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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쇼> 이후 5년 만이다. 새 영화를 고르는 데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나.
실제보다 더 길게 느껴질 거다. 할리우드에 있다보면 영화사쪽에서 들어오는 시나리오들이 너무나 형편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게 된다. <트루먼 쇼> 이후 시시한 각본들에 질려 있는데 패트릭 오브라이언의 소설 <마스터 앤드 커맨더> 시리즈가 구원이 됐다. 마침 <트루먼 쇼>의 제작사 파라마운트가 내게 선물로 뭘 원하냐기에 <마스터 앤드 커맨더> 시리즈의 하드 커버 초판본을 청해 받았다. 폭스로부터 연출 제의를 받은 것은 2000년 중반이니 그때부터 계속 <마스터 앤드 커맨더>에 매달린 셈이다.
크로는 당신이 연출한다는 사실이 <마스터 앤드 커맨더>에 출연한 결정적 이유였다고 말했다. 러셀 크로를 잭 오브리 선장 역에 캐스팅함으로써 얻은 효과는.
캐스팅이 끝나면 일의 절반은 끝난 셈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러셀 크로 같은 배우에
[인터뷰] <마스터 앤드 커맨더>의 피터 위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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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터> 이후 또다시 시대극 영웅으로 분했다.
실제 작업에 들어가면 시대에 관한 의식은 한쪽 구석에 처박히고 캐릭터와 감정의 문제가 된다.
영화의 톤을 잡기 위해 동료 배우나 스탭들과 럭비를 하고 파티를 하는 등 촬영 외의 활동이 많았다고 들었다. 타인을 지휘하는 선장 노릇이 맘에 드나.
작품의 톤을 설정하는 것은 순전히 감독 몫이다. 나는 그저 세트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한 작업은 판타지가 끝까지 살아 있어야 하는 이런 부류의 영화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크랭크인날 세 가지 색깔의 티셔츠와 실, 바늘을 해군 계급에 맞게 모든 연기자에게 나누어주고 다음날까지 명찰을 바느질하도록 지시했다. 내 에고의 필요 때문이 아니라 서프라이즈호의 세계를 지탱하는 서열의 문화를 각인시키기 위해서였다. 일요일에는 럭비 토너먼트를 짜서 최후 결전신을 앞두고 정신적, 육체적 단련을 했다.
바이올린 연주는 실제로 했나.
지금까지 호랑이와도 맞붙어봤고 총격전에 헬기액션도
[인터뷰] <마스터 앤드 커맨더>의 러셀 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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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바다 사나이들이 출격한다
온 캘리포니아가 불길 앞에 전율하고 있었지만, 극장 안은 물바다가 되기 직전이었다. 피터 위어가 감독하고 러셀 크로가 주연한 신작 <마스터 앤드 커맨더>의 언론 시사회가 열린 곳은 LA 폭스 스튜디오의 대릴 자누크 극장. 에어컨이 과하게 가동된 객석에서 기자의 어깨는 자꾸 움츠러들었다. 11월에 해양 어드벤처라니 너무 춥지 않을까. 애초 6월로 계획됐던 <마스터 앤드 커맨더>의 개봉이 가을 문턱까지 밀린 까닭은, 오스카를 내다본 제작사의 포석이라고 했다. 마침 극장 밖 복도에는 스튜디오 전성기의 ‘킹핀’ 대릴 자누크가 <이브의 모든 것> <나의 계곡은 얼마나 푸르렀나> 등으로 타온 묵은 오스카 트로피들이 콧대를 세우고 도열해 있었다.
