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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제주영상미디어센터 예술극장과 제주코리아극장에서 열리는 제주영화제는 올해로 7회를 맞이한다. 시기와 장소를 감안하면, 제주라는 이름의 영향력에 기댄 단순한 휴양영화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제주영화제는 관광지의 특성을 영화제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한편, 우수한 독립영화를 조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다양한 시각과 상상력을 담아내는 독립영화를 소개함으로써 지역의 영상발전에 대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제주영화제의 야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국제영화제로 발돋움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 영화제쪽에선 2011년인 10회 영화제부터 국제영화제로 변신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다른 국제영화제의 형식을 모델로 삼아 베끼기보다는 제주의 지역색이 살아 있는 영화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럼에도 아직은 제주영화제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짐작하기 쉽지 않다
영화로 지새는 제주도의 푸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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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영화 <최후의 유혹>으로 데뷔한 정창화 감독은 1960년, 정릉에 2만평 규모의 오픈세트를 지어 중국의 어느 소도시를 만들고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61년 초에 개봉한 이 작품의 제목은 <지평선>. 이른바 ‘대륙물’, ‘만주활극’으로 불리게 될 새로운 장르의 효시였다. 그로부터 반세기 가까이 흐른 지금 우리는 만주를 배경으로 한 두편의 ‘활극’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를 만나고 있다. 냉전기의 한반도, 분출하는 4·19 혁명의 에너지 속에서 나타난 이 새로운 상상력은 그 오랜 세월을 뚫고도 다시 새로움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번 만주웨스턴 특별전은 그 역사를 돌아보기 위한 자리다. 아쉽게도 <지평선>은 필름이 유실되었지만 이야기는 그 이듬해부터 다시 이어진다. 정창화 감독 아래에서 조감독으로 연출 수업을 쌓은 임권택 감독은 62년 <두만강아 잘 있거라>
만주활극의 쾌감을 느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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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파리의 한 극장. 루이스 브뉘엘이 연출한 <황금시대>의 첫 공개 시사는 일대 파란을 몰고 왔다. 파시즘과 지배계급의 위선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 모호하고 초현실적인 영화의 구조. 종교와 성적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며 외설스런 장면을 연출한 이 영화의 남녀주인공은 곧 모순덩어리인 파리 지식인 사회에 가하는 쓴소리였다. 당혹스러움에 몸을 떨던 관객의 참을성이 바닥난 건 난잡한 파티에 참석하는 예수의 장면이 나오던 순간이었다. 뿔난 관객은 스크린에 산과 잉크를 던져 분노를 표출했고, 영화관은 곧 브뉘엘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욕설로 난장판이 됐다. 필름은 즉각 압수되었고 영화는 상영금지 처분을 당했다. 살바도르 달리와 공동으로 각본을 쓴 데뷔작이자 초현실주의 대표작 <안달루시아의 개>로 충격을 안겨준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서였다.
브뉘엘만큼 기구한 바이오그래피를 가진 감독이 또 있을까. 지금이야 초현실주의 영화의 개척자이자, 스필버그와 히치콕이 인정한 최고
세상의 전복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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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7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내년 2월에 열리는 제81회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크로싱>을 선택했다. 영진위가 선정한 일곱명의 심사위원(한상준, 김형준, 윤용아, 이동진, 조혜정, 전찬일, 달시 파켓)은 “작품의 완성도, 배급능력, 감독 및 출품작의 인지도”를 고려해 다섯편의 지원작 중 “큰 이견없이” <크로싱>을 출품작으로 결정했다.
