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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영화의 만남은 그 둘의 태생에서부터 디지털 시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지속되어왔다. 렌즈, 셔터, 필름, 뷰파인더는 포토그래프와 시네마토그래프 사이의 계통발생을 가늠하는 상동기관인 셈이다. 찰나에서 영겁을 포착하는 사진가는 종종 영화를 기웃대며 원천적으로 거세된 지속 시간에 대해 고민하였고, 영화는 셔터 한방을 누르기 위해 고뇌하는 사진가를 거울 속 자아로 여기면서, 이 둘은 서로에 기대어 각자의 길을 걸어왔다.
영화가 아라키 노부요시를 만난 것은 비단 요번만은 아니다. 센티멘털-로맨티스트로 다뤄진 <도쿄 맑음>은 물론이고 기타노 다케시와 비욕, 리처드 컨까지 총동원하여 만든 뉴욕발 팬레터인 트라비스 클로스의 <아라키멘터리>에 이르기까지, 스틸카메라를 든 아라키 노부요시는 영화 카메라를 든 이들에게 늘 관심을 받아왔다. 그런데 지금은 아라키가 영화를 만난다. 10월6일부터 이듬해 1월22일까지 바비칸 아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아라키: 자아·삶·죽음’
[런던] 아라키, 영화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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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고전 배우 에롤 플린의 손자 루크 플린(30)이 스크린에서 자기 할아버지의 전기영화에 출연한다고 <가디언>이 10월12일 보도했다. 물론 그가 연기할 역할은 ‘희대의 바람둥이 배우’ 에롤 플린이다. 루크 플린은 이번 영화<인 라이크 플린>(In Like Flynn)의 시나리오를 공동집필도 했다. 이 영화 제목은 플린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에롤 플린 공식홈페이지 www.inlikeflynn.com의 이름이기도 하다.
영화는 193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다. 호주에서 태어난 에롤 플린이 쓴 회고록<Beam Ends>에 따르면, 그는 10대 후반부터 영화 배우로 데뷔하던 24살까지 사금 채취, 보물 사냥꾼, 양 거세꾼, 어부 등 갖가지 직업들을 전전했고 아편을 피우는 등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영화계에 데뷔한 후에도 수많은 여성 편력으로 회자되다가 1959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인 라이크 플린>은 1200만달러 예산 규모로 내년에
에롤 플린의 손자가 에롤 플린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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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팰트로가 남동생의 영화에 캐스팅됐다고 <버라이어티> 등 외신들이 10월10일 전했다. 영화<더 굿 나잇>(The Good Night)는 제이크 팰트로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하는 스크린데뷔작이다. 기네스의 친동생인 제이크는 <NYPD 블루>같은 몇몇 TV드라마를 연출하면서 경력을 쌓은 연출자. 그는 <더 굿 나잇>을 독특한 로맨틱코미디로 만들 계획이다. 이상과는 동떨어진 현실 속에서 완벽한 이상형을 찾아 헤매는 한 남자의 이야기.
<러브 액츄얼리>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배우 마틴 프리먼이 전직 팝스타였다가 지금은 CM송이나 만들며 중년의 위기를 겪는 주인공으로 분한다. 기네스 팰트로와 <밴드 오브 브라더스><숀 오브 더 데드>의 사이먼 페그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남자주인공의 판타지와 현실 속에 등장할 여자배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영화 배경은 뉴욕이지만 실제
기네스 팰트로, 남동생의 영화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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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자장권에 속한 큰 규모의 시장임에는 틀림없지만 ‘미국흥행=한일흥행’으로 곧잘 이어지던 과거의 공식도 요즘은 정답율이 예전만 못하다. 올해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영화가 한국과 일본에서도 공통적으로 1위로 데뷔한 경우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이 유일하다. 흥행제왕 마이클 베이의 <아일랜드>는 1200만불의 성적으로 미국에서 4위로 데뷔해 본토를 경악케했고, 일본에서도 개봉 첫주 5위에 올라 쓴맛을 봤는데 국내에서만 1위를 차지해 대조적인 풍경을 보여줬다. <판타스틱4>도 비슷하다. 미국에서 개봉 첫주 5천만불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장기 침체에 빠졌던 미극장가를 구해줬던 구세주였지만 한국과 일본에선 변변한 이름값도 못했다. <아일랜드>가 미일 저조, 한국 흥행을 보여줬고 <판타스틱4>가 한일 저조, 미국 흥행을 보여줬다면 지난주엔 <스텔스>가 일본에서 1위로 데
<스텔스> 일본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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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협약의 예비초안이 이번 33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수정없이 채택되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국제법적 구속력을 갖는 강력한 협약만이 각 나라의 문화정책 수립의 자주권을 보장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소리씨는 21일 유네스코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로 채택 여부를 결정할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협약(문화다양성협약)’을 지지하기 위해 지난 10일 오후 3시(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문예회관에서 열린 예술인 선언 행사에 한국 예술인 대표로 참석한 배우 문소리(31)씨가 연설을 통해 스크린쿼터와 문화다양성협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문씨를 비롯해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던 프랑스 영화감독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스페인 안무가 블랑카 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세계 예술가 8명이 발제자로 참가했다.
