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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영화감독
“아주 오래전, 영화학도였던 나는 좋은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한 갈증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지금처럼 변변한 영화제 하나 없던 시절이었고, 제대로 된 비디오테이프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러던 차에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파리의 시네마테크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사막 오지여행 중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다. 시네마테크가 있는 ‘팔레 드 샤이오’ 건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은 항상 설레 가뿐했고, 간혹 너무 늦은 시간에 영화가 끝나 버스나 지하철이 끊겨서 걸어서 돌아와야 했던 밤길도, 내게는 행복감으로 묵직해진 그런 마음과 함께였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지만, 관객으로서 이런 순수한 애정과 기쁨을 느껴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시네마테크 서울이 한국 시네필들의 마음과 감성을 움직이는 행복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시네마테크 후원 릴레이 122] 영화감독 임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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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스크린으로 단편영화를 만나다. 홍대 근처에 위치한 시네마 상상마당이 7월8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단편영화를 모아 상영한다. 매달 하나의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작품 4~5편을 함께 트는 방식. 상상마당의 배주연 프로그래머는 “영화제를 제외하면 일반 극장에서 단편영화를 관람할 기회가 거의 없다”며 ‘단편 상상극장’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7월에 상영될 작품은 여름이란 주제 아래 김민숙 감독의 <기린과 아프리카>, 이수진 감독의 <적의 사과>, 인형민 감독의 <TV 수신료 납부 거부 사건>, 권아름 감독의 <클라우드 레이니> 등 4편. 짝수달에는 온라인 상상마당과 연계해 작품을 고를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은 일반 극장에서의 단편영화 관람이 익숙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단편은 한편의 독자적인 영화보다는 섹션별로 묶여 상영되는 바람에 “함께 상영된 영화들과 함께 범주화되기 쉽다”. 그렇다고 30분 분량의 단편 하나를 별도의 입장
[인디스토리] 화요일 극장에서 만나는 단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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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한국에 머물고 있는 서양 사람에게 한국의 무엇이 좋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역동적이잖아. 매일 뭐든 바뀌고”라고 간단하게 답했다. 어쩌면 한국영화산업 또한 비슷할지 모른다.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공고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할리우드와 달리 한국영화산업은 시시때때로 변화를 꾀해왔다. 그 때문에 충무로의 산업적 안정성은 요원한 일이 되기는 했지만, 어쩌면 그것은 현 단계 영화산업의 유일한 발전모델인지도 모른다.
2008년 여름은 한국영화산업이 또 한번 역동의 물결을 타는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 첫 번째 변수는 강우석 감독과 시네마서비스다. 2004년 충무로 토종자본과 벤처자본의 결합이었던 플레너스를 대기업 CJ에 넘긴 이후 산업적 영향력을 잃어왔던 그는 이후 CJ엔터테인먼트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네마서비스는 이제 한계상황에 봉착해 있다. <강철중: 공공의 적1-1> <신기전> <모던보이>처럼 기대작을 만들면
[문석의 취재파일] 올 여름, 한국영화산업이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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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 저먼의 영화를 보면 르네상스 화가 안드레아 만테냐가 겹쳐 떠오른다. 저먼의 장편 데뷔작 <세바스찬>(1976)과 만테냐의 초상화 <성인 세바스찬>(1459)의 친밀성 때문만은 아니다. 두 작가 모두 남성 육체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데 온 정성을 다했다. 미술사에 따르면 만테냐가 동성애자였다는 믿을 만한 사료는 없다. 그러나 나는 그가 동성애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처럼 남성의 몸을 탐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만테냐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은밀하게 드러냈다면 저먼은 전면적으로 표현했다.
데릭 저먼은 평생 동성애자의 조건을 영화의 전면에 내세웠다. 비스콘티, 파스빈더, 파졸리니 등 대표적인 동성애 감독들이 있었지만, 저먼처럼 극단적이고 일방적이지는 않았다. 저먼은 데뷔작 <세바스찬>을 발표하며 한순간에 동성애 영화의 중심에 섰다. 그는 동성애를 아름답게 혹은 동정심이 일어나게 그리지 않았다. 철저하게 소통이 안 되는 외로
탐미적 동성애 영화의 중심, 데릭 저먼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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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검찰이 지난 6월16일 웹하드 업체 대표이사들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네티즌이 웹하드를 고소한 영화인들을 성토하고 나섰다. 대표이사가 구속된 업체는 나우콤(피디박스, 클럽박스), 미디어네트웍스(엠파일),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엔디스크), 아이서브(폴더플러스), 이지원(위디스크) 등 5개다. 네티즌이 영화인들에게 철퇴를 가한 이유는 그동안 손쉽게 영화를 다운로드해 볼 수 있는 창구를 막아서가 아니다. 피디박스와 클럽박스를 운영하는 나우콤의 또 다른 자회사가 다음 아고라광장과 함께 촛불시위의 성지로 떠오른 인터넷 방송사이트 ‘아프리카’이기 때문이다.
