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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한 여자가 가로 세로 높이가 모두 4.2m인 정육면체의 방에서 깨어난다. 천장과 바닥, 그리고 사방의 벽에 해치 모양의 출입구가 있지만 어느 쪽을 열어봐도 똑같이 생긴 방이 끝없이 반복될 뿐이다.99년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큐브>를 본 사람이라면 <큐브2(원제 Hyper Cube)>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큐브>는 지난해 5월 MBC 「주말의 명화」를 통해서도 소개됐으니 개봉일(24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적지 않겠다.<큐브2>에 등장하는 사람은 모두 8명. 이중 이미 숨진 채로 발견된 물리학자를 제외하고 7명의 남녀가 끝없이 이어지는 정육면체의 연속공간 속에서 활로를 찾아헤맨다. 여기에 왜 갇히게 됐는지, 누가 큐브를 만들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큐브의 비밀과 모두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이 때문에 반목과 갈등이 더욱 커진다.정신과 의사 케이트 필모어(캐리 매켓)는 갇힌 자들의 리더 격으로
똑같은 방의 끝없는 반복, <큐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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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의 염정아가 김지운 감독의 신작 <장화,홍련>(제작 마술피리, 영화사봄)에 새엄마역으로 출연한다.
영화 <장화, 홍련>은 권선징악을 내용으로 하는 원작 고전소설과는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매, 아버지, 새엄마가 귀신들린 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무서운 일들을 통해 가족 관계에 깃든 비밀과 공포가 드러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염정아가 맡은 새엄마 은주역은 원작 속 계모와는 달리 남편의 사랑에 목말라하고 자신을 따르지 않는 의붓 딸들로 고민하는 등 완벽한 가정을 꿈꾸는 여성이지만 귀신 들린 집에서 하나 둘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자 숨겨둔 광기가 표출되게 된다.
<장화, 홍련>은 전남 보성과 양수리 종합촬영소 등에서 촬영 중이며 오는 5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염정아, <장화,홍련> 새엄마 역으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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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영화 <천년호(千年湖)>(제작 한맥영화)의 촬영이 한창인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 근교의 린안(臨安)호텔과 인근의 야외촬영장에서 여주인공인 김효진(20)과 김혜리(34)를 만났다.
연령으로 보나 연기경력을 따져도 까마득한 선후배지만 연기에 임하는 자세만큼은 서로 양보하는 기미가 없다. 신인인 김효진은 물론 4번째 영화에 도전하는 김혜리에게는 스크린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인데다 주인공 비하랑(정준호)을 사이에 두고 사랑다툼을 벌이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다시 신인으로 데뷔하는 기분이에요. 사극은 한동안 안하겠다고 머리를 싹둑 잘랐는데 시나리오의 매력에 이끌려 다시 1천년 전으로 돌아가게 됐어요. 그동안 TV 사극에서 주로 보여준 인고(忍苦)의 여인상과는 달리 카리스마를 한껏 풍기는 역할이거든요.”(김혜리)
“첫 영화로 사극을 택하게 될지는 정말 몰랐어요. 그것도 당초 캐스팅된 김민정씨의 부상 때문에 뒤늦게 합류하다보니 부담이 훨씬 컸지요. 정준호 오
영화 <천년호>의 김혜리·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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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이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김감독이 현재 경북 청송에서 촬영 중인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제작 LJ필름, 판도라 필름)은 깊은 산 속 사찰을 배경으로 동양적 선세계를 그린 작품이다.지금까지 그의 영화가 뭔가 세상을 향한 증오로 똘똘 뭉친 인물들을 등장시켜 임팩트가 강한 이미지들을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면 꽤나 파격적인 변신이다.“재작년 <섬>으로 선댄스영화제에 갔을 때에요. 기자 시사회를 끝내고 숙소에 와서 창밖의 설산을 보다가 갑자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너무 격정적으로 사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 그랬는 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곤 2시간에 걸쳐 생각 나는 것을 그대로 메모지에 적었죠”<봄 여름 …>은 그때 메모지에 쓴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영화. 영화는 동자승-소년승-청년승-장년승-노승 등으로 성장하는 주인공을 각 계절의 이미지 속에서 그려낸다.봄 개울에서 물고기와 개구
