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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희/ 애니메이션 감독
“다양함과 그것을 존중하는 것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 나는 마감을 끝내자마자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뛰어나가는 친구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았다. 내리쬐는 땡볕 아래서 그 땡볕만큼이나 뜨거운 함성을 지나, 빌딩 가운데 고즈넉한 하늘이 보이는 묘한 장소에 닿았다. 이미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의 단편 애니메이션은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해 자막과 화면해설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이 ‘착한’ 시도에 나는 다시 한번 다양함의 가치에 대해 생각했다. 서울한복판 빌딩 속, 이 착한 공간이 참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시네마테크 후원 릴레이 127] 애니메니션 감독 안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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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테러>의 ‘체리 달링’ 로즈 맥고완이 불사조로 변신한다. 1985년작 <레드 소냐> 리메이크의 주인공 소냐 역에 캐스팅된 로즈 맥고완은 2008년 코믹 콘에서 티저 포스터 2장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포스터에 공개된 소냐의 모습은 이름처럼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선혈이 흐르는 칼을 입에 문 여전사의 모습이다. 가족이 몰살당하고 불태워진 뒤 잿더미에서 홀로 살아남아 복수를 결심하는 것이 오리지널의 줄거리. <레드 소냐>는 <코난> 시리즈의 원작자로 유명한 로버트 E. 하워드의 소설로, 마블에서 코믹스로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 맥고완은 대역없이 액션연기를 하기 위해 <매트릭스> <콘스탄틴> <300>에 무술감독으로 참여한 채드 스탤스키와 훈련 중이라고. 좀비들을 향해 머신건을 난사하던 여전사 맥고완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끝내주는 메탈 비키니를 입고 칼을 휘두를 일에 대한 흥분으로 상기된 모습을 보였
[what’s up] 로즈 맥고완, 메탈 비키니를 입은 불사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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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처음으로 프로젝트 마켓을 열었다. 프로젝트 마켓은 초기 진행과정에 있는 영화들을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기능을 한다. 지난 10년간 부산, 홍콩, 도쿄, 타이베이, 상하이 모두 프로젝트 마켓을 시작했다. 아시아의 프로젝트 마켓들은 이름 높은 감독들과 관계를 돈독히 해서 영화제의 위신을 높이려는 생각에 대개 ‘영화제용 영화들’을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실험적이고 앞선 세계 영화를 지원한다는 로테르담영화제 시네마트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영화가 여러 다른 프로젝트 마켓을 도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강생의 <도와줘 에로스>는 로테르담의 시네마트, 부산(PPP)과 홍콩(HAF)을 돌며 60만달러의 예산을 마련했다. 챠이밍량이 프로듀서인 그 영화는 시네마트에 나타난 지 5년 뒤, 지난 1월 대만에서 개봉했다.