물의 스펙터클 장관
드디어 불이 꺼지자 이십세기 폭스의 팡파르가 울리고 연달아 미라맥스의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떠오르더니 유니버설사의 지구도 한 바퀴 돈다. 1억3500만달
해양액션블록버스터 <마스터 앤드 커맨더> LA 세계 첫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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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시즈 영화, 화재 피해
캘리포니아 산불이 마틴 스코시즈의 신작 <비행사>의 활주로 장면에 쓰일 예정이었던 시미계곡의 목장까지 피해를 입혔다. <비행사>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사진)가 전설적인 파일럿이자 사업가인 하워드 휴스로 분하고 케이트 블란쳇, 케이트 베킨세일이 출연하는 영화. <비행사>는 화재로 인해 활주로 장면을 실내 로케이션으로 옮겼다.
◆<엑소시스트>, 세 번째 감독은 레니 할린
3년 동안 혼란을 겪었던 <엑소시스트> 시리즈의 전사(前史)에 해당하는 <엑소시스트: 더 비기닝>의 감독이 레니 할린으로 또다시 바뀌었다. 애초 존 프랑켄하이머 감독이 맡을 예정이던 이 영화는 그의 사망 뒤 폴 슈레이더를 새 연출자로 맞아 촬영까지 마쳤으나, 완성본이 제작사인 모건 크릭의 마음에 들지 않아 세 번째 감독을 들이게 된 것. 할린은 슈레이더의 촬영분을 놓고 재편집을 하게 되며 필요한 경우 추가촬영도 할 예정이
[해외단신] 스코시즈 영화, 화재 피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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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사진)를 촬영 중인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공식 웹사이트에서 “4편에서도 해리 포터 역을 맡을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그동안 래드클리프는 성장 속도가 빨라 4편 이후에는 다른 배우로 대체될 것이라는 소문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나 래드클리프는 같은 글에서 5편에서의 출연 여부는 알고 있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래드클리프, <해리포터> 4편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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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잡담이여 안녕, 시시한 잡지들도 안녕. 영국의 미용실 고객은 이제 머리를 손질하는 시간 동안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영국영화협회가 좀더 많은 여성들에게 단편영화를 보여주겠다는 목적으로 시행하게 된 이 ‘미용실극장’은 미용실에 설치된 작은 스크린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단편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해에 150편 이상의 단편영화 제작에 투자하고 있는 영국영화협회 ‘뉴시네마펀드’의 대표인 폴 트리비츠는 “관객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원하는 단편영화감독들의 발전과 단편영화를 좀더 손쉽게 보려 하는 관객 모두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시행”이라며 이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단편영화를 극히 제한적으로 상영하는 영국 극장들과 단편영화에 대한 편성을 게을리하는 방송사에 대항하는 의미”도 있다고. 이제 캐롤 스티븐이나 매트 스미스 같은 영국의 젊은 감독들은 자신들의 ‘짧은 걸작’들을 꼼짝없이 지루한 시간을 죽여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가진 관객에게 보여줄
“파마하면서 영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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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윗치>(사진)의 게릴라 마케팅으로 명성을 높였던 인디펜던트배급사 아티잔엔터테인먼트가 또 다른 독립배급사 라이온스 게이트에 현금 1억6천만달러에 매각됐다고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로써 라이온스 게이트는 아티잔의 부채 5700만달러를 떠안게 됐으나 계약이 효력을 발생하는 12월 초에는 부채 규모가 4500만달러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티잔의 개봉대기작인 <더티 댄싱: 아바나의 밤> <징벌자>가 흥행에 호조를 보일 경우 최종 인수가격은 다소 상승할 것으로 <LA타임스>는 전망했다.
