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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는 독특하고 신선하다. 최근 몇달 사이 국내에 개봉한 일련의 일본 영화들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전형적인 스릴러 장르의 틀을 빌었지만, 나카다 히데오 감독은 인물들을 그 틀에 가두지 않는다. 전작 <링> 시리즈에서 그는 차분하고 친절하게 줄거리를 쫓아 인물을 설명했지만 이번에는 저 인간이 어떤 동기로 저런 행동을 했는지, 저 둘의 감정은 어떤 건지 단선적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러가지가 읽히는데, 그 하나하나가 풍성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보고 나면 애틋한 한 남녀관계가 눈에 들어오고, 그게 우리 시대의 이야기같아 여운이 오래 간다.한 회사 중역 고미야마의 젊은 부인이 납치된다. 고미야마는 몸값을 전달하려 하지만, 범인은 경찰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부인을 죽이겠다고 말한 뒤 연락을 끊은 뒤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세차례 반전을 통해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고미야마는 삼류모델 사토미(나카타니 미키)와 불륜관계였고, 현장을 목격한 부인과 다투다가
[영화] 불륜이 빚은 비극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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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든 만화든, 일본에는 무기력해진 40대 남자 가장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활력을 되찾는 이야기가 많다. <행복한 가족계획>은 바로 그 전형이다.실직한 채, 장인 장모와 함께 사는 가와지리(미우라 도모카즈)는 집안에서 발언권이 없다. 부인에게 무시당하고, 아들도 그를 비아냥댄다.반전의 계기는 `행복한 가족계획'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가와지리 가족을 출연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찾아온다. 가족 중 한명에게 어떤 과제를 주고, 주어진 기간 안에 그 과제를 달성하면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사는 피아노를 전혀 칠 줄 모르는 가와지리에게 일주일 뒤 `행복한 나의 집' 노래 한곡을 완주할 것을 요구한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가와지리가, 가정이 파탄 직전에 이른 친구를 만나고 딸의 위로를 받고 하면서 힘들게 용기를 내어 피아노에 몰두한다.차분한 분위기에 유머가 있고, 가와지리 주변 인물들의 묘사도 큰 줄거리와 보조를 잘 맞춘다. 익숙한 이야기여서 중간쯤 지나면 뒤가 충분히
실직한 40대 가장 어느날 TV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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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개봉 5일째인 전국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해 <공동경비구역 JSA>의 7일 기록을 이틀이나 앞당긴 것. 개봉 4일째(4월3일)까지 집계된 전국 관객동원수는 841,923명이며,1일 평균(평일) 서울관객 4만 7,000명 전국관객 13만명을 끌어 모으고 있다.5일(목)이 연휴인 관계로 심야 특회상영을 고려해 집계해보면, 개봉 5일째인 4일(수) 전국관객수는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이미 개봉 2일만에 손익분기점(총제작비 28억)을 넘어서는 진기록을 세운바 있는 <친구>는,‘4월 비수기 개봉’과‘18세 이상관람가’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극장가 성수기 시즌을 한달이나 앞당기며, 상반기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99년 <쉬리>,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1년 주기로 한국영화의 부흥을 가져온 작품이라는 의미에서 또다른 조명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친구> 사상 최단기간 1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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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오후,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은 낯은 익으나 이름이 얼른 안 떠오르는 여성들로 붐볐다. 암투병으로 불편한 영화배우 우연정씨가 남편 등에 업혀 들어왔고, 편집기사로 일했던 양성란(본명 양소자)씨는 “30년 만에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았다”며 기뻐했다. 의상 일을 했던 이해윤, 실험영화집단 `카이두' 회원 한옥희·김점선씨 등도 “이게 얼마만이야”라며 손을 맞잡았다.제3회 서울여성영화제를 맞아 출간된 <여성영화인사전> 출판기념회장은 이산가족찾기 광장보다 더 뜨겁고 절절한 사연들로 달아올랐다.“그렇게 많은 여성 영화인들이 이름 없이 묻혀져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로도 뜻이 깊었습니다.” <여성영화인사전>을 펴낸 이진순(사진·33·도서출판 소도 대표)씨는 이날 함께 자리하지 못한 수 만명 한국 여성영화인들을 다 발굴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다졌다고 했다.“1999년 제2회 서울여성영화제 홍보팀장으로 일할 때 <여성영화인 백서> 얘기가 나
