반응이 썰렁하다. <울학교 ET>는 입시전쟁에서 퇴화된 체육 선생이 학부모와 이사장의 등쌀을 이기지 못해 영어 선생으로 업종변경을 시도하는 과정을 담는 영화. 사전을 찢어 먹고 전교 1등 학생의 비법노트를 탈취하며, ‘열공’한 선생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앞에서 공개수업을 진행한다. 생업 전선의 위기에 처한 선생의 마지막 분투인 셈. 연출을 맡은 박광춘 감독에게는 <잠복근무> 이후 두 번째 학원물인 <울학교 ET>는 강남의 교육현실을 빗대는 한편, 선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코믹한 통찰을 던질 예정이다. 오락
선생하기 얼마나 힘든 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