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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리스영화를 본 적을 기억하는지? 쉰이 넘은 사람이라면 아마 마이클 카코야니스의 영화 중 하나일 것이다. 그의 <희랍인 조르바>(1965)는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었는데, 사실 미국 자본, 멕시코 배우(앤서니 퀸) 주연, 영어대사로 찍은 영화였다.
아직 쉰이 안 된 사람이라면 아마 테오 앙겔로풀로스 작품일 것이다. <율리시즈의 시선>(사진)의 이 감독은 고압적일 정도로 느리고 자만심이 강한 작품을 만들어, 그의 커리어는 전적으로 각종 영화제에 의존하고 있다. 1950년대에서 7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는 자국의 영화스타들이 따로 있을 정도로 영화산업이 번창했으나, 1974년 많은 영화사를 지원해주고 있던 우익 군사정권이 몰락하고 텔레비전이 발달하면서 대중영화산업은 무너지고 말았다. 언제나처럼 그 공백은 미국영화들로 채워졌다.
그러나 90년대 독일에서 한국에 이르는 많은 나라들처럼 그리스에서도 새로운 세대가 할리우드만이 양질의 주류 엔터테인먼트
[외신기자클럽] 현대 그리스 비극의 종말?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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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관객으로도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어렵다.” 지난해부터 충무로 제작자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볼멘소리다. 제작비가 치솟는 상황을 어찌할 수 없다는 하소연.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이 늘고 있다지만 여전히 극장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영화로선 급증하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버거울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메이저 제작사를 중심으로 DVD 등 부가 윈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아직 타이틀 가격 경쟁, 유통 낙후 등으로 인해 안정적 수익을 낼 만한 구조는 아니지만 표가 보여주듯 확장 일로의 시장인 만큼 이를 개척하기 위한 노력들은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DVD 시장, 잠재력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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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2002년 한국영화 수익성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필자도 연구진으로 참여하여 작업한 연구였는데, 말 그대로 2002년 한국영화들의 수익률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개별 영화별로 정보를 취합하여 분석한 결과물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한국영화들이 대략 편당 5억∼6억원의 손실을 기록하여 손실률이 15∼16% 사이가 될 것이라고 하니, 지난해 한국 영화인들이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졌던 것도 이해가 가는 일이다(이 보고서 전문은 영진위 홈페이지 www.kofic.or.kr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누구나 다 알고 있어 거론하는 것이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문제는 비용 상승의 속도가 수입 상승의 속도보다 빠르다는 사실에 있었다. 이른바 ‘한국형 블록버스터’영화들이 잡아먹은 상승분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비용은 2001년에 비해 30% 이상 상승한 반면(대략 25억원에서 33억원으로 상승했다), 편당 평균 수입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충무로 이슈] 한국영화 ‘외화내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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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저리주저리 내리던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계곡에서 <마지막 늑대>의 촬영은 계속되고 있었다. 범죄없는 마을 무위면의 파출소를 배경으로 두 경찰과 형사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이곳이 바로 정선이다. 이날 촬영은 계속 쏟아붓는 비 때문에 결국 리허설을 하는 것만으로 끝이 났다. 사선에 선 강력계 형사로 살아왔던 형사 최철권(양동근)은 공사장 엘리베이터에 갇혀 3일을 보낸 뒤 강원도 정선의 산골마을 파출소로 자원하지만 이곳을 지키고 있는 순경 고정식(황정민)은 농사를 짓다가 ‘멋지게’ 살고 싶어 6번 도전 만에 경찰시험에 합격한 인물로, 고향보다 더 깡촌인 이곳을 벗어나 제대로 된 경찰 노릇을 하고 싶어한다.하지만 그들의 관할구역은 산과 들. 평소 주임무는 돼지 새끼 아플 때 읍내에 날라주기, 닭 도망갔을 때 잡아주기, 다리 위 가로등 전구 갈아껴주기 등이 일의 전부. 가끔 경찰다운 폼을 잡아보지만 총은 이미 녹슬어 있고, 도박판을 덮친다는 것이 동네 노인들 10원짜리 화투판
가리왕 계곡의 늑대들, <마지막 늑대>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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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이상을 끌어온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내년 1월 1일 가동에 들어간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는 15일 전산망 사업자를 대상으로 연동자격 인증신청 공고를 냈다. 다시 말해 영진위 통합전산망 시스템과 연결하는 데 기술적 문제가 없는지 심사해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화관에게도 통합전산망 가입 의사를 묻는 연동신청 공고를 내고 연동자격 인증을 받은 전산망 사업자를 통하거나 직접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가입하도록 했다.이에 앞서 영진위는 인터파크, 시네매드, 시네시스(구 저스트커뮤니케이션), CJ시스템즈 등 전산망 사업자와 기본적 회선 연결 실험을 거쳤다.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가동에 따라 영화관은 △영화명 △회차 △입장가격 △발권일시 등을 담은 데이터를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영진위에 전달하게 된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가입하면 영화진흥법에 따라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를 20일 범위 안에서 감경받을 수 있다.지금까지는 배급사마다 발표하는 관객 통계가
영화관 통합전산망 내년 1월부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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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옴에 따라 연인용 영화 <러브 액츄얼리>가 3주째 박스오피스 정상을 질주하던 <올드보이>를 2위로 끌어내리고 개봉 2주 만에 1위에 올랐다. 이 영화 홍보사인 올댓시네마는 <러브 액츄얼리>가 13∼14일 서울 48개 스크린에서 10만1천500명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개봉 첫 주말 성적인 41개 스크린, 8만5천명보다 스크린 수도 늘었고 관객도 불었다. 지금까지 누계는 서울 32만3천명, 전국 70만5천명 선.