프로젝트 마켓에서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좋지 않은 비밀은 돈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보
[외신기자클럽] 보다 성숙해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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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돼지고기 냄새는 없고 그윽한 커피 향이 있어요.’ 낙원동에서 자리를 옮긴 필름포럼이 7월25일 이화여자대학교 후문 하늬솔 빌딩 지하 1층에서 새로운 출발을 했다. 90석, 52석의 단출한 규모지만 이번엔 갤러리, 강의실, 카페도 있다. 갤러리에선 영화, 인문학, 사회과학 서적 등의 책전시와 영화 스틸, 포스터 등의 주제별 전시를 가질 예정이고, 강의실에선 세미나를 비롯 영화 관련 강좌를 진행할 계획이다. 필름포럼의 이리라 이사는 “이전의 낙원동 극장은 뭔가 단절되는 느낌이 있었다. 매일 오는 사람만 오기도 했고. (웃음) 타 문화, 다른 예술과의 만남이나 대학생 관객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느꼈다”며 새 단장한 필름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책의 경우 대형서점에선 좀처럼 만나기 힘들거나, 국내에서 많이 소개되지 못한 작가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며, 판매도 함께할 계획이다. 종로 한복판에 파묻혀 영화만 파고들었던 필름포럼이 “좀더 활기찬 공간에서 활기찬 시작”을 준비한 셈이다. 로비
[인디스토리] ‘이대’로 간 필름포럼, 활기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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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에 관한 흉흉한 소문이 나돈 지는 수년이 됐다. 그 소문의 내용은 ‘쇼박스가 어디어디에 팔린다’는 것이다. 한번 떠돌다가 지나가는 다른 소문들과 달리 쇼박스 매각과 관련된 소문은 몇년간 끊이지 않고 유포돼왔는데, 그때마다 소문 속 매수 주체는 국내의 통신업체, 대기업, 해외 미디어기업, 투자 자본 등으로 바뀌어왔다. 소문에도 불구하고 쇼박스가 굳건히 유지돼왔던 탓에 최근 다시 나도는 쇼박스 매각설 또한 양치기 소년의 외침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의 징후는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김우택 대표와 김경술 상무가 쇼박스를 떠났고, 쇼박스의 자회사 모션101 정태성 대표 또한 퇴사했으며, 얼마 전에는 김대선 본부장마저 쇼박스를 그만뒀다. 충무로에서는 쇼박스가 구조조정을 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고위 임원들이 잇따라 퇴사하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에 대해 쇼박스 관계자는 “순전한 우연”이라고 밝히지만, 제3자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지난해 극장체인 메가박
[문석의 취재파일] 쇼박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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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뉴욕의 여름,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루크 사피로(조시 펙트)는 거리에서 밀고 다니며 파는 아이스크림 상자 안에 대마초를 숨겨 판매하는 남다른 아르바이트로 대학 입학금을 준비하고 있다. 성장의 끝자락에 위치한 94년의 여름은 그에게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 시간일 뿐이다. 경제적으로 무능한 아버지 탓에 늘 부부간에 싸움이 끊이지 않는 집. 무리에 끼워주지 않는 또래의 십대 친구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주변을 겉돌기만 하는 루크에게는 대마초를 상담비 대신 받아주는 괴짜 정신과 의사 제프리 스콰이어스(벤 킹슬리)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상대다. 세대는 다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너무나 외로운 이 두 남자. 엇박자로 맞아 돌아가는 루크와 스콰이어스 박사를 둘러싸고 이루어지는 어느 여름의 씁쓸한 추억과 특이한 우정이 유쾌하게 그려진 <더 웨크니스>(The Wackness)에는 각본과 감독을 맡은 신예 조너선 르빈의 90년대에 대한 자전적인 시각이
[LA] 두 남자의 우정, 그리고 1994년 뉴욕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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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7일부터 9월6일까지 열리는 제65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라인업을 발표했다. 근 몇년간 유명 거장들의 작품으로 묵직하게 채워넣었던 것에 비해 올해의 명단은 다소 가벼워졌지만, 신진감독들과 그동안 뜸했던 중견감독들의 신작에 초점을 맞춘 분위기다.
국적별로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영화의 선전이다. 총 다섯 작품이 경쟁에 올랐다.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더 레슬러>, 캐스린 비글로의 <더 허트 로커>, 조너선 드미의 <레이첼 겟잉 메리드>, 아미르 나데리의 <베가스: 실화에 기초한>, 기예르모 아리아가의 <더 버닝 플레인> 등이다. 지난해에는 큰 주목을 끌지 못했으나 이탈리아영화는 올해에도 4편이 초대됐다. 푸피 아바티, 파피 코르치카토, 페르잔 오즈페텍, 마르코 베키스 등 신구 조화를 이룬 네 사람의 작품이다. 그 다음으로 일본영화가 3편이다. 지난해 비경쟁부문에 초대됐고 자신의 영화제목을 본떠 ‘감독만
베니스영화제, 한결 가벼워진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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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비어
겨울엔 사케
美, ‘독도 표기’ 분규 전으로 원상회복키로
얘는 어느 동네에서 패 돌리던 놈이야?
