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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라. 당신은 2009년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를 영화의 트레일러를 보는지도 모른다. 시계의 분침이 거꾸로 달리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읊조리듯 말한다. “나는 비정상적으로 태어났다.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를 먹지만, 나는 점점 젊어졌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8년, 80살의 외모를 한 아기가 태어난다. 유모마저도 비명 지르게 한 아기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이 남자의 기이한 일생은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족을 꾸리고, 삶의 기쁨과 슬픔 같은 일상을 소재로, 시간이 지나간 뒤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1920년대 발표된 F. 스콧 피츠제럴드 단편소설이 원작인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은 예고편만으로도 오감을 충족시키고, 영화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갖게 한다. 데이비드 핀처가 메가폰을 잡고, 브래드 피트가 벤자민 버튼을, 케이트 블란쳇이 연인 데이지를 연기한다. 2008년 크리스마스 개
[what’s up] 나이를 먹을수록 젊어지는 브래드 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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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문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미완성 영화들이 상영됐다. 옛날 옛적에는 영화의 감독판이란 영화가 상영되고 몇 십년 뒤에나 나오는 것이었다. 올해의 칸에는, 그러나, 아마 다시는 볼 수 없을 감독판들이 먼저 상영되었다.
공식 경쟁부문의 영화 중 클린트 이스트우드, 빔 벤더스, 스티븐 소더버그 영화들은 영화제 일주일 전까지 여전히 후반작업 중이었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눈먼 자들의 도시>가 예상치 않게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바람에 영화사 파테는 제시간에 영화를 마치기 위해 마지막까지 진땀을 빼야 했다.
미완성 러프 컷을 상영하게 된 칸의 이력은 2004년 왕가위의 <2046> 때부터가 아닌가 한다. 그때는 바짝 긴장한 영사기사에게 간신히 시간에 맞춰 그나마도 한번에 릴 하나씩이 전해졌다 한다. 그러나 미완성 영화를 칸에서 상영하는 관습이라면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지옥의 묵시록>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칸에 이처럼
[외신기자클럽] 영화제용 러프 컷의 탄생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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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투쟁의 역사를 보존하다. 1990년 제작된 장산곶매의 기념비적인 영화 <파업전야>가 8월 DVD로 제작 발매된다. 장산곶매의 회원이자 <파업전야>의 제작자인 이용배 감독은 “2007년 11월 인디스페이스 개관 기념으로 열린 <파업전야> 상영회에서 장산곶매 회원들과 함께 영화를 보다 DVD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파업전야>는 금속기업 단조반을 무대로 한 노동운동을 그린 영화. 노태우 정권 아래 상영금지조치를 받았지만 대학가를 돌며 상영투쟁을 벌인 장산곶매의 노력으로 30만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장산곶매는 6월10일 촛불집회 자리에서 서플먼트에 들어갈 영상의 첫 촬영을 시작했고, 6월24, 25일엔 안면도로 서플먼트 제작 엠티를 떠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DVD 제작 지원금 800만원과 회원들의 회비를 모아 제작비로 쓸 예정. 1990년 당시 영화를 함께 만들었던 공수창 감독, MK픽처스 이은 대표, 장동
[인디스토리] 8월 장산곶매의 <파업전야> DVD 발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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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아트영화 상영관에서 놀랐던 건 관객 중 상당수가 50대 이상이라는 사실이었다. 희끗거리는 머리칼과 굽은 허리를 가진 이 관객들은 나루세 미키오, 마뇰 드 올리베이라, 그렉 아라키 등 다종다양한 감독의 예술영화를 거리낌없이 관람했다. 아마도 이들은 예술영화가 쏟아져나왔던 ‘혁명기’ 60년대와 70년대 당시엔 혈기방장한 20대였으리라. 반면 젊은 관객이 생각보다 적다는 점 또한 놀랍다면 놀라운 일. 영화문화에 관한 한 아직도 청년기를 보내고 있는 한국도 마찬가지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올 여름 이대 주변을 잘 둘러봐야 한다. 예술영화 전용관 필름포럼이 이 부근으로 이전하는 데 이어 씨네큐브 광화문을 운영하는 백두대간이 이대 내부에 아트하우스 모모를 열기 때문이다.
