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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의 테마는 ‘아름다운 변화’다. 올해 국제경쟁부문을 신설하는 등 프로그램 면에서도 국제영화제로서 정체성과 위상을 확고히 하려는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국제경쟁부문에 초청된 8편의 영화들은 아시아, 북미, 유럽, 남미 등 배경이 제각각일 뿐 아니라 소재를 다루는 방식 역시 다채로워 전세계 가족영화의 포괄적인 경향을 살피는 데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야심차게 준비한 고전SF걸작선에선 로버트 와이즈의 <지구가 멈추는 날>, 랜달 크레이저의 <날아라 UFO>를 선두로 오락적이면서도 미래 가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큰 고전영화 6편을 만날 수 있다.
가족영화여행이라는 제목 아래 미셸 공드리의 <마음의 가시>, 마르쿠스 로젠뮐러의 <거짓말 소동>, 야마다 요지의 <엄마>를 비롯해 최신 가족영화들을 모은 패밀리필름, 닛카쓰어린이영화특별전, 추억의 가족영화, 3D 입체단편영화 모음전 등 알찬 기획전도 준비돼 있다.
엄마 아빠! 같이 영화보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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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을 지나 통일대교를 건넜다. 촘촘했던 건물 대신 넓은 들판이 펼쳐졌다. 흐르는 물도 빛난다. 대성동의 영화관을 찾아가는 길은 낯선 풍경의 연속이었다. 남한 최북단 마을이자 비무장지대 내 유일한 거주촌. 전쟁과 아픔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곳인 대성동은 말로 담기 어려운 적막을 품은 마을이었다. 무표정의 군인들과 소박한 초등학교. 그리고 이 풍경을 거칠게 찌르는 듯한 철조망. 전쟁과 평화가 아슬아슬하게 휴전을 취하는 모양새 같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10월21일 DMZ다큐멘터리영화제의 전야제가 열렸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DMZ다큐멘터리영화제는 평화, 생명, 소통을 키워드로 한 영화축제다. 영화 상영은 주로 파주에 위치한 씨너스 이채에서 이뤄지지만 DMZ Docs 평화장정, DMZ 평화자전거행진 등의 행사가 대성동에서 열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성동은 이번 영화제를 계기로 영화관을 선물받았다. 경기도와 씨너스 이채, 농협의 지원으로 완성된 이번 영화관은 대성동 마을회관
[cine scope] 철조망 너머로, 영화야 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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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데이먼이 캐릭터를 위해 13.6kg이나 살을 찌웠다는 <인포먼트>는 1990년대 세계 농산물 시장에서 가격담합을 조장했던 대기업 AMD를 고발했으나, 자신 역시 수백달러를 착복한 혐의로 실형을 살게 된 마크 휘테이커라는 사람의 실화를 담은 영화다. 맷 데이먼과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로 가까운 스티븐 소더버그가 연출을 맡았고, 역시 이 시리즈에 함께 출연하고 소더버그와도 여러 차례 영화를 제작해온 조지 클루니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정신적인 불안정으로 FBI의 수사에 혼선을 빚게 하고 결국 자신의 비리까지 발각당하는 주인공 휘테이커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전세계 대기업의 우스꽝스러운 행태를 보여준다. <인포먼트>는 로튼토마토에서 평균 76% 신선도를 받으며 진군 중이다. 그러나 모든 관객이 <인포먼트>를 즐기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소더버그의 열혈팬이지만 <인포먼트>는 별로였다는 한 관객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름과 직업을 물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뉴욕] 소더버그, 새롭지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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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로서 어떤 영화는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하고 비평해야 할 때가 있다. 귀여운 강아지들이 나오는 영화를 혹평하려면 동물을 싫어하는 매정한 인간으로 비쳐질 것을 감수해야 하고, 힘든 상황을 극복한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에 관한 영화를 보고 너무 감상적인 쓸모없는 영화라 비평할 때는 편견에 가득 찬 둔감한 인간으로 비쳐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영화감독의 의도가 휼륭했다 해도 영화평론가는 영화가 나쁘면 나쁘다고 얘기해야만 한다. 실제 역사적인 사건을 다룬 영화를 비평할 때도 이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관객은 이런 영화에 대해 강한 의견을 갖게 마련이다. 영화가 관객의 생각에 맞게 역사를 해석하면 그 영화를 지지하겠지만, 영화가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해석하면 관객은 이를 비판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영화평론가를 필요로 하겠는가?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나는 <작은연못>이라는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다. 이 영화는 내가 한동안
[외신기자클럽] 영화의 목적은 역사 교육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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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은 탈락했고, 장나라는 올랐다. 대종상영화제를 둘러싼 논란을 촉발시킨 대목이다. 네티즌은 1천만영화의 배우를 제치고 개봉도 안 한 영화의 배우가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에 놀랐고, 출품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것에 또 한번 놀랐다. 그리고 대종상영화제의 전력이 불을 붙였다. 1994년 32회 때는 <증발>을 출품한 신상옥 감독이 심사과정에서 외부압력이 작용했다며 시상식 당일 보이콧을 선언했다. 34회의 <애니깽> 파문은 대종상영화제를 존폐기로에 서게 만들었다. 개봉은 물론이고 시사도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예심 당시 스크린에 붐마이크가 수차례 등장했던 영화가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공정성 시비가 일어난 것이다. 명예롭지 못한 전력은 곧 멍에다. 지난 2001년 <하루>가 감독상, 심사위원특별상, 여우주연상을 휩쓸었을 때도(당시 최고흥행작인 <친구>는 한개의 상도 받지 못했다), <질투는 나의 힘>의 배