“쇠고기 재협상의 대가로 스크린쿼터를 폐지하자!”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한국영화 불매운동합시다!” 검찰의 발표가 있었던 지난 6월17일 이후 스크린쿼터문화연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영화인단체 홈페이지에는 고소 취하를 요구하는 네티즌의 게시물이 이어졌다. 또한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협의회에 소속된
[포커스] 시국이 만들어낸 웃지못할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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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20등이 아니라 미모 20등 아냐?” 6월14일 부산 해사고등학교에서 열린 영화 <고死: 피의 중간고사>의 공개 현장,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교복을 입고 대기 중인 연기자들의 얼굴은 수험생활에 찌든 고3 학생의 표정이라기엔 몹시 해맑았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학생 역할을 맡은 연기자 대부분이 20대예요. 연극영화과 학생들도 많고.” 강당에 앉아 있던 미모의 연기자에게 엿들은 정보다. 오랜만에 교복도 입고 학교가 배경이니 아무리 공포영화라 해도 학창 시절의 장난기가 발동하기엔 안성맞춤일 터. 아이돌 가수의 안무를 따라하며 깔깔거리던 연기자들도 창 감독(윤홍승)이 메가폰을 잡자 금세 집중한다. 오늘 촬영분은 위기에 처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학생들과 선생님이 살인마가 출제한 고사성어 문제를 푸는 장면. 바닥에는 천개의 한자가 널려 있고, 모두들 답을 찾기에 분주한데 그 모습이 꼭 <도전! 골든벨>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의리파 여학생
친구를 구하고 싶다면, 고사성어를 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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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후하는 판다도, 헐크도 지나간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의 승자는, 1960년대 TV시리즈를 스크린으로 옮긴 <겟 스마트>로 판명됐다. 스티브 카렐, 앤 헤서웨이를 내세운 스파이 코미디 <겟 스마트>의 개봉성적은 3915만달러. 국가 기관의 분석가가 현장요원으로 투입돼 벌이는 소동과 작전을 코미디로 버무린 가벼운 스파이물이다. 한편, 같은 날 개봉한 또 다른 코미디 <러브 구루>의 개봉성적은 1400만달러로 첫 주 순위 4위에 진입했다. 마이크 마이어스가 신흥종교의 구루(힌두교에서 지도자를 이르는 말)로 출연하는 코미디인데, 성(性)을 소재로 삼아 개봉 전 부터 힌두교 단체들의 상영 반대 시위에 부딪힌 바 있다.
현지 박스오피스 전문가들은 <겟 스마트>와 <러브 구루>가 같은 장르면서 같은 날 개봉하는 것을 두고 제 살 깎아먹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었는데, t승리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필한 <겟 스마트>로 결정됐다
미국 극장가 코미디 대결, <겟 스마트>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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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강철중의 압승이다. <강철중 : 공공의 적 1-1>(이하 <강철중>)이 전국 140만8042명(배급사 집계)을 동원,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었다. 한국영화가 주말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4월 초 <GP506> 이후 11주 만에 있는 일. 전체 박스오피스에서 48.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주 까지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던 <쿵푸팬더>는 한단 계 하락했다. 하지만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중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슈렉2>의 기록에 거의 근접한 331만5490명을 동원했다. <인크레더블 헐크>와 <섹스 앤 더 시티>역시 각각 한 단계씩 하락한 가운데, 스티븐 카렐과 앤 헤서웨이 주연의 <겟 스마트>가 개봉과 함께 10만 9263명을 동원해 4위로 진입했다. 개봉 첫 주 3위를 기록한 <해프닝>은 9위로 하락했으며, 10위권내의 유일한 5월 개봉작인 &
<강철중: 공공의 적 1-1>, 개봉 첫 주 전국 14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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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린다
사지가 저려온다.
조영남, 대중가수 최초로 예술의전당 선다
히트곡 달랑 한개여도
국민가수 될 수 있다! 인생 한방!
서울 화장장 내년 7월 착공 추진
화장장 제때 들어가기 힘든 현실,
죽어서라도 한숨 놓을 수 있게 되길.
동네슈퍼 생필품 동날 지경
성숙한 시민의식을 말하고 싶지만
… 미안하다, 나도 맥주 사재기 중이다.
美 홍수로 곡물피해 심각
곡물가도 오른다… 고 한다.
(안 오르는 걸 말해다오)
서울시 기숙형 공립고 선정
24hour study people?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하반기 취업문 좁아진다
물가 올라, 취업 힘들어, 월급은 그대로.
그놈의 747 공약 이름 바꿔라,
死死死 공약으로.
미국산 쇠고기 온라인서 변칙 유통
김태희 얼굴을 포숍으로 내 사진에 붙여
맞선상대에게 내미는 격…
오퐈, 나 32년 내내 한가해요….
