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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이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데 시카’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비토리오 데 시카’상은 <자전거 도둑>, <해바라기> 등을 연출했던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의 거장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지난 1975년부터 30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잉그마르 베르히만, 구로사와 아키라, 엔니오 모리꼬네 등도 역대 이 상의 수상자들이다.
‘비토리오 데 시카’상의 위원장인 지안 루이지 론디는 “김기덕 감독은 현재 극동을 대표하는 최고의 감독으로 비평가나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유럽지역에서 성공을 거둔 영화감독 중 한 명”이라고 수상 결정이유를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영진위의 지원으로 11월 28일 이탈리아 대통령 궁에서 시암피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상을 받을 예정이다.
김기덕 감독,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데 시카’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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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김 시대가 끝나면서 애명을 갖는 정치인이 거의 없지만, 홍사덕 전 한나라당 총무와 이명박 서울시장은 드물게 독특하게 불린다. ‘싸대기’와 ‘명바기’다. 전자는 그의 화술을 질투하는 남자들이 붙여줬다는 설이 있고 후자는 서울 을지로 지하철역 화장실의 낙서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두분 다 요즘 뜬다. 10월26일 재보궐 선거 때 경기 광주지역에 출마하려고 한나라당에 공천신청을 했다가 심사에서조차 배제된 사덕님은, 무소속으로 나가 이긴 다음 복당하겠다며, 그렇게 되면 당이 자신을 안 받아주는 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한” 없을 것이라고 했다. 탄핵에 대해서도 “안 그랬으면 국민에게 당이 응징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유의 자신감과 소신(을 피력하는 말발)은 그만의 스타일이다. 그는 2년 전 이라크 파병을 하냐마냐 논란이 일 때 “내가 직접 가서 한달 동안 사병으로 복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굉장히 비장하게 이 말을 해서 모르는 사람이 드문데, 약속을 2년째 지키지 않
[이슈] ‘싸대기’와 ‘명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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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법과 소재로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표현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는 캐나다국립애니메이션위원회(이하 NFB). 서울애니시네마에서는 오는 10월14일(금)부터 21일(금)까지 NFB의 애니메이션들을 모아 ‘최강ANI 2005 캐나다 NFB 신작 초청전 - NFB SCENES’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상영전은 마니아, 패밀리, 다큐멘터리 3개의 색션으로 나눠 상영하는데, 총 90편의 장·단편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필름을 준비했다.
많은 수의 필름을 상영하는 만큼, 이번 상영전은 1, 2차로 나뉘어 진행된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1차 상영전에서는 자크 드루엥, 코 회드만 등 쟁쟁한 거장들의 유명작들을 주로 다뤘는데, 이번 2차 상영전에는 캐롤라인 마리아(Caroline R. Maria), 크랙 웰치(Craig Welch) 등 비교적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경향의 작품들을 주로 상영한다.
이들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번 마니아 섹션의 상영작 <인생
NFB의 젊은 피를 느낀다, NFB 신작 초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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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에게 뉴질랜드영화는 <반지의 제왕>과 피터 잭슨, 웨타 스튜디오가 전부가 돼버렸다. 작년에는 뉴질랜드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완성됐고 전세계적으로 예상밖의 흥행성적을 거뒀던 <웨일라이더> 등이 국내에서 개봉했고, 그보다 예전에는 <피아노> 등 제인 캠피온을 통해 뉴질랜드 영화를 만나왔지만, 아직도 우리는 뉴질랜드와 그 영화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오는 10월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게 될 제1회 뉴질랜드영화제는 그처럼 낯설고도 익숙한 뉴질랜드 영화에 대한 믿음직한 지도를 그려주는 자리가 될 것이다. 작년 뉴질랜드 전역을 순회하며 열렸던 한국영화제에 이어,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이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에는 서울에서 일정을 소화한 다음, 전주, 광주, 대구, 부산을 순회하게 된다. 이 행사는 뉴질랜드 정부가 한국에서 개최하는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고. 앞으로도 이처럼 상대 나라의 영화를 자국에서 상영하는
진짜 뉴질랜드영화를 만나자, 제1회 뉴질랜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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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국제시장에 개봉될 때, 영어 제목은 누가 붙이는가?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실제로 마지막 결정은 국제 세일즈사가 하게 된다. 그들이 선택하는 제목은 영화제 상영이나 영어권 국가에서의 일반개봉 때 사용된다. (지역 배급업자가 그것을 바꾸기로 결정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북미 개봉 때 <친절한 금자씨>의 영어 제목은 <Sympathy for Lady Vengeance>에서 <Lady Vengeance>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수많은 과거의 한국 고전영화와 같이 국제 세일즈사가 없는 영화들은 어떤 실정인가? 신상옥 감독의 고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를 살펴보자. 한국영상자료원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는 <Mother and a Guest>로 되어 있다. 2001년 부산영화제에 상영될 때는 <Mother and a Guest in the Master’s Room>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2002년 뉴욕 현대미술
[외신기자클럽] 표준화된 영어 제목이 필요하다 (+영어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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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이슬람 공포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일화. 코미디 배우이자 감독인 앨버트 브룩스가 최근 <이슬람 세계에서 코미디 찾기>(Looking for Comedy in the Muslim World)라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스튜디오로부터 제목 수정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이슬람교 신도들을 웃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라는 국무부의 미션을 받고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파견되는 코미디언을 통해 이슬람 세계에 대한 미국인들의 무지를 조롱하고 9·11 이후 미국와 이슬람 문화권의 관계를 개선해보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낸다고.
