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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흥행은 실로 놀랍다. 지난달 31일 개봉해 지난 9일까지 열흘간 서울관객이 76만여명, 전국에서 210만여명이 들었다. 전국관객 200만명이 넘기까지 99년의 <쉬리>가 16일, 지난해 <공동경비구역 JSA>가 15일 걸렸다. 일년이 채 안돼 기록이 경신되는 일이 연이어 벌어지는 건 기적에 가깝다.<친구>의 어떤 점이 이런 흥행을 가능케 할까. 이 영화는 <쉬리>나 <공동경비…>보다 제작비도 적게 들었고, 더욱이 `15살 관람가'였던 두 영화화 달리 등급도 미성년자 관람불가다. 또 액션 흥행물에 멜로까지 섞은 <쉬리>나, 남북 간의 해빙기류를 탔던 <공동경비…>처럼 장르적, 시기적 호재가 뒷받쳐주지도 않았다. <친구>가 선택한 누아르라는 장르는, 더욱이 <약속>처럼 멜로를 뒤섞지조차 않은 누아르는 대박이 터지는 장르가 아니었다. 기본적인 만듦새와 연기가 좋다는 반응은
놀라워라, ‘친구’야, 비결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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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록> <콘에어> <아마겟돈> 등의 영화에서 감독이나 배우 못지 않게, 오히려 그보다 더 눈에 띄는 상표는 `제리 브룩하이머'라는 제작자의 이름이다. 월트 디즈니 영화사가 내세우는 가장 확실한 흥행보증 마크인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리멤버 타이탄>은 그답게 최근 영화 소재로 각광받는 미식축구를 택했지만, 뜻밖에도 그안에 흑백간 인종 갈등이라는 묵직한 이야기를 담았다.인종차별이 심각하던 1970년대 버지니아주는 흑백통합 정책의 일환으로 백인과 흑인이 함께 다니는 고등학교인 `흑백공학'을 만든다. <리멤버 타이탄>은 이 학교 미식축구 팀에서 벌어진 실제 이야기를 각색했다.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로 불리는 미식축구와 아직도 민감한 흑백문제라는, 쉽게 어울리기 힘들 것 같은 두 요소를 영화가 섞어내는 방식을 보면 왜 제리 브룩하이머가 이 소재를 선택했는지 수긍이 간다. 흑백공학이 만들어지면서 흑인인 허만 분(덴젤 워싱턴)이 이 학교
미식축구서 흑백갈등 노! 승리 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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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메가박스는 지난 9일부터 상영중인 10개 영화의 매일 첫회 관람요금을 7천원에서 4천원으로 내렸다. 조조관객이 적게 들었기 때문이다. 요금을 올린 뒤 11일까지 사흘간 객석점유율이 15% 이상 올랐다. 그러자 시지브이(CGV)를 운영하는 시제이엔터테인먼트는 서울 강변시지브이 개관 3주년 기념행사라는 형식을 빌려 상영작 7편의 첫회 요금을 11일부터 3천원으로 내렸다. 4월말까지라는 시한을 달았지만, 극장 관계자는 “메가박스가 인하된 요금을 고집하면 앞으로도 계속 3천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둘이 서울의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극장인 만큼 나머지 극장도 안달이 났다. 서울극장쪽은 “요금 인하가 계속된다면 따라 내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조만간 조조요금을 내릴 방침임을 내비쳤다. 지난 1월 중순 극장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관람료를 6천원에서 7천원으로 올렸다. 불과 석달이 지나 인하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관람료의 일정부분을 극장과 나눠 갖는 배급사, 특히 할리우
극장요금 ‘천방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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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 카우리스마키(44)는 낯선 이름만큼 서먹한 얘기로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핀란드 감독이다. 다섯 해 전쯤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란 영화로 한국에 상륙했지만 그 진면목을 알리기도 전에 잊혀졌다. 21일 서울 광화문 아트큐브에서 개봉하는 <성냥공장 소녀>와 <레닌그라드…>는 카우리스마키 자신이 걸작과 졸작으로 꼽은 1989년작들로 세계 영화계가 일찌감치 알아 본 이 컬트 감독이 지닌 `겨자맛'을 강렬하게 풍긴다.<성냥공장 소녀>는 과묵한 영화다. 비쩍 마른 몸, 밋밋한 얼굴, 바삭거리듯 물기 없는 모습을 한 소녀(카티 오우티넨)는 말이 없다. 말을 잃었다. 어머니와 의붓 아비도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하거나 이미 잠들어 있다. 소녀는 무거운 짐짝처럼 그에게 얹혀져있는 부모를 위해 해가 뜨면 성냥공장으로 가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온다. 지리멸렬한 일상이 꾸역꾸역 계속되다 기껏 나오는 대사가 “밥먹자”나 “맥주 한 잔”이다.
