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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염원을 담아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홍기선 감독은 말했다. 나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나에겐 감독의 의도를 벗어나 이 영화를 느낄 권리가 있다. 이 영화는 통일의 대의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느껴진다. 게다가 특정한 이념이나 체제와도 전혀 무관하다. 사회주의자로서 45년 동안 남한의 감옥에 갇혀 있었고, 마침내 석방되자 곧바로 북한행을 자처한 장기수 김선명의 수감생활을 그린 영화가 이념과도 통일과도 무관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이념도 휴머니즘도 아니다. 그건 명예다, 존웨인같은…놀랍게도 이 영화는 특정한 이념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선택〉이란 영화 안에선 주인공이 북한과 사회주의를 신뢰하게 된 이유를 전혀 알 수 없다. 그 믿음을 자신의 전 존재를 바쳐 지켜낸 근거도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남한 체제나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별다른 논평이 없다. 그러나 〈선택〉을 보면서 그건 전혀 궁금해지지 않는다. (물론 이성적 인간이
[영화비평릴레이] <선택> - 허문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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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부산 독립영화제’30일까지제5회 ‘메이드 인 부산 독립영화제’가 10월30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진행된다. 부산의 새로운 영화인력들을 발굴하고 독립영화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행사에선 부산에서 활동하는 박지원 감독의 독립장편영화 <거류>(사진)가 폐막작으로 상영되며, 부산에서 제작된 독립영화들이 상영된다. ‘부산 최초의 독립영화’ <나쁜 시절>을 만든 염정석 감독의 특별전도 열린다(문의: 051-742-2707).◆ 펜 1만 자루 아프가니스탄으로제8회 부산영화제 기간 동안 이뤄진 ‘사랑의 펜 모으기 행사’에서 모인 1만 자루의 연필과 펜 등 학용품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난다. 이란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주창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전쟁의 폐해 속에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것. 이 행사는 부산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장 부근에서 진행됐다. 마흐말바프 감독은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 어
[국내단신] ‘메이드 인 부산 독립영화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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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귀신의 한풀이에 나서는 자객들의 이야기인 <낭만자객>이 크랭크업했다. 10월21일, 경북 문경 산속에서 자객단이 특별 유격 훈련을 받는 장면을 끝으로 4개월에 걸친 촬영을 모두 마무리했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으로 알려진 윤제균 감독의 세 번째 영화로, 오는 12월5일 개봉을 내다보고 있다.
<낭만자객> 크랭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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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파 배우들 출연작 한자리에, 문소리, 박해일 등 이색 출연작 상영개성파 배우들의 단편 출연작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중앙시네마와 독립영화배급사 (주)인디스토리가 함께 주관하는 단편영화 정기상영회가 11월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배우 열전’을 마련한 것.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사진)가 민동현 감독의 <외계의 제19호 계획>에 처녀귀신으로 등장하고, <바람난 가족>의 이기적인 변호사 영작 역의 황정민은 박경목 감독의 <그녀>에서 살인마 집안의 딸에게 반해 어처구니없는 희생을 치르는 인물로 출연한다.‘일류’ 조연배우 기주봉은 <택시기사, 택시를 타다>에서, <질투는 나의 힘>과 <살인의 추억>의 박해일은 이경미 감독의 <오디션>에 출연한다. 그 밖에 김수로, 공형진, 오윤홍, 방은진, 진희경, 김인권, 박예진 등이 이채로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11월3일(월)∼20일(목)(금·토·일 제외) 7시3
배우 열전 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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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 발언 논란, 미 재계 인사쪽 축소 발언 이어져“위기상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마음을 굳힌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앉아서 구경만 할 순 없지 않나.”(한 영화인) “외교적 수사 그 이상은 아니다.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시민단체 관계자) “스크린쿼터 유지라는 원칙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문화관광부 관계자)스크린쿼터와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타이 방콕을 방문했던 노 대통령이 10월19일 미국 기업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스크린쿼터가) 외국인 투자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영화업계에 대한 설득 노력을 계속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무성한 추측과 해석이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정부가 스크린쿼터를 축소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쪽은 이날 노 대통령이 “그동안 정부는 영화업계에 대해 설득 노력을 계속해왔고,
