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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늘 보던 그 오빠가 유튜브에 떴다. 몬트리올 외곽지역에서 나고 자라 평범하게만 살던 오빠의 예술활동 경력이라곤 퀘벡 드라마 <검은 강아지 하숙집>에 가수 역으로 출연한 것뿐이다. 그런데 어쩌다 만든 비디오 몇편이 인터넷상에 떠돌며 네티즌의 인기를 얻어버렸고, 급기야 올해 몬트리올의 가장 유명하고 큰 행사인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처음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게 모두 ‘그 오빠’ 존 라주아의 이야기이다. 유튜브와 코미디 사이트 ‘funny or die’에서 밀리언 히트를 기록한 그의 동영상들은 제작비가 한푼도 들지 않았을 것 같은 품질과 프로 같지 않은 편집으로 일관한 저예산 코미디다. 이 작품은 라주아 자신의 아파트를 주된 로케이션으로 하고 신세한탄과 어이없는 상황들, 자신의 게으름을 반복적으로 여과없이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풍자극 같은 코미디 한번 해보는 게 소원이라 이것저것 끼적이는 동안 종이 위에 쓰는 것이 갑갑했던 차에 값싼 카메라와 손쉬운 편집프로그램을 얻
[몬트리올] 동네 오빠, 저예산 코미디의 히어로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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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박쥐 돌풍이 거센데, 일본은 물고기 소녀 ‘포뇨’와 사랑에 빠졌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벼랑 위의 포뇨>(이하 <포뇨>)가 개봉 첫주 15억7581만엔(1480만달러)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포뇨>의 흥행기록은 이전까지 미야자키 하야오 최고 흥행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비교해 첫주 수입 96.6%, 관객동원율 104.4%에 달해 2001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세운 기록을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8년 일본 최고수입을 올린 영화는 <포뇨>가 개봉하기 전까지 3주간 정상을 지켰던 <꽃보다 남자 파이널>로 개봉 24일 만에 약 4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48억엔의 흥행수입을 올렸는데, 곧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급을 담당한 도호에 따르면 <포뇨>는 주말 2일간 약 10억엔(
일본을 사로잡은 물고기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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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의 기합과 비명의 열전이다. 넥스트플러스 여름영화축제의 한 행사로 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가 한국 독립장르영화 50편을 준비했다. 이름하야 ‘인디 파르페’. 액션, 공포, 멜로 등 다양한 장르를 한데 섞고 얹어서 만든 독립영화의 성찬이라는 뜻이다. 오는 7월25일부터 8월14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의 상영작들은 지난 2000년 이후 제작된 독립영화들 가운데에서 골라냈다. 먼저 공포영화를 상영하는 인디 스크림 섹션에서는 4편의 장편영화와 13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된다. 돼지머리를 가진 괴물을 주인공으로 스너프영화를 찍는 도살업자의 피칠갑 난도질영화인 <도살자>를 비롯해 지난 2003년 귀신의 정체를 쫓는 페이크다큐멘터리로 화제가 됐던 <목두기 비디오>, 그리고 신재인 감독의 <신성일의 행방불명>과 독립영화계에서는 소문난 공포영화인 <씨어터2: 데스 오브 데자뷰>가 관객의 비명을 불러낼 예정. 이 밖에도 <추격자>를 연출한
기합과 비명, 눈물 난무하는 독립장르영화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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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1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하는 타이 호러영화 <카핀>은 타이에서 행해지고 있는 입관체험 의식을 소재로 한다. 관 속에 들어가 일정 시간을 보냄으로써 액운을 떨치고 새로운 삶의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이 의식은 왜, 그리고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그리고 최근 들어 부각되고 있는 타이 호러영화의 현황과 타이의 국민배우로 알려진 아난다 에버링엄에 관해 알아보자.
1. 삶을 위한 죽음의 의식- 논 로엥 사도르크로
<카핀>의 주인공인 크리스(아난다 에버링엄)와 수(막문위)가 자신 주변을 떠돌고 있는 죽음의 공포를 떨치기 위해 행하는 입관체험 의식은 타이에서 ‘논 로엥 사도르크로’(Non Loeng Sadorcro)라 불린다. 이 의식은 참여자가 관 속에 들어가 관 뚜껑을 닫은 채 일정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승려들이 죽음을 위로하는 경을 외면서 진행되는데, 많은 타이인들은 이 의식을 마치고 나면 악운이 사라지고 삶을 연장하게 된다고 믿는다. 친척 없이 죽은
[알고 봅시다] 관에 들어가 다시 태어나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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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4일자 <스포츠 칸>은 어느 탈북자의 사연을 보도했다. 지난 2000년, 한국에 정착한 유상준씨의 이야기다. 그는 탈북자를 소재로 한 영화 <크로싱>이 사전 허락을 구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이야기를 도용했다고 주장했고 이미 자신의 사연으로 <닥터봉> <자귀모> 등을 연출했던 이광훈 감독과 정식계약을 체결해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탈북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실제 탈북자를 배려하지 않아 속상할 뿐”이라며 법률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20일 뒤인 지난 7월14일, 이광훈 감독에 의해 <크로싱>에 대한 영화상영금지 등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 심심할 때면 찾아오는 충무로의 유사소재 공방이 또다시 불거진 것이다.
