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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사랑은 권력관계다. 더 사랑하는 쪽이 약자다. 더 사랑하는 쪽이 언제나 지게 되어 있는 불평등한 게임이 사랑이다. 꼭 남녀관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부모와 자식의 사랑(이보다 더 일방적인 관계는 흔치 않다), 국가와 국민의 사랑(한쪽이 다른 한쪽의 사랑을 자꾸 시험하려고 든다), 팬과 스타의 사랑(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되는 경우가 꽤 흔하다)의 실례에서 볼 수 있듯 이 세상 여러 종류의 사랑 안에 파워게임의 속성이 잠복돼 있다. 여자와 여자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몬스터>의 두 여자는 연인 사이다. 남들은 그들은 레즈비언이라고 부른다. 리는 셀비를 사랑한다. 그야말로 죽도록 사랑하면서 모든 것을 다 바친다. 물론 셀비도 리를 사랑할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 사랑의 무게는 가볍고 사랑의 표정은 가변적이다. “우리는 돈이 하나도 없는데, 나는 밥을 굶고 있는데, 너는 왜 매춘을 하지 않는 거야” 라고 자못 천진하게 묻는 것이 셀비의 사랑
[정이현의 해석남녀] <몬스터>의 리와 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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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숨진 여배우 캐더린 햅번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미국 코네티컷주의 여름 별장이 600만 달러에 매각됐다. 올드 세이부룩 마을의 물가에 자리잡고 있는 햅번의 오두막집을 산 사람은 뉴욕에서 회사를 경영하는 프랭크 사이엄씨로 그는 1938년에 지어진 햅번의 별장을 깨끗하게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이 마을에 또다른 작은 집을 소유하고 있는 그는 "햅번의 별장은 마을의 보석"이라면서 "햅번의 집을 부술 계획은 없다"고 말했으나 그 집에 직접 들어가 살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햅번이 어린 시절을 보내던 이 집은 8천300 평방 피트 크기로 침실만 9개를 갖추고 있으며, 코네티컷강이 롱 아일런드 사운드와 만나는 지점에 물에 둘러싸인 요새처럼 자리자고 있다. 이웃 주민들은 "어디 가든 올드 세이부룩에서 왔다고 하면 캐더린 햅번을 아느냐는 질문을 받고 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햅번의 집이 완전히 철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분위기다.(뉴
캐서린 햅번 별장, 600만 달러에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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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터미널>이 다음달 1일 이탈리아에서 개막하는 제61회 베니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 스필버그는 지난 98년 55회 때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영화제의 문을 연 바 있다. 톰 행크스와 캐서린 제타 존스가 출연하는 <터미널>은 고국에서 일어난 쿠데타로 미국과의 국교가 단절돼 뉴욕 JFK 공항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9개월 동안 머물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내에서는 27일 개봉한다.올해 베니스 영화제의 메인 경쟁부문 '베네치아61'(Venezia 61)에는 한국영화 <하류인생>(임권택)을 비롯해 대만 감독 허우샤오셴(侯孝賢)의 <카페 뤼미에르>(Coffee 時光),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의 <버스>(Birth), 거장 빔 벤더스의 신작 &l
베니스 개막작에 스필버그 신작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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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 8월6일부터 ‘존 포드 걸작선’ 상영앙드레 바쟁의 말처럼 서부극이 “영화 그 자체의 기원과 거의 일치하는 유일한 장르”라면 그는 영화의 기원과 일치하는 몇 안 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숱한 장르를 섭렵한 대가 하워드 혹스조차 “데뷔 시절 매번 그를 베끼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그건 마치 “작가라면 헤밍웨이와 포크너와 존 도스 페소스와 윌라 카서를 읽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고는 끝내 “서부극만큼은 그보다 잘 만든 것 같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저명한 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 역시 “장 르누와르와 오즈 야스지로가 그러하듯이 너무 많이 알려졌지만 동시에 너무 알려지지 않은 영화작가”라고 미지의 황무지로 그를 정의했다. ‘그’가 바로 미국 서부극의 수호신이자, 미국영화 역사의 거장으로 남아 있는 존 포드다.존 포드는 잭 포드라는 이름으로 1917년 감독 데뷔하여 1923년까지 많은 연출작을 내놓았다. 1930년대 말부터 존 포드 영화의 진수를 인정받기
서부극으로 사유했던 영화 거장, <존 포드 걸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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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수) 오전 10시, 귀여운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만화가 박재동, 김수정을 비롯하여 <왕후 심청>의 감독 넬슨 신이 참석한 캐릭터 세러머니와 함께 SICAF 2004의 포문이 열렸다. 이후 오후 5시 30분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펼쳐진 SICAF 2004 개막식에는 개막작 <개구리의 예언 Raining Cats and Frog>의 감독 자크-레미 제라르, 러시아 필롯 스튜디오의 프로듀서이자 감독으로 재직 중인 미하일 알다신, 중국애니메이션학회 부회장 창 꽝시 등 미국, 독일, 영국 등 다양한 나라의 해외 애니메이션 감독, 관련인사가 참석하였으며 이춘만(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 심영섭(영화평론가), 김문생(원더풀 데이즈 감독) 등 ANIMASIA 본선 심사위원과 만화가 고우영, 박재동, 김수정, 이두호 및 김청기 애니메이션 감독 등이 참여해 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위상을 확인시켜 주었다.
