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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더스에서 올해 제작하는 〈무기의 그늘〉은 여러 사람이 궁금해하는 프로젝트다. 100억원대의 제작비에 ‘베트남전’이라는 소재가 주는 무게, 소설가 황석영의 원작이라는 점에서 궁금증은 당연하다. 그 궁금증은 감독의 이름을 들으면 증폭된다. 필감성. 낯선 성에다 우리 나이로 겨우 스물아홉살. 베트남전 당시에는 태어나지도 않았고, 한-베트남 관계와 아무런 인연도 없어 보이는 대만 국적의 화교 3세다. ‘도대체 어쩌려는 거야?’ 질문이 튀어나올 법도 하다.
베트남전 배경·황석영 원작, 100억 프로젝트 맡은 29살 화교3세
“내 국적 정체성 고민 정서가 떠다니는 부초인간들과 맞아”
“〈말죽거리 잔혹사〉 연출부로 일할 때 차승재 대표가 한번 읽어보라며 원작소설을 주시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무기의 그늘〉을 읽었죠. 한참 지나서 차 대표가 다시 전화를 하셔서 읽어봤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재미는 있는데 혹시 연출이라면 나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하니까 한참 침묵하다가 껄껄 웃으시면서
[2005 새얼굴 새희망] <무기의 그늘> 필감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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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파크>(사진)를 탄생시킨 맷 스톤과 트레이 파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최근 맷 스톤이 <팀 아메리카: 세계 경찰>을 끝으로 이제 더 이상 트레이 파커와는 함께 작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스톤과 파커는 98년 TV애니메이션 <사우스 파크>로 명성을 날린 이후 극장판까지 만들고 2004년에는 마리오네트(꼭두각시 인형) 애니메이션<팀 아메리카: 세계 경찰>을 선보였다. 그런데 맷 스톤이 난데없이 파트너와의 결별을 선언한 이유는 바로 “<팀 아메리카...>가 자신의 경력이 가장 큰 오점을 남긴 영화”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톤은 영국의 <더 선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2004년은 내 생애 최악의 시기였다. 이제 마리오네트는 지긋지긋하다. <팀 아메리카...> 때문에 모든 인간관계를 망쳤다”고 토로했다. 또 “내가 왜 이런 끔찍한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원래는 유쾌한 풍자극을 만들려
<사우스 파크> 콤비 결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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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상한 것은 도대체 왜 전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라크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홉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이 영화의 원작 동화를 읽어보았다. 영국의 동화작가 다이애나 윈 존스가 1986년에 발표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의하면 이 모든 사건은 사라진 왕자를 둘러싼 전쟁이었다. 그런데 이 동화를 읽고 나면 그 다음에는 도대체 왜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제외한다면 동화의 줄거리와 영화는 거의 아무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권으로 된 이 동화의 전편만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사물에게 말을 걸면 생명을 불어넣는 재주를 가진 18살 소피는 그저 소녀일 뿐이다. 멋진 청년 왕실 마법사 설리만은 아줌마 마법사가 되어버렸고, ‘몸짱’인 황야의 마녀는 ‘몸꽝’이 되었다. 게다가 소피의 두 여동생 레티와 마사도 사
[비평 릴레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정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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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영화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평론을 하다가 카메라를 든 누벨바그 감독 중 한 명인 자크 리베트(77) 회고전이 4일부터 13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리베트는 평론가 시절 누구보다도 필명을 날렸던 인물로, 장 뤼크 고다르를 제외하고는 활동이 잦아든 동세대의 감독들과 달리 최근까지도 왕성한 창작을 하고 있는 감독이다. 그러나 연출 편수에서는 비교적 과작인 탓에 동료 고다르는 “그가 10편의 영화를 만들었다면 그는 아마 나보다 훨씬 더 유명해졌을 것”이라는 존경어린 말을 남기기도 했다.
데뷔작 〈파리는 우리의 것〉(1960)에서 지난해 국내 개봉한 〈알게 될 거야〉(2001)까지 장편 10편과 비평가 시절 만들었던 단편 〈양치기 전법〉(1957), 텔레비전 시리즈 중 하나로 스승인 장 르누아르를 인터뷰한 〈우리의 후견인 장 르누아르〉 등을 상영한다. 두 번째 영화 〈수녀〉는 종교적 스캔들을 일으키며 개봉이 금지되는 수난을 겪었지만 리베트의 실험은 누벨바그의 충격
‘누벨바그 대가’ 자크 리베트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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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PD도 총출동…대장금팀 50부작 ‘서동요’ 작업
해 들머리부터 방송사들의 치열한 드라마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송사들은 드라마를 무기로 극심한 광고난을 버텨나갈 태세다. 지난해엔 경기불황 속에서도 ‘한류 열풍’을 끌어낸 티브이 드라마가 방송사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올해도 경기 전망은 밝지 못하다. 방송이 여전히 드라마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새로운 형식이나 내용을 담아내는 모험이나 실험적 시도보다는 쉽게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도록 만든다는 전략이 드라마에서 통하는 까닭도 다르지 않다. 삼각관계를 축으로 사랑이야기를 담은 트랜디성 멜로물이 주류를 이룬다. 여기에 대작 중심의 역사물도 더해진다. 과거 영웅의 이야기들이 현재를 사는 시청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 해줄 수도 있겠다.