뭔가 아주 이상한 점프볼. -_-
서태지 8집으로 컴백
오빠가 돌아왔다.
아직 내 청춘도 끝나지 않았다.
베이징, 버스 폭탄테러 초비상
그 동네 대기오염 보면
올림픽이나 테러가 문제가 아닌 듯.
靑 “‘건국’ 국민 아이디어 1등 독도여행 상품권”
우리가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왜 니들이 인심 쓰냐?!
美 베니건스 파산… 300여 체인점 영업중단
아아, 님은 갔습니다
나의 몬테 크리스토가 갔습니다. (꼬르륵)
해외여행 유류 할증료 ‘쇼크’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내여행 가려 해도 기름값 달려.
GM-포드, 5년 내 파산 확률 46%
흠, 포드 차는 사면 안 되겠군.
(운전면허 없는 1人)
연예인 밤업소 출연료 최대 4천만원
옛 어르신 말 틀린 거 하나 없다잖아.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라고.
DDA 각료회의 무역협상 끝
[이주의 한국인] 여름엔 비어, 겨울엔 사케, 공복엔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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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의 아름다운 나눔은 계속된다. 올해로 3년을 맞이하는 ’영화인캠페인’의 기금 협약식 행사가 7월28일 오후5시 아름다운재단에서 열렸다. '영화인캠페인’은 영화계가 힘을 모아 소외된 이웃을 돕자는 뜻에서 기획된 자선모금 캠페인으로, 아름다운재단과 <씨네21>, 영화인회의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 한국독립영화협회가 함께한다. 협약식 행사에는 아름다운재단의 윤정숙 상임이사를 비롯한 각 단체의 대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6개 영화인 단체는 매년 수익의 일부를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고, 앞으로도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할 것임을 밝혔다. 2005년부터 시작된 영화인캠페인은 올해까지 5천5백만원 이상의 기금을 조성했으며, 이 기금으로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사회문화활동을 돕고 있다. 지난해에도 대안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촌닭들, 날다> 등 모두 일곱 개의 단체를 지원한 바 있다.
영화인들, 아름다운 나눔에 동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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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이고 쉬운 영화제를 만들것이다."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오는 9월 3일부터 11일까지 9일간 충무로 일대에서 열린다.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연 충무로 영화제는 이날 상영프로그램과 이벤트 계획을 발표했다. 총 41개국 170여편이 초청된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는 히구치 신지 감독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이 선정됐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동명영화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일본 전국시대 무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특별전으로는 데이비드 린 감독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을 비롯해 장선우 감독의 전작을 만날 수 있는 ’장선우- 전’, 그리고 칸 감독주간 40주년을 기념해 <비열한 거리> <폭풍의 월요일>등 1969년 부터 2005년까지 감독주간에서 소개됐던 주요 작품들을 선별해 초청했다. 이밖에도 지난 2007년 사망한 데보라 카를 기념하는 섹션과 독일 영화의 역사를 회고하는 독일영화사 특별전이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오는 9월 3일부터 11일까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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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디지털 영화의 건설을 바라보는 영화의 만남이다." 시네마디지털서울2008(이하 Cindi)이 7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간 준비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지난해 열린 1회에 비해 올해 Cindi의 규모는 좀 더 커졌다. 경쟁부문 20편, 초청부문 20편을 초청한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총 7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그에 따라 상영부문도 많아졌다. 지난해에는 하나 뿐이었던 초청부문이 올해는 초청, 디지털 회고, 디지털 복원으로 분화됐으며 디지털 단편, Cindi 익스트림, 인스톨레이션등의 부문이 신설됐다. 또한 심야상영은 Cindi 올나잇이란 부문으로 확대 개편된 것이 2회를 맞은 Cindi의 특징이다. 개막작은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인 지아장커의 <24시티>로, 정성일 공동집행위원장은 "여러분이 세계에서 2번째 관객이 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도 눈에 띄는 작품으로는 상영시간이 14시간에 이르는 중국 왕빙감독의 <원유>
시네마디지털서울 2008, 올해는 71편의 디지털 영화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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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 무서운 속도를 자랑중이다. 지난 7월 17일 개봉해 첫주에만 약 21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놈놈놈>이 개봉 2주만에 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주말까지 <놈놈놈>이 불러모은 관객은 약 413만 4천명(배급사 집계)이다. 속도뿐만 아니라 크기도 다른 영화들을 압도하고 있다. 개봉 주에 약 700개의 스크린을 점유한 <놈놈놈>은 지난 주말에도 전국 717개의 스크린을 장악했다. 다시 또 스크린 독과점의 논쟁이 불거진 것도 이 때문. 올해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점유했던 스크린 수 보다도 많다.
