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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보이’ 열연 최민식
〈올드 보이〉의 극중 초반 오대수가 술 취해 파출소에서 ‘깽판’을 치는 장면에서 그는 “오늘만 대충 수습하면서 살자고 내 이름이 오대수인데 수습이 안 된다”고 자조 어린 농담을 한다. 술 좋아하고 떠들기 좋아하던 평범한 샐러리맨 오대수는 오늘 하루가 아니라 15년을 수습하지 못하는 극단의 상황에서 복수심에 불타는 ‘괴물’로 변해간다. 배우 최민식(41)은 ‘소시민’과 ‘괴물’ 사이의 엄청난 거리를 두 시간 동안 유유히 헤엄쳐 나간다. 거기에는 대책 없고 주책없는 ‘이강재’(파이란)와 광기 번득이는 ‘장승업’(취화선), 쭈뼛거리고 흔들리는 ‘서민기’(해피엔드)와 싸늘하고 가차없는 ‘박무영’(쉬리)이 함께 숨쉰다. 이처럼 〈올드 보이〉에서 최민식은 자신의 보여온 연기의 지류들을 하나의 정점으로 끌어모았다.
그의 연기를 묘사하는 데 ‘신기’라는 표현조차 진부해져 버리는 최씨에게 뭐가 도전일까 싶지만 최씨는 오대수가 “새로운 연기 스타일의 도전”이었다고 이
<올드보이>의 최민식, “죽어 마땅한 인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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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형식의 탐구와 개척에 생애를 바친 덴마크의 거장 칼 드레이어(1889~1968)의 회고전이 1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사간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저널리스트로 출발해 20대 중반부터 영화에 몸담기 시작한 드레이어는 덴마크 영화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림과 아울러, 클로즈업과 몽타주의 독창적인 사용으로 이후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장 뤼크 고다르는 〈비브르 사 비〉에서 드레이어의 〈잔다르크의 열정〉을 인용하며 그에게 경배를 바쳤고,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드레이어와 텔레파시를 통한 교감을 느끼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영혼은 스타일 속에서 드러난다”며 스타일을 중시했던 드레이어는 수난과 구원의 문제에 주목하면서 그 못지않게 영화마다에 적합한 형식을 모색하고 개발해 나갔다.회고전은 그의 영화 14편 가운데 데뷔작 〈재판장〉(1918)부터 클로즈업의 교과서로 언급되는 〈잔다르크의 열정〉(1927), 불명확한 시점 쇼트 안에 존재 자체의 불안감을 담아넣은 독특한 공포
‘클로즈업의 교과서’ 칼 드레이어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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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의 신작영화 <실미도>에 조혜련, 전도연(사진) 등 인기 연예인의 동생들이 출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훈련병 5'로 출연하는 조지환(25)과 '훈련병 7'을 맡은 김기성(25)이 그 주인공. 조씨는 1남 6녀 중 다섯째 딸인 조혜련씨 집안의 막내 동생이며 김씨는 전도연의 외가쪽 사촌 동생이다. 연예인 누나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들이 단역이지만 이 영화에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은 순전히 자신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동아방송대 연극영화학과 출신인 조지환은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맡았으며 서일대 연극영화학과에서 공부한 김기성은 정두홍 액션스쿨 소속으로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제작사와 연출팀 혹은 연기자들이 이들의 출연사실을 알게 된 것도 촬영이 중반 이상 진행된 이후다. "오랜 기간 같이 고생한 덕에 친형제 이상으로 가까운 사이"라는 두 사람도 서로의 가족사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을 정도.김기성은 "누나들의 후광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며 "액션이 가능한 연
영화 <실미도>에 연예인 동생들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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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복귀 3년 만에 안방 시청률 평정, "인기 들뜨지 않게 가다듬고 가라앉혀야"
"레디...투 쓰리 포...큐!...또 비행기 소리야...스톱!" "오늘 비행기 소리 때문에 30여분간을 헤매고 있어요." 평균 시청률 45%대를 유지하며 5주째 인기순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MBC 특별기획 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의 촬영이 진행중인 경기도 의정부 MBC 문화동산 야외세트장에서 이병훈 PD가 어깨를 어쓱거리며 허탈해 한다.
그 앞에는 `대장금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장금' 이영애(32)씨가 연분홍 저고리와 쑥색 치마를 차려 입고 촬영 훼방꾼인 비행기 소리를 원망하는 듯 한상궁 양미경씨 옆에 다소곳이 서 가끔 먼 하늘로 눈길을 보낸다. 촬영이 진행중인 야외세트장 한옥 정원에는 따사로운 11월중순의 늦가을 햇살이 며칠째 짓궂은 비를 뿌리던 구름을 물리치고 화사하게 내려앉아 카메라 렌즈를 마주하고 있는 장금이의 치마 저고리에 윤기를 보탠다.
