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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옥씨가 나를 추천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말했는지 기사를 찾아봤다. (웃음) 나는 너무 쉬지 않고 달려오기만 왔다. 아마 배종옥씨는 그런 내게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라는 뜻에서 이 캠페인을 추천해준 것 같다. <안녕, 형아>를 찍으며 소아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만났고 같이 산다는 일에 대해 생각도 했지만 직접 무언가를 해보진 않았다. 작은 도움이겠지만, 배종옥씨에게 감사한다. 나는 임재영 조명감독을 추천하겠다. 내 프로듀서 입봉작이었던 <접속>을 같이 했고 지금 <사생결단>도 하고 있는데, 영화판의 어른이면서도 현장에선 누구보다 젊은 분이다. 에너지가 넘치시니 이런 기회를 흔쾌히 받아들이실 것 같다.”
[만원 릴레이] MK픽쳐스 이사·프로듀서 심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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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위기에 처한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는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이 캠페인은 영화인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네마테크 활성화를 위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장입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박찬욱 감독입니다.
“내가 서울아트시네마를 후원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이미 전달한 후원금이 그 첫째고, 올 연말 김성욱 프로그래머와 함께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두 번째다. 그때는 좀더 시간을 많이 내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김성욱 프로그래머와 얘기하는 것은 비스콘티 회고전이나 ‘앵그리 영맨’ 세대 영국영화 또는 뉴아메리칸 시네마에서 소홀히 다뤘던 작품들을 상영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시네마테크를 돕는 게 아니라 나 즐겁자고 하는 일 같기도 하다. 나는 시네마테크를 생존의 문제로 접근한다. 케케묵은 고전을 보는 건 당장 우리와 상관없는 일 같지만 관객의 눈을 고급화하고 영화 창작자도 자극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릴레이] 박찬욱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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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을 맞이하는 메이저 배급사들이 한국영화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들에게 올해는 싸이더스FNH, MK픽쳐스, 튜브엔터테인먼트 등 배급시장에 진입하는 중견 배급사들의 추격과 독일월드컵(6월9일∼7월9일)이라는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CJ엔터테인먼트는 2월23일 <음란서생>(김대우 연출/한석규, 이범수, 김민정 출연), 3월 <로망스>(문승욱/조재현, 김지수)와 <모두들 괜찮아요?>(남선호/김호정, 김유석), 4월엔 <구타유발자들>(원신연/이문식, 한석규), 5월에는 <열혈남아>(이정범/설경구, 조한선), 6월엔 <짝패>(류승완/류승완, 정두홍)를 배급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국경의 남쪽>(안판석/차승원, 심혜진), <각설탕>(이환경/임수정), <한반도>(강우석/차인표, 안성기, 조재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송해성/이나영, 강동원), <비
CJ·쇼박스·롯데·시네마서비스, 2006년 배급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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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발굴수사대’라는 글귀가 붙은 토굴 속. 낡고 둔탁한 옷차림의 정재영이 꼬맹이 두명을 앉혀놓고 종이에 뭔가를 갈겨쓴다. “자, 함 읽어본다.” “깜빵!” “깜빵!” 아이들의 목소리가 토굴 밖으로 쩌렁쩌렁 울려나온다. 이곳은 도굴꾼 김대출의 아지트인 경주의 어느 토굴, 실제로는 부산촬영소 A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인 <마이 캡틴 김대출>의 촬영장이다. 리허설이 끝나자 정재영은 성큼성큼 토굴 밖으로 걸어나온다. 그의 옆에는 경북 출신 스탭 한명이 연신 정재영에게 발음을 고쳐주고 있다. “내가 지금 사투리 연기만 네 작품째다. 이제는 어떻게 표준어 연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니까.”
<마이 캡틴 김대출>은 어느 봄날의 꿈같은 동화다. 국보급 보물의 행방을 찾고 있는 전설적 도굴꾼 김대출은 보물의 단서를 쥐고 있는 두 아이, 누렁이 한 마리를 달고 다니는 왈패소녀 지민과 뱀파이어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이상한 소년 병오를 만난다. 경찰을 피해 하루빨리 보물을 찾아야
툼레이더: 경주의 보물을 찾아서, <마이 캡틴 김대출>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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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개막하는 제59회 칸영화제의 개막작은 <다빈치 코드>다. <뷰티풀 마인드>의 론 하워드가 감독하고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올해 할리우드 최고의 기대작 가운데 하나다. 프랑스의 상징물인 루브르박물관을 배경으로 하고 프랑스 여배우인 오드리 토투가 출연했지만 전형적인 할리우드 장르 영화인 이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하기까지 주최쪽은 고민을 꽤나 했을 것이다.