<올드보이>는 비록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지만 좀처럼 흥행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배급사 쇼이스트가 밝힌 주말 서울 관객은 8만9천명. 서울 누계는 95만명(전국 259만명)으로 1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낭만자객>은 5만4천명으로 3위를 유지했다. 개봉 10일 동안에 서울 22만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82만명을 불러모아 김민종 주연 영화로는 처음으로 전국 100만 고지에 오를 가능성을 밝게
<러브 액츄얼리> 박스오피스 첫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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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예술 및 독립 영화에 상을 주던 뉴욕 영화비평가협회(FCC)가 올해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을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뉴욕의 주요 신문.잡지사 영화 비평가들로 구성된 FCC는 아카데미상에 비해 보다 지적인 영화를 선호하는 전통을 지켜 왔으나 올해는 "대가의 면모를 보여 준 작품"이란 이유로 <반지의 제왕>을 선택했다고 앤드루 존스턴 FCC 회장은 밝혔다.`레이더'지(誌)에 비평을 게재하는 존스턴 회장은 "반지의 제왕은 아름답게 만들어진 순수한 영화이다. 이 작품은 극적 구성과 전투장면에 놀라운 서사적 차원을 부여했으며 강렬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사건들과 매우 복잡하고도 정교한 인물의 성격, 적시적소에 배치돼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적인 코믹 요소 등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격찬했다.FCC는 지난 해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멜로드라마 <파 프롬 헤븐>을 최우수 작품상으로 선정했으며 2001년에는 <멀홀랜드 드라이브>를
<반지의 제왕3> 뉴욕비평가협회 최고작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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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간 한국영화에는 다양한 캐릭터의 간첩이 등장했지만, 이번주 촬영을 마치는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에 등장하는 간첩은 그동안의 영화에서 보여준 냉혹하거나 어리숙했던 이미지와는 다소 먼 신세대 ‘얼짱’ 간첩이다. 얼굴이 예쁘다는 뜻인 ‘얼굴 짱’의 줄임말로 올해 인터넷 최고의 화제어인 ‘얼짱’. 여기에 얼짱이 실제 간첩이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 제작진은 김정화, 공유 그리고 실제 얼짱 출신인 남상미를 앞세워 ‘얼짱커플’ 신드롬을 일으킨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지난 12월7일 부천의 한 패스트푸드점 촬영현장. 스탭, 배우, 보조 출연자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빈 이날 공개한 장면은 남파한 뒤 이곳에서 위장 ‘알바’를 하는 ‘얼짱 간첩’ 림계순과 그녀를 보려고 몰려든 주변 입시 학원생들이 림계순을 보며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장면. 덕분에 얼짱 간첩 역을 맡은 김정화는 비키니 수영복, 웨딩드레스, 어우동 복장을 차례로 갈아입
햄버거집 얼짱을 아시나요? <그녀를 모르면 간첩>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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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최진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예계 복귀 등에 관한 심경을 밝혔다. 최진실은 "내년 3월께부터 소속사에서 제작하는 감성 멜로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예계 복귀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내년 추석쯤 개봉할 예정으로 현재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중이다.그는 "최진실이라는 이름을 반납하고 싶었다"며 그동안의 힘든 시기를 토로한 뒤 "큰 아들 환희가 TV를 보며 누가 멋있다고 말할 만큼 자란 모습을 보고 아이들에게 엄마의 직업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복귀 결심 배경을 말했다.최진실은 이혼 여부를 묻자 "지금은 이혼할 수 없다. 멋지게 이혼하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지만 더 노력하다가 결심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 조성민이 용서를 구한다면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는 "서로 깨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2000년 12월 결혼한 두 사람은 1년 전인 지난해 12월 조성민의 `이혼 결심' 기자
최진실 “내년 3월 영화로 활동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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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통재라!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이 글을 써야만 한다. 그리고 당신은 읽고 난 다음 비분강개한 나머지 눈물을 쏟으면서 항의해야만 한다. 서울 충무로 지하철역에 자리잡은 활력연구소가 2003년 12월 31일에 고아원처럼 강제로 문을 닫는다. 세상은 그렇게 엿같이 돌아가는 중이다. 그렇게 죽어 가는 활력연구소의 최후의 12월 영상전은 ‘우연히도’ 야마가타 다큐멘터리 회고전이다. 그리고 그 초대작 중의 두 편이 가와세 나오미의 눈물겨운 ‘사적(私的) 다큐멘터리’다. 이건 정말 놓쳐서는 안 된다.
