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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대신 단추를 받으며 증기기관으로 물을 데우는 낡아빠진 수영장이 있고, 여기엔 눈먼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안톤이 있다. 어느 날 이곳으로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소녀 에바가 찾아온다. <투발루>는 이 두명이 펼쳐가는, 말 그대로 사랑의 모험을 그린 환상적인 작품이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투발루>는 동화적인 이미지가 압도적인 영화다. 흑백필름으로 찍어 각 필름에 일일이 색을 입힌 덕에 파스텔화 같기도 하고, 알록달록한 색안경을 끼고 보는 듯한 화면이 로맨틱하면서도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대사를 적어봐야 종이 한장이면 충분할 정도로 대사가 없다는 점도 이미지에 편안하게 빠져들 수 있도록 해준다. 독일의 신인 감독 바이트 헬메르는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의 중간 어디쯤에서나 풍겨나올 법한 독특한 판타지의 세계를 새로운 감각의 영상에 풀어놓았고, <퐁네프의 연인들>의 드니 라방과 <루나파파>의 슐판 하마
커밍순...<투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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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bRaider감독 사이먼 웨스트출연 안젤리나 졸리, 존 보이트, 레인 글렌, 대니얼 크레이그,줄리언 린드, 터트크리스 배리수입·배급 튜브 엔터테인먼트개봉예정 6월 말게임으로 이미 <툼 레이더>를 만났던 1억명의 연인, 라라 크로퍼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6월부터 런던, 아이슬란드, 캄보디아 등에서촬영해온 <툼 레이더>는 드디어 미국에서는 6월15일, 한국에서는 6월 말 개봉할 예정이다. 에스키모 개가 끄는 썰매를 타고 빙하 위를달리거나 거대한 수륙양용 전차가 행군하는 호쾌한 장면, 앙코르와트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장면, 기괴한 모양의 로봇과 싸우는 장면 등이국적이고 환상적인 영상들이 가득한 영화가 될 것이라는 게 감독 사이먼 웨스트의 전언이다. 그건 ‘제임스 본드라면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툼 레이더>의 현실 속에서는 가능하다’는 한 마디로도 연상할 수 있다.세개의행성이 일렬로 서는 밤, 라라 크로퍼드는 돌아가신 아버지 크로퍼드 경이
라라 크로퍼드, 춤추는 빛의 무덤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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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신포동 거리, 과거 ‘중국인 거리’로 알려진 이곳에서 <파이란>의 막바지 촬영이 진행되었다. <북경반점>의 중국음식점으로 쓰인 건물과도가까운 이곳은 한세기전 서해를 건너온 중국인들이 처음 마을을 형성한 곳이다. 지금은 공장지대로 둘러싸여 바다 내음조차도 맡을 수 없는 곳이됐다. 제작팀은 이곳의 한 창고를 빌려 비디오테이프와 만화책들을 사다 빼곡이 채워 주인공 강재의 비디오 대여점을 완성했다. 원래 보름 기한으로임대를 했지만, 올겨울 유난히도 많이 내린 눈이 촬영을 방해하는 바람에 이곳은 두달 이상 비디오가게로 남아 있다. 이제는 오가는 주민들마저도진짜 비디오가게로 알 정도다.가게와 가게 주변은 모두 강재의 생활터. 이날 촬영은 강재(최민식)가 불법포르노비디오를 유통시키다가 경찰에게 연행되는 장면이다. 최민식은 촬영이연일 지속되어 지칠 법도 하건만 아침부터 나와서 쉬지도 않고 단역배우들과 촬영장면을 연습하고 있었다. 아직 연기가 어색한 중학생 배우에게 대사
낯선 땅, 삼류인생에도 사랑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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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만 스튜디오에 2개의 아카데미상을 안겨주었던 <월레스와 그로밋>이 곧 장편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화려한 외출> <전자바지 소동> <양털도둑> 등 세편의 단편으로만 선보였던 <월레스와 그로밋>이 지난해 <치킨 런>으로 성공적인 할리우드 신고식을 치렀던 아드만 스튜디오의 세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 이미 드림웍스와 계약을 끝낸 상태인데, 감독인 닉 파크가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고 아드만 스튜디오는 전하고 있다. 현재 닉 파크는 아드만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 될 이솝 우화 <거북이와 토끼>를 내년 개봉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
