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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는 전후 세대가 만든 첫 전쟁영화답게 이념은 관심 밖이며, 가족애와 형제애가 모든 명분을 압도한다. 순진해 보이지만 한국의 모든 세대, 아마도 해외관객까지 편히 수용할 만한 영리한 설정이다.
구두닦이로 동생을 뒷바라지하는 진태(장동건), 온유하며 총명한 동생 진석(원빈), 진태의 노모와 약혼녀 영신(이은주)은 가난하지만 근면하며 서로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다. 전쟁이란 악마가 선한 그들을 갈가리 찢는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형제애를 절대선, 전쟁을 절대악으로 양극화하는 극히 친절하며 극히 단순한 대중영화다. 전쟁이란 절대악을 147억의 제작비가 동원된 엄청난 살육의 스펙터클로 전시하며, 그 맞은편에 전장에 끌려나온 두 형제의 미모와 눈물겨운 우애를 배치하는 것이다.
대립하는 선악의 접점에 진태가 있다. 이 영화는 실은 진태의 영웅담이다. 이 영웅은 공동체에 헌신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가족에 헌신하는 멜로의 영웅이며 동시에 전쟁영웅이다. 동
[비평릴레이] <태극기 휘날리며>, 허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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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가 8일까지 전국 933만5천명을 동원하며 1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천만 대기록 달성은 다음 주중 이뤄질 전망. 이는 국민 4.7명당 한 명씩 영화를 관람한 셈이 된다. 3월 중순까지 계속 상영될 전망이어서 1천100만명이나 1천200만명 동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인다.<실미도>의 순제작비는 83억원. 마케팅비(프린트 비용 포함) 27억원을 합하면총 제작비는 110억원에 달한다. 총 제작비 11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개봉 2주만인 이달 초 이미 손익분기점은 넘긴 셈이다.사상 최고의 흥행작 <실미도>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얼마나 될까.한국은행은 <친구>에 대해 중형차 3천24대 분량에 해당하는 1천158억원 정도의 경제파급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경제 파급 효과 3천억~4천억삼성경제연구소의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실미도>의 경제 파급 효과는 3천억원에서 4천억원 가량이라고 전망했다.극장 매출
1천만 관객 <실미도>의 경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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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께 성인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상영관이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영화 수입ㆍ배급사 유니코리아는 11일 "다음 주중 전국 20여개 극장이 제한상영관 설립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10일 오후 영상물등급위급위원회의 수입추천 심의를 통과한 '칼리귤라'가 첫 상영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 회사 한상윤 대표는 "이들 극장의 개관일을 4월 1일로 잡고 있다"면서 "현재이 제한상영관에서 상영될 만한 영화 네 편을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 영화도 연간 10여편 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칼리귤라>는 <올 레이디 두잇>으로 알려진 틴토 브라스 감독이 연출을 맡고 성인잡지 팬트하우스사가 만든 영화로, 로마의 황제였던 칼리큘라의 성도착적 행태를 담고 있다. 미국에서는 X등급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60분 가량 삭제된 92분 버전으로 극장에서 상영된 바 있다.수입사는 지난 달 초 <칼리귤라>의 무삭제판을 영등위 심의에 넣었다가 수입추천 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영등위
성인전용 제한상영관 처음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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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이전에는 1천만명 관객 동원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한 영화를 1천만명이 관람했다는 것은 실제로 극장을 찾을 수 있는 관객 중 두 명에 한 명은 영화를 관람했다는 얘기. 게다가 <튜브>, <청풍명월>, <천년호> 등 거대예산영화들의 참패가 이어지자 1천만 관객 시대가 이렇게 일찍 올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하지만, 뚜껑을 열자 마자 <실미도>는 연일 기록을 경신했고 급기야 1천만 관객은 거뜬히 넘어설 태세다. 게다가 최근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의 초반 흥행세는 <실미도>를 압도하고 있다.이제 '파이'는 1천만명 만큼이나 커졌다. 거대 예산 영화에 대한 투자는 한결 쉬워질 것이며 관객들의 한국 영화에 대한 호감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한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도 한층 높아질 전망. 또한 국내의 '대박'은 해외 수출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하지만 <실미도
1천만 관객, 한국영화의 빛과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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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별이 번쩍하도록 흠씬 얻어 맞았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멍청하고 촌스럽게 나오더라구요. 상상의 커피숍 장면에서 느끼한 표정을 짓는 것도 재미있고요. 로맨틱 코미디로 영화를 시작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제게 웃기는 면이 있다는 걸 깨달았지요. 저도 시사회에서 실컷 웃었어요."
20일 개봉 예정인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 시골 약사 희철로 출연한 강동원(23)은 톱모델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초보 영화배우. MBC 드라마 과 <위풍당당 그녀>에 출연한 뒤 브라운관의 인기를 업고 스크린으로 영토를 넓혔다.
