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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9일 인천시립대에서 류승완 감독의 신작 <주먹이 운다> 2차 현장공개가 있었다. ‘쇠절구도 갈아야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다’ 등의 살벌한 문구가 붙어 있는 을씨년스러운 체육관에서 이루어진 이날의 현장공개는, 상환(류승범)이 권투부 주장과 스파링을 벌이는 장면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상환이 박 사범(변희봉)에게 특박을 따내기 위해 전국체전에 출전시켜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을 위한 것이었다. 류승완 감독의 연기지시가 예전보다 좀 자유로워진 것 같다는 질문에 “소리를 좀 덜 지르고, 부드러워진 것 같다”며 말을 꺼낸 류승범은 “특별한 지시를 받기보다는 현장에서의 느낌들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더 편해진 것 같으면서도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속 권투장면을 위한 연습량을 묻는 질문에 “<주먹이 운다>에 가슴을 울리는 주먹 한방이 있다면 권투 능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현답을 들려준 그는 “가을을 좀 타는 편인데, 최
<주먹이 운다>, 2차 촬영현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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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토비 맥과이어가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의 배급을 막은 혐의로 고소당했다. 문제의 영화는 1995년에 만들어진 저예산 흑백 인디영화 <돈스 플럼>(Don's Plum). 한 간이식당을 자주 찾는 친구들을 중심으로 한 영화다. 이 영화의 제작자 존 쉰들러에 따르면, 디카프리오와 맥과이어가 이 영화를 배급할 경우 다시는 함께 일하지 않겠다고 배급사에 위협했다는 것이다. 쉰들러는 이에 대한 피해배상금으로 3800만달러를 요구하는 고소장을 12월17일 법원에 제출했다. 디카프리오와 맥과이어 쪽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영화와 관련된 소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9년에 두 배우는 또다른 제작자와 이 영화를 배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1000만달러에 합의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배급하는 것에만 동의했다. 이들은 ‘한 친구에 대한 호의’로 이 영화에 참여했으며 장편상업영화로 만들지 않는다는 합의아래 촬영한
디카프리오·토비 맥과이어, 영화 <돈스 플럼> 배급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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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윤진(31·사진)씨가 내년 6월 촬영에 들어갈 미국영화 〈조지아 히트(Georgia Heat)〉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조이 럭 클럽〉의 자넷 양이 프로듀서를 맡고 신인 감독 모라 스테픈스가 연출하는 이 영화에서 김씨는 인기배우 빌리 밥 손튼과 호흡을 맞춘다.
김씨의 매니저 박정혁씨는 20일 〈연합뉴스〉회견을 통해 “10월 출연 제안을 받은 이래 제작진 등과 수차례 의견을 교환했다”며 “최근 논의가 급진전되어 김씨의 주역 발탁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현재 밀라 요보비치와 〈페이드아웃〉을 찍고 있는 빌리 밥 손튼은 김씨가 출연 중인 미국 〈ABC 방송〉의 드라마 〈로스트〉를 본 뒤 협연을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출연 교섭은 현재 그가 전속되어 있는 할리우드의 메이저 에이전시(기획사)인 윌리엄 모리스가 적극 추천해 진행했다고 한다.
〈조지아 히트〉는 60년대 미국 남부로 이민을 떠난 한 한국여인의 기구한 삶을 다룬 영화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남부 조지아주를 배
김윤진, 할리우드 영화 주연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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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으로 말하자면 난 김일 세대다. 초등학교 시절, TV에서 본 김일 선수의 박치기는 늘 우리들의 화제였다. 바로 그 무렵 김일의 대스승이 역도산이라는 풍문을 들었다. 이런 전설 속의 역도산이, 그를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를 30㎏이나 불린 배우 설경구를 통해 돌아왔다. 역도산은 패전 후 미군 점령기 일본에서 천황 다음의 인기를 차지했다는 프로 레슬러다. 1924년 일제 강점하의 조선에서 태어나 씨름 선수를 하다가 일본에 건너가 스모를 배운다. 스모의 최고 자리를 꿈꾸었으나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좌절하자 미국에 건너가 레슬링을 익힌다. 그리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패전 이후 정치적, 군사적으로 미국에 복속되어 버린 일본인들의 민족 정서를 동원할 수 있는 스포츠 쇼를 연출한다. 역도산의 ‘가라테 촙’에 거구의 미국 백인 레슬러들이 나가떨어지는 장면은 패전한 일본에 제공된 전대미문의 신파 활극이었다. 물론 여기서의 최대 아이러니는 가라테를 구사하는 역도산이 조선인이라는 데 있다. 전 식민
[비평 릴레이] <역도산>, 김소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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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됐던 1979년 10월 26일의 10.26사태를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가 제작돼 일부 정치인과 관련인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영화의 제목은 심수봉의 곡명으로도 친숙한 ‘그때 그사람’을 연상시키는 <그때 그사람들>. 그동안 한번도 언론에 공식적으로 노출된 적이 없는 <그때 그사람들>은 지난 9월 10일 촬영을 시작해 최근 촬영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강제규&명필름은 보도자료를 통한 입장표명에서 “대통령 시해사건을 다뤘다는 이유 때문에 정치적으로 불필요한 해석을 유발하여 영화에 대해 그릇된 평가가 내려질 것을 우려해 그동안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힌 후 “이 영화는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라 그 주변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블랙코미디풍 작품”이라고 애써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제작사의 의도와 상관없이, ‘박정희 시해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직접적인 소재로 다루기 때문에 이런저런 뒷말은
10.26사태 정면으로 다룬 <그때 그사람들> 촬영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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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영화 최고의 수확은 포도주의 명산지인 캘리포니아에서 거둘 확률이 높아졌다. 샌타바버라로 와인 시음 여행을 떠난 두 중년 사내의 이야기인 <사이드웨이스>(Sideways)를 두고 뉴욕과 LA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의 비평가들이 거의 일치된 환호를 보냈다.
