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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보시라. 인적없는 해변가. 파란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당신은 한가로이 거닐고 있다. 갑자기 ‘퍽!’ 하고 정체불명의 돌멩이 하나가 당신의 머리를 정통으로 후려친다. 그게 바로 대략 영화 <똥파리>가 우리에게 주는 느낌이다. 부산에서 만난 이 영화는 한국에서 개봉되기 전 이미 유럽 여러 영화제에서 선을 보였다.
도입부. 웬 애송이 녀석 하나가 한 소녀의 뺨을 연거푸 갈긴다. 그러자 어디선가 두 어깨가 시야로 튀어들어온다. 그 어깨의 주인공은 앞의 애송이를 반쯤 죽여놓는다. 그러고는 돌아서서 소녀의 얼굴에 침을 탁 뱉는다. 그로부터 얼마 뒤. 그 사내는 우연히 한 여고생과 마주친다. 한눈에 반했음이 분명하다. 왜냐고? 사내가 여고생의 얼굴에 침을 뱉고 한대 갈기니까. 그녀도 그런 사내에게 반한다. 관객이 그 남자를 어떻게 생각하든 영화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영화를 계속 보려면 관객은 어찌됐든 무조건 그 사내를 쫓아다녀야 한다.
양익준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외신기자클럽] 폭력적인 영화의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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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네마 도입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여론을 수렴해서 추진하자.”
지난 3월27일 열린 ‘디지털시네마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조건은?’이라는 제목의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의 여한구 부회장이 한 말이다. 국회 문방위 소속 진성호 의원(한나라당)이 주최한 이 자리에서 디지털시네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세방현상주식회사의 강상수 부회장은 “만약 전면 도입되면 우리 같은 현상업체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배급업체 NEW의 김재민 팀장은 “디지털시네마의 전송사업을 멀티플렉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맡으면 배급사 영업의 자율성을 앗아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잠깐.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것은 시대의 대세요 역사의 흐름일 터인데 굳이 딴죽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시네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엄밀히 말해서 디지털시네마는 배급과 영사를 디지털화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필름 프
[문석의 영화 판.판.판] 디지털시네마 ‘재개발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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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말 그대로 격전의 장이 될 조짐입니다. 11번째 <스타트렉: 더 비기닝>과 <해리 포터> 시리즈의 6편, <다빈치 코드>의 연작인 <천사와 악마>,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그리고 <엑스맨>의 스핀오프인 <엑스맨 탄생: 울버린>. <트랜스포머>의 두 번째 시리즈와 <아이스 에이지>의 3편까지. 이른바 속편 전쟁입니다. 그러나 정작 여름 시즌의 강자가 누가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일입니다. 지난해 <섹스 앤 더 시티> <맘마미아!> <쿵푸팬더>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같은 이른바 ‘작은 영화’들의 선전 또한 이제 무시할 수 없는 경향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제작사들은 겨울 시즌 예상외의 흥행을 거둔 작은 영화 <폴 블라트: 몰캅>과 <테이큰>의 전철을 밟을 ‘대박 작은 영화’를 점치
[월드액션] 작은 영화를 대박으로 이끄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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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3월31일 오후 5시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에선 영화제의 개·폐막작은 물론 상영작 라인업과 트레일러 및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됐는데요. 기대를 모았던 개막작은 이례적으로 2007년부터 시작한 한국영화단편영화제작 프로젝트인 <숏!숏!숏! 2009>로 밝혀졌습니다. 10회에 걸맞게 이번 옴니버스 디지털 장편영화에는 근래 <탈주>를 완성한 이송희일 감독, <보트>를 선보이기 직전인 김영남 감독, <그녀는 예뻤다>의 최익환 감독,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감독,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양해훈 감독 등 ‘충무로와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젊은 감독 10명’이 만든 10편의 단편영화를 한데 모았는데요. 올해의 주제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화두인 돈이었다고 합니다. 어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들이 담겼을지 벌써부터 궁금하시죠? 반면 폐막작은 <풀 몬티>의 프로듀서
[에누리 & 자투리] 누가 인권상황이 좋아졌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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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트루 라이즈>
관람자: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이상희 국방부 장관
지난 3월31일 정부는 제2롯데월드 건축 허용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2014년까지 잠실에는 높이 555m의 112층짜리 초고층 빌딩, 이른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들어서게 된다. 완공까지 250만개 일자리도 창출하고, 완공 뒤에는 연 1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단다. 사실상 31일 발표 직후 단 이틀 동안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경제위기 이전 가격대 근방까지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니, 경제를 움직이는 데에는 과연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피터팬 재벌과 건설업계 출신의 대통령과 강남 부동산계 야심의 합작품?