카우리스마키의 무표정한 살의 음산한 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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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사랑의 전설 “세상에서 가장 박식한 이가 창녀란다.” 16세기말 베니스의 아리따운 처녀 베로니카(캐서린 매코맥)는 신분의 차이로 사랑하는 이와의 결혼이 좌절되자 어머니의 `놀라운' 권고를 받아들인다. 지성과 관능을 한몸에 갖춘 고급 매춘부가 돼 성과 속의 남성 권력을 자기 발 아래 두고는 부와 쾌락을 즐기기 시작한다. 그는 국가의 운명을 짊어진 로비스트로까지 활약하게 되지만, 흑사병에 휩싸인 도시의 재앙 속에서 마녀재판에 회부된다. 위선과 편견에 따라 부침하는 여성의 정체성에 대한 묘사가 도발적이기는 하지만 캐릭터와 드라마가 안전한 도식의 유혹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사랑만 사랑해. 남자를 사랑하면 휘둘려”같은 연애론이 흥미롭다. 감독 마셜 헤르스코비츠.기프트 발칙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공포물 시리즈 <이블데드>의 샘 레이미 감독, 여린 감성으로 다가오는 키아누 리브스 출연, 연기·시나리오·연출을 넘나드는 빌리 밥 손튼의 각본….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한 진용이건
베로니카 사랑의 전설 외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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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앙자오웨이(양조위)를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나는 <화양연화>를 정말 좋아하지만, 이 영화로 그가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중국 영화감독들은 그를 좋아한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존 우(오우삼)가 <첩혈가두>를 촬영하기 위해 홍콩의 세트장에서 총격전을 찍던 현장에서였다. 그는 총격전 장면에 별로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고, 계속해서 엔지가 나고 있었다. 홍콩영화의 촬영현장은 총격전을 방불케하는 소란스러움과 일사불란한 전투를 연상케하는 기동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에 비하면 한국영화 촬영현장은 지나치게 평화롭게 보인다.존 우는 아주 근엄하고 조용한 사람이다. 그는 총격전을 연출하면서도 촬영감독과 귓말로 의논을 한다. 장쉬에여우(장학우)가 총을 들고 들어오는 동안 리앙자오웨이는 카메라 뒤에서 마치 이 영화와 아무 관계없다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는 이미 후 샤오시엔의 <비정성시&
모두떠난 홍콩‘지킴이’ 왕자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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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전국을 휩쓸면서 극중대사와 촬영 뒷얘기가 극장가의 화제로 떠오르는 가 하면 각종 진기록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먼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극중 `동수'(장동건)가 피살되면서 투박한 사투리로 이승에 남긴 마지막 말을 선뜻 알아듣지 못한 관객들이 "동수가 죽으면서 뭐라고 한 거야"라며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아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준석'(유오성)과의 갈등끝에 노상에서 준석의 부하에게 복부를 수차례 흉기에 찔린 동수가 눈을 부릅뜨고 죽어가면서 내뱉은 대사는 "고마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이 말은 "그만해라, 많이 먹었다"란 뜻의 억센 부산 사투리다.하이라이트인 이 장면은 장대같은 소낙비가 퍼붓고, 동수는 우산을 받쳐든 부하와 함께 차를 타기위해 대기하고 있던 차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사이 준석이 이끄는 상대조직의 하수인이 그 차에서 내리고 우산을 들고 있던 부하가 배신해 동수의 등에 칼을 꽂는 가 하면 뒤이어 우산을 파는 청년으로 위장한
영화 <친구> 진기록 행진, 극중 대사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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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직후 음란성 시비로 형사 고발까지 됐던 영화 <거짓말>이 서울지검에 이어 서울고검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고검 형사부는 11일 영화 <거짓말>의 장선우 감독 등을 음화제조·반포 혐의로 고발한 음란폭력성조장매체 시민대책협의회(음대협·대표 손봉호)의 항고를 기각했다.
검찰은 “영화의 성적 표현이나 묘사가 수치심을 유발하는 등 처벌해야 할 정도의 음란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형사 제재보다는 국민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는 서울지검의 무혐의 결정에 큰 문제가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한편 음대협쪽은 “대검에 재항고하거나 헌법소원을 내는 등 법적 대응을 끝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seraj@hani.co.kr
`영화 <거짓말> 음란성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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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부터 5월4일까지 열리는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임순례 감독의 신작「와이키키 브라더스」가 선정됐다.
전주영화제는 또 현실을 관조하는 블랙코미디인 장현수 감독의 「라이방」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12일 전했다.
전작 「세친구」와 단편 「우중산책」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임 감독은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캐릭터는 없고 스타만 있거나 내용보다 볼거리에 치중한영화와는 다른 삶에 눈을 돌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방」은 「걸어서 하늘까지」, 「본투킬」, 「게임의 법칙」, 「남자의 향기」를 연출한 장현수 감독의 저예산 영화다.