[강병진의 영화 판.판.판] 대종상에 조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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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다시 야쿠자의 세계로 돌아옵니다. ‘자기 반영 3부작’이라 불리는 <다케시들> <감독만세!> <아킬레스와 거북이>를 만들며 최근 자기 탐구에 열충했던 기타노 감독인데요. 올해 감독 데뷔 20주년을 맞아 연출하는 영화에선 그의 원점이라 할 수 있는 폭력을 다시 소재로 꺼내 들었다고 합니다. 2001년 작품인 <브라더> 이후 9년 만의 야쿠자 영화네요.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주연은 기타노 다케시 감독 본인이 맡는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것들이 매우 적은데요. 그것들을 다 모아보면 영화는 “극단의 폭력을 다룬 이야기”가 될 거라고 해요. “야쿠자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자가 목숨을 걸고 싸우며, 배신을 당하고 권력투쟁을 벌인다”는 게 그 내용입니다. 함께 출연하는 미우라 도모카즈는 “이걸로 죽었구나 싶은 인물이 다음 장면에서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는 식의 영화”라 할 정도로 “기타노 폭력
[월드액션] 기타노 다케시, 야쿠자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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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뜻하지 않은 반가운 손님이 한국을 찾아옵니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프랑스에서 출현한 새로운 감독들 중 누벨바그의 계보를 잇는 최전방에 위치한 것으로 평가받는 아르노 데스플레생 감독이 그 주인공이죠. 11월10일부터 29일까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에서 주최하는 ‘우리 시대의 프랑스영화 특별전’에 참석, 마스터클래스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가 머무르는 기간은 11월14일부터 16일까지고요, 중편 <죽은 자들의 삶>을 비롯하여 <파수꾼> <나의 성생활: 나는 어떻게 싸우는가> <킹스 앤 퀸> <크리스마스 이야기> 등 그의 주요 작품 상영과 함께 영화미학을 감독에게 직접 듣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겁니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kr)를 참조하세요.
매년 연말에 열렸던 MBC 대한민국영화대상이 올해는 열리지 않습니다. 지난 10월22일, 주최쪽인 MBC
[에누리 & 자투리] 대한민국영화대상 왜 중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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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관람자: 문규현 신부
10월22일 새벽 문규현 신부가 쓰러졌다.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 중이던 문 신부는 11일째 되는 날 탈진하여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후송되는 가운데에도 두 차례 심장이 멈추는 등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인 문 신부는 1989년 8월15일 평양 청년학생대축전에 참가한 임수경씨와 함께 판문점을 넘으면서 ‘평화의 길’을 소리 높이 주창했고, 2003년 새만금갯벌을 살리기 위한 65일간의 삼보일배를 행했다. 또한 2008년 9월부터 11월 초, 올해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두 차례에 걸친 오체투지 기도순례를 마치기도 했다. 특히 MB정부가 들어서면서 문 신부의 몸은 편안하게 쉴 틈이 없었다. 몇달 전 용산참사 현장을 급습한 경찰로부터도 폭행을 당하지 않았던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직접 몸으로 뛰고 주먹질과 욕설을 서슴지 않으며 신자들
[시사 티켓] 하늘엔 영광, 땅에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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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트렌디 드라마를 통해 각인된 '로맨틱 가이'의 이미지는 없었다.박찬옥 감독의 영화 '파주'에서 이선균이 연기한 중식은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남자다. 이 역에 빠져 연기해야 했던 이선균조차 "감정적으로 접근하기 싫을 만큼 큰일을 겪는 인물"이다.이선균은 운동권 학생 출신으로 철거대책위원회에서 일하며 처제와 사랑에 빠지는 중식을 연기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필모그래피에 밑줄을 그을 만한 대표작을 만들었다.22일 오후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선균은 첫 주연작인 이 영화를 "가장 애착이 크고 책임감도 큰 작품"이라며 "지금까지 작업한 것 중에 아쉬움이 제일 적었다"고 말했다."좀 더 영화적인 작업을 하고 싶었고 한 번 더 고민하게 하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진중하게 연기에 접근하고 싶었고요. 박찬옥 감독님은 굉장히 잔잔한 디테일을 가지고 작업하시잖아요. 그런 작
"욕심 없던 나를 움직이게 한 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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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이 SBS TV 주말극 '천만번 사랑해'의 OST를 통해 첫 솔로 곡을 선보인다고 드라마 제작사가 23일 밝혔다.