아티잔은 <블레어 윗치2>가 흥행에 실패해 2억7천만달러의 빚더미에 올라앉은 2000년부터 프로덕션 라인을 동결하고 비디오와 DVD 시장 수입에 의존해 부채 삭감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5개월 전 시작된 아티잔의 공개 매각에서 라이온스 게이트는 보스턴의 투자사 에코 브리지, 베테랑 프로듀서와 스탠리 재프와 스콧 그린스타
아티잔엔터테인먼트, 라이온스 게이트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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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아트홀, 사랑영화 3편 재개봉코아아트홀에서 <그녀에게> <비밀> <파 프롬 헤븐> 등 3편을 11월7일부터 교차상영한다. ‘가을… 다시 만나는 사랑의 걸작선’으로 제목을 붙인 이번 상영회의 관람료는 편당 5천원(문의: www.pre-vision.co.kr, 02-511-5461∼2).◆아드만스튜디오 걸작선11월6일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아드만스튜디오 걸작선’이 상영된다. 클레이애니메이션계의 명가인 아드만스튜디오의 단편작품 10편이 상영될 예정. 98년 BAFTA 최우수 단편애니메이션상을 받은 <무대공포증>, 99년 에든버러영화제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지루한 하루> 등이 소개된다. 시간은 오후 2시20분, 4시20분, 5시20분, 7시40분으로 4회 상영된다(문의: 051-742-5377).◆CGV전주, 11월6일 개관CJ CGV가 17호점 CGV전주를 오는 11월6일 개관한다. CGV전주는 6개 스크린, 1250개
[국내단신] 코아아트홀, 사랑영화 3편 재개봉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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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스크린컬처 모빌장르’ 심포지엄 열려리메이크와 동시 개봉으로 국경을 넘나들고, 극장에서 휴대폰 화면까지 영역을 끝없이 확장하는 듯한 ‘스크린 문화’에 대해 8명의 국내외 영화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집중조명한다. ‘아시아스크린컬처 모빌장르’란 이름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아시아스크린컬처연구회가 주관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가 주최하는 학술 심포지엄. 11월8일 예술의전당 서예관 4층 문화사랑방에서 하루종일(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크리스 베리(UC Berkeley Film Track 교수)는 미국에서의 이소룡 현상에 대해 살펴보고, 데이비드 데서(일리노이대 Asian American Studies 교수)는 한국, 홍콩, 미국 등에서 리메이크된 <링>을 통해 지구를 고리로 잇는 초국적 공포영화의 발생을 추적한다. 또 S. R. 스리니바스(인도문화연구센터 CSCS 선임연구원)는 성룡 주연의 <쌍룡회>의 인도 리메이크작을 통해 이 영화의
휴대폰과 영화의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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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대학애니메이션페스티벌 11월8일부터제5회 부천국제대학애니메이션페스티벌(PISAF)이 11월8일부터 12일까지 부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열린다. 대학생 전문 영화제인 PISAF는 모두 다섯개 부문에서 276편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할 예정. 개막작은 커스틴 던스트가 주인공의 목소리를 연기한 프랑스 3D애니메이션 <카에나>다.영화상영과 전시회를 병행하는 PISAF는 경쟁부문에 출품된 46편의 학생 작품뿐만 아니라 유명 애니메이션영화제 수상작과 TV시리즈, 현재 애니메이션 경향을 짚어볼 수 있는 장·단편들도 함께 상영한다. 이성강의 <오늘이>, 이아론의 <I Love sky>, 안시영화제에서 상영된 이탈리아 애니메이션 <에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들이 눈에 띄는 작품. 아카데미 수상작가인 대니얼 그레이브스와 벨기에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Pic Pic 앙드레 프로덕션 회고전도 마련된다. 특히 그레이브스는 직접 한국을 방문해 워크숍에도
꿈꾸는 애니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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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닷물서 한시간이나 생긋, 전도연은 '여우'다
전도연은 여우다. 독한 여우다. 지난 10월 30일 제주도 동쪽 우도의 하고수동 선착장 앞바다의 <인어공주> 촬영현장. 70년대의 해녀역을 맡은 그의 물질 장면을 찍었다. 늦가을 바닷물에 냉기가 흐른다. 상체를 180도 숙여 잠수했다가 올라와선, 두렁박(스티로폼으로 동그랗게 만들어 물에 뜨도록 한 물질 보조기구)에 기대 선착장에 서 있는 애인을 보고 웃는 모습까지 30초 남짓 되는 긴 쇼트이다.