문제적 감독?<봄 여름..>의 김기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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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장이머우(張藝謀ㆍ52) 감독과 주연배우 장만위(張蔓玉ㆍ38), 량차오웨이(梁朝偉ㆍ40)가 14일 오전 내한해 서울 중구 중앙시네마에서 열린 이 영화의 기자시사회에서 무대인사를 가졌다.검정 재킷에 청바지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장만위는 “겨울의 한 가운데 한국에 와서 맛있는 음식에 환대를 받아서 기쁘다”고 말했으며 량차오웨이는 “역할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영화를 재미있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장이머우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는 아니고 영상에 신경을 많이 쓴 영화”라며 “육체적인 무술 장면보다 등장인물 사이의 마음의 교류를 중시했다”고 소개했다.<영웅>은 진시황제가 천하통일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진시황을 암살하려는 자객들의 이야기를 그린 무협 영화. 량차오웨이와 장만위는 이번 방한이 지난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두번째며 장이머우 감독은 지난달 자신이 한국에서 연출하기로 한 오페라 <투란도트> 제작발표회 참석차
중국 최대흥행작 <영웅>, 배우와 감독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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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접신 꿈꾸는 박수무당역 졸라…”스승 “내가 자길 도와줄 차례라니…”모든 데뷔작에는 그 작가의 온 체험과 욕망이 담겨 있기 마련이라지만, 김수현 감독의 데뷔작 <귀여워>에는 하나가 더 들어 있다. 사부까지 배우로 끌어들였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문제감독’ 장선우 감독을 서울, 재개발 지역 철거 직전의 아파트에서 접신을 꿈꾸는 박수무당 장수로로 변신시킨 것. 경기도 남양주군 서울종합촬영소 스튜디오의 촬영현장에서 두 감독을 만났다.감독 : 배우김수현(이하 김): 장 감독님(왕년의 조감독은 꼭 ‘님’자를 붙여 말한다), 잘 생겼잖아요.(웃음) 그래서 캐스팅했죠. 사실은 원래 한진희 선생을 염두에 뒀는데, 시간이 서로 안맞았어요. 문득, 감독님이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르기 시작했죠.장선우(이하 장): `성소'(성냥팔이소녀의 재림) 개봉한 뒤, 잠겨서 지내고 싶었어. 그런데 김 감독이 5년 넘게 날 도와줬다며 이제는 내가 자기를 도와줄 차례라니 피
<귀여워>에서 배우-감독으로 만난 사제감독 장선우·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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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당신이 미국 민주당 혐오주의자거나 여성지도자 혐오주의자라면 이 영화는 피하는 게 나을지 모른다. 최초로 지명된 미국 여성 부통령의 청문회를 그린 <컨텐더>(원제 The contender, 2000)는 그만큼 명료한 자기 색깔을 가진 정치스릴러다. 로드 루리(시사만화가 루리의 아들) 감독은 정치인의 사생활을 물고 늘어지는 ‘비열한’ 공화당원들에게 지독한 멸시의 시선을 보내는 동시에 여성에 대한 ‘올바른’ 정치적 입장을 명쾌히 보여준다. 영화는 르윈스키 스캔들로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진행중일 때 만들어졌다.민주당 대통령 잭스 에반스(제프 브리지스)가 갑자기 숨진 부통령의 자리에 여성 상원의원 레이니 핸슨(조앤 앨런)을 임명하며 정치 스캔들은 시작된다. 핸슨이 대학시절 참가했다는 섹스쇼의 흐릿한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며, 청문회의 관심은 정치적 신념과 역량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섹스쇼를 했는지, 그가 친구의 남편을 뺏어서 결혼을 한 것인지 등등 사생활