<사이드웨이스>는 뉴욕비평가협회가 선정하는 작품상 등 4개 부문, LA비평가협회 선정 5개 부문을 휩쓰는 등 주요 비평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축배를 높이 들었다. <어바웃 슈미트>를 만든 인디 작가 알렉산더 페인의 <사이드웨이스>는 실패한 작가이자 남편이며 고등학교 영어선생인 마일즈(폴 지아매티)가 단짝인 전직배우 잭(토머스 헤이든 처치)과 캘리포니아의 와인 농장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길 위에서 자신의 실패를 되돌아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되짚어본다는 점에서 조금 젊어진 <어바웃 슈미트>식 로드무비라고 할 수 있다. 결혼을 앞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 잭은
두 남자의 와인 시음 여행기 <사이드웨이스>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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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엔 가끔, 하나의 연기 속에 배우와 역할과 영화가 너무나도 강렬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져 나머지 연기자의 커리어 전체를 특징짓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가장 최근의 예로는 <알렉산더>에서의 콜린 파렐의 연기가 있다. 2300년 전 얼마 동안 그리스 제국을 만들어나갔다가 32살에 죽은 젊은 마케도니아 왕을 맡은 콜린 파렐의 연기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의 피터 오툴과 같은 대열에 선다. 이런 연기는 자주 나타나진 않지만, 나타날 땐 틀림없는 느낌이 난다. 배우가 역할을 채우는 정도가 아니라 스크린에서의 페르소나를 지나치고 넘어서서 그 인물 자체가 돼버리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그 역할에 놓고 상상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서사영화는 이런 일이 벌어지기에 완벽한 무대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의 오툴, <벤허>에서의 찰턴 헤스턴, <클레오파트라>에서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이 있다. 오툴이 그
[외신기자클럽] <알렉산더>의 콜린 파렐, 최고의 연기 선보여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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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 되면 해외 언론들은 아카데미 수상작을 점친다. 올해도 어김없이 곳곳에서 후보작을 예상하는 ‘후보의 후보’ 리스트를 내놓고 있는 와중에 <뉴스위크>는 인터넷판에서 ‘2005년 오스카에 관한 5가지 Q&A’라는 제하의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믿거나 말거나‘ 문답의 내용은 60%의 확률을 보장한다.
첫번째, 알렉산더 페인의 <사이드웨이스>가 오스카 최우수 작품상을 탈 것인가? 답은 ‘No’다. 최근 <사이드웨이스>가 각종 비평가상을 휩쓸고 골든 글로브상에 7개 부문 최다 후보에도 올랐기 때문에 유력한 오스카 수상작으로 점쳐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카데미상 선정위원들은 비평가가 아니라 배우, 제작자, 감독, 스탭 등 영화제작 종사자들로, 비평가와는 취향이 매우 다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들은 <사이드웨이스>처럼 작고 가벼운 소품같은 영화보다는 예술적인 영감을 주고 정서적으로 감동을 주는 대작들을 선호한다.
뉴스위크 인터넷판 ‘2005년 오스카에 관한 5가지 Q&A’수상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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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에 타나토스(죽음의 본능)가 질주하고 있다. 주인공의 죽음은 공식처럼 수많은 드라마에서 핵심적인 극적 장치로 차용되고 있다. 사례는 넘친다. 한국방송 월화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무혁(소지섭)의 예정된 죽음에 이어, 은채(임수정)가 무혁을 따라 자살로 세상을 마감하는 설정을 놓고 작가와 제작진이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에스비에스 월화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는 김태희의 죽음으로 후반부 극적 긴장을 높여갈 계획이다. 문화방송 수목드라마 는 주인공이 시한부 선고를 받고 갈곳없는 복수심에 사랑게임에 나섰다 진정한 사랑에 눈뜨고 숨을 거둔다는 얘기다. 에스비에스 수목드라마 <유리화>(사진)도 시놉시스를 보면, 김하늘을 놓고 사랑다툼을 벌이는 이동건과 김성수 중 한명이 세상을 떠난다는 설정이다.