<봄날의 곰의 좋아하세요>를 연출한 용이 감독과
SICAF 2004 화려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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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서울지역 한국 영화의 점유율이 4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M픽쳐스가 5일 발표한 '2004년 7월 영화시장 분석'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서울 지역에서 한국 영화를 관람한 관객은 모두 211만3천755명으로 전체의 43.0%였다. 5월 61.1%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6월의 33.6%보다는 9.4% 포인트 높아져 반등 기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는 2.9% 포인트 하락한 수치.7월 한 달간 상영된 한국 영화는 모두 8편. 지난해에 비해 두 배가 증가했지만 편당 관객 수는 50만명에서 26만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높은 점유율만큼 작품당 수익률은 그다지 높지 못했던 셈이다.한편 한달간 서울 지역 전체 관객 수는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491만8천410명으로 7월 중 역대 최다 관객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월별로 따지면 지난 1월의 502만9천750명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많은 것이며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는 13.5% 증가한 수치다.배급사별 관객
7월 한국 영화 점유율 43%로 반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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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변신한 <얼굴없는 미녀>의 김혜수김혜수(34)가 벗었다는 건 분명 화제였다. 평소 과감한 패션 스타일을 선보여왔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그가 야한 의상을 입었던 적조차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시사회가 열리기 전 사람들의 관심은 어쩔 수없이 그의 '노출'에 있었다. 드디어 영화 <얼굴없는 미녀>(감독 김인식, 제작 아이필름)의 뚜껑이 열렸다. 시사회 등을 통해 미리 작품을 본 관객은 그의 몸이 아닌, 그가 보여준 연기에 빠져들었다. 낯선 느낌, 강렬한 화면, 몽환적인 분위기. 뭔가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하지만 결국은 '내 속의 뭉클한 감정을 끄집어내는 것 같다'는 말을 고백처럼 털어놓게 만드는 영화다.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과거 속에 묻혀사는 여인과 그를 치료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과거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정신과 의사의 의식 흐름을 좇아간다. 영화 촬영 내내 초긴장 속에서 살았다는 김혜수를 만났다.내가 할 수 있을까상당히 철학적이거나 아니면 너무
“영화 보면 몸이 아닌 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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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건, 이제마에 이어 이번엔 장보고’
KBS <태조왕건> <태양인 이제마>에서 주인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탤런트 최수종이 이번에는 '해상왕 장보고'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최수종은 KBS 2TV가 오는 11월 17일부터 방영 예정인 50부작 HD 역사드라마 <해신>(원작 최인호, 연출 강일수)의 주인공을 맡았다. "시놉시스를 보면 해상왕 장보고는 딱 주인공같은 캐릭터죠. 말수 적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그런 인물입니다. 그런데 원작을 보면서 공부한 결과 굉장히 절제하는 인물이더군요. '아 이 인물이 이 상황에서는 이랬을 것이다'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하나하나 표현해 나가고 싶습니다"
3일 오후 전남 완도의 소세포 오픈세트장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최수종이 털어놓은 배역에 대한 설명이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망설였다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씀드렸죠. 과연 제가 그동안 해왔던 왕건이나 이제마와 완벽하게 다른 인
[인터뷰] KBS 드라마 <해신> 장보고역의 최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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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식을 줄 모르는 한류열풍을 관광수입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권을 집중 공략하는 관광정책을 발빠르게 만들어 내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홍보단은 내달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을 방문, 이 지역 여행사들을 상대로 '2005 경기방문의 해' 홍보에 나선다. 경기관광공사는 또 같은 시기 예정된 'JATA(Japan Association of Travel Agents.일본여행사연합) 박람회'에도 참가, 경기방문의 해를 소개한다.경기관광공사는 이곳에서 오는 10월부터 일본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대장금>이 겨울연가 못지 않은 한류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대장금> 촬영지 화성행궁과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묶는 <대장금> 체험 상품으로 일본 관광객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화성행궁은 조선조 정조대왕이 화성을 축성하며 임금 행차 때 묵는 궁으로 함께 지은 것으로 경기도와 수원시가 270여억원을 들여 지난 2002년 봉수당,
아시아 관광객 끌어오는 한류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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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이 겨울연가(일본명 후유노소나타)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일본 최대의 광고사 덴쓰(電通)가 선정한 상반기(1-6월) 일본 화제 상품 4위에 올랐다. 덴쓰는 7월 2-6일 인터넷을 통해 15세 이상의 남녀 1천명에게 상반기 화제상품을 고르도록 한 결과 아테네올림픽과 DVD레코더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고 5일 밝혔다.