연설을 통해 스크린쿼터 보호를 위해 한국영화인들이 벌여온 투쟁과 한미투자협정을 빌미로 스크린쿼터제 축소 및 폐지를 요구해온 미국 정부가 압력을 행사했던 일
문소리, “스크린쿼터는 견제장치” 발언에 청중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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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스타인 형제가 디즈니와 공식 결별을 선언했다. 디즈니의 계열사인 미라맥스 사장 자리를 떠나 새 회사 웨인스타인 컴퍼니(TWC)를 설립한 것. 올해 칸영화제를 방문했던 웨인스타인 형제는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아 10월 중 새 미디어 그룹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웨인스타인 컴퍼니는 이미 프랑스 텔레비전 방송사 ‘TF1’을 비롯하여 18개 투자사로부터 2억3050만달러를 끌어모은 상태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현재 협상 중인 투자자까지 포함할 경우 다음주에는 4억2천만달러 정도의 설립금이 모일 예정이다.
웨인스타인 컴퍼니의 야심찬 출발은 2주 전 실린 ‘뉴욕타임스’ 주말판 두 페이지 광고를 통해서도 한눈에 알 수 있다. 맨해튼의 도심 풍경을 배경으로 왼쪽에는 “특별했던 시기의 끝”이라는 제목하에 미라맥스 시절 그들이 제작했던 100편의 영화, 249개의 오스카 노미네이션과 60여개의 수상 목록을 나열하고 있고, 오른편에는 “그리고 새로운 모험의 시작”이라는 제호 아래
웨인스타인 형제의 야심찬 첫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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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비해 흥행이 부진한 디즈니가 12월 개봉하는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의 프로모션을 사상 최대 규모로 벌이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1억5천만달러 예산의 판타지 <나니아 연대기...> 마케팅의 주요 표적은 가족 관객과 기독교인. 인간을 대신해 박해받는 사자 아슬란의 캐릭터가 예수의 알레고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이에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마케팅을 주도한 모티브 엔터테인먼트, <브루스 올마이티> <킹덤 오브 헤븐>의 교회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한 그레이스 힐 미디어와 계약을 맺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 전역의 목사, 교사, 스카우트 대장들에게 영화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한 DVD를 배포했다고.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가 없는 디즈니는 <나니아 연대기...>를 제2의 <해리 포터>로 키우겠다는 포부에 맞는 물량전도 펴고 있다. 맥도널드, 버진 아틀란틱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교회를 기지로 한 풀뿌리 마케팅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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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만들어진 호러영화 중 최고는 무엇일까? 이런 주제로 영국 영화월간지 <토탈 필름>
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토브 후퍼의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이 1위로 선정됐다. 이 1974년작은 텍사스의 한 마을에서 톱으로 사람들을 썰어 죽인 실제 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14만달러를 들여 제작된 저예산 영화다. 극도의 공포감을 유발시키는 기법들이 효과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유명하다. <토탈 필름>은 "이 영화의 초반 50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후반 30분"이라고 평했다.