“여자부통령은 용납못해 청문회서 사생활 들쑤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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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잔혹이야기>에서 <감각의 제국> 무삭제판까지, 일본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대표작 12편을 모두 필름으로 본다. 문화학교 서울이 오는 18~25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여는 그의 회고전에서다.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내가 시골농부라면 오시마는 사무라이”라 말했듯이, 1960년대 오시마 감독은 이데올로기적으로나 영화형식적으로나 모든 낡은 것을 부정하며 가장 전투적으로 싸운 ‘전사’였다. 정치적 좌절 속에서 섹스와 폭력에 탐닉하는 젊은이들의 초상화 <청춘잔혹이야기>(1960)는 당시 유행하던 청춘영화인 태양족 영화를 따르고 있지만, 극단적인 비관적 톤이나 안보투쟁소식, 한국 4.19혁명의 뉴스 등 극과 관계없이 끼어드는 컷에서 오시마 특유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신좌파와 구좌파의 결혼식날을 그리며 아예 노선투쟁을 영화로 드러냈던 <일본의 밤과 안개>(1960)는 그 급진성 때문에 개봉 나흘만에 제작사인 쇼치쿠가 간판을 강제로 내렸던 작품.그의
일본 영화의 사무라이 오시마 감독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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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하네케 <피아니스트>‘그녀’는 미쳤다. 마흔 나이에 찾아온 젊은 애인에게 새도마조히즘으로 가득찬 편지를 보냈다. 그가 그 편지를 읽는 순간 그의 성기는 오그라들었다. 그녀를 향한 팬터지가 와장창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녀는 자신의 오만함을 모두 버리고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 지긋지긋한 사랑의 복수극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노리는 것은 그런 복수극이 아니라 바로 ‘우리’에 대한 자문자답이다. <피아니스트>의 감독 미카엘 하네케는 교양과 상식으로 포장된 우리의 내면에 대해 질문하면서 그 내면을 갈갈이 찢어버린다. 감독이 보기에 인간이란 불결한 위선으로 가득차 있는 쓰레기다. 하지만 그의 얘기를 따르다 보면 그 쓰레기는 동정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계란 네 개를 빌미로 한 가족을 끝장내는 지긋지긋한 영화 <퍼니 게임>을 본 사람이라면 그 영화의 주인공인 짧은 머리 남자가 관객을 향해 보내는 야릇한 눈길을 기억할 것이다.
그녀는 미쳤다 미친 그녀는 바로 우리다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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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의 복합문화위락단지 스카이시티에 멀티플렉스 엠파크 9개관이 24일 개장한다. 옛 국제선 제2청사 3층에 자리잡은 엠파크는 2천석 규모의 좌석에 최첨단 음향장비와 시설을 갖췄고, 장애인 좌석 20석도 배치했다. 특히 4관과 5관을 상설적인 예술영화전용관과 한국영화전용관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운영자인 (주)에듀코아는 24~27일 <씨네21>과 공동으로 일본작가영화를 상영하는 개관기념 특별전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영화전문기자들의 사진전 및 경매행사를 연다. mpark9.com, (02)2665-8622.◇멀티플렉스 CGV(cgv.co.kr)가 주최한 2002관객이 뽑은 올해의 영화상에서 <집으로…>가 4만5699표(22.3%)를 획득해 1위에 선정됐다. <오아시스>와 <가문의 영광>이 뒤를 이었다. 이번 행사에는 모두 20만4924명이 참가했다.◇한국영화 영문자막 상영관이 지난 11일부터 문을 열었다. 서울셀렉션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