먼저 솔직히 말하면 나는 가와세 나오미의 팬클럽 회원이다(그 여자 감독의 사이트에도 가입했다). 가와세 나오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이름만 들어도 혀를 내두른다. 그는 소문난 공주병 환자이다. 같은 말이지만 그는 일본 영화계의 ‘왕따’이다. 성격도 나쁘고, 현장에서 자기밖에 모르는데다가, 심지어 방송에 나와서도 자화자찬에 침이 마른다. 종종 그와 함께 일해 본 사람들은 다시는 같이 하고 싶지
[비평릴레이] 가와세 나오미의 <따뜻한 포옹> 정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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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에스키모인들이 살던 얼음의 땅. 악령의 힘을 빌린 사우리가 경쟁자 툴리막을 누르고 족장이 된다. 세월이 흘러 툴리막의 두 아들 아막주아(‘힘 센 사나이’라는 뜻)와 아타나주아(‘빠른 사나이’)가 어른이 된다. 둘은 부족의 가장 용맹한 사냥꾼으로 인기를 끌게 되고, 사우리의 아들 오키는 이들 형제를 시기한다. 오키는 마음 속에 부인으로 점찍고 있던 아투아마저, 아타나주아와의 주먹대결 끝에 아타나주아에게 뺏긴다. 몇년 뒤 오키 형제들은, 아타나주아 형제의 집을 습격하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타나주아는 먼 곳에서 부족으로 되돌아갈 날을 준비한다.
<아타나주아>는 전에 겪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영화체험을 안겨준다. 에스키모인들에게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에스키모인들이 모여 영화로 만든 최초의 에스키모어 장편영화다. 시대배경은 수백년 전이지만, 디지털로 찍은 화면은 흡사 다큐멘터리같은 느낌을 준다. 서구 문명이 들어오기 전 에스키모인들의 전통적인 의식주 문화를
[새 영화] <아타나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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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세계 애니메이션의 걸작목록을 하나씩 추가시키는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1992년작 〈붉은 돼지〉가 국내 개봉한다. 미야자키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은 돼지〉도 오래전부터 불법복사 테이프를 통해 ‘아는 사람’에게는 다 알려진 걸작 중 하나다.
〈붉은 돼지〉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경고와 공중비행으로 상징되는 자유의지 같은 미야자키 작품의 공통분모를 담고 있으면서도 몇가지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거리를 둔다. 우선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어린아이나 소녀가 아니라 나이든 돼지다. 1차대전이 끝난 1920년대 말 돼지 포르코 로소는 무인도에서 혼자 지내며 하늘의 해적인 공적을 소탕하고 그 현상금으로 살아간다.
스스로 마법걸어 돼지로 변신
본래 마르코라는 이름의 공군비행사였던 그는 전쟁이 끝난 직후 스스로 마법을 걸어 돼지가 된다. 그는 왜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게으름과 미련함의 상징인 돼지가 됐을까
미야자키 1992년작 <붉은 돼지> 한국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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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살인의 추억>(제작 싸이더스)이 한국영화감독협회와 춘사나운규기념사업회가 15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제11회 춘사나운규영화예술제 시상식에서 대상을 비롯한 7개 부문상을 석권했다.
올해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살인의 추억>은 대종상, 영평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주요 부문을 휩쓴 데 이어 이번에도 대상을 비롯해 감독상(봉준호), 남우주연상(송강호), 각본상(봉준호ㆍ심성보), 남우조연상(박노식), 촬영상(김형구), 편집상(김선민) 등 7관왕을 차지했다.
심사위원특별상은 김유진 감독의 <와일드 카드>에 돌아갔으며 <지구를 지켜라>는 신인감독상(장준환)과 신인여우상(황정민), <클래식>은 조명상(박찬원)과 음악상(조영욱),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미술상(오상만)과 기획제작상(이승재) 등 각각 두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밖에 여우주연상은 문소리(바람난 가
<살인의 추억> 춘사상 7개 부문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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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이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가 북미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15일 미국 영화흥행 전문업체들의 집계 결과 1천700만달러 수입을 올려 지난 주 1위 작품 <라스트 사무라이>(Last Samurai, 1천410만달러)를 추월했다. 소니영화사로서는 올해 아홉번째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이 됐다. 톰 크루즈 주연의 워너 브라더스사(社) <라스트 사무라이>는 데뷔 첫 주보다 42%나 흥행수입이 줄었으나 개봉 이후 열흘 동안 4천680만달러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보비, 피터 패럴리 감독의 최근 영화로 쌍둥이 형제가 스타를 꿈꾸며 할리우드에 진출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스턱 온 유>(Stuck on You)는 영화비평가들에게 수준 이하라는 평
<사랑할 때..> 북미영화 박스오피스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