움츠러든 사회분위기 반영?
타나토스의 범람은 지난 상반기 드라마 경향과 정면으로 마주친다. <파리의 연인>과 <풀하우스
드라마 주인공은 꼭 죽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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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다가온다. 휴일 지상파 방송은 “유달리 볼 게 없다”는 불만을 사기에 딱 맞다. 기존 예능·오락 프로그램을 윤색한 것이나 별 다를 것 없는 영화, 재방송하는 다큐멘터리 외엔 특별한 것이 없다. 집에서 성탄 전야와 성탄절을 보내는 이들은 케이블·위성 채널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
먼저 영화다. 오시엔은 24~25일 오후 4시30분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세렌디피티>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놓고 재판을 하는 을 차례로 방영한다. 홈시지브이는 24일 저녁 7시30분 성탄절을 앞둔 두 남녀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과 25일 오전 7시10분 <머펫 크리스마스 캐롤>, 오전 10시 <마이키 이야기 3>를 내보낸다. 캐치온은 24~25일 저녁 8시 <산타클로스 2> <나홀로 집에 4>를 각각 방송한다. 엑스티엠은 24~25일 오후 1시와 3시에 <어니스트 크리스마스 구출작전> <
케이블,위성채널과 함께 “기쁜 성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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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의 호빗들이 피터 잭슨에게 속편을 만들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들은 예전부터 <반지의 제왕>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톨킨의 <호빗>을 영화화하고 싶어했던 잭슨에게, 준비만 된다면 반드시 시간을 내겠다고 나섰다. 우드는 “우리 중 대다수가 뉴질랜드에서의 촬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고, 피핀을 연기했던 빌리 보이드는 “팬들 역시 영화 <호빗>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언젠가 성사될 이 작업에 대한 기대감을 비췄다.
‘반지 원정대’가 가하는 속편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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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경, 엄지원에 이어 최근 이기우까지 캐스팅을 마무리한 홍상수 감독의 여섯번째 영화 <극장전>(제공/배급:청어람, 제작:(주)영화제작 전원사, 공동제작:MK2, 마케팅:시네와이즈 필름)이 지난 12월 13일 촬영을 시작했다. 홍상수 감독의 첫번째 제작작품이기도 한 <극장전>은 선배의 영화를 보고 나온 극장 앞에서 영화 속 여주인공과 우연히 마주친 한 남자의 하루 이야기를 다룬다.
첫날 촬영분은 주인공 동수(김상경)가 보게 되는 선배 감독의 영화속 한장면. 선배 감독의 이 영화는 주인공 동수의 하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선배의 영화가 어떤 내용인지, <극장전>에 어떤 방식으로 등장할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총 34회 촬영이 예정되어 있는 <극장전>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내년 2월초까지 촬영할 계획이며 2005년 5월달에 관객들을 찾아간다.
홍상수 감독의 여섯번째 영화, <극장전> 크랭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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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의 <폴라 익스프레스>와 디즈니의 <내셔널 트레져>가 비평가들과 영화관계자들의 예측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높은 흥행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지난 11월10일 미국 개봉 직후, 5일 먼저 개봉한 <인크레더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거두며 ‘흥행적 재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덩치 큰 북극행 특급열차가 제 속력을 찾고 본궤도에 오르는 데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개봉 4주차인 지난 12월5일 박스오피스에서 4위에서 3위로 올라서면서 누적수익 1억달러에 가까워졌고, 3650여개의 스크린 수를 그대로 유지한 채 대단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첫주 <인크레더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개봉성적을 거두며 “회사의 모든 창문에 검은 커튼을 드리워야 할 것”(<LA타임스>)이라고 조롱하던 언론의 공세에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가면서 지속적인 성적을 거둘
<폴라 익스프레스> <내셔널 트레져> 비평가 예상 깨고 흥행 뒷심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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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10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된 2004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가 용산CGV 2개관에서 관객을 맞이했다. 하이퍼텍 나다와 동숭아트홀(2003년), 서울아트시네마와 미로 스페이스(2002년) 등 전통적으로(?) 독립영화 상영관으로 익숙한 곳에서 열렸던 서독제로서는 새로운 시도였던 셈이다. 이는 CGV가 ‘사회공헌 4대 문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관료 없이 200석 규모의 상영관 2개를 제공하면서 가능해진 것. 서독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낯선 공간에서 영화제를 시작하려면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두배 가까이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인디포럼, 인디다큐페스티벌 등 대부분의 독립영화제들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만 개최되는 현실에서, “이제는 독립영화도 다양한 공간에서 상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를 추진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서독제 관계자와 참여 감독들은 “처음에는 새로운 장소가 낯설고 너무 정신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커다란 스크린과 훌륭한 사운드 등 그간 독립영화가
멀티플렉스와 독립영화가 만났을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