[단신] 스카이시티에 멀티플렉스 엠파크 9개관 개장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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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가 12일 패서디나 시민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피플스 초이스’시상식에서 인기상과 최우수 극영화상 등 2개 부문을 석권했다.영화 <스파이더맨>은 <반지의 제왕>과 함께 인기상을 공동 수상했다. 또 영화 부문 인기배우상과 인기여배우상에는 멜 깁슨과 이 부문에서 이미 여덟번이나 영예를 차지한 줄리아 로버츠가 각각 선정됐다.갤럽 여론조사를 통해 선정된 영화, TV, 극영화 등 16개 부문 ‘피플스 초이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스파이더맨>▲극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코미디 영화: <마이 빅 팻 그릭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영화 인기배우상: 멜 깁슨▲영화 인기여우상: 줄리아 로버츠▲TV 드라마 시리즈: 「CSI」(범죄현장수사)▲TV 코미디 시리즈: 「프렌즈(Friends)」▲TV 연기자상(남): 레이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피플스 초이스상 2개 부문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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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드 시티」나「프렌즈」같은 시트콤을 좋아하는 시청자를 위해 영화채널 OCN이 새 시트콤을 마련했다. 코믹 시트콤 「못말리는 커플」(원제:Dharma & Greg)이 오는 20일부터 매주 월ㆍ화 저녁 7시에 OCN을 통해 방송되는 것.「못말리는 커플」은 현재 미국 ABC에서 방영되고 있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로맨스 시트콤으로 지난 97년 9월 방영 이래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다.요가강사 겸 애완견 조련사인 자유분방한 아내 다마(제나 앨프만)와 하버드대 출신의 깐깐하고 보수적인 변호사 남편 그레그(토마스 깁슨)의 결혼 생활을 코믹 터치로 다룬 시트콤이다.여주인공 제나 앨프만은 지적인 매력과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아메리칸 코미디 어워드, 에미상 등에 노미네이트 됐고 99년에는 골든 글러브 TV시리즈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남편 역의 토마스 깁슨도 골든 글러브에 2회 노미네이트된 바 있고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TV시리즈 <잃어버린 제국>에 출연해 왔
OCN, 새 시트콤 <못말리는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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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사인이 어둠속에 반짝이는 대도시, ‘개처럼 살기보다는 영웅처럼 죽겠다’며 의리로 똘똘뭉친 주인공들, 좌절과 패배가 예정된 결말 앞에 총을 장전하는 비장함.80년대 후반 <영웅본색>의 한국 개봉이후 90년대 초반까지 ‘홍콩 느와르’라 불리며 한시대를 ‘풍미’했던 홍콩 갱영화들은 영화속 불안의 배경이 됐던 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이 현실이 되자 ‘홍콩영화광’들의 가슴속에만 남은 채 사라져갔다.2월14일 개봉하는 영화 <무간도>(無間道)는 <해리포터>등의 외화를 제치고 지난해 홍콩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화로 한국 관객들은 오래간만에 보는 홍콩 느와르영화.현재의 홍콩 젊은이들도 중국반환 전인 90년대 초반의 청춘들 못지 않게 암울해 보인다. <무간도>는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등에 비하면 어깨에 힘을 뺀 반면 현실에는 한걸음 가까워진 느낌이다.경찰학교 훈련중 명령을 받고 범죄조직 삼합회 조직
어깨에 힘 뺀 홍콩영화, <무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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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영웅(英雄)> 시사회차 대만을 방문한 장이모(張藝謨) 감독이 11일 무협 영화를 하나 더 찍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 <붉은 수수밭>, <홍등> 등으로 유명한 중국 출신의 장이모 감독은 이날 타이베이 한 호텔에서 열린 시사회에 앞서 “<영웅>은 내 첫 무협 영화다. 현재 검토하고 있는 몇몇 영화들이 있지만 나는 쿵후라는 무술 영웅들이 마음에 든다”면서 “무협 영화를 하나 더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고대 중국의 무술 영웅들에게 매료되는 이유로 친구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는 그들의 의리를 꼽았다.
구랍 20일 중국에서 첫 개봉된 <영웅>은 진시황을 암살하려는 두 자객과 이들을 막으려는 한 장수의 이야기를 그린 무협 대작으로 아카데미상의 전초전 격인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내달 개막되는 베를린 영화제의 수상 후보에 올랐다.
(타이베이=연합뉴스)
장이모 감독, 무협영화 더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