2위는 사전 예매율에서 <놈놈놈>과 약 10%의 차이로 뒤졌던 <님은 먼곳에>가 차지했다. 3위는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으로 지난 주 2위에서 한단계 하락했다. 이번 주 박스오피스에서 눈에 띄는 경향은 가족영화들의 순위 상승이다. 지난
<놈놈놈>, 개봉 2주만에 400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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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을 만들어가지고 특수촬영을 군데군데 끼워놓은 이른바 괴기영화 장르에 속하지만 무섭지도 오싹하지도 않은 어린이용 정도의 그저 그런 작품이다. 불가사리라는 한국판 킹콩이 고려 말엽 송도에 나타나 간신과 악당들을 쳐부순다는 야담조 이야기를 아주 설명적으로 펴나가는데 영화감각이나 연출수법이 이 (졸속 양산됐던) 사극처럼 낡고 또 진부하다. …(중략)… 용머리에 매단 줄이 보인다든가 앞을 못 보는 불가사리의 불안한 걸음거리 등은 관객을 웃겨준다.” ‘한국 괴수영화의 효시’라 꼽히는 김명제 감독의 <불가사리>(1962)에 대한 당시 반응은 만장일치 혹평이었다. 사극만이 유일한 스펙터클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1960년대 초, <불가사리>는 최초의 괴수물이라는 타이틀을 하사받는 대신 허무맹랑 삼류 오락물로 곧장 분류됐다. 관람시 유의사항으로 “상식과 당위성 따위는 전혀 생각지 말라”는 충고까지 더해졌다. 할리우드의 킹콩, 일본의 고지라와 달리 불가사리는 기술적 미숙함
한국 토종 괴수들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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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감독 데이비드 리프와 존 셰인펠드가 만든 다큐멘터리 <존 레논 컨피덴셜>은 1960~70년대 반전운동가였던 존 레넌에 관한 영화다. 우리가 제일 잘 아는 존 레넌은 비틀스의 존 레넌이다. 2004년 <롤링스톤>이 발표한 “불멸의 거장들: 역사상 가장 위대한 50인의 아티스트”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영국 밴드의 멤버. 20세기 세계 대중음악사가 낳은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였고, 반전시위와 히피즘, 자유의 60년대에 젊은 대중에게 예수로 추앙받을 만큼 숭고했던 사회운동가. 그의 짧았던 40년의 삶을 몇개의 궤적으로 나눠 간단히 살펴보자.
1. 비틀스와 존 레넌
존 레넌은 비틀스의 가장 최초 멤버다. 1957년, 열일곱살의 존 레넌은 학교 친구인 에릭 그리피스와 함께 비틀스의 전신이 된 밴드 쿼리맨(The Querrymen)을 만들었다. 교회 공연에서 만난 폴 매카트니가 밴드에 합류했고 이듬해 조지 해리슨이 베이시스트로 들어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존 레
[알고 봅시다] 전설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