방송사들“경기불황 드라마로 뚫자”
한가지 지난해와 차이점이 있다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여성 배우들을 앞세워 흥행몰이에 나섰다는 점
2005 드라마 여배우들이 ‘천하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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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은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을 사랑하게 된 경험이 있지 않을까? 그 사랑은 자신의 연애관은 물론 세계관에까지 작든 크든 영향을 끼쳤을 터. 영화에 대한 얘기를 좀더 풍성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영화인뿐 아니라 사회 각계 인사들의 ‘스크린 속 내 연인’을 만나보는 난을 매주 화요일에 마련한다.
편집자
내 사춘기 시절 ‘둘도 없는 내 여인아’
사춘기 시절 내게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영화배우는 진추하(천추샤·위 사진)다. 중학교 2학년 봄에 서울로 전학을 와서 연합고사를 보기까지 근 2년간 변두리라고는 해도 서울 한구석에서 나름대로 땟물을 벗었다고 턱을 한껏 쳐들고 고향으로 돌아갔던 1976년 12월, 나는 운명적으로 그와 마주쳤다. 관객이라고는 두 개 있는 구공탄 난로 옆에 앉아 있는 네댓 명이 전부인 명성극장에서였고 영화의 제목은 〈사랑의 스잔나〉, 당시 이따금 선보이던 한-중 합작, 엄밀하게는 한국과 홍콩의 합작영화였다.
영화의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사랑의 스잔나>의 ‘진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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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눈 구경이 어려운 이 겨울, 티브이가 온통 새하얀 눈세상을 준비했다. 온 세상을 뒤덮을 듯 쏟아져내리는 함박눈의 군무와 눈사람을 배경으로, 그 눈만큼이나 순수한 빛깔의 운명적인 첫사랑을 그려냈던 한국방송 드라마 〈겨울연가〉가 8일부터 매주 앙코르 방영된다. 2텔레비전 〈토요명화〉가 송출되던 매주 토요일 밤 11시15분(첫회는 11시5분)부터 한번에 2편씩 10주간 총 20부작이 다시 전파를 탄다. 〈겨울연가〉의 귀환은 2002년 꼭 이맘때 안방극장을 찾은 지 2년 만이다. 일본열도를 적신 뜨거운 한류 열기의 후광에 힘입은 바 크다.
열기 이어질지 촉각
〈겨울연가〉는 한국 첫 방영 때도 배용준 목도리며, 폴라리스 목걸이, 배경음악 등이 큰 바람을 타는 등 상당한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나 시청률만으로 보면, 한번도 30%를 넘지 못하는 등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름다운 영상엔 찬탄이 쏟아졌으나, 시청자 감성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주제곡의 반복과 기억상실·출생의 비밀 등
‘겨울연가’ 다시 한번! KBS 2TV, 8일부터 매주 토요일밤 재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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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 팬들 몰려와 집주인 휴식호소
강원도 춘천시 소양로에 위치한 ‘준상이네 집’은 올해부터 집 주인의 휴식을 위해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기로 해 내방객들이 헛걸음을 하지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준상이네 집은 평일에는 예전처럼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지만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이는 집주인 차아무개(65)씨가 하루 수백명씩 밀려드는 관광객을 맞느라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시달리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가족과 오붓하게 쉴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준상이네 집 일요일엔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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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8일 토요일 아침. 홍상수 감독의 여섯 번째 영화 <극장전>이 3회차 촬영을 조용히 진행 중이다. 다른 영화 촬영 스탭들에 비하면 소규모다. 그래서 <극장전> 연출부는 1인다역이 보통이라고 할 정도다. 이날의 촬영장면은 주인공 동수가 보는 영화 속 장면. 고등학생 전상원(이기우)이 중학교 시절 알던 여자(엄지원)을 우연히 종로 시계 가게에서 만나게 된다는 설정이다. 홍상수 감독은 배우들에게 가게 옆 귀퉁이에서 소곤소곤 대사의 톤과 리듬을 일러준다. 그리고 안경점 아저씨로 출연하는 엑스트라의 포즈와 시선방향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7번째 테이크에 오케이가 날 때까지, 홍상수 감독은 배우들의 시선 처리와 감정의 미세함, 목소리의 성조까지도 놓치지 않고 주문한다. 무엇보다 리허설을 할 때나 촬영 중 모니터를 볼 때나 두 배우들이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입가에서 연신 엷은 웃음이 떠나가질 않는다.