‘현역장교 금융사기’ 피해자 숨져
죽을 용기로 살라고
[이주의 한국인] 직장인에게 신경통 휴가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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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의 미움을 산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에 이어 <천사와 악마>도 로마 교황청의 미움을 톡톡히 샀다. 로마에서 촬영 중인 론 하워드 감독의 <천사와 악마>가 로마의 성당 두곳에 촬영 허가를 요청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성서의 인물과 오푸스 데이에 대한 소설과 영화의 묘사에 불만을 표시했던 교구쪽은 “<다빈치 코드>의 내용을 고려하면 <천사와 악마>의 촬영 요청을 거절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작자 댄 브라운이라는 이름만으로 이유는 충분하다”고 거절 이유를 밝혔고, <천사와 악마> 역시 교회에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없을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디즈니와 중국의 두 번째 합작영화
중국, 인도 등 해외에 진출해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는 디즈니가 중국 관객을 겨냥한 두 번째 합작영화를 제작한다.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제작을 발표한 <Touch of the Panda>는 멸종 위
[해외단신] 교황청의 미움을 산 <천사와 악마>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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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다운로드로 즐기자
씨네21i가 오는 6월23일부터 웹하드를 통한 영화 합법다운로드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 첫 번째 영화는 빅하우스(주)벤티지 홀딩스가 판권을 제공한 <추격자>다. 특히 <추격자>는 DVD 출시보다 일주일 정도 앞선 시점에 ‘프리미엄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보통 온라인 VOD의 경우 DVD 출시 약 2개월 이후부터 서비스가 가능했던 관행과 비교할 때 이례적인 사례다. 씨네21i의 김준범 이사는 “이미 DVD 출시일부터 엄청난 양의 불법복제 파일이 웹하드에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라 부가시장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홀드백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씨네21i는 <추격자>를 시작으로 온라인 판권을 보유한 국내외 영화 300여편을 서비스할 예정이며 향후 콘텐츠를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환상영화학교의 강사는 누굴까?
부천국제영화제가 7월19일부
[국내단신] <추격자> 다운로드로 즐기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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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5월9일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연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42번째는 이두용 감독이 기증한 모자와 <아리랑>(2002) 콘티뉴이티북입니다.
이두용 감독은 1969년 신성일, 문희 주연의 멜로드라마 <잃어버린 면사포>로 데뷔했다. 초기에는 <미워도 다시 한번(속)> 등에서 김소동 감독의 조감독으로 연출수업을 받았던 영향으로 <아낌없이 바치리>(1972) 등의 멜로드라마를 연출했지만 곧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척박했던 70~80년대에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작가감독이자 흥행감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돌아온 외다리>(1974)를 시작으로 <무장해제> <용호대련> 등의 액션영화 붐을 이끌었고, <뽕> <피막> <물레야 물레야> 등의 에로틱한 시대물로 작품성과 흥행의 두
[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42] 이두용 감독이 기증한 모자와 <아리랑>(2002) 콘티뉴이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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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영화감독
“대학 시절 영화 동아리에서, 선배들이 빌려온 예술영화 테이프들을 복사하는 일이 내 몫이었다. 처음엔 화질 좋고 구하기 쉬운 영화들은 무시하고 ‘듣보잡’ 영화의 열악한 화질에 열광하는 선배들의 행태를 ‘지적 허영심’이라 폄하했었다. 그런데 한 학기 동안 비디오테이프들을 복사하며 본의 아니게 내게 변화가 일어났다. 할리우드영화를 비롯한 주류 상업영화들만 ‘편식’하던 내 취향에 균형감각이 생긴 것이다. 상업영화를 만드는 지금도 그때 체득한 균형감각은 창작에 도움이 된다. 문화 편식은 음식 편식보다 더 위험하다. 부족한 문화 영양소를 틈틈이 챙기시라.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시네마테크 후원 릴레이 121] 영화감독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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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기대해볼 만한 한국영화였습니다.
삼순이도 돌아왔고, 평판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5위, 둘쨋주 9위입니다.
판다의 뱃살에 눌리고, 뉴욕 언니들의 등쌀을 견디지 못한 건가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한국영화 80년사를 돌이켜볼 때, 여성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흥행한 경우는 거의 없지 않았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그래도 스포츠영화라 남성 관객이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걸스카우트>는 남성들이 그다지 볼 만한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여성 관객의 선호도는 높았던가? 글쎄… 잘 모르겠네.
_삼순이만으로는 관객을 모으기 부족했을 것이라는 영화인 A
일단 마케팅이 전혀 안 된 것 같다. 돈을 얼마나 썼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효과가 없었단 얘기다. 나름 퀄리티가 있는 영화였기 때문에 일정 부분은 먹을 수 있었겠지만, 마케팅적으로 정체를 못 정한 것 같다. 차라리 <주유소
[이주의 영화인] <걸스카우트>, 4명으로는 부족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