<월레스와 그로밋> 장편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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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예산 영화 <라스트 리조트> 계기, 프리시네마 재조명영국영화계가 때아닌 ‘프리시네마’의 재조명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불을 당긴 것은 최근 비평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폴 폴리코스키의 <라스트 리조트>가 프리시네마의 유산을 적극적으로 계승한 적자라는 비평계의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불법이민자들의 생활을 16mm로 찍어 35mm 블로업을 거친 초저예산의 이 영화는 린제이 앤더슨의 기념비적인 12분짜리 단편 <오 꿈의 나라>에 노골적인 오마주를 바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의 중심적인 이미지도 많은 부분 차용하고 있다.1953년 만들어진 <오 꿈의 나라>는 영국영화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프리시네마의 효시가 되었던 작품이다. <오 꿈의 나라>는 만들어진 지 3년이 지나서야 반향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 1956년 NFT(국립영화극장)에서 50분짜리 중편 <투게더>, 다큐멘터리인 와 함께 상영된 뒤 대
48년만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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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랑 주인공으로 한 실명소설 <당신을 쫓아 세상 끝까지>, 진위에 관심올해 초 출간된 아그네스 미쇼(Agnes Michaux)의 <당신을 쫓아 세상 끝까지>는 <메트로폴리스> <마부제 박사의 1천개의 눈>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프리츠 랑을 주인공으로 한 실명소설. 유대계 독일인이었던 랑이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기 직전 베를린에서 보낸 마지막 며칠을 재구성한 이 소설은 별거중인 부인 테아 폰 하르보우를 찾아가 작별인사를 하는 대목에서 풍기는 음충한 냄새로 출간과 함께 화제를 모았다. 이 대목에서 <메트로폴리스>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했던 부인 폰 하르보우는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겁나서 찾아온 모양”이라며 남편을 공격한다. “그런 당신은 사건 L에 대해 얼마나 결백해서”라며 비아냥거리는 랑. 이에 발끈한 폰 하르보우는 “총을 쏜 것은 내가 아닌 바로 당신”이란 대꾸를 통해 독자들에게 범죄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작가
누가 방아쇠를 당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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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세계 심리학계를 뒤흔든 스캔들 ‘스탠퍼드 실험’이 독일에서 영화화되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스탠퍼드 심리학과 필립 짐바도 교수가 주도했던 이 실험은 대학생 20명을 연구소에 설치한 가상형무소에 수용, 열악한 환경에 던져진 인간의 심성변화를 관찰한 것. 그러나 실험대상자들의 폭력이 난무하면서 중단되고 말았다. 독일감독 올리버 히르쉬비겔은 이 실험을 소재로 한 마리오 조르다도의 소설 <블랙박스>를 토대로, 인간 내면에 잠재된 악마적 요소가 얼마나 쉽게 돌출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영화의 무대는 쾰른의 가상감옥. 일방적인 폭력에 맞설 의지를 잃어버린 인간의 무력감과, 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잡으면 약자를 학대해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 내부의 악마성을 재차 확인하는 공포와 경악은 어떤 호러영화보다 더하다. <롤라 런>의 롤라의 남자친구 모리츠 블라이브트로이가 4천마르크에 혹해 가상감옥에 들어가는 실직기자를 열연한다.
‘스탠퍼드 실험’ 영화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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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에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의 공연이 대거 열릴 예정이다. 5월에는 1980년 초연됐던 뮤지컬 가 마크 브램블의 연출로 다시 공연되며, 1968년도 멜 브룩스의 코미디영화 <제작자들>은 뮤지컬로 새롭게 각색, 4월 중순부터 무대에 올려진다. <풀 몬티>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 등이 그 뒤를 잇는 작품들. <성공의 달콤한 냄새> <문스트럭> 등 그외에도 많은, 영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내년까지의 브로드웨이 공연목록에 올라 있다.