무명 여성영화인들 “우리가 이렇게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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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서울여성영화제 15~22일까지여자 프로레슬링 선수, 여자 페더급 권투선수….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여성영화제에는 공교롭게도 격투기 종목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여성을 다룬 영화 세 편이 초청됐다.위부터 <걸파이트>,<가이아걸즈>,<섀도박서>영국의 킴 론지노트와 제이노 윌리엄스가 연출한 <가이아 걸즈>는 일본의 여성 레슬링 선수 그룹 `가이아 걸즈'에 카메라를 들이댄 106분짜리 다큐멘타리다. `가이아 걸즈' 합숙훈련소의 혹독한 훈련은 거의 해병대 수준이다.영화는 한 아마추어가 프로레슬러로 데뷔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좇는다. 그는 어눌한 말투로 “사회에서 적응하기가 힘들다, 나를 표현하기도 어렵고… 그러나 링에서는 다르다”라며 레슬링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한다. 그러나 스파링에서는 상대방을 공격적으로 후려 패지 못하고, 울기가 일쑤다. 책임 코치인 여자 프로레슬러가 훈련생들에게 “여기서 지면 넌 쓰레기다, 사회에 나가봤자 아무 것도
프로레슬러·권투선수 여자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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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을 전전하는 삼류 건달에게도 사랑의 빛은 찬란하게 느껴지는 걸까. 강재는 난생 처음 러브레터라는 것을 받아들고 알 수 없는 희열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편지의 주인공은 그와 얼굴 한번 마주친 적 없는 중국여인 파이란. 한국에서 취업하기 위해 강재와 위장결혼하기로 한 그녀는 강재의 사진을 바라보다 사랑에 빠져버렸다고 편지를 통해 고백한다. 일본 소설가 아사다 지로의 <러브 레터>를 우리 정서에 맞게 바꾼 <파이란>은 이처럼 팍팍하고 고단하기만 한 나날을 보내는 남과 여의 사랑을 꾸밈없이 그린다. <파이란>은 그림처럼 예쁜 집에 사는 주인공들이 공감할 수 없는 갈등을 겪는 최근 한국 멜로영화와는 정반대 지점에 선 러브스토리라는 점에서 일단 관심을 끈다. <쉬리>와 <해피엔드>에서 ‘2인자’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던 ‘미스터 카리스마’ 최민식이 인천항을 떠도는 강재로, 홍콩의 떠오르는 만능스타
커밍순...<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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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
OFFICE(서울) 3.31-4.01
순위
TITLE
개봉일
스크린
좌석수
주말
서울누계
전국누계
1
친구
2001.03.31
62
19,831
190,257
223,264
583,113
2
선물
2001.03.24
42
10,804
62,523
240,000
552,401
3
미스에이전트
2001.03.31
25
6,749
36,000
36,000
70,000
4
천국의 아이들
2001.03.17
14
2,921
25,000
150,000
240,000
5
북 오브
섀도우
2001.03.24
10
2,026
9,000
45,000
81,000
6
트래픽
2001.03.10
10
2,009
8,000
222,000
440,000
7
번지점프를
하다
2001.02.03
7
1,736
6,000
497,000
935,000
8
스내치
2001.03.17
4
467
3,000
70,000
122,000
9
캐논인버스
2001.03.31
6
958
3,000
3,000
7,000
10
컷
2001.03.31
4
672
2,000
2,000
5,000
자료제공: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
국내 박스오피스 3.3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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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Exorcist제작·원작·각색 윌리엄 피처 블래티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 촬영 오언 로이즈만, 빌리 윌리엄스 출연린다 블레어, 엘렌 버스틴, 막스 폰 시도우, 리 J. 콥, 제이슨 밀러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개봉예정5월 말신이 존재하는 한, 악마 또한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다. <엑소시스트>가 개봉한 것은 1973년. 30여년 전임에도 불구하고, <엑소시스트>가안겨주는 공포는 조금도 바래지 않았다. 악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두려움도 변하지 않는다.1999년 <피플>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선정한 ‘가장 무서운 영화’ 1위에 꼽혔던 <엑소시스트>는 ‘악령 들린 소녀’라는 고전적인주제를 소름 끼치는 분장과 음향, 숨막히는 리듬감으로 그려낸 공포영화의 걸작이다. 73년 개봉 당시 <엑소시스트>는 1억6500만달러를벌어들이며 공포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수익을 기록했다. <엑소시스트>는 오리지널에
가장 무서운 영화, 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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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 골목의 강풍기바람 앞에 선 소녀들. 한명씩 한명씩 나름의 몸짓으로 바람을 뚫고 나간다. 자기를 붙잡아줄 누군가를 내심 기다리면서. “바람을 느끼란 말이죠?바람을 좋아하란 말이죠?” 감독의 말을 이해하려 열심이던 비류와 온조는 강한 바람에 그만 넘어졌다.“어우 야, 얘 앞머리 좀 봐!”바람 부는 장면을 연출하려고 돌린 강풍기가 멎자 누군가의 삐친 앞머리에 까르륵 웃음소리가 터지고 다섯 여자애들의 싱싱한 열매 같은 주먹이서로의 어깨를 토닥토닥 때린다. 봄기운이 잠깐 숨죽인 지난 3월27일 인천 월미도의 매서운 바람 속으로 나선, 영화사 마술피리의 창립작품<고양이를 부탁해> 촬영현장은 영화 찍는 광경인지 소녀들의 발랄한 나들이인지 가려내기가 만만치 않았다. 27일 촬영분은 고교 졸업 뒤 다같이모이기가 어려워진 혜주(이요원), 태희(배두나), 지영(옥지영), 쌍둥이 비류와 온조(이은실, 이은주)가 모처럼 함께 나선 나들이 풍경.아무렇지 않은 듯 입술을 스쳐 흘러나오는 대화
스무살, 소녀와 여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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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개봉된 영화 <친구>는 이날 첫회를 관람하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인파로 서울극장 앞은 이색 풍경을 이루며 북적대는 관객들의 흥행열기로 일대 혼잡을 빚었다.