스크린쿼터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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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번지점프를 하다> 등에 출연했던 이은주가 영화 <소금인형>(제작 힘픽쳐스, 각본/감독 이순안)에서 여주인공역에 캐스팅되었다. <소금인형>은 이미 한석규가 남자 주인공으로 확정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영화다.영화 <소금인형>은 백주대낮, 사랑하는 아내를 납치당한 한 남자의 아내를 지키기 위한 절체절명의 추격전을 그릴 영화로 이은주가 맡은 여주인공 서지호는 한석규가 분할 김선우의 아내이다. 일 년 전 아들을 잃은 깊은 슬픔을 가진 여자로 아들을 뿌린 바다를 찾았다가 돌아오는 길에 복면의 사내에게 의문의 납치를 당하며 괴이한 사건들에 휘말리게 되는 인물. 이은주는 아무도 믿지 못하는 충격과 불안에 갇혀버리게 되는 복잡한 내면의 심리연기를 펼치며 그녀만의 차갑고 이지적인 모습은 물론, 남편(한석규)으로부터 한없는 사랑을 받게 되는 행복하고 성숙한 여인의 모습까지 보여줄 예정이다.영화사 힘픽쳐스(대표 한선규)가 제작하며
이은주 <소금인형> 여주인공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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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하고 싶어, 여성이란 굴레로부터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됐던 이란의 ‘운동권’ 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1996년 16살이 된 딸 사미라가 영화를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 가족과 함께 마흐말바프 영화학교를 만들었다. <내가 여자가 된 날>은 마흐말바프의 아내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이 거기서 지낸 4년의 결과물이다. 세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여성의 인생을 축약한 이 아름다운 우화는, 마흐말바프 영화학교가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해 함께 사유하고 고민하는 터전임을 보여준다.소년·아낙·할머니가 한으로 그리는 세편의 에피소드하버는 생일인 오늘도 동네 남자친구 하싼과 놀러나갈 생각에 눈을 떴다. 하지만 검은색 차도르를 사들고 돌아온 엄마와 할머니는 여자는 9살부터 남자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말한다. 태어난 시간까지 따져 9살 생일까지 얻어낸 단 1시간. 숙제 때문에 하싼이 방 안에 갇히는 바람에 그 시간 동안 하버가 한 일이라곤 모래에 막대기를 꽂아놓고 시
[새 영화] 이란영화 <내가 여자가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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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공약사항인 한국영상자료원의 국립영상아카이브로의 확대 개편을 조속히 이뤄야 한다.”지난 10월22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한국영상자료원의 확대 개편 및 국립영상아카이브 설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대체적으로 공감한 의견이다. 3개 주제로 나뉘어 열린 이날의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영상자료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바꾸어낼 대안으로 국립영상아카이브를 설립해야 한다는 큰 원칙에 동의했다.
첫 번째 주제인 ‘한국영상자료원 사업 및 활동 등에 있어서의 문제와 개선방향’에서 발제자인 안지혜 대진대 강사는 영상자료원이 앞으로 한국 영화유산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야 하며, 수집자료의 범위를 확대해야 하고, 보존 및 복원사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원활히 하기 위해 영화 저작권 관리를 영상자료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펼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료원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가장 본연의 임무인 수집, 보존 복
[국립영상아카이브 공청회] 국립영상아카이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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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최신호가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들의 돈벌이 현황을 점검했다. 첫 번째 지표로 언급된 영화인은 1996년 <케이블 가이>로 2천만달러 고지를 최초로 정복했던 짐 캐리(사진). 그동안 통상 2500만달러의 출연료를 받아온 짐 캐리는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기준가’보다 몇백만달러를 깎는 데에 합의했지만 차기작 <펀 위드 딕 앤 제인>에서 평소 개런티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그러나 스타들은 항상 ‘몸값을 하느냐?“는 엄격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 존 트래볼타는 1996년 <브로큰 애로우>에서 2천만달러의 개런티를 받아냈지만 근작 <베이직>의 출연료는 1500만달러로 떨어졌다. < 트리플X >의 흥행이 기대만 못했던 빈 디젤도 2천만달러의 속편 개런티 요구를 거절당했다. 반면 프로레슬러 출신 더 록은 출연작의 짭짤한 수익에 힘입어 단 세편의 영화를 찍은 뒤 1250만달러의 개런티를 받았고 200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들의 돈벌이 현황을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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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일의 상업영화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스카이 하이>(Sky High)가 11월8일 일본 전 지역에서 개봉된다. <스카이 하이>는 다카하시 쓰토무의 만화가 원작이며 TV드라마로 인기를 얻은 바 있는 작품을 다시 영화로 옮겨낸 것. 그러나 영화판 <스카이 하이>는 원작만화에서 의외의 사고나 타살로 세상을 떠난 이들이 찾아가는 ‘원한의 문’과 그 문지기 이즈코가 등장한다는 설정만 빌려왔고 나머지는 모두 재창조한 이야기다. 주연배우는 TV판과 같은 사쿠 유미코지만, <프린세스 블레이드>에서 근사한 액션연기를 선보인 직후라 TV에서와 달리 액션장면을 큰 폭으로 늘려 넣었다. 불합리한 사고로 애인을 떠나보낸 형사와 영혼이 되어 그를 지켜보는 연인의 러브 스토리.