칸영화제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예술’만으로는 세계인들의 시선을 잡는 데 갈수록 한계를 드러내면서 해마다 할리우드 스타 모시기에 점점 더 열을 올려왔다. 그러나 영화제 기간 중의 상영일정에 맞춰 상영작에 출연하는 스타들이 도착하는 바람에 정작 축포가 터지는 개막식은 썰렁하자 아예 개막작으로 할리우드 대작영화를 선정했다. 지난해에도 <스타워즈 에피소드3:시스의 복수>를 개막작으로 올리려고 하다가 결국 막판에 유럽영화인 <레밍>으로 선회했다. 2
[팝콘&콜라] ‘흥행’ 좇다 ‘정체성’ 놓친 한국의 국제 영화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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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동네에 보따리장수 아주머니가 칠레산 과자랑 통조림 등속을 갖고 온 적이 있다. 동네 할머니들은 “칠렐레 나라가 어디냐?”며 궁금해했다. 우리는 사탕을 하나씩 물고 “칠래? 맞을래?” 까불었다. 막연하지만 그 나라가 꽤 칠렐레팔렐레 하리라 여겼다. 칠레가 관심 안에 다시 들어온 건 2004년 우리나라와 최초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다. 국회 비준동의를 앞두고 몸싸움이 이어질 즈음 “농민들 반대를 무릅쓰고 협정까지 맺었는데 왜 칠레산 와인값은 안 떨어지냐”고 성토하며 퍼마시다 급체한 일이 있다. 그러던 ‘나의 칠렐레팔렐레’가 이번엔 여성 대통령을 배출해 ‘지대로’ 놀랐다. 무신론자에다 미혼녀, 이혼녀 딱지를 붙인 중도좌파연합의 미첼레 바첼레트 언니가 우파 억만장자 기업인을 큰 표차로 눌렀다. 남미에선 직선 여성 대통령이 니카라과와 파나마에도 있었지만, 둘 다 대통령인 남편의 후광을 입은 이들이었다.
바첼레트는 피노체트 군정에 저항해왔고, 의사 출신으로 보건장관에 이어
[이슈] 공주님, 아직도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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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갑작스런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반대해 영화계가 집행위원만 80명이 넘는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영화인들의 릴레이 농성 이틀째인 2월2일, 서울 중구 남산동 감독협회 시사실에서 열린 ‘스크린쿼터 투쟁선포’ 기자회견에는 안성기, 정지영, 이춘연, 신우철 등 대책위 신임 공동위원장 4인 외에도 심재명, 오기민, 이현승, 류승완, 김대승, 정윤철, 민규동 등 50여명 가까운 영화인들이 자리했다.
대책위 공동 집행위원장에 뽑힌 정진영은 “비상시국이니만큼 (과거 대책위 보다) 확대된 형태”라고 탈바꿈한 조직을 소개하고, “영화인들이 집단 이기주의자들로 매도되는 현 상황을 극복하고 문화주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릴레이 농성을 진행하면서 2월7일 오후 2시 영화인 총회와 2월8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여는 것으로 초기 대응을 일단 마무리 할 계획이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영화인들의 릴레이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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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음악과 무대매너로 유명한 마릴린 맨슨이 영화 감독으로 데뷔한다. 마릴린 맨슨이 영화<Phantasmagoria: The Visions of Lewis Carroll>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롤을 연기하고 연출도 하면서 시나리오도 집필한다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2월2일 전했다. 본명이 브라이언 워너인 마릴린 맨슨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하드코어 록밴드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그동안 <레지던트 이블><매트릭스 리로디드> 등 여러 사운드트랙에 참여했고 <로스트 하이웨이><The Heart Is Deceitful Above All Things> 등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연출을 한 적은 없었다.
그는 이번 데뷔작의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2월9일 개막하는 베를린영화제의 유럽필름마켓(European Film Market)에 참가할 예정이다. 예상 제작비는 420만달러 규모이고
마릴린 맨슨, 호러영화로 감독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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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의 후속편이 올해 후반기에 제작된다. <할리우드 리포터>가 2월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편의 감독 앤드류 애덤슨과 주요 출연진들이 그대로 속편에 참여한다. 이번에 영화화되는 작품은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시리즈 7권 중 두 번째로 1951년에 출판된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다. 페벤시 4남매가 황폐화된 나니아에 다시 방문해 새로운 왕의 조카 캐스피언과 함께 옛나니아를 되살리게 된다. 2007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한다는 계획이다.
후속편 제작 소식은 사실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 전세계에서 무려 6억3780만달러를 거둬 디즈니와 월든 미디어에게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이는 디즈니가 만든 역대 실사영화 중 최고의 해외흥행성적이며 미국흥행으로는 3위에 해당한다.