하지만 잠실 인근에 위치한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과 관련된 불안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아무리 동편활주로 방향을 3도 변경하고 장비와 시설물을 보완한다 한들 초고층 건물과 공항이 바로 인접해 있다는 게 안전한 일일까? 이진학 전 공군기획관리참모부
[시사 티켓] <트루 라이즈>처럼 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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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지난달 소속사인 싸이더스HQ와 재계약한 배우 전지현(27)이 일본을 방문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전지현의 공식활동은 지난해 1월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홍보 활동 이후 1년여 만이며, 일본 방문은 3년만이다.전지현은 2일 도쿄의 도호시네마즈 롯폰기힐스에서 열린 영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완성시사회에 참석했다.전지현은 이번 작품에 함께 출연한 일본 톱배우 고유키(32)와 무대인사를 하며 극중에서 일본풍의 교복에 양 갈래로 땋은 머리를 하고 일본도로 뱀파이어를 사냥하는 헌터 '사야'역을 한데 대해 "좀 창피했지만 젊어진 것 같아서 기뻤다"고 밝혔다. '사야'의 숙적을 연기한 고유키는 "격렬한 액션 연기에 열심히 도전했다. 사야 역은 전지현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칭찬했다.전지현은 "여자와 여자가 대결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고유키와는 호흡이 잘 맞아 좋은 영상이 만들어졌다"며
日서 활동재개 전지현 "촬영 힘들었지만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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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보아와 저는 결국 서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아시아계 여자 아티스트 두 명이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음반을 낸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최근 미국에서 두 번째 영어 음반을 낸 일본 인기 싱어송라이터 우타다 히카루(26)가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얼마 전 미국 진출에 나선 가수 보아에 대해 한 말이다.우타다는 2004년 첫 영어 음반 '엑소더스'(Exodus)를 발표해 미국 빌보드 음반차트에서 160위에 오른 바 있다. 최근 두 번째 영어 음반 '디스 이스 디 원'(This Is The One)을 발표, 미국 활동만 비교하면 우타다는 보아의 선배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보아는 최근 미국 정규 1집 '보아'로 빌보드 음반 차트에 127위로 진입하는 등 우타다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가수가 같은 시기에 미국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셈이다."얼마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우타다 "보아와 경쟁, 서로 도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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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맵 더 솔(Map the Soul)'은 에픽하이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실력있는 싱어송라이터들의 동아리가 될 겁니다. 이들의 음악을 해외 청자들에게 알리고 싶어요."전 소속사로부터 독립한 그룹 에픽하이가 최근 레이블 '맵 더 솔'을 설립하고 북앨범 '혼(魂):맵 더 솔'을 발표했다. 이들은 직접 만든 사이트 '맵더솔닷컴(www.mapthesoul.com)'을 통해 북앨범을 단독 판매한다.또 아이튠스를 통해 북앨범의 음원을 판매해 세계 각국의 음악 팬들이 에픽하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미국, 루마니아, 노르웨이, 그리스, 인도, 스리랑카 등에 있는 청자들이 이들의 사이트에 음악을 들은 소감을 올리고 있다.타블로는 최근 인터뷰에서 '맵 더 솔'의 이런 시스템을 통해 여러 실력있는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에픽하이는 음악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췄고 멤버들이 예능 프로그램에도 많이 출연
에픽하이 "실력파 음악 해외에 알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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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 행진을 벌인 독립영화 '똥파리'(감독 양익준)가 50여개관에서 개봉한다.3일 '똥파리' 배급사인 영화사 진진에 따르면 '똥파리'는 16일 일부 멀티플렉스 체인을 포함해 전국 50∼60개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독립영화가 처음부터 50개관 이상을 확보한 전례는 거의 없다. '후회하지 않아', '우리 학교' 등은 개봉 당시 10개 안팎의 스크린에 걸렸고 '워낭소리'도 7개관에서 출발해 천천히 200여 개로 상영관을 늘린 경우다.'똥파리'가 처음부터 많은 상영관에서 출발하는 것은 영화제에서 연속 수상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고 부산국제영화제와 각종 상영회에서 상영될 때 여러 차례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관객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영화사 진진 관계자는 "배급 시사회를 한 뒤 개봉관 수가 바뀔 수도 있지만 여러 차례 상영될 기회가 있었고 반응이 좋아 일단은 50여개 관에서 개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cherora