원작만화와 TV드라마의 성공으로 대중성이 검증된 이야기, TV와 영화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신인 스타의 기용 등 <스카이 하이>
[도쿄]이번엔 어떤 액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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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신작을 들고 이탈리아를 찾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고국인 이탈리아에서, 그것도 바티칸에서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중매체의 영향력을 인식한 바티칸 교회가 영화부문에 관한 도덕적, 종교적 의견을 내도록 설립한 기관인 ACEC(Associazione Catolica Esercenti Cinema)가 베르톨루치의 신작 <몽상가들>(The dreamer)에 관해서 “받아들일 수 없는 작품”이고 “빈약하고 서투른 영화”이며, “공익방송의 전파를 탈 때에 청소년에게는 절대 관람불가”라는 등의 강도 높은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몽상가들>은 프랑스에 기거 중인 베르톨루치가 1968년 학생운동이 태동하던 당시의 파리를 소재로 한 영화. 파리 시네마테크 원장의 해고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던 이사벨과 그의 동생 테오가 우연히 그 시위에 가담했던 미국인 매튜를 자신들의 집에 초대하게 된다. 공감대를 형성하며 급속도로 두 남매와 친해지게 된 매튜는 그들의
[로마]그렇다고 68년을 잊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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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월 한국영화 관객점유율 44.6%, 대박보다 고른 흥행 특징올해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계절인 여름에도 한국영화가 대단한 선전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03년 3/4분기 한국영화 결산’에 따르면, 한국영화는 본격 여름 시즌인 7, 8월 동안 서울에서 400만5921명을 동원해 44.6%의 관객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 8월의 32.2%를 크게 넘어서는 것으로, 시즌에 관계없이 한국영화가 관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7, 8월 여름시즌에 개봉한 한국영화는 6월 말의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사진)를 포함, <싱글즈> <똥개>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 <거울속으로> <바람난 가족> 등으로, 이들 영화는 비슷한 때 개봉한 <헐크> <브루스 올마이티> <신밧드: 7대양의 전설> <터미네이터3> <툼레이더
여름도 한국영화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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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에 첫 작품 선보이는 안과 전문의"꿈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이제야 하는 것이죠."20대 후반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 <풀리쉬 게임>(사진)(제작 보케필름)으로 첫 영화를 촬영중인 신인감독 정성현(51) 씨는 다른 감독에 비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우선, 50대 초반에 첫 영화를 내놓는 '중고' 신인 감독이라는 것. 또 한 가지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70학번으로 지금도 병원을 운영중인 안과 의사라는 사실이다.<거짓말>의 김태연과 <와일드 카드>의 이동규가 출연하는 <풀리쉬 게임>은 회색톤의 삭막한 도시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여섯 남녀의 '쿨'한 사랑을 그린 모던 멜로 영화. 지난 9월 말 촬영에 들어가 현재 60% 정도 진행됐다. "그동안 사랑에 대해 느꼈던 바를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그려보고 싶었다"는 것이 감독의 연출 의도.정 감독은 70년대 초반 프랑스 문화원을 중심으로 영화를 공부하고 단편영화를 제작했던 '불란서 문화
[인터뷰] 의사 겸 영화감독 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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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 금계백화장(金鷄百花奬)을 시상하는 금계백화영화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영화 특별상영전을 마련한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금계백화장 영화제는 11월 1일부터 5일간 저장(浙江)성 가흥(嘉興)시에서 개최되며 이 기간에 문화관광부ㆍ주중 한국대사관ㆍ중국영화협회 공동주최로 한국영화 세 편을 상영한다.
윤학열 감독의 <오! 해피데이>(사진), 모지은 감독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정윤수 감독의 <예스터데이>가 선보이며 <오! 해피데이>와 <좋은 사람…>의 주인공 장나라와 정준호가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중국 금계백화영화제 한국영화 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