카메라는 전경에서 걸어오던 상원을 패닝으로 보여준 뒤, 시계
극장에 관하여,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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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슬리 스나입스가 뉴욕시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야기는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올라가, 인디애나주의 한 여인이 자신의 아들이 웨슬리 스나입스의 핏줄이라는 진정을 내면서 시작됐다. 이에 뉴욕가정법원은 스나입스에게 친자확인을 위한 DNA 테스트를 받으라는 명령과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 스나입스는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도 같은 진정을 제기한 적이 있는 이 여인의 정신병력을 근거로 뉴욕시의 체포영장을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 미국 법정의 오묘함은 아무래도 이해 불능.
씨네21 취재팀
웨슬리 스나입스, 뉴욕시 체포영장 발부에 무효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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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최고의 영화는 <비포 선셋><비포 선셋>이 <빌리지 보이스>가 뽑은 2004년 최고의 영화 1위로 선정됐다. 2위는 <이터널 선샤인>이, 3위는 <도그빌>이 뽑혔다. <빌리지 보이스>는 매년 미국 영화평론가 94명을 대상으로 최고의 영화, 감독, 배우 등을 설문조사한다. 올해 최고의 감독 역시 <비포 선셋>의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2003년에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가 1위였다.중화권 휩쓰는 <쿵푸 허슬>주성치의 액션코미디 <쿵푸 허슬>이 홍콩 등 중화권에서 개봉일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세웠다고 배급사 소니픽처스가 밝혔다. 지난해 12월23일 홍콩에서 개봉한 <쿵푸 허슬>은 첫날 52만달러 수입을 거뒀다. 이는 드림웍스의 <샤크>와 워너브러더스의 <폴라 익스프레스>가 벌어들인 것보다 10배나 높은 수치. <
[해외단신] 2004년 최고 영화는 <비포 선셋>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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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으는 돼지-해적 마테오> 재개봉
2004년 여름에 개봉했던 국산 3D애니메이션 <날으는 돼지-해적 마테오>가 재개봉한다. 1월5일부터 2월20일까지 코엑스 컨벤션센터 2층에 자리한 코엑스 아트홀에서 아침 10시30분부터 총 5회 상영될 예정이며, 관람료는 어린이와 일반 모두 5천원이다(문의: 02-6000-6790∼1, www.pigmateo.com).
“스크린쿼터 축소시 영진위원 8인 사퇴” 성명
지난 12월28일 오후 영화진흥위원회 시사실에서 8명의 영화진흥위원은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시 직책 사퇴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반대의사를 표명할 것”이라며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직책상의 책임을 고려하여 참여하지 않은 이충직 위원장을 제외하고 장미희 부위원장, 김홍준 감독, 민병록 교수, 변재란 교수, 유지나 교수, 이민용 감독, 김창유 한국영상기술학회장, 김병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등 위원 전원
[국내단신] <날으는 돼지-해적 마테오> 재개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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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부회장으로 이미경 전 CJ엔터테인먼트 해외파견 상무가 취임함에 따라 CJ엔터테인먼트의 행보에 충무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12월27일 임원인사에서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씨를 CJ엔터테인먼트와 CJ CGV, CJ미디어, 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에 임명했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CJ그룹은 핵심 차세대 사업인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 분야에 전문적인 식견과 폭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가진 이미경씨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CJ가 제일제당으로 불리던 시절인 지난 1995년 4월 드림웍스에 3억달러를 투자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발을 디딘 이 부회장은 CJ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키며 한국영화 투자와 배급, CGV 극장체인 건립 등을 주도해왔다. 1999년 이후 CJ엔터테인먼트 해외파견 상무라는 직함으로 LA 등지에서 지내왔으나 2004년부터 복귀설이 끊이지 않았다.
1월2일로 예정된 이미경 부회장의 취임은 여러 면에서 관심을
충무로, CJ ‘이미경 효과’에 관심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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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라서가 아니라, ‘할리우드가 가진 시장 능력’의 도움을 받고 싶어서 미국에 진출했습니다. (할리우드를 통하면) 전 세계에 알려지기가 쉽거든요. 꿈이 현실로, 현실이 기회가 돼서 한국배우들의 진출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 김윤진(31·사진)은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 여배우로는 처음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진출했고, 미국에서 요즘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의 주연으로 맹활약 중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미국에서 전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신인 연기자”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녀의 ‘1단계 성공’은 아무렇게나 만들어진 우연이 아니다.
김윤진 하면 흔히 영화 <쉬리>(1999년)를 떠올린다. 남한 정보기관원과 사랑에 빠지는 북한 첩보원으로 열연해, 그의 얼굴과 이름을 널리 알린 대표작이다. 그러나 김윤진은 티브이 드라마로 한국 연예계에 데뷔했다. 1996년 <화려한 귀가>로 출발해, <예
ABC 드라마 <로스트>의 김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