브룩스에 따르면, 당초 이 영화를 맡았던 소니스튜디오는 제목에서 ‘이슬람’을 빼고 <코미디 찾기>로 수정할 것을 요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배급을 포기했다고 한다. 쿠바에서 미국 헌병들이 코란을 양변기에 버린 일이 알려져 논란을 빚던 와중이라, 소니쪽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브룩스는 이 영화
[What's Up] 말만 들어도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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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홈즈의 아버지가 딸의 혼전 임신 소식에 화를 냈다고 <MSNBC.COM>의 가십 칼럼이 주간지<라이프 & 스타일>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케이티의 아버지 마틴 홈즈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딸이 결혼하기 전에 아이를 가진 것과 더불어 크루즈의 종교인 사이언톨로지에 빠져드는 것도 탐탁치 않아했다고 한다. “마틴 홈즈는 매우 역정을 내면서 딸과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홈즈의 어머니도 결혼을 서두르라고 재촉했다. 톰 크루즈도 꾸지람을 들었다”고 톰 크루즈의 측근이 주간지에 밝혔다. 그에 따르면, 크루즈는 결혼 후에 아기를 갖는 등 순리에 맞는 일만 하겠다고 장인어른과 약속했었다고.
또 크루즈와 홈즈의 홍보담당자 리 앤 드베트는 홈즈 가족과 같은 교회를 다니는 교구인들에게‘기자들과 절대 인터뷰를 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홈즈의 측근들은 “케이티가 사이언톨로지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것 같다. 로만 폴란스키의 <악
케이티 홈즈 아버지, 임신 소식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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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살아라>의 스파이크 리 감독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연출한다고 <가디언> 등이 10월13일 보도했다. <둑이 무너졌을 때>(When the Levee Broke)라는 가제가 붙은 이 다큐멘터리는 HBO에서 제작된다. HBO쪽은 구체적인 내용이나 제작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스파이크 리 감독은 덴젤 워싱턴과 조디 포스터 등이 출연하는 스릴러<인사이드 맨>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지난 8월29일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특히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올리언스 지역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 늘 사회적 이슈에 민감한 스파이크 리는 특히 자신과 같은 흑인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어온 만큼, 이번 다큐멘터리에도 인종문제가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방송국 HBO가 스파이크 리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997년작 <네 소녀>도 H
스파이크 리, 허리케인 참사 다룬 다큐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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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이 제대로 번진 탓일까.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하 <내 생애>)이 개봉전보다 높은 예매율로 2주연속 흥행티켓을 끊어놨다. 주요 예매사이트의 예매순위 1위는 물론이고 예매율도 40%~50%로 전주보다 10% 가량 높다. 안그래도 멜로철에 스타배우들이 한꺼번에 출연해 눈이 갔는데 얘기를 듣자하니 웃기고 울린단다. 심각하게 저울질할 다른 영화도 그다지 많지 않으니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건 당연지사. 관객이 몰릴만한 이유는 또 있다. 지난주만 해도 <너는 내 운명>이 강력한 경쟁상대였지만 4주차에 접어든 지금은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때마침 중간고사가 끝나서 학생들의 극장나들이도 기대되고(<너는 내 운명>은 18세 관람가지만 <내 생애>는 15세 관람가다) 부산에 계신 ‘골수 영화팬들’도 얼추 상경하셨다. 이런 분위기라면 2주차에 개봉주만큼, 혹은 개봉주보다 더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는 것도 가능하다.
<내
[주말극장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2주연속 돌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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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하 북한)과 합작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북한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최초의 북·중 합작영화 <력도산의 비밀>(2005년)을 연출한 재중동포 박준희 감독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영화 수준이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남한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돕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입장에서 합작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중국 장춘영화제작소, 북한 조선예술영화촬영소와 함께 <력도산의 비밀>을 연출했으며, 10일 부산에서 열린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필름커미션(BIFCOM) 2005―중국과 북한의 영화합작을 통해 본 남북영화합작의 전망’ 세미나에 참석했다.