세번까지 다시 찍었다. 세번째 테이크는 잘 됐다 싶었는데, 전도연이 고개를 들고 웃을 때 취재진이 터뜨린 카메라 플레시의 빛이 들어가버렸다. 취재진에게 플래시 터뜨리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다시 두번 찍기까지 전도연은 바닷물 속에 한시간 가까이 들어가 있어야 했다.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는 두렁박에 몸을 기대고서 몸속 깊이 전해오는 한기에 끙끙 앓는 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마침내 ‘오케이’ 사인을 듣고는 뭍으로 올라오려는데,
[인터뷰] <인어공주>의 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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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사 교과서를 읽으면서 항상 궁금했다. 정말 그랬을까 승산없는 전쟁에 나가는 계백은 의자왕에게 아무 이의 없이 죽음을 맹세했을까 그렇게 전쟁에 나가는 계백이 자신의 가족을 스스로 참살할 때 그 아내와 자식들은 기꺼이 지아비의 칼 앞에 목숨을 내놓았을까 어린 소년 화랑 관창은 오직 그 자신의 결심만으로 신라군의 사기를 드높이기 위해서 몇번이고 죽여 달라고 홀홀단신으로 백제 진영을 향해서 달려갔을까.이준익의 두 번째 영화 <황산벌>은 역사의 현장에 가서 가십을 파헤치고 싶어한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매우 비장하고 심각하지만 그래봐야 역사의 스포츠 신문지 수준이다. 스포츠 신문에도 정치와 경제는 있다. 문제는 그게 진지한 척할수록 웃긴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황산벌에서의 역사의 결과를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거기서 결과만 끌어안고 역사의 과정이 구경거리가 될 때 믿음의 원인이 괄호쳐진 선택은 비이성적이거나, 미친 짓이거나, 공허한 일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멋있긴 하지만
[영화비평릴레이] <황산벌> -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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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네바 한국대표부(대사 정의용.鄭義溶)는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유럽유엔본부측과 공동으로 제 2회 `한국영화페스티벌'을 열고 <엽기적인 그녀>(사진)등 5편의 영화를 소개할 계획이다. 유럽유엔본부내 극장에서 상영되는 이 한국영화들은 제네바에 주재하는 각국의 외교사절과 주요 국제기구 직원들이 주로 관람하게 되며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외국의 대표단에게도 개방될 예정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한국 영화는 <엽기적인 그녀>외에 <박하사탕>과 <초록물고기>, <강원도의 힘>, <하얀전쟁>등이 포함돼 있다.제네바 대표부는 지난해 5월 월드컵 문화 행사에 때맞춰 유럽유엔본부에서 제1회 한국 영화페스티벌을 개최, <공동경비구역>과 <동물원 옆 미술관>, <정>, <동감>, <시월애>등 5편의 영화를 처음으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제네바에서는 <취화선>이
제네바 대표부 제2회 한국영화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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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백조'의 이야기 <위대한 유산>이 <황산벌>을 제치고 개봉 2주차에 처음으로 주말흥행순위 1위 자리에 올랐다. 이 영화의 제작ㆍ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위대한 유산>은 1-2일 주말 이 영화가 상영된서울 51개 스크린에는 모두 9만5천 명의 관객들이 다녀갔다. 지난달 24일 개봉 이후 열흘간 동원한 전국 관객수는 111만9천571명으로 전국 207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개봉 이후 2주 동안 정상자리를 놓지 않았던 <황산벌>은 전국 200만명(226만3천 명)을 돌파했지만 <위대한 유산>에 이어 2위로 내려앉았다. 서울 58개 스크린에서 동원한 관객은 모두 8만2천 명.코엔 형제의 <참을 수 없는 사랑>과 공포물 <아이덴티티>는 각각 3만8천900명과 3만7천 명의 성적으로 3위권을 형성했으며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는 2만6천명으로 5위권에 턱걸이했다. <스캔들…>
‘백수’, ‘장군’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