앤드류 애덤슨은 드림웍스의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 올 하반기 제작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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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문막에 자리한 적막한 유원지 한쪽에 <구타유발자들>이 있다. 지난 1월13일에 있었던 현장공개 당시 자욱한 안개로 인해 리허설만 진행된 탓에 다시 찾은 현장.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피묻은 야구방망이를 어깨에 걸친 봉연(이문식)이다. “뭐해 새끼들아, 준비, 땅!” 그리고 이어지는 애국가. 사람좋은 미소를 감쪽같이 지운 이문식이 물가에서 발을 씻으면서 불러젖히는 단조로운 선율이 1절에서 4절까지 이어진다. “야, 이거 무슨 장송곡 같은데. (국가모독죄로) 문제되는 거 아냐?” 테이크를 마친 뒤 원신연 감독이 스탭들을 돌아보며 묻는다. 애국가를 구슬프게 부르는 게 대수냐 물을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봉연의 열창을 배경음악 삼아 상상 이상의 폭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있다.
<자장가> <빵과 우유> 등의 단편을 연출했던 원신연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구타유발자들>의 시나리오는 2004년 영진위 시나리오 공모 대상작. 한정된 공간
한정된 공간 속 폭력의 연쇄작용, <구타유발자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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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인기 있는 예고 영화들이 있다. 최근 <싸움의 기술>이 그랬다. 드물게 7천만원을 들여 만든 <싸움의 기술> 티저 예고편은 리바이스 청바지 광고와 영화 <트레인스포팅>을 패러디해 폭발적인 웃음을 이끌어냈다. 티저편만 무려 300여개관에 내걸렸다. 더 드문 일이었다. 예고 영화를 전문으로 만드는 최승원 감독(29·하하하 필름프로덕션 대표)의 작품이다. 한참 주가가 오르는 그가 올 상반기 손 묶인 작품만도 5편. <구타유발자> <짝패>를 만들고 있고, <청춘만화> <다세포소녀> <아치와씨팍>도 계약된 숙제다.
예고 영화 감독만큼 기만적인 직업이 있을까. 최 감독은 감독인데 마케터라 하고, 한 영화를 수십 차례 보면서도 극장은 좀체 가지 않는다. 심지어 영화는 개봉도 안 했는데, 영화 관계자들은 자신이 만든 예고 영화를 통해 관객수 견적을 뽑는다. “<싸움의 기술> 티저 광고에
“안되는 영화까지 되게 하는” 최승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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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에서 조금만 유치해지면 나는 영화 배우 얘기를 늘어놓는다. <킹콩>에서 나오미 와츠 죽이지 않든? 그래. 머홀랜드 드라이브 때부터 예사롭지 않더라. 아네트 베닝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아. 에이, 아니다. <러브 어패어>에서의 그녀를 따라갈 수는 없지. <이터널 선샤인>의 케이트 윈슬렛은? 그렇게 팔뚝 굵고 매력적으로 보인 여배우는 처음이야. 맞아, 맞아. 주절 주절…. 마치 헤어진 여자 친구를 회상하듯이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계속되다보면, 궁극적으로 나는 세 명의 여배우를 거론하는 것으로 그 주제의 신선함을 떨어뜨리는 치기를 재탕한다. <카사블랑카>의 잉그리드 버그만.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의 셜리 맥클레인. 그리고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햅번. 이미 여러 번 들어온터라 지인들은 별 관심도 없는데 나 혼자 잔뜩 감상에 빠져 이 세 여배우 예찬론을 다시금 늘어놓고 집으로 돌아온다.
술기운이 잔뜩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오드리 햅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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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서울과 서민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영화들이 2월 매주말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효인) 고전영화관(서초동 예술의 전당 내)에서 상영된다. 영상자료원이 주5일제 근무제 도입에 발맞춰 올해부터 시작한 ‘주말의 명화’ 프로그램의 일환인 ‘골목 안 풍경:서울, 1960년’으로 60년대에 만들어진 대중영화 8편이다.
김승호, 허장강, 김희갑, 최은희, 김진규, 신영균, 도금봉 등 당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서울의 지붕밑>(이형표 감독, 1961)은 조흔파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로 한 골목 안에 사는 사람들의 구차하지만 정겨운 일상을 흑백 시네마스코프 화면에 담은 코미디 영화다. 최무룡이 인기가수로 출연하는 <밤 하늘의 부르스>(노필 감독, 1966)는 서영춘, 이기동, 남보원 등 인기 코미디언의 원맨쇼와 이미자, 남일수, 쟈니 브라더스의 공연 무대 등 60년대의 대중문화 아이콘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 <해바라기 가족>(박
60년 영화 속으로…영상자료원, 2월 주말마다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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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세계영화제작자연맹(FIAPF) 집행부 이사로 선임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세계영화제작자연맹 임원회는 지난 23일 파리에서 열린 총회를 위한 사전모임에서 12명의 이사회 구성원을 새로 선임하기로 결정했으며, 김동호 위원장을 이사로 선임했다”고 31일 밝혔다. 김 위원장 외에도 칸, 베를린, 베니스, 산세바스티안, 토론토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이사로 선임됐다.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세계영화제작자연맹 집행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