제이미 리 커티스가 주연한 <할로윈>(1978)은 2위를 차지했다. 다리오 아르젠토의 <서스피리아>(1977)와 조지 로메로의 <시체들의 새벽>(1978)이 그 뒤를 이었다. 5위는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1980), 6위는 앨프리드 히치콕의 <사이코>(1960)였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1970년대가 호러영화의 전성기였음이
역대 호러영화 중 최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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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애니메이션의 산실 아드만 스튜디오가 10월10일 발생한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번 화재는 영국 브리스톨에 위치한 아드만 스튜디오의 창고 건물에서 10월10일 오전 5시30분에 발생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불길이 100피트 범위까지 번져 창고의 지붕과 벽 세 개가 무너졌고 보관중이던 각종 영화 소품과 세트, <월래스와 그로밋> 단편들의 필름 등이 모두 소실됐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
아드만의 신작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는 바로 지난 10월7일에 미국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대변인 아서 셰리프는 “원래 오늘(10월10일)은 흥행 성공을 자축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우리의 모든 역사가 사라졌다. 최고의 날이 최악의 날로 돼버렸다.”고 허탈감을 표현했다. <월래스와 그로밋>시리즈의 감독 닉 파크는 “끔찍한 일이긴 하지만 최근 아시아에서 일어
<월래스와 그로밋> 스튜디오에 화재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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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를 맞은 한국 영화의 가장 중요하고 매력적인 화두는 역시 억압과 해방을 거듭한 나라의 사람들, 독재를 거친 분단국가의 구성원들이 느끼는 독특한 정체성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 상영작으로 선정돼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 영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프랑스의 니오그레 감독(59 사진)은 10일 한국 영화의 비약적인 발전 배경을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이어 “좋은 영화란 자기 생각을 보여주고 자기 근본을 강조하는 영화”라고 전제한 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처럼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영화들에서부터 <박하사탕>, <그때 그 사람들> 등의 저변에 그런 정체성의 근본에 대한 탐색이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런 영화들이 자국 관객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지 끊임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다큐 들고온 위베르 니오그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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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2세 김수진(51)씨. 연극계에서 그는 명사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극단 신주쿠양산박의 대표다. 갈무리 대목에서 무대 뒤를 가린 천막이 걷히며 10m 크기의 비행기가 눈앞에서 날아갔던 <바람의 전설>(지난 7~9월)과 뗏목을 타고 한강을 가로질러 건너편 둔치의 무대 위로 배우를 등장시켰던 <인어전설>(1993년)을 한국 관객은 잊지 못한다. 그가 이번엔 영화를 들고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조감독은커녕, 촬영 보조도 해보지 않았던 그가 만든 두 번째 영화, <유리의 사도(Dreaming of Light)>다.
“아, 걱정돼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너무 어려워하지 않을까 해서요.” 보자마자 대뜸 던진 한 마디다. 약간의 흥분과 염려가 뒤섞여 있다. 은유와 상징이 많은 데다 판타지가 두드러진 탓일 것이다. 사실 닫힌 사각의 무대를 무한 공간으로 확장한 연극연출부터가 그가 추구하는 마술적 사실주의의 특장을 잘 보여준다.
한 노인이 커다란
<유리의 사도> 감독 재일동포 2세 김수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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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극장가에 대작들이 쏟아진다. 2005년 한국 영화시장의 마지막 격전지가 될 12월의 배급 일정이 범상치 않다. 추석 이후 하반기 최고의 성수기인 12월 중순부터 크리스마스에 이르는 기간 동안 국내외 흥행 기대작들이 집중적으로 포진될 분위기다. 12월의 시작을 알릴 영화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네 번째 연작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 될 계획이다. 디즈니가 총 7편의 시리즈로 구성하겠다고 발표한 판타지물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크리스마스에 맞춰 한국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영화관계자와 관객의 시선이 집중된 시기는 12월 세쨋주, 즉 13일부터 15일까지다. 각 배급사의 실무 담당자들과 충무로의 관측에 의하면, 향후 변동의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영화 <태풍> <야수> <청연>이 이 시기에 정면으로 충돌하는 형국이다. <태풍>은 장동건과 이정재가 출연하고 곽경택 감독
12월 극장가, 한국영화 <태풍> <야수> <청연> 치열한 접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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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국영화가, 중국에서 한국영화가 만들어진다. 그것도 같은 기간 동안에. 이 실험적인 프로젝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과 베이징전영학원이 11월 초에 시행하는 ‘한·중학생합작영화사업’에 따른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두 학교의 영화학도들에게 양국의 영화제작 시스템과 합작 방식을 경험케 하고 지속적인 교류, 협력을 통해 훗날 범아시아 시장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일로, 양국 학생들이 상대국으로 건너가 1편의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양국의 제작팀은 11월 초 각각 중국과 한국을 찾아 한달 정도의 기간 동안 함께 영화를 찍게 된다.
특이한 점은, 촬영지의 상대국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는 점이다. 두 나라 사이의 교류라는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프로듀서와 배우는 두 나라에서 비슷한 비율로 참여하게 된다. 그러니까 영상원의 구혁탁 감독이 중국을 배경으로 삼은 <점프>의 시나리오를 들고 김민수 프로듀서를 비롯해 배우, 제작팀과 함께 베이징에 건너가
영상원·베이징전영학원 11월 초부터 한달 간 합작영화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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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영화배우 성룡이 자신을 ‘안티코리아’(Anti-South Korea)라고 보도한 언론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고 <AP통신>이 10월8일 전했다. 성룡은 최근 김희선과 함께 출연한 영화<신화: 진시황릉의 비밀>를 홍보하기 위해 방한한 자리에서 “나는 한국에서 2년간 살기도 했다. 누구도 내가 안티코리아라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중국 언론은 “한국 스타들은 중국 미디어에서 크게 환대받는 반면에 중국 스타들은 한국에서 그 정도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으며, 근래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성공은 작품 완성도보다 한국인들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성룡이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성룡 본인은 이러한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AP통신>은 최근 한국문화가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룡 “나는 안티코리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