영화 원작 작품, 공연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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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이라면 이변. 스티븐 시걸의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다시 점령할 거라는 추측을 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스티븐 시걸 주연의 액션극 <엑시트 운즈>가 1848만달러를 벌어들이며 당당히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스티븐 시걸은 터프하지만 불의를 못 보는 경찰로 나온다. 줄리아 로버츠, 브래드 피트 같은 스타를 내세워 두주째 1위자리를 고수하던 <멕시칸>은 <엑시트 운즈>에 상처입고 <문 앞의 적> 앞에 무너졌다. 올해 베를린에서 첫선을 보였던 주드 로와 조셉 파인즈 주연의 <문 앞의 적>은 1381만달러로 2위에 올랐고 그뒤를 이어 <멕시칸>은 801만달러를 벌어들이며 3위에 머물렀다.
스티븐 시걸,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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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포드가 오우삼의 신작에 출연한다. 제목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이 영화의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는 <에어포스 원> <할로우 맨> <앤드 오브 데이즈>를 썼던 시나리오 작가 앤드루 말로에게 75만달러에 시나리오를 맡겼고 지난해 여름 <미션 임파서블2>로 확실한 상품성을 입증한 오우삼에게 연출을 맡겼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포드는 말로가 들려준 줄거리를 마음에 들어 했으며 출연할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해리슨 포드, 오우삼 신작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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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과 제리>의 아버지’ 윌리엄 해너가 3월22일 90살을 일기로 사망했다. 해너는 동료인 조셉 바버라와 함께 1937년 MGM 스튜디오에서 활동을 시작, <톰과 제리> 시리즈 등을 만들었다. 1957년 MGM이 애니메이션 부문을 폐쇄하자 해너와 바버라는 해너-바버라 스튜디오를 만들어 미국 TV애니메이션계를 주도했다. 해너가 바버라와 함께 만들어낸 캐릭터로는 톰과 제리 외에도 플린스톤 가족, 스쿠비 두, 요기 베어, 젯슨 가족, 아톰 앤트 등이 있다. 해너는 사망 직전까지 해너-바버라의 공동 회장으로 정력적으로 활동해왔다.
‘<톰과 제리>의 아버지’,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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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영화계, <낭낙> <방라잔> 등 오락영화들로 흥행 호조타이영화계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60∼70년대 매년 100여편의 소규모 영화들이 만들어지며 황금기를 누리던 타이영화계는 80년대를 지나면서 점차 할리우드영화에 관객을 빼앗겨왔다. 할리우드의 위세에 눌려 매우 적은 규모의 영화만을 제작하며 근근이 유지되던 타이영화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아예 고사당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같은 위기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킨 작품은 1999년 발표된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의 <낭낙>. 로맨틱한 유령이야기인 이 작품은 타이 안에서 1억5천만바트(34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역대 흥행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낭낙>이 일으킨 돌풍은 지난해 말 개봉한 <방라잔>으로 이어지고 있다. 1765년 미얀마와 전쟁을 치르던 당시 조그마한 마을 방라잔 주민들의 활약상을 다룬 이 작품은 개봉 두달 만에 1억3500만바트를 벌어
할리우드 덤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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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영화 <토로>(라이브 쇼)의 상영을 두고 사회적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3월21일 아로요 대통령이 이 영화의 상영금지를 명령하자 영화검열위원회 니카노르 티옹슨 위원장이 즉각 사표를 던진 것. 마닐라 나이트클럽에서 관객을 상대로 실제 성행위를 보여주는 ‘성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이 영화는 적나라한 묘사로 논란을 일으켰으나 지난해 베를린영화제에 진출했을 정도로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필리핀의 영화평론가이자 대표적 지식인 중 하나인 티옹슨은 대통령의 결정을 정면으로 반박했고 “(일부 섹스장면이 아니라) 영화 전체에 대해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반발에 대해 아로요 대통령이 “좋은 정치는 건전한 도덕적 기반 위에 서 있어야 한다”고 완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영화계와 지식인사회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토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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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가 자신의 대표작 <저수지의 개들>과 <펄프픽션>을 합친 이야기의 속편을 만든다. 그는 최근 <뉴욕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저수지의 개들>의 ‘미스터 블루’ 빅(마이클 매드슨)과 <펄프픽션>의 빈센트 베가(존 트래볼타) 등 두 캐릭터를 형제로 설정하고 이야기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영화에는 매드슨과 트래볼타가 실제로 출연할 예정으로 이미 계약을 마친 상태. 두 인물 모두 영화 속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오는데, 타란티노는 이번 영화를 위해 둘을 ‘부활’시킬 계획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