올해 3월까지 낙원동 옛 허리우드극장에 자리를 잡아왔으나 극장쪽 사정으로 공간을 비울 수밖에 없었던 필름포럼은 오는 7월 초 이대 후문 맞은편 하늬솔빌딩 지하 1층에 새 극장을 연다. 상영공간은 94석
[문석의 취재파일] 젊은 예술영화 관객들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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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인도의 멀티플렉스를 점령하는가 싶더니 6월6일 람 고팔 버르마 감독의 <사르카르 라즈>(Sarkar Raj)가 개봉하면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버르마 감독이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1972년작 <대부2>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것이 관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것도 주요했지만 <사르카르 라즈>가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캐스팅에 있다. 인도영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아미타브 바흐찬과 그의 아들 내외, 아비섹 바흐찬과 아이쉬와라 라이 바흐찬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면서 그야말로 ‘바흐찬가(家)’의 영화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영화는 2005년에 개봉했던 <사르카르>의 속편이지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인도 서부의 경제중심지 뭄바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극우 힌두 정당인 ‘쉬브 세나’ 수장 일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미국 엔론
[델리] ‘존스가’를 물리친 ‘바흐찬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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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지금 태풍전야다. 그 중심에 ‘6월30일’이 있다. 30일은 영화방송제작가연합(AMPTP)과 배우조합(SAG)의 계약이 끝나는 날, 즉 배우조합의 파업이 예상되는 날이다. 재계약 조건으로 ‘DVD 판매와 뉴미디어 콘텐츠의 수익 분배’를 요구했던 배우조합의 제안을 AMPTP가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 파업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누구도 6월30일 이후에 끝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6월30일 이후에 시작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파업의 충격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를 통해 밝힌 배우쪽 변호사의 입장은 위와 같은 예측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배우조합의 계약만기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분주해지는 사람들은 할리우드 제작진이다. 배우조합에 소속된 사람은 약 12만명.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차후 계획을 좌지우지할 만큼의 규모다. 이에 따라 제작진은 이미 촬영 중인 영화의 제작을 서두르거나 계획된 프로젝트의 시작을
서두르거나, 혹은 미루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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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의 두툼한 뱃살이 박스오피스를 덮고 있는 모양새다. <쿵푸팬더>가 2주 연속 1위를 차지, 전국 관객 245만9584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개봉 10일만에 전국 200만관객을 돌파한 <쿵푸팬더>는 국내 개봉한 애니메이션 가운데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는 <슈렉2>의 15일 기록을 4일 앞당겼다. <슈렉2>가 개봉당시 전국에서 불러모은 관객은 약 330만명. <쿵푸팬더>가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위는 주말동안 45만 5588명을 동원한 <인크레더블 헐크>가 차지했으며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해프닝>은 3위로 진입했다. 4위는 지난 주 3위에서 한단계 하락한 <섹스 앤 더 시티>다.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로서는 나름 선전중이라는 평가다. <인디아나 존스4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전국 400만을 돌파하며 5위
<쿵푸팬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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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특수효과의 거장, 스탠 윈스턴이 62세로 사망했다. 7년 전부터 골수종으로 투병해 온 윈스턴은 6월15일 일요일, 말리부에 자리한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버지니아의 알링턴에서 태어난 윈스턴은 1968년 버지니아 대학을 졸업한 뒤 연기자로 경력을 시작했고, 할리우드로 건너온 윈스턴은 카메라 앞에 서는 대신 분장으로 경로를 변경했다.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3년간 연수한 뒤 1972년 노스리지의 자택 창고에 스탠 윈스턴 스튜디오를 열며 첫발을 디뎠고, 그의 이름을 딴 스튜디오의 이름은 그 뒤 <터미네이터> <프레데터> 등의 SF 걸작과, <아이언맨>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털 해골의 왕국> 등 최근의블록버스터들의 크레딧에까지 올랐다.
<쥬라기 공원> <터미네이터> <에일리언>에서의 특수효과와 <가위손>의 분장으로 4번의 아카데미를 수상한 스탠 윈스턴은 TV에서 그의