'똥파리' 야심찬 출발..50여개관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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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KBS 1TV 일일극 '너는 내 운명'에서 꿋꿋한 성격의 새벽 역으로 사랑받은 소녀시대의 윤아(19)가 이번에는 패션으로 소재를 바꿔 당찬 연기를 펼친다.그가 이번에 선보일 캐릭터는 MBC TV 새 수목극 '신데렐라맨'(극본 조윤영, 연출 유정준)의 서유진 역이다. 파리의 유명 패션학교에 다니며 디자이너를 지망하던 그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학업을 중단한 후 동대문 시장에서 꿈을 키워간다.윤아는 2일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극중 1인2역으로 출연하는 권상우와 연기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직접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권상우 오빠와 함께 연기한다는 것에 정말 놀랐고 또 신기했다"며 "소녀시대 멤버들도 촬영 현장에 와 보지 못해 이를 실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처음에는 내가 상우 오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떡하나하고 걱정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상우 오빠는 내가 그런
윤아 "상우 오빠와 연기, 무척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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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화사 백두대간은 관객들의 투표에 따라 극장에서 개봉할 영화를 고르는 프로젝트 '마이 솔 무비스(My Soul Movies)'를 진행한다고 1일 밝혔다.영화사 백두대간은 먼저 지난달 31일 시작돼 8일까지 진행되는 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작품 2편을 상반기에 씨네큐브 광화문과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개봉하고 하반기에도 다시 한번 투표로 개봉작들을 결정할 계획이다.상반기 개봉 후보작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마를렌 고리스의 '안토니아스 라인', 장 뤼크 고다르의 '비브르 사 비', 마이클 원터바텀의 '인 디스 월드', 고레다 히로카즈의 '원더풀 라이프' 등 앞서 개봉해 사랑받았던 5편이다.투표 참여를 원하는 관객은 예술영화 전문 사이트 '씨네아트'(www.cineart.co.kr)나 예매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ive.com)에서 참여할 수 있다.영화사 백두대간의 전지영 과장은 "관객들이 극장이 결정하
"관객들이 직접 개봉작 결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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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4집 타이틀곡 '주문-MIROTIC'에 대해 청소년유해 매체물 결정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가요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하지만 심의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가요 창작자들과 심의 당국이 가요 심의를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소통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판정을 내렸던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도 대응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가요계, 일단 환영SM엔터테인먼트는 1일 "'주문-MIROTIC'에 대한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의 청소년유해매체 결정이 객관성과 타당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법원의 판결은 창작자들의 창작 범주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청소년들이 '주문-MIROTIC'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그간 청보위는 동방신기 외에도 비의 '레이니즘', 박진영의 '키스', 휘성의 '초코 러브'
<동방신기 판결, 가요심의 발전 계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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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그동안 '꽃보다 남자' 덕분에 행복했습니다."지난 3개월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KBS 2TV '꽃보다 남자' 제작진이 1일 한자리에 모여 드라마의 성공적인 종영을 자축했다.1일 오후 7시30분부터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꽃보다 남자'의 종방연에서 주인공 구준표 역의 이민호는 "5개월 남짓 '꽃보다 남자'를 촬영하면서 거의 매일 제작진과 동고동락해 정도 많이 들었고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그는 "너무나 부족한 내가 이번 작품으로 과분한 사랑을 받아 정말 행복하고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꽃보다 남자' 파이팅!"이라고 크게 외쳤다.금잔디 역의 구혜선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면서 "매일 밤샘 촬영에 몸이 고되 제대로 스케줄을 못 좇아간 것 같아 죄송했다. 하지만 촬영하면서 정말 행복했다"며 활짝
이민호 "과분한 사랑 평생 못 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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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평소 건방지고 오만한 말투로 넘치는 자신감을 과시해 온 영국 그룹 오아시스(Oasis). 이 때문에 일부 대중과 언론은 이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오아시스의 내한공연은 이들의 오만방자함조차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지게 한 멋진 콘서트였다.2006년 첫 내한공연 후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아시스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9천 관객은 일제히 발을 구르고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무대 앞에 마련된 스탠딩석에 자리 잡은 관객은 노엘 갤러거(기타)의 사진과 피켓 등을 들고 몸을 흔들기 시작했고, 좌석 관객 대부분도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충성도 높기로 유명한 오아시스 팬들은 공연의 포문을 연 '로큰롤 스타'(Rock'N Roll Star)에 이은 '라이러'(Lyla)부터 노래의 클라이맥스를 따라부르며 '브릿팝 제왕의 귀환'을 열렬히 환영했다.2006년 공연 후 "월드투어 가운데
<9천 관객 하나된 오아시스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