한때 브르주아
‘대장금 신드롬’ 이영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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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는 2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애정만세 4색전'이라는 이름으로 작품성과 재미를 겸비한 애정 영화 4편을 상영한다. 상영작은 브래더 앤더슨 감독의 <해피 엑시던트>와 아모스 펠렉 감독의 <패스트푸드 패스트우먼> 등 미국 영화 두 편과 이란 영화 <도메>, 롤랑 조페 감독의 <바텔>. 작품당 하루 1회씩 상영되며 맥스무비(www.maxmovie.com),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예매할 수 있다. 관람료는 7천원. 문의 ☎(02)766-3390, 인터넷 www.dsartcenter.co.kr▲<도메>(하산 엑타파나) = 배경은 이란 북부의 작은 산골 마을. 젖소 농장에서 일하는 순박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청년 도메는 어느날 우연히 만난 아름다운 처녀 세타레에게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하지만 집안의 어른이 대신 청혼을 해야 하는 것이 이란의 관습. 도메는 마음을 터놓고 지내
하이퍼텍 나다, 애정영화 4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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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개봉한 이후 소규모 상영관에서 알찬 객석 점유율을 기록해온 <선택>(제작 영필름ㆍ신씨네)이 롱런 가도에 접어들었다. 잔잔한 인기몰이의 진원지가 돼온 서울 신문로의 아트큐브는 13일 상영을 마치는 대신 14일부터는 강남구 논현동 뤼미에르극장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22∼23일 대구의 씨네아시아극장에서는 양심수후원회와 필름통이 특별상영을 마련하며 24일 부산대에서는 부산대신문사가 부산시민을 위한 특별상영회를 개최한다.
이처럼 자발적인 게릴라 상영회가 줄을 잇고 관객의 재개봉 요청이 잇따르자 프리머스 시네마 제주점도 21∼27일 재개봉을 결정했으며 청주 등 그동안 <선택>을 볼 수 없었던 지역의 극장에서도 뒤늦은 개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비전향장기수 김선명씨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선택'은 홍기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김중기와 안석환 등이 출연했다. (서울=연합뉴스)
<선택> 잔잔한 인기속 재개봉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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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개봉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올드보이>(제작 쇼이스트ㆍ에그필름)가 한국영화 최고가 수출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의 홍보를 맡고 있는 올드보이 프로덕션은 지난 9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밀라노 필름 마켓(MIFED)에서 아뮤즈와 합병한 도시바와 220만 달러(한화 약 26억원)에 <올드보이>의 일본 판권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 나라에 가장 높은 가격으로 팔린 영화는 2001년 5월 일본에 210만 달러에 수출한 <친구>였다.이밖에도 <올드보이>는 유럽 지역에 100만 달러 규모로 상담이 진행되고 있고 미국의 콜럼비아 트라이스타와 미라맥스가 구매 제의를 해오는 등 모두 500만 달러(한화 약 59억원) 이상의 수출고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계약이 모두 성사되면 개봉 전에 수출만으로 제작비(마케팅비 포함 50억원)를 모두 회수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밀라노 필름 마켓에 참가
영화 <올드보이>, 최고가 수출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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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채널 신설 코앞방송위원회가 내년 1월1일부터 케이블텔레비전과 위성방송 등 유로채널을 통해 일본 드라마(12살 이상 시청가)와 영화(국제영화제 수상작·영등위 인정 전체가·12살·15살 관람가), 생활정보 등 교양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한 일본방송 2차 개방안을 11일 발표함에 따라 국내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일본콘텐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홈시지브이, 엠비시드라마넷, 오시엔 등 영화 및 드라마 전문채널에서는 내년 1월부터 일본영화와 드라마를 당장 방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일본전문채널도 생겨날 전망이다.시제이미디어 계열의 영화채널 홈시지브이의 김철현 피디는 “2000년 이후 제작된 일본 인기 드라마와 국내 팬이 두터운 드라마를 방영한다는 계획 아래 일본 후지티브이와 티비에스쪽과 협상중”이라며 “2000년 티비에스를 통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칩 러브> 등 5편을 가계약했다”고 밝혔다. 또 <환생>(사진) 등 일본영화 20여편도 내보낸다는 계획
일본방송 개방 윤곽…PP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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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얼마 전 문화방송에서 방영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다모〉를 스카이에이치디(채널 300)를 통해 19일부터 다시 내보낸다. 매주 수요일 밤 9시에 본방송을 하고 목요일 낮 12시에 재방송을 할 예정이며, 완벽한 고화질에다 돌비 5.1채널 기능까지 제공하게 된다고 스카이라이프 쪽은 밝혔다. 이에 따라 위성에이치디셋톱박스를 보유한 가정은 〈다모〉를 지상파에서보다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종휘 기자
<다모> 19일부터 위성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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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 이은주가 나란히 주연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소금인형>(제작 힘픽 쳐스 감독 이순안)이 지난 11일 촬영을 시작 했다.