1회 상영 2시간 전인 8시부터 서울극장 주차장 건물을 둘러싼 매진행렬이 또아리를 틀며 티켓팅에 들어간 <친구>는 1회(10시)부터 매진되기 시작, 11시에 이르자 심야상영 분을 제외하고 2개관에서 6회까지 완전매진됐다.
오후 3시경 서울극장에서는 결국, 심야상영(7회, 밤11시 30분)분 마저 매진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회부터 심야까지 전회 Full 매진은 <타이타닉> 이후 처음있는 일이며, 한국영화로써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결국 극장측은 일요일에는 심야상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최초로, 4월 1일(일) <친구> 심야상영(밤 10:10분)을 긴급 결정했다.
이희진(cinews.@news.hani.co.kr)
<친구> 심야상영 매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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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제작 시네라인2)가 개봉 첫주말 이틀간 한국영화사상 가장 많은 서울관객 22만3천264명(전국 58만1천785명)을 동원한 것으로 최종 집계돼 장기흥행을 예고했다.2일 영화인회의 배급개선위원회와 배급사인 코리아픽처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개봉한 이 영화는 토.일요일(31-1일) 이틀간 서울에서만 무려 22만3천264명을 불러모아 「공동경비구역 JSA」의 16만5천명 기록을 깼다.이 영화는 또 서울 41개 극장, 62개 스크린(전국 117개 극장, 160개 스크린) 등 국내영화사상 가장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개봉초 빅히트로 스크린을 더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공동경비구역 JSA」가 세운 한국영화 흥행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친구」의 대흥행으로 지난달 24-25일 개봉첫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오기환 감독의 「선물」은 서울관객 6만2천명을 동원하는데 그쳐 곧바로 2위로 밀려났다.31일 개봉한 산드라 블록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친구> 빅히트.. 극장가 흥행판도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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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개봉한 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첫주말이틀간 한국영화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 빅히트 조짐을 보였다.
전국 117개 극장 160개 스크린에서 상영중인 이 영화는 31일 개봉 첫날 서울관객 12만명을 불러모은데 이어 이틀간 무려 22만여명을 동원했다고 이 영화의 홍보사인 영화방이 1일 전했다.
이는 지난해 9월 개봉한 「공동경비구역 JSA」의 개봉첫주말 이틀간 동원한 16만6천명, 지난 99년 2월 막을 올렸던 「쉬리」의 첫주말 관객 8만9천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친구」는 개봉에 앞서 첫주말 예매기록도 서울에서만 무려 7만3천431장을 기록해 「공동경비구역 JSA」(5만장)와 「쉬리」(2만3천장)의 예매실적도 앞질렀었다.
이에 따라 극장가에서는 「공동경비구역 JSA」가 개봉 일주일만에 전국 관객 100만명을 동원한 기록을 이 영화가 앞당겨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친구> 흥행 신기록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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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국영방송인 <라이>(RAI)는 ‘만화영화 교육론’을 발표하며 많은 투자를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국영방송사는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아이들을 위한 진정한 교육수단으로, 어린이들에게 예절과 도덕을 가르치는 공간으로, 지체 부자유자들의 소외를 막는 도구로 만화영화의 교육 가치를 높이 보고 있고 또한 이민 외국인 아이들의 언어 교육의 장으로도 효율적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라이>는 비교육적이고 저속한 일본과 미국의 만화영화에 대항하고, 좀더 질좋은 만화영화를 만들기 위해 약 450억원의 예산으로 아이디어 발굴과 제작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미나라는 시골아이의 생활을 그린 첫 만화영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교육, 만화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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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출생의 살바토레 피시첼리(Salvatore Piscicelli) 감독이 ‘이탈리아식 도그마’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피시첼리는 이번 그의 영화가 라스 폰 트리에의 도그마 방식을 이용하여, 안젤리카라는 여배우와 세 친구들의 가족문제와 그녀들의 생활을 코미디와 멜로로 이야기한다. 피시첼리 감독의 이번 ‘실험적인 시도’는 처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이탈리아 영화사의 중요한 획을 긋는 작업이 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항상 독립영화계 안에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감독 중 하나인 그는 도그마적 방법론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 매우 “자극적”이기 때문이고 “재즈 연주자가 즉흥으로 연주하는 즉흥 재즈 같은 영화의 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식 도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