공방의 관건이 된 <크로싱>의 에피소드는 주인공 만철의 아들인 명철이 몽골 국경 인접지대의 사막을 건너다 죽음을 맞이하는 부분이다. <크로싱
[포커스] 또다시 불거진 유사소재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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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들이 극장가를 접수했다. 지난 7월 17일 개봉한 <좋은 놈 나쁜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개봉 첫 주만에 전국관객 218만명을 돌파했다. 전국 700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놈놈놈>은 개봉 첫날에만 40만1606명을 동원했고, 주말을 합쳐 총 관객수 218만 6000명(배급사 집계)을 불러모았다. 개봉 첫 주말 기록으로 볼때 역대 최고기록을 보유한 <괴물>(263만명)과 <디워>(220만명)에 이어 3위을 기록한 셈. 올해 최고기록인 <인디아나 존스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과 비교할 때도 <놈놈놈>의 기록은 주목할만하다. 예매율(약 70%)과 스크린 수에서 비슷한 수치를 보였던 <인디아나 존스4>의 개봉 첫 날 스코어는 21만1496명이었으며, 첫 주 기록은 약 160만이었다. 놈들의 다양한 신기록 행진이다.
<놈놈놈>이 관객들을 장악하면서 1위와 2위의 격차는 넓어졌다. 지
<놈놈놈>, 개봉 첫주 218만명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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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의 기세가 무섭다. 개봉 전부터 호평 일색으로 각종 외신을 뜨겁게 달구더니 단숨에 1억5534만달러를 벌어들여 미디어의 상찬이 결코 호들갑이 아님을 증명했다. <배트맨 비긴즈>로 배트맨의 기원을 새로 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속편 <다크 나이트>로 미국 극장 흥행의 역사를 새로 쓰려는 듯 보인다. 첫 주말 수입으로 1억5534만달러를 쓸어담은 <다크 나이트>가 갈아치운 흥행기록은 다음과 같다. ① 이전까지 2007년 5월 개봉한 <스파이더맨3>가 정상을 차지했던 개봉일 박스오피스 전미 최고 기록을 6640만달러로 갱신했고, ② 역시 <스파이더맨3>가 세웠던 개봉 첫주 최고 주말수입의 정상을 가져갔다. ③ 이제까지 개봉했던 모든 영화의 첫 3일 개봉기록으로도 1위이며, ④ 가장 빨리 1억달러에 도달한 영화이기도 하다. ⑤ 4366개관에서 상영된 <다크 나이트> 덕분에 2008년 7월18일 시작
<다크 나이트> 첫주 1억5534만달러 벌어들여 줄줄이 흥행기록 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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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5월9일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연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46번째는 유현목 감독이 기증한 소장품입니다.
1925년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에서 태어난 유현목 감독은 이만희, 신상옥, 김기영 감독과 함께 6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중심에서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 감독이다. 불안과 절망의 전후 한국사회를 그린 대표작 <오발탄>(1961)은 한국영화사를 통틀어 걸작의 반열에 드는 문제작으로 나운규의 <아리랑> 이후 리얼리즘 계보를 잇는 작품. 퇴역군인 철호 역을 맡았던 최무룡이 “배우들에게 유 감독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은 작가정신에 참여하는 의미였고 그만큼 모두가 의욕적이었다”라고 회상할 만큼 한국영화의 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린 영상파 감독이다. 50년대 한국영화 성장의 기폭제가 되었던 <춘향전>(이규환, 1955)을 비롯해 8년간 조감독 생활
[한국영화박물관 전시품 기증 릴레이 46] 유현목 감독이 기증한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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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볼때 흡연경고문 뜬다!
할리우드의 6개 주요 스튜디오들이 DVD 도입부에 흡연에 대해 경고하는 공공 안내문을 삽입하는 데 동의했다. 안내문은 G등급, PG등급, PG-13등급 등 청소년 관람등급을 받은 영화의 DVD에 들어가며, 파라마운트, 소니, 유니버설, 워너브러더스, 폭스, 디즈니는 앞으로 발매하는 <21> <인크레더블 헐크> 등 해당 등급 DVD에 정부 혹은 스튜디오에서 개별적으로 제작한 안내문을 본 영상물이 시작되기 전 공지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이 결정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영화 속 흡연장면이 모두 금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린 관객에게 흡연에 대해 알리고 금연을 권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3회부터 업그레이드되는 로마영화제
로마영화제가 신생 영화제로서의 허물을 벗는 묵직한 변화를 예고했다. 로마영화제의 새 집행위원장 지안 루이지 론디는 3회부터 갈라부문
[해외단신] DVD 볼때 흡연경고문 뜬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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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수출된 <크로싱>
<크로싱>이 일본 씨네콰논에 판매됐다. 씨네콰논은 <쉬리>를 시작으로 일본시장에 한국영화를 주로 소개, 배급한 회사. <아무도 모른다> <박치기!> <훌라걸스> 등의 제작사이기도 하다. 일본 개봉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투자·배급사인 벤티지 홀딩스는 <크로싱>이 9월25일부터 10월10일까지 열리는 27회 밴쿠버영화제 용호부문에 초청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크로싱>은 7월15일까지 전국에서 86만명의 관객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박두! 제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7월15일, 공식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개막 준비에 나섰다. 올해 제천영화제가 모토로 삼은 것은 “짐프(JIMFF), 점프!” “장르영화제로서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고, 독보적이고 희소성있는 내용을 채우려고 했다”는 것이 조성우 집행위원장의 설명이다. 그 첫 시도로
[국내단신] 일본에 수출된 <크로싱>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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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넘기다, 멍해졌습니다.