이 날의 첫 촬영에서 한석규, 이은주는 병원에 입원 한 아내를 걱정하는 자상한 남편과 남편으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 사랑스런 아내로 분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 춘 커플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다정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평소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으로 알려진 한석규, 이은주지만 이날 촬영장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서로의 연기에 대해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등, 연신 진지하고 열 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크랭크 인 날, 비가 오면 대박”이라며 쾌활한 웃음으로 첫 촬영 소감에 대해 운을 뗀 한석규는 영화 <소금인형>이 벌써 자신의 열 번째 작품이 된다며 어떤 작품보 다 새롭고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기 위하여 “매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에 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은주는 한석규 선배님과의 첫 호흡이라 가슴
한석규, 이은주 주연의 영화 <소금인형>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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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 <록키>가 자신의 이야기에 바탕을 두었다며 전직 헤비급 복서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제작자인 실베스터 스탤론을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에게 도전했으나 무참하게얻어맞은 끝에 패배했던 처크 웨프너는 12일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스탤론은 <록키>가 자신과 알리의 대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수없이 이야기했는데도 수익금은 나눌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웨프너의 변호사 앤서시 맹고는 "스탤론은 전혀 허락을 받거나 보상하는 일 없이 <록키>의 홍보를 위해 처크의 이름을 사용해왔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고 변호사는 5편까지 나온 <록키> 시리즈가 1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을 것이라면서 웨프너는 이 가운데 일부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맹고 변호사는 "어느 인물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판매와 홍보
전직 복서 “록키는 내 이야기” -보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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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애니메이션 <소녀에 관하여>가 12일 오후 폐막한 제5회 부천국제대학애니메이션페스티벌(PISAF2003)의 대상을 차지했다. '레코멘데이션 상(Recommendation Prize)'에는 이대희 감독의 <페이퍼 보이>가, '트렌드 상'(Trend Prize)에는 프랑스의 <양배추>(감독 안느 라리끄)가 선정됐으며 '노티스 상'(Notice Prize)은 장형윤 감독의 <편지>가 차지했다. 또 '비전 상'(Vision Prize)과 '메모리 상'(Memory Prize)는 각각 <개떼들>(감독 스테판 리카르트)과 (그리고리스 레온티아데스)에 돌아갔다.PISAF는 대학생 전문 국제 애니메이션 축제로 올해는 경쟁부문 45편을 비롯해 276편의 작품이 관객을 만났다.경쟁부문 특별상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유광선 상 = 베낭을 맨 노인(박현경), 큰일났다(권미정)▲공주영상정보대학장 상 = 위험한 산책(오야티에나 엘레나)▲청강문화산업
PISAF 대상에 러시아 <소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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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냐구요? 책을 읽으세요. 책에 다 있습니다.” 지난 2001년 겨울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가 공개된 뒤부터 지금까지 무수히 던져진 질문을 프로도 역의 엘리야 우드는 이렇게 받아쳤다고 한다. 퉁명스럽게 느껴지긴 하지만, 틀린 얘긴 아니다.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만큼은 원작을 들춰보면 어렵잖게 풀어낼 수 있다. 그런데 원작에 친숙하지 않은 이들도, 이제 더이상은 의문을 품을 일이 없다. 조만간 선보일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과 함께 절대반지의 폭풍 같은 운명도 종말을 고하게 될 테니까.운명이 점지한 대로, 프로도는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한 여정의 끝에 다다르고, 아라곤은 곤도르의 왕위를 계승하게 된다. 그러나 “고통없는 시련은 없고, 희생없는 자유는 없다”는 카피가 예고하듯, 이들은 적잖은 시련과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 이것이 3부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내용. 프로도는 반지를 소유하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히고, 그 ‘보물’에
반지의 귀환,해외신작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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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감독 김기덕이 다시 새 영화 촬영에 들어갔다. 지난 10월30일 크랭크인한 <사마리아>는 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과 딸의 원조교제를 목격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전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달리 소재부터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해 김기덕 감독은 “원조교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원조교제하면 몸을 파는 여자와 몸을 사는 남자만 떠올리는데 딸의 원조교제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시점을 도입해 이야기를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다. <사마리아>에 등장하는 여고생은 매춘으로 상대방에게 삶의 깨달음을 얻게 만드는 인물로 나온다. 매춘으로 불교를 전파했다는 인도여인 바수밀다의 설화에서 따온 이 이야기는 <나쁜 남자> 못지않은 논쟁을 예감케 한다.11월3일 화곡동 여관골목에서 진행된 촬영분은 원조교제를 하던 친구가 죽은 뒤 친구가 관계를 맺었던 남자들을
매춘이 그들을 구원할지니,<사마리아> 촬영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