박 감독은 “북한과 합작영화를 만들 때 서로 다른 정치체제에서 오는 문제는 오히려 쉽게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영화 발전에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합작이 영화 발전에 도움을 줄
남·북·중 합작영화 추진하는 재중동포 박준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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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그랬을 것이다. <러브 액츄얼리>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볼 때, 우린 생각하지 못했다. 곳곳에서 사랑의 소리가 소곤댔다면, 곳곳에서 이별의 소리도 흐느적댔을 거란 사실. 사랑과 달리, 이별은 감춰지는 것이라서 그랬던 걸까. 지난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정우성은 말한다. “이별은, 말하자면 사진 앨범을 바꾸는 순간쯤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고.” 그는 곱게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는 네 개의 서로 다른 ‘사랑 앨범’으로 가봉된 <새드 무비>의 주인공 진우가 되어 우리 앞에 다시 섰다.
“진우는 소방관이예요. 사랑의 완성이 결혼이라고 생각하지만 워낙 직업이 위험하다 보니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머뭇머뭇 하는 순수한 인물입니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그가 출연작을 골라왔던 “첫번째 잣대는 배역의 ‘인간미’” 다. 사랑해서, 소방차 사이렌만 들려도 제 마음이 먼저 다친다는 수화 통역사 수정(임수정)에게
“죽기 전 고백 실제라면 하지 않겠죠” <새드 무비>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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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순, 충무로에 치킨게임이 벌어질까? 두 자동차가 정면으로 달려오다가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치킨’(겁쟁이)이 되는 이 게임은 제임스 딘의 <이유없는 반항>에도 등장했다. 호사가들이 12월 중순의 충무로를 치킨 게임의 형국으로 보는 이유는 한국영화와 외화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태풍> <야수> <청연>과, <반지의 제왕>으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12월 극장가를 평정했던 피터 잭슨의 신작 <킹콩>, 그리고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싸움에 나서는 골리앗들이다.
일단 개봉일을 15일로 확정한 작품이 곽경택 감독의 <태풍>과 피터 잭슨의 <킹콩>이다.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은 12월1일로 일찌감치 개봉 날짜를 잡았지만 영화의 흥행 규모로 볼 때 12월의 ‘사투’에서 비껴나 있지 않다. 신인 김성수 감독의 <야수>와 윤종찬 감독
[팝콘&콜라] 12월중순 극장가의 흥미진진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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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영화를 사고 파는 국제적인 시장인 에이에프엠(American Film Market)의 한 부스에서 그녀의 신작을 만났다. <안소니 짐머>였다. 트레일러 정도밖에 없었지만 꼭 잡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한국의 누군가에게 선점 된 상태, 못내 아쉬웠다. 2005년 5월, 칸에서 일어난 ‘소피 마르소’의 해프닝은 잠시나마 그녀를 처음 만났던 극장으로 되돌려 놓았다. 불혹의 나이에도 아름다운 그녀의 미소는 그리움과 아쉬움 그리고 풋사랑의 추억에 잠기게 했다.
학창시절, 봄·가을 소풍 때나 시험이 끝나면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뭉쳐서 영화관을 자주 찾아가곤 했다. 친구들과는 2류 극장인 재개봉관을 가는 것이 대부분 이었는데 저렴한 요금에다 가끔 미성년자 관람불가의 영화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청룽(성룡)의 수많은 영화, <사학비권>, <취권>, <소림 36방> 등 홍콩 무술영화와 <매드맥스>시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소피 마르소 ‘코팅 책받침’ 에 설레던 학창시절 풋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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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민영방송 ‘프로지벤(Pro7)’이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TV영화가 하필 시점과 주제를 잘못 정하는 바람에 쪽박을 찰 뻔하다가, 결국 대박을 낳았다. 문제의 작품은 지난 9월29일 황금시간에 전파를 탄 <쓰나미>. 지난해 12월, 빈프리트 욀즈너가 감독한 북해 버전 <쓰나미>는 10월 초 촬영을 마친 뒤, 올해 초 봄으로 예정된 방영시기에 맞춰 느긋하게 후반작업 중이었다. 그 와중에 동남아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 재해가 발생했다.
지구상의 모든 이들을 엄청난 충격에 몰아넣은 이 참사로 이제는 쓰나미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지만, 정작 이보다 앞서 ‘쓰나미’ 프로젝트를 완성시킨 감독과 방송사의 입장은 이만저만 난처한 것이 아니었다. 참사 뒤 <완벽한 파도>라는 제목의 대중가요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비치> 등의 방송이 중단된 상황에서 <쓰나미>라는 제목을 가진 영화를
[베를린] 파도의 상처는 모래톱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