데뷔작에서 주연을 맡아 어깨가 무거울 만도 한데 "시나리오가 설정한 상황이 워낙 재미있어 즐겁게 연기했다"고 여유를 부린다.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컷마다 나눠 찍는 것도 몰랐어요.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더라구요. 대신에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고 제가 노력을 기울일 만한 여유를 주는 것이 좋았어요. 제깐에는 최대한 열심히 해서
[인터뷰] <그녀를 믿지 마세요> 강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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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에 이어 <효자동 이발사>에 출연 중인 문소리가 5월 크랭크인할 영화 <사과>를 차기작으로 택했다. <사과>는 한 여자와 그녀가 사랑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 20~30대 남녀의 연애와 결혼, 사랑에 대한 솔직하고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문소리는 사랑과 일 모두에 솔직한 여주인공 현정 역을 맡았다. 결혼이라는 굴레를 버거워하는 애인 민석 역과 어설프지만 솔직히 다가와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되는 남자 상훈 역은 현재 캐스팅중이다.
제작ㆍ투자ㆍ배급사 청어람의 두 번째 영화이며 신인 강이관 감독의 데뷔작인 <사과>는 10월께 개봉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
문소리가 선택한 다음 영화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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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타이 관광청이 주관하게 된 방콕국제영화제는 올해도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 영화제쪽은 해외에서 초청한 기자단들에게 타이 관광일정이 포함된 스케줄을 2주 전에 전달해주는 반면, 자국 감독인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에겐 그의 신작 <오케이 베이통> 상영 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참석해 달라는 부탁을 당일날 아침 전화로 전달했다. 이 Q&A 프로그램은 당연히 취소됐다. 행사 진행자는 감독이 극장으로 오고 있는 중이지만 차가 너무 막혀서 시간 내에 도착 못할 것이라고 해명하고 관객을 돌려보냈다. 그러나 이후에 만난 감독에게서 들은 대답은 그 부탁엔 처음부터 응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좀더 영화제스러워진 외형
어쨌거나 이 명분있는 국제적 홍보행사를 좀더 다듬어내기 위해 타이 관광청은 올해 새로운 인력을 불러들였다. 팜스프링스영화제 관계자였던 크레이그 프레이터와 제니퍼 스타크를 각각 방콕국제영화제의 이그제큐티브 디렉터와 프로그래밍 디렉터라는 실질적 지휘관 자리로
[현지보고] 제법 의젓해진 방콕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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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를 시작하며 이탈리아영화공사인 ANICA에서는 지난 1년의 이탈리아 영화계를 결산하는데, 올해 나온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해는 이탈리아영화가 매우 저조한 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이탈리아영화의 시장점유율은 22%를 유지했으나, 벌어들인 액수는 2002년에 비해 250만유로가 줄어들었다. 반면, 미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4.3%가 상승해, 전체 수익의 64.5%를 차지하였고, 유럽영화의 점유율은 4.4%가 줄어들어 이탈리아영화뿐 아니라, 국내시장에서 유럽영화의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 가장 큰 수익을 벌어들인 영화는 5편 정도인데, 그중 크리스마스에만 개봉하는 치네파네토네 섹스코미디영화가 두편, <인도의 나탈리>(사진)(NATALE IN INDIA), <나일에서의 크리스마스> (NATALE SUL NILLO)으로 막강한 흥행 행진을 하고 있다.
해외배급과 수입에서는 114편의 영화가 해외로 배급되었으며, 98편의 영화가 제작되었고, 정부 지원
[로마] 2003년 이탈리아 영화계는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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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관객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코미디?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내놓은 ‘2003 영화관객의 영화관람 행동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관객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액션〉코미디〉애정·멜로〉추리·스릴러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코미디는 가장 자주 보는 장르로 꼽혔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 조사에 비하면 5% 이상 하락세를 보이며 선호도 부문에서 1위를 내줬다. 코미디 기세가 꺾인 반면, 추리·스릴러 장르는 선호도와 관람빈도 수 모두 5% 이상 껑충 뛰어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전통적으로 극장가에서 홀대받아왔던 추리·스릴러 장르는 지난해 <살인의 추억>의 흥행을 발판으로 관객의 관심을 환기하는 데 성공한 듯하다.