전주영화제 개막작 <와이키키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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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종상영화제(20-25일)가 장애인을 위한 특별 선물을 마련했다.`관객과 함께 하는 영화축제'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제38회 대종상영화제는 영화제기간인 21-22일 이틀간 농아인들을 위해 한글 자막영화 5편을 서울극장에서 상영한다.대종상영화제 주최측은 특히 영화의 음향을 느낄수 있도록 청각장애인들에게 별도의 골도기기를 나눠줄 예정이다.영화상영이 끝난 뒤 마련되는 감독과의 대화의 시간에는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수화통역사도 배치키로 했다.영화제 주최측은 이번 행사를 위해 농아인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설문조사를 벌여 상영작 5편을 선정했다.상영작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감독 박흥식), 「리베라 메」(양윤호), 「친구」(곽경택), 「선물」(오기환)과 애니메이션 「별주부 해로」등이다.유동훈, 이춘연 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장애인의 날(20일)에 개막되는 대종상영화제가 진정으로 관객을 위하는 영화제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장애인을 별도로 초청한 가운데 특별상
대종상영화제, 장애인에 영화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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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 요절을 주제로 한 영화 `직지' 촬영이 다음달 2일 시작된다.
영화 `직지' 제작사인 MIS엔터테인먼트(대표 김준수)는 세계적 문화유산인 직지의 문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린다는 취지로 제작될 이 영화의 감독(강나영) 등 제작진과 출연진(주연 김유리)을 확정하고 다음달 2일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영화 직지는 어릴적부터 사랑을 나누다 신분을 벽을 넘지 못해 헤어진 젊은 남녀가 훗날 직지 초안을 만든 백운화상의 비구니 제자와 금속활자본을 지키는 검객으로 다시 만난 뒤 직지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내용의 역사문화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MIS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4일 청주 고인쇄박물관에서 제작발표회를 통해 구체적인 제작 계획을 밝힌 뒤 청주지역에 건립할 예정인 세트장을 중심으로 촬영 작업에 들어가 올 9월초께 개봉할 예정이다.
영화 <직지> 다음달 2일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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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Fantasy: The Spirits Within제작 준 아이다, 크리스 리, 아키오 사카이감독 히로노부 사카구치목소리 출연 알렉 볼드윈, 스티브 부세미, 밍나 웬, 제임스 우드, 도널드 서덜런드수입·배급 컬럼비아 트라이스타 코리아개봉예정 8월올 여름, 비디오게임이 줄줄이 극장으로 달려간다. 안젤리나 졸리를 여전사로 내세운 실사영화 <툼 레이더>에 이어 2개월 뒤 선보이게 될<파이널 판타지>는 100% 3D CG 애니메이션으로, 비디오게임으로서의 태생적인 메리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 2065년, 지구는유성과 충돌한 뒤로 지구를 침공한 에일리언의 강력한 오염물로 인해 극도로 파괴돼 있는 상태다. 외계인에 맞설 만한 높은 지력과 강인한 생명력을소유한 닥터 아키(목소리 밍나 웬)는 닥터 시드(도널드 서덜런드)와 캡틴 그레이(알렉 볼드윈)의 군대 ‘딥 아이즈’의 도움으로 지구와 생명체의구조 작전에 돌입한다. 그리하여 아키의 ‘판타지’는 ‘현실’이 된다.
게임 속 판타지, 현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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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은 금물이다. <베사메무쵸>의 촬영장인 양수리 종합촬영소. 본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감기에 걸렸는지 검은 패딩 점퍼를 두른이미숙의 코 훌쩍이는 소리만이 스튜디오의 공기를 흔든다. 이미숙은 한 신 촬영이 끝나면 곧바로 감독 옆에 놓여진 의자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서모니터를 응시한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안 나. 두번째는 어떻게든 하려고 해. 그런데 더 잘 안 돼. 그래서 세 번째는 하기 싫어져.”한참을 들여다보다 이미숙이 전윤수 감독에게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이어지는 다음 장면. 18평 아파트에 네 아이들과 따뜻한 보금자리를 영위하던부부가 남편의 실직이라는 사건 앞에 점점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만반의 준비를 한 카메라도 긴장한 것일까. 숨을 죽이고 인물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던카메라도, 예기치 않게 끼어든 실수 앞에 잠깐 당황스러워 한다. 영희의 손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다시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스탭이묻자 박희주 촬영감독은 “그냥 가자”고
18평 아파트에 드리워진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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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부터 5월4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 입장권 예매가 전국 주요 예매처에서 14일부터 시작된다.
전주국제영화제 주최측은 전화예매는 물론 인터넷 예매의 비율을 높여 참가자들이 영화제 상영작에 대한 정보와 함께 원하는 좌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21일부터 전주 고사동 임시매표소에서 티켓을 미리 찾을 수 있고, 영화제기간에도 인터넷으로 예매가 가능하다.
전화예매(14일-26일): ☏ 1588-1555, 인터넷 예매(21일-5월3일): 전주국제영화제 인터넷 홈페이지(www.jiff.or.kr), 인터파크 홈페이지(www.ticketpark.com)
전주영화제 14-26일 입장권예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