'천만번 사랑해'에서 철없고 능청스러운 성격의 이철 역을 맡은 김희철은 극 중 자신의 테마곡인 '초별'을 직접 불렀다. 난정(박수진 분)을 짝사랑하는 이철의 마음을 담은 디스코 풍의 노래다.
김희철이 음반을 통해 솔로 곡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노래는 24일 방송분부터 드라마에 삽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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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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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SBS 주말극서 첫 솔로 곡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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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질투는 나의 힘'으로 주목받은 박찬옥 감독이 7년 만에 들고 나온 영화 '파주'는 표면적으로 형부와 처제의 사랑이라는 단순한 구도의 작품이다.하지만 그 기저에는 욕망, 배신 등 인간의 복잡한 감정이 교묘하게 흐르는 영화다.이런 분위기를 끌고 가는 이는 서우다. 서우는 형부와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최은모 역을 맡아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서우는 2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 그릇이 작아 은모라는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부족함을 느꼈다고 했다."은모라는 캐릭터는 복잡다단해요. 저같이 미숙한 사람이 은모의 모든 감정을 담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죠. 영화를 찍으면서 제 경험이 더 풍부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습니다. 많은 걸 담아내느라 너무 힘들었어요."드라마 '탐나는 도다'는 그가 '파주'에 출연을 결심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드라마 촬영이 중단되며 힘든 시절을 겪던 그때, 박찬옥 감독이
서우 "나는 아직 그릇이 작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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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SBS콘텐츠허브는 싸이월드와 제휴 아래 장근석, 박신혜 주연 SBS TV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의 전용 미니라이프(minilife.cyworld.com)를 개설했다고 22일 말했다.미니라이프는 미니홈피를 통해 접속하는 3D 가상현실 커뮤니티로, 이용자들은 각자 주어진 3D 아바타와 공간을 꾸미거나 타인의 미니라이프 공간을 방문해 실시간 대화와 그룹 파티 등 다양한 상호활동을 할 수 있다.'미남이시네요' 미니홈피 이용자는 자신의 아바타에 드라마 주인공과 같은 의상을 입힐 수 있고, 드라마 속 아이돌 그룹 에이엔젤(A.N.JELL)의 연습실이나 녹음실 공간 등을 돌아다니며 드라마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미남이시네요'는 이날 OST도 발매했다.총 11곡이 수록된 OST에는 극중 아이돌밴드 에이엔젤의 멤버인 장근석과 이홍기, 정용화, 박신혜가 모두 참여했다.pretty@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
SBS '미남이시네요' 미니라이프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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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그동안 '100분 토론'을 진행하면서 어떠한 정치적 당파성으로부터 자유롭겠다고 한 처음의 약속을 크게 어긴 적은 없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2002년 이후 MBC의 간판 토론 프로그램 '100분 토론'을 진행한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22일 오후 이 프로그램의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 마지막 인사의 글을 올렸다.손 교수는 다음달 1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100분 토론'에서 하차하며 26일 방송부터는 새로운 진행자가 이끌어간다. 손 교수의 후임으로는 보도국 내부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시청자 여러분, 손석희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손 교수는 "이 글은 마지막 인사차 올리는 글입니다. 이미 저의 퇴진 문제가 공론화된 마당에 모두에게 부담만 드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혹 제가 '100분 토론'에 남게 되더라도 이 상황에서는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질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라고 밝혔다.
손석희 "정치적 당파성으로부터 자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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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윤도현(37)은 YB(윤도현밴드)와 솔로로 음반을 각각 발표할 때 철저히 다른 노선을 걷는다. YB로는 대중이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록음악, 솔로로는 보컬리스트로서 대중적인 발라드곡을 선보인다.최근 발표한 미니음반 '하모니(프레즌트 포 날아라 펭귄)'는 솔로 음반이다. 그러나 특별한 의미가 더해졌다. 국가인권위원회 지원으로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인권영화 '날아라 펭귄'을 위한 헌정음반이기 때문이다.21일 인터뷰를 한 윤도현은 "영화사 대표와 내 소속사 대표가 친분이 있어 사적인 자리에서 대화가 오가던 중, 내가 영화의 서포터스를 하기로 했다"며 "어설프게 홍보대사를 하는 것보다 음반을 헌정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음반 타이틀곡 '너라면 좋겠어'는 윤도현의 '사랑했나봐'를 쓴 전해성씨의 작품. 꾸밈없는 윤도현의 음색을 감상하기 좋은 곡이다. YB 때의 보컬과 같은 가수라고 느껴지지 않는다."제가 YB의
윤도현 "꿈을 향해 걷지 못하면 음악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