덴쓰는 신문, 잡지 등에 보도된 것 중에서 화제성이 있다고 판단한 `상품' 160개를 선정한 후 이를 대상으로 ▲알고 있다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유행하고 있다 등 4개 항목에 걸쳐 평가하도록 해 결과를 토대로 순위를 매겼다.
3위는 건강붐을 타고 인기를 얻은 간수((苦鹽)상품이 차지했다. 5위와 6위는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와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각각 차지했고 만년 꼴찌 경주마 하루우라라가 7위에 올랐다. 30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세계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친다>는 8
배용준, 日상반기 화제상품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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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정은임 아나운서(36)가 끝내 사망했다. 정 아나운서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4일 오후 6시반 뇌부종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숨을 거뒀다. 정확한 사인은 중증뇌부종연수마비.그는 지난달 22일 오후 2시 40분 한강대교 남단 흑석동 삼거리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교통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졌다. 병원으로 옮겨 4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큰 사고였다. 병원 측은 "수술 후에도 뇌사상태보다 더 나쁜 상황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수술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뇌부종을 이기지 못하고 이런 결과가 됐다"고 밝혔다.지난 92년 MBC에 입사한 정 아나운서는 '정은임의 FM영화음악'을 오랫동안 진행하며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MBC 업무혁신위원회 위원과 노동조합 여성부장으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팬들은 그의 쾌유를 바라는 글을 인터넷 팬카페 등에 꾸준히 올리며 안타깝게 지켜봐왔다.유족으로는 남편과 아들 한 명이 있다. 장례는 MBC 사우장으로
MBC 정은임 아나운서, 끝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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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 <미션 임파서블>로 유명한 할리우드의 톱스타 톰 크루즈(42)가 니콜 키드만과 이혼, 페넬로페 크루즈와 이별 등을 잇따라 겪었음에도 사랑과 결혼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영국의 타블로이드판 대중지 데일리 미러는 3일자에서 톰 크루즈가 "나는 결코 사랑때문에 쓰러지지 않는다. 나는 인간관계를 사랑하는 사내이며 여성을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연인이던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와 헤어진 크루즈는 "나는 다시 결혼하려 하는 사내이며 그것(결혼)을 포기하지 않겠다. 나는 그런 식의 우정과 친교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어느날 다시 결혼할 것이라는 점을 안다. 나는 누군가를 언젠가 만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나는 그에 맞춰 또다른 행보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배우 키드만, 미미 로저스와의 두차례 결혼생활을 모두 이혼으로 끝맺었던 크루즈는 이상형 여성이라면 자신의 사랑에 대한 모험적 추구들을 공유하게
톰 크루즈, “사랑과 결혼 포기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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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우리는 록 탄생 50주년을 퍽이나 작위적으로 기념했다. 록은 음악일 뿐만 아니라 예술에 대한 어떤 관념이다. 그것은 비판, 젊음, 자유- 그것을 깎아내리는 자들에게는 죽음, 마약, 퇴폐- 같은 것과 연관된 급진적인 낭만주의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도 록은 대개의 경우 영화산업에 길들여졌다. 배우 엘비스는 가수 엘비스의 김빠진 꼴이었고, 화면에 비친 비틀스는 인상 좋은 꼭두각시 같았다. 몇몇 영화인들만 동시에 로커가 되는 법을 알았다. 파스빈더 같은 사람이 그 예다. “영화의 본질은 단순히, 비타협적으로, 진실을 외치는 것”이라고 말한 그는 ‘더 후’의 기타리스트 피트 타운젠드의 말을 되받는 셈이다. “섹스 피스톨스를 듣는 즉시 깨닫게 되는 것은 그게 실제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사실 시드 비셔스의 폭력성은 파스빈더의 그것만큼 실재했기에 매혹적이었다. 섹스 피스톨스는 연주하는 법을 몰랐다. 소음을 만들어낼 뿐이었다. 그러나 시드와 조니가 던지는 사악한 미소와 독기 뿜는 눈빛
[외신기자클럽] 영화와 록을 연결하려는 유일한 축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불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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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감독 9인이 모여 회사를 설립했다. 권칠인, 김성수,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 이재용, 이현승, 유하, 허진호 감독(가나다순)이 그들이다. 지난 6월 말 법인 등록한 이 유한회사의 명칭은 ‘나인 디렉터스’(대표 이태헌). 지금까지 알려진 ‘나인 디렉터스’의 설립 목적은 특정 작품의 사전 개발비를 확보하면서도, 제작에는 참여하지 않는 새로운 창작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감독들의 작품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사전에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그러나 최초 제안자로 알려진 권칠인 감독(사진)은 “실무적인 일은 이태헌 대표와 이현승 감독이 일임하고 있고, 일의 윤곽이 잡히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개별 언급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태헌 대표 역시 “정식 보도자료 작성 전까지는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여기에는 저간의 사정이 있다. 이현승 감독에 따르면 “최저 자본금을 공동출자하여 회사 설립을 한 것 외에 아직 뚜렷하게 가시화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지
[인 사이드 충무로] 영화제작 시스템의 새로운 모델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