경쟁작 네편이 올해 상반기 최고 흥행을 기록했던 <추격자>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현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님은 먼곳에>라는 점을 생각하면 <크로싱>이 선택된 게 의아하다. 다른 네편에 비해 작품의 완성도나 인지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단은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작품을 뽑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지만, 국내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
[포커스] 아카데미 입맛에 맞는 영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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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홍련> <음란서생> <너는 내 운명> 등의 스토리보드를 그린 콘티작가 강숙이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의 제목은 <명랑콘티작가 강숙의 일.만.프.레.임.전>이다. 지난 8월2일부터 서교동 그문화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강숙의 작품들은 요즘 콘티작가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유명 코스가 되고 있다. 그 동안 강숙이 그린 약 2만5천컷의 프레임(작가의 추정치) 중에서 “정이 가고 느낌 가는 대로” 선별한 스케치를 비롯해 콘티와 실제 영상을 대입해 만든 영상물, 그리고 강숙이 만난 영화인들과 전시장을 찾아온 사람들을 찍은 사진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눈여겨볼 것 하나는 그녀의 작업실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공간이다. 실제 쓰고 있던 컴퓨터와 스케치들을 쌓고, 붙여서 만든 이곳은 전시회를 찾는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 됐다고. 이미 순수미술회화로 여러 번의 전시회를 가졌던 강숙은 “스토리보드는 어디까지나 상업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에 전시를 한다는
영화 콘티 구경하고, 방명록도 꼭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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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라는 장벽이 무너졌다. 개봉일부터 한달이 넘도록 박스오피스를 뜨겁게 달구었으니 무너졌다는 말이 옳지는 않지만, 개봉 5주를 맞은 8월 셋째주 주말 정상의 자리를 신작 <트로픽 선더>에게 내주며 2위로 물러났다. 지난 주말 <다크 나이트>가 벌어들인 흥행수입은 1679만달러, 5주차 누적수입은 4억7149만달러로,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다크 나이트>는 미국에서 2번째로 흥행한 영화가 됐다. 한편, 드림웍스와 파라마운트가 벤 스틸러에게 메가폰을 쥐어주며 야심차게 준비한 <트로픽 선더>는 1위로 개봉했지만, 벤 스틸러, 잭 블랙,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정예멤버에 톰 크루즈의 파격변신이라는 히든 카드를 가지고도 26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전쟁 영화를 찍으러 이국의 밀림으로 떠난 영화팀이 영화가 아닌 진짜 전쟁을 치르게 된다는 설정의 R등급 코미디 <트로픽 선더>는 영화 대사 중 장애인을 비하하는 단어가
<트로픽 선더>, <다크 나이트>의 아성을 무너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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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첫 주에만 전국에서 약 108만8300명(배급사 집계)을 동원했던 <다크 나이트>는 8월 17일 일요일까지 약 100만명을 더해 전국누적관객 222만5300명을 기록했다. <다찌마와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하 <다찌마와리>)등의 경쟁작이 개봉했지만, 관객동원력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았다. <미이라 3: 황제의 무덤>과 <고死 : 피의 중간고사>(이하<고死>)도 각각 2,3위를 차지하며 지난 주의 순위를 그대로 지켰다. 특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속에서도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고死>의 성적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전국 100만 관객을 돌파한 <고死>는지난 주말 이틀동안 약 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전국누적관객 120만5000명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이 약 90만명으로 알려진 &l
<다크 나이트>,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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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팝콘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영국 아트하우스 시네마 체인들이 극장 내 팝콘 반입을 금지하는 ‘팝콘 프리’(Popcorn-Free) 선언을 했다. 일부는 이미 팝콘 프리 극장으로 변신을 마친 상태다. 팝콘 프리의 선봉에는 ‘픽처하우스 시네마’가 있다. 픽처하우스 시네마는 ‘아이와 어머니를 위한 영화 상영’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영화 관람 방식을 도입하는 것으로 유명한 극장 체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팝콘 반입 금지를 요청하고 있다. 특정 시간대에 팝콘을 들고 상영관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부분적 도입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팝콘을 추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소금과 설탕, 버터로 버무려져 있어 건강에 해롭고 순식간에 냄새가 극장에 퍼져 영화 관람을 방해하며, 팝콘 먹는 소리가 영화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극장 바닥에 떨어진 팝콘은 극장의 미관도 해친다. 열량만 높고 영양가는 없는 ‘정크 푸드’가 ‘정크 엔터테인먼트
팝콘, 극장에서 추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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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포스터전> 열려
한국영화 포스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중구문화원이 제2회 충무로국제영화제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영화포스터전: 영화에 미친 남자 정종화 컬렉션>을 연다. 정종화는 지난 60년 동안 포스터를 비롯한 영화 관련 자료 2만여점을 수집한 영화연구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중 포스터 100여점과 영화 관련 희귀자료 1천여점이 전시될 예정.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와 문학영화 우수작품 포스터, 각종 영화홍보물, 그리고 과거 영화배우들의 모습이 담긴 스틸과 팸플릿이 포함됐다. 부대행사로는 서울의 마지막 영화간판작가인 화양극장 김연준 화백의 간판 그리기 시범과 영화배우 최은희의 사인회가 마련된다. 영화포스터 전시는 한화그룹사옥 앞 베를린광장에서, 자료전시는 중구문화원 예문갤러리에서 열린다.(문의: 02-775-3001)
장르물 시나리오를 위한 특별 강좌 개최
영화진흥위원회가 특별한 시나리오 강좌를 개최한다. 강좌의 제목은 ‘장르
[국내단신] <한국영화포스터전> 열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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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o serious?
<다크 나이트>를 본 영화인들이 깊은 어둠에 휩싸였습니다.
어떤 이는 자괴감을 느꼈고, 어떤 이는 할리우드를 이길 수 없다는 절망을 느꼈답니다.
<다크 나이트>, 어떻게 보셨습니까?