토, 일, 월. 3일뿐인 추석연휴라니요.
게다가 휴일이라고 붙은 날은 월요일 하루뿐이라니.
이 정도면 극장가의 추석대목은 없는 것 아닙니까?
일단 연휴가 짧으니까 귀향길에 오르는 서울 사람들이 적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직배사 영화들처럼 서울 극장가의 강자들은 큰 무리가 없을 수 있다. 또한 연휴가 짧기 때문에 입소문이 빨리 퍼지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연휴가 길면 입소문이 잘 안 퍼지기 때문에 다소 재미없는 영화들도 흥행을 하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아니지 않겠나.
_연휴를 맞아 극장 나들이를 하는 지방 사람들의 특성상 코미디 같은 명절영화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맥스무비의 김형호 실장
아마 예전 같았으면 6월쯤에는 이미 추석 라인업이 짜여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해진 라인업이 별로 없다. <신기전> 외에 큰 영화는 보이지 않는 것 같고. 연휴라는 의미를 지우면 평소의 주말보다 조금 잘되는 수준일 것이다. 고향에 내려가는
[이주의 영화인] 추석 맞습니까? 연휴이긴 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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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위기에 처한 서울아트시네마를 지원하기 위한 ‘시네마테크 후원 캠페인’을 벌입니다. 125번째 주인공은 서울아트시네마와 ‘데릭 저먼 특별전’ 전시회를 함께 주최한 greemZip의 우흥제씨입니다.
서울아트시네마, 사간동에 갤러리들과 함께 있던 예전이나 낙원상가에 자리잡고 있는 지금이나 서울아트시네마는 한결같다. 한결같은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 서울아트시네마는 끊임없이 움직여야만 했을 것이다. 지난해와 다른 올해, 어제와 다른 오늘, 아침과 다른 저녁…. 끊임없이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 한결같은 방향성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매년 수많은 문화근간을 이루는 곳들이 사라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시장이란 항상 이런 좋은 곳들을 막다른 곳으로 내몬다. 앞으로도 어느 곳에 있든 어떤 크기가 되든 지금과 같은 굳건한 방향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서울아트시네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울아트시네마의 한결같은 방향성을
[시네마테크 후원 릴레이 125] greemZip 우흥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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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 조지 클루니, 틸다 스윈튼, 존 말코비치 그리고 프랜시스 맥도먼드. 이 많은 주연급 배우들이 한 영화에 출연한다고? 이어지는 배우들의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리다 프랜시스 맥도먼드에 이르면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2008년 베니스 개막작으로 일찌감치 선정된 코언 형제 신작 코미디 <번 애프터 리딩>의 찬란한 캐스팅이다. CIA에서 쫓겨난 전직 요원 오스본 콕스(존 말코비치)의 회고록이 담긴 CD를 우연히 손에 넣은 헬스장 직원 채드(브래드 피트)와 린다(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어수룩하게도 콕스를 협박해 큰돈을 벌 궁리를 한다. 큰 줄거리 외에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트레일러를 통해 엿본 내용 중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체 한구를 두고 CIA며 FBI가 얽히고설키는 이야기인 듯. 날렵하고 매끈한 매력을 내뿜던 클루니와 피트의 어수룩한 모습만으로도 즐겁다.
[what’s up] 코언 형제와 함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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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는 어느 해, 어느 여름보다 많은 슈퍼히어로/판타지/애니메이션영화가 쓰나미 물결처럼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전세계 멀티플렉스 어디를 가나 <스피드 레이서> <아이언맨> <쿵푸팬더> <월-E> <인크레더블 헐크> <미이라3: 황제의 무덤> <다크 나이트> <헬보이2: 골든 아미> <핸콕> <원티드>, 심지어 이들의 패러디영화인 <슈퍼히어로>의 포스터들이 즐비하다. 무적 요새 할리우드는 인간의 본성이 빚어내는 골치 아픈 인간사나 현재 세계의 실재성에서 고립되어, 마침내 자신이 창조한 세계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버린 것 같다. 이처럼 고립되고 봉인된 세계에서 할리우드는 누구보다 더 크고 시끄럽고 뛰어난 영화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계속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안전하게 승리에 도취해서.
할리우드는 다른 세계, 시대, 또 다른 우주를 만들어내는
[외신기자클럽] 할리우드에 진정한 슈퍼히어로는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