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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미식가의 땅이던가. 개봉 일정 무기한 연기설이 떠돌던 <게이샤의 추억>이, 결국 중국 본토 내 상영금지됐다. 이름 높은 중국 여배우가 게이샤로 분한 것과 그들이 일본 남자들을 위무했던 것이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린 셈이다. 중국 국가방송영화TV총국은 애초 2월9일로 예정됐던 개봉을 취소하면서, 극중 게이샤들이 종군위안부를 연상시켜 중국 내 반일감정을 촉발할 우려가 있어 개봉 취소 결정을 내렸다며 영화의 금지 배경을 밝혔다. 콩닥대던 소니픽처스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순간이다. 그래도 불법 DVD 판매상들은 제 갈 길을 가고, 복제 DVD를 본 사람들은 인터넷에 입성, ‘국가적 수치’ 등의 말로 세 여배우를 비난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브로크백 마운틴>도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다.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 이유. 제아무리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라 해도, 중화인민들에게 두 남자의 엉덩이를 보여줄 순 없다는 논지다. 두 영화 모두, 볼 권리를 제한하는 국
[What's Up]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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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을 재편곡해 선보인다고 잡지 <빌보드> 등 외신이 2월8일 전했다. 1966년 TV시리즈로 출발해 영화로 두 편이나 만들어질 동안 변함없이 <미션 임파서블>시리즈를 대표했던 것이 바로 그 유명한 테마송이다. 이로써 웨스트는 <미션 임파서블> 1,2편 음악에 참여했던 U2와 림프 비즈킷의 뒤를 잇게 됐다. 1,2편 사운드트랙 음반은 미국에서만 2백만장 이상 팔렸다. 3편의 사운드트랙 발매 시기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특히 카니예 웨스트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톰 크루즈는 “웨스트의 팬으로써 그의 재능이 우리 영화에 어떤 기여를 할지 궁금했다. 제작진은 주제곡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길 바랬고 웨스트가 이런 목표를 충족시켜줬다”고 결과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TV시리즈 <로스트>와 <앨리어스>로 잘 알려진 감독 J. J. 에이브람스
카니예 웨스트, <미션 임파서블3> 테마곡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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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서포트 하는 것이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반대 의사를 밝혀 온 국회의원들이 2월9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재윤(열린우리당), 손봉숙(민주당), 정병국(한나라당), 천영세(민주노동당) 등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정지영, 안성기, 최민식 등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 축소를 볼모로 한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며 정부는 조속히 축소 방침을 철회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국회의원들과 영화인들은 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 146일을 영화진흥법 모법에 적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2004년 7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30여명의 동료의원들과 함께 발의한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협상 전에 정부가 스크린쿼터제를 포기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선택이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면서 "국회에서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부의 대미협상력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영화의무상영일수 146일을
스크린쿼터 관련 국회의원 영화인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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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인 릴레이 시위 5일째인 9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광화문 교보생명 앞에서 영화배우 전도연과 김지운 감독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우리의 스크린쿼터는 세계 148개국이 인정한 문화적 자존심입니다’라고 쓰여진 피켓을 든 김지운 감독은 "국민의 (응원) 한마디 한마디가 한국영화의 선물"이라며 1인 시위에 보여준 국민의 성원에 대해 감사했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이 변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물론 처음엔 힘들고 주눅이 들었지만, 한국 축구가 4강까지 갈 수 있었듯,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낸다면 한국 영화를 지켜낼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겠습니까, 우리의 문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나온 전도연은 "(스크린쿼터 축소라는) 좋지 않은 일 때문에 나오게 되었지만, 자신이 한국 영화를 지키는 데 있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영광"이라는 말로 1인 시위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전도연, 김지운 감독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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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투쟁, 감독들이 앞장선다. 한국영화계가 스크린쿼터 축소 저지 투쟁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감독조합과 디렉터스 컷의 감독들이 감독의 위치에서 투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다. 디렉터스 컷의 이현승 감독은 지난 8일 스크린쿼터 관련 영화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끝난 뒤 임시비상총회를 개최한 감독들이 다양한 투쟁방식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영화를 만드는 이의 마음을 정서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 주로 제안됐다. ‘베를리날레 탤런트 스쿨’ 강사로 베를린영화제에 참석 중인 박찬욱 감독, CF 촬영을 위해 호주에 간 박광현 감독 등 많은 감독들이 해외에서 체류 중인 상황을 활용한 감독들의 해외 시위, 가족이나 영화계 후배, 배우들에게 보내는 감독들의 릴레이 편지 등이 그것이다. “대책위가 논리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을 한다면 감독들은 국민들이 영화인들의 투쟁 이유에 공감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한 이현승 감독은
감독들의 스크린쿼터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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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홍콩 금상장 영화제(香港電影金像奬, The 25th Hong Kong Film Awards)의 ‘최우수 아시아 영화상’에 한국 영화가 무더기로 후보에 올랐다.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금상장영화제는 대만의 금마장영화제와 함께 중화권의 양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영화제다. <올드보이>로 작년에 상을 거머쥔 박찬욱 감독은 올해에도 이영애 주연의 <친절한 금자씨>로 다시 한번 수상의 영광을 노린다. <친절한 금자씨>의 가장 유력한 라이벌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쓰리타임즈 Three Times, 最好的時光). <쓰리타임즈>는 제목 그대로 ‘연애몽(戀愛夢)’, ‘자유몽(自由夢)’, ‘청춘몽(靑春夢)’ 등 세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작품이다. 당구장 여종업원, 매춘부, 록 가수 등으로 열연한 서기의 연기가 돋보인다. <친절한 금자씨>와 <쓰