할리우드 특수효과의 큰 별, 스탠 윈스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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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닥쳐라.” “성난 늙은이 같으니.” 길거리 취객들의 말다툼이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스파이크 리가 원색적인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연일 미디어를 뜨겁게 장식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스파이크 리였다. 그는 최근 신작 <세인트 안나의 기적> 기자회견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오지마에 대한 4시간짜리 분량의 영화 두편을 만들었지만, 그 안에는 단 한명의 흑인 배우도 보이지 않는다”며 “만약 당신 기자들이 용기가 있다면 그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리의 발언이 대대적으로 언론을 타자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즉각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맹반격에 나섰다. 이스트우드는 “내 영화(<아버지의 깃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당시 깃발을 꽂는 모습을 담은 유명한 사진에 관한 것이다. 흑인 군인들은 그 일에 참여하지 않았다. 내가 만약 흑인을 등장시켰다면 사람들은 오히려 저 사람이 정신 나갔나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vs 스파이크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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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스튜디오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 <아이언맨>에 이어 2008년 두번째 마블 코믹스 원작의 슈퍼히어로 영화 <인크레더블 헐크>가 개봉 첫주 정상에 올랐다. <인크레더블 헐크>의 개봉성적은 5453만달러. 2003년 리안의 <헐크>가 첫주 벌어들인 6200만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치지만, <헐크>가 “너무 이성적”이라는 비평과 함께 2주차부터 수입이 급락해 미국 내 총수입을 1억3700만달러에서 마감한 기록과 비교하면 <인크레더블 헐크>는 좀 더 대중적인 면모를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편의 흥행참패에도 1억5천만달러를 투입해 만든 <인크레더블 헐크>는 리안의 <헐크>와는 출발점 부터 다르다. <헐크>가 브루스 배너가 헐크가 되는 과정에 집중한 반면, <인크레더블 헐크>는 헐크가 된 이후 도망자 신세가 된 브루스 배너의 여정을 그렸다. 그렇다면, 코믹스 팬들과 기존
<인크레더블 헐크> 정상에 오르며 박스오피스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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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에이에서 사고를 냈다. 사고의 주역은 바로 <단짝(相棒)-극장판-절체절명! 42.195km 도쿄 빅 시티 마라톤>(이하 <단짝>). 지난 5월1일 황금주간 시즌에 개봉한 이 영화는 현재 박스오피스 40억엔을 바라보며 상반기 일본영화 톱을 달리고 있다. 이 작품은 2000년 <아사히TV> 토요와이드극장의 단발드라마로 출발한 인기 형사드라마 <단짝>의 첫 영화화로, 도쿄대 출신의 엘리트 두뇌파 스기시타 우쿄 경부와 대학 야구부 출신의 피끓는 행동파 가메야마 가오루 형사가 주인공이다. 극장판은 불가해한 기호가 남겨진 살인사건이 소재다. 도쿄 교외에서 인기 뉴스캐스터의 사체가 발견된다. 현장에는 ‘f6’이라는 기호가 남겨져 있다. 스기시타와 가메야마는 형사부장으로부터 폭탄우편물의 타깃이 된 중의원 의원 가타야마의 경호를 명령받는다. 가타야마 의원은 다행히 폭탄의 위협에서 벗어나지만 현장에는 역시 ‘d4’라는 기호가 남겨져 있다. 이 기호는 회
[도쿄] 언밸런스 단짝 형사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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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광들에게는 약간 삐뚤어진 성향이 있다. 많은 영화광들이 전설적인 ‘삼류영화’를 보기 위해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향해 발걸음을 서두른 지가 어언 14년, 거 참 희한하다. 이건 마치 질 떨어지는 슈퍼마켓용 포도주를 음미하기 위해 포도주 애호가클럽 회원들이 모이는 것만큼이나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제7의 예술의 파리 다보탑인 시네마테크는 보란 듯이 한달에 두번씩 실리콘으로 만든 괴물이 나오는 영화, 가물가물 잊혀진 이탈리아 포르노영화, 멕시코 권투영화 혹은 일본의 잔인한 고문영화처럼 음침한 영화들을 상영하고 있다.
삼류영화에 대한 이러한 애착은 1950년대에 이미 시작됐다. 아도 가이루는 대표적 저술인 <영화에서의 초현실주의>라는 책에서 “간곡히 부탁한다. 부디 ‘안 좋은’ 영화 보는 법을 배우라. 그중엔 가끔 숭고한 작품들이 있으니까”라고 외친다. 이렇게 해괴한 취향의 영화광들이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영화예술에서 시(詩)란 전혀 엉뚱한 일탈, 즉 감독이 통
[외신기자클럽] 삼류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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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3월6일, 파티 중이던 한 남자가 총상을 입고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쓰러진 남자는 밥 딜런이라는 이름의 기원, 웨일스의 시인 딜런 토머스. 발포한 사람은 토머스와 자신의 아내가 간통했다고 의심한 윌리엄 킬릭이다. 키라 나이틀리, 시에나 밀러가 딜런 토머스의 사랑을 받는 소꿉친구와 아내를 연기한 <디 엣지 오브 러브>가 6월18일 에든버러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2차대전 당시 혼란스러웠던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스 시대극은 토머스가 카바레 가수인 소꿉친구 베라와 재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혈기왕성하고 자유분방한 딜런의 아내 케이틀린은 베라와 라이벌인 동시에 친구가 되고, 세 사람의 기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러브 & 트러블>의 매튜 라이즈가 딜런 토머스로, 킬리언 머피가 베라의 남편인 윌리엄으로 출연한다. <디 엣지 오브 러브>는 키라 나이틀리의 엄마 샤만 맥도널드가 각본을 썼는데, 딸을 염두에 두고 쓴 케이틀린
[what’s up] “엄마에겐 미안하지만 난 베라가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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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상 최강경찰의 귀환
<로보캅>이 스크린으로 귀환한다. 뉴욕의 ‘라이선싱 인터내셔널 엑스포 2008’에서 <로보캅> 리메이크의 티저 포스터가 공개되자 해외 인터넷 블로거들은 발빠르게 소식을 퍼나르기 시작했다. 1987년 폴 버호벤 감독이 탄생시킨 <로보캅>은 사망한 경찰의 신체 일부와 기계를 결합해 만든 사이보그캅이 주인공으로, 디스토피아적 분위기와 정의감, 인간적 고뇌가 어우러져 많은 인기를 얻은 SF액션이다. 오리지널 스탭들과는 연관성이 없을 것, 새로운 프랜차이즈로 발전할 것이라는 추측들이 제기되는 가운데, 2010년을 겨냥해 준비 중이라는 것만 포스터 하단의 문구로 분명해졌다. 제작사는 MGM이다.
무료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디즈니 영화
<니모를 찾아서> <몬스터 주식회사> <프린세스 다이어리2> 등 디즈니 영화들이 www.Disney.com/WWoD에서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 <ABC
[해외단신] 영화사상 최강경찰의 귀환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