[그래픽뉴스] “액션이 가장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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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영화산업 대표 주자들의 합종연횡이 줄을 잇고 있다. 시네마서비스(사진)가 플레너스로부터 물적분할하여 독자노선의 길을 모색하고 있고, 명필름과 강제규필름은 기존 상장회사와 주식교환 형식으로 하나의 회사로 결합했다. 싸이더스는 코스닥 등록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였는가 하면, 매니지먼트 회사인 싸이더스HQ는 상장회사 주식을 매입하여 본격적으로 영화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흥미로운 건 ‘메이저 레이블’이라 할 수 있는 싸이더스, 명필름, 강제규필름이 모두 이러한 움직임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제작사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기업변동의 방향은 다소 기이하다고 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2000년 이후 한국 영화산업의 변화는 대부분 수직적 통합화를 향해 움직여왔다. 이는 전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거니와 할리우드에 대항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확립해야 하는 한국 영화산업에서는 일종의 당위로 생각되어져왔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세 회사는 이러한 흐름을 거부하고
[이슈] 21세기형 한국 문화기업의 모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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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의 정치참여는 새삼스럽지 않지만, 총선을 앞두고 영화계에 새로운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창동, 문성근, 명계남씨 등의 노무현 지지와 별도로 민주노동당에 대한 집단적이고 공개적인 지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열린우리당과 관련해선 정지영 감독이 비례대표 선정위원으로, 명계남 이스트필름 대표가 ‘국민참여 0415’에서 공개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관건은 공개적 지원이 아니라 출마 여부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문성근, 명계남씨 등 이미 알려진 인사들에게 끈질지게 출마를 요구하고 있으나 본인들의 거부 의사가 워낙 완강해서 몇 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필름의 이은 감독에게 의사를 타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A씨와 B씨 등 영화계 중견 인사들과의 의견조율이 다음주 중 끝날 것으로 보인다. 문성근씨는 “10년 전부터 선거 때만 되면 내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번에도 확실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이덕행 전 서울종합촬영소 소장이 남양주시 후보경선에 참
[인사이드 충무로] “진보정당 진출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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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사투리는 편안하게 하면 됩니다.” 모니터 앞에 앉아 있던 윤인호 감독이 급기야 신발가게 안으로 들어와서 한마디 던진다. “시끄럽다. 이눔아야. 아침부터 재수없게시리….” 백태낀 엄마(정선경)의 눈을 보고 신발가게 주인이 여민(김석) 모자를 내쫓는 장면인데 경상도 사투리 대사가 매끄럽지 않아 자꾸 NG가 난 것이다. 70년대 경상도 마을이 배경이지만 정작 신발가게신 촬영을 하는 곳은 전북 김제의 한 재래식 시장이다. 일요일 오전인데도 구경나온 동네사람들이 쓰는 전라도 사투리와 가게 안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경상도 사투리가 왁자지껄 마구 뒤섞이며 마치 어느 시골 시장통에 서 있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겨우 사투리가 정리되지만 이번에는 정선경이 들고 있는 운동화를 확 나꿔채는 장면에서 신발이 자꾸 떨어지는 바람에 두어번의 NG가 난 끝에 16신이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18신은 여민의 통쾌한 복수장면으로, 신발가게 유리를 와장창 깨뜨려야 하는데 유리가 금만 가거나 엉뚱한 지점에 깨지거
한번에 좀 깨져랏! - <아홉살 인생>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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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95%쯤? 거의 다 찍었어요. 아예 오늘 보여드릴까?”모니터에 떠오른 타임라인 위로 장진 감독이 마우스를 긋자, <아는 여자>의 현장편집본이 조그만 윈도 안을 휙휙 스쳐간다. 그날그날 꽤 세세한 부분까지 편집을 해온 장진 감독이 가늠하는 A프린트의 길이는 134분. 남은 5%는 오늘 주인공들이 관람하는 영화 속 영화 <혈통 깊은 전봇대>의 4분 분량이다. 짤막하지만 <그녀에게>와 <미술관 옆 동물원> 속 작은 영화들이 그랬듯, <아는 여자> 전편에 숨어 흐르는 사랑에 관한 판타지를 함축한 그림액자 같은 대목이 될 것이다.월요일 밤. 분당의 한 멀티플렉스에 들어서는 50여명의 관객 중에 “대체 같이 왜 왔을까?” 싶은 데면데면한 커플이 있으니 바로 <아는 여자>의 주인공 동치성(정재영)과 한이연(이나영)이다. 야구선수 동치성은 최근 애인에게 버림받은데다 3개월밖에 못 산다는 벼락통고를 받았다. 사랑이 뭔지, 사는 게
그 여자, 그 남자의 사정, <아는 여자>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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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네티즌들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흥행이 <실미도>를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씨네21이 지난 2월 3일부터 2월 9일까지 인터넷 사이트에서 진행한 "강제규 감독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태극기 휘날리며>의 예상 흥행 성적"을 묻는 질문에, 총참여자 990명 중 대다수인 725명은 "현재 <실미도>의 1000만 도전 이상"이라고 답해 73%이상이 압도적으로 <태극기 휘날리며>의 흥행성적을 <실미도>보다 높게 점쳤다.
"<친구>의 818만 정도"는 10.71%, "<쉬리>의 620만 정도"는 6.36%, "<살인의 추억>의 530만 정도"는 5.45%, "<스캔들>의 350만 정도"는 4.24%로 응답해 흥행성적이 낮아질수록 반응도 떨어지는 현상을 나타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지난 2월 5일 개봉해 사전영화 예매율 1위, 최다 스크린수 1위, 역대 개봉첫주
<태극기 휘날리며> 흥행, <실미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