등장인물간의 기싸움이 죽이더라. 특히 감옥에서 배트맨과 조커가 싸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대사와 연기, 연출이 소름끼치더라. 안 그래도 요즘 시나리오가 안 풀리는데, 내가 이거 써봤자 뭐하나 싶었다. <다크 나이트> 시나리오는 놀란 감독 동생이 쓴 거라며? 그쪽 애들은 어쩜 그리 패키지로 똑똑한 애들이 많은 건가. 워쇼스키 형제도 그렇고, 코언 형제도 그렇고. (웃음)
_진행비 받고 시나리오 쓰고 있는데, 이런 말 나가면 큰일난다는 시나리오작가 A
그래 한번 죽어보자는 심정으로 봤다. 히스 레저 때문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 웰메이드에 대한 갈망도 있었지만, 주변에서 하도 죽여준다고 하니까 도대체 얼마나 죽이나 싶었던 거다. 그런데 나를
[이주의 영화인] <다크 나이트>, 어떤 고민을 던져주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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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뉴스 볼 때는 웃고
나머지 뉴스 볼 때는 운다.
러시아-그루지야 전쟁
요즘 뉴스 보면서 많이 웃으시죠?
근데 세상엔 올림픽만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박태환, 남자 개인 400m 자유형 금메달
메달 두개 따서 좋고,
누나 눈 시원하게 해줘서 좋구나.
어우, 그냥 그 몸이 그냥….
中, 미국인 피살·시위·위구르 폭탄테러
분단국에서 치른 88올림픽 때보다
지금이 더 무섭고 불안해.
남현희, 여자 개인 플뢰레 은메달
보는 내가 다 움찔거리게 되는,
날카로운 칼솜씨. 잘하셨어요.
주공·토공 통폐합… 41개 공기업개혁 확정
올림픽 덕에 크게 웃으시는 분들…
인천공항 민영화되면
공항이용료도 오르려나.
양궁, 남녀단체전 금메달
내일 지구가 망해도
활을 겨눌 것 같은 그 평온한 표정.
단식 60일 넘겨… 기륭전자 노사협상 재개
기륭전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살기 위해 곡기를 끊는 세상,
그게 우리나라 대한민국이라니.
최민호, 남자 개인 60kg급 금메달
파이셔
[이주의 한국인] 스포츠 뉴스 볼 때는 웃고 나머지 뉴스 볼 때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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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와 필리핀, 방글라데시아와 달나라에서 독립영화 감독들이 카메라를 켠다?! 독립영화 감독들의 차기 장편 프로젝트가 하나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쇼킹 패밀리>를 만들었던 경순 감독은 현재 다큐멘터리 <레드 마리아>의 촬영차 필리핀에 있으며, <불을 지펴라>의 이종필 감독은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달세계 여행>을 모티브로 동명의 장편 시나리오 작업에 있다. <방문자> 이후 2년 만에 장편 작업에 착수한 신동일 감독은 방글라데시 노동자와 한국인 고등학생간의 우정을 그릴 <단두비>의 촬영을 8월16일 시작하고, <우린 액션배우다>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정병길 감독은 9월 말부터 전주에서 <청년폭도 맹진가> 촬영에 들어간다. 다큐멘터리와 사회드라마, 액션영화 등 장르도 다양하다. <레드 마리아>는 자본주의에 대한 경순 감독의 비판적인 메시지가 담길 ‘빨간눈사람’의 7번째 작품이고, <
[인디스토리] 독립영화 감독들 장편 차기작, 레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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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나 올림픽, 아시안게임 같은 스포츠 축제가 열릴 때면 영화 기자들은 이 행사와 극장가의 함수관계에 대한 기사를 준비한다. 스펙터클이나 드라마의 완성도에서 영화에 뒤지지 않는 작품들이 안방극장에서 상영 중이니 극장 관객이 줄지 않겠냐는 어림짐작 때문이다. 이런 짐작은 절반 정도만 들어맞아왔다. 그동안의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월드컵의 경우 극장 관객을 빼앗았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때는 관객 수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 때문에 극장가는 중국과 시차가 1시간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 정도가 미약한 영향을 끼칠 뿐 베이징올림픽 자체는 큰 위협요소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만큼은 올림픽에 뒤통수를 맞았다.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올림픽이 개막하던 주말(8월8~10일)의 관객 수는 올림픽 개막 바로 전 주말(8월1~3일)보다 무려 32%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맥스무비의 김형호 실장은 “원래 8월 첫 주말은 극장
[문석의 취재파일] 올림픽, 극장가에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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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가 날개를 폈다. 지난 8월 7일 개봉한 <다크나이트>가 개봉 첫주에만 전국에서 약 108만8300명(배급사 집계)을 동원, <미이라3: 황제의 무덤>(이하 <미이라3>)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의 발표에 따르면 이제까지 배트맨 시리즈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2005년 <배트맨 비긴즈>의 최종 관객수인 98만 명을 오프닝 기록으로 갈아치운 것이다. 하지만 <미이라3>에 비해 관객동원속도는 절반가량 늦은 편이다. 지난 주 개봉과 동시에 1위를 차지한 <미이라3>는 첫주에만 216만명을 동원했었다.
<미이라3>가 2위로 내려온 가운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은 2단계 하락해 4위를 기록했다. 의외의 복병은 올해 첫 공포영화인 <고死 : 피의 중간고사>(이하 <고死>)였다. 8월 6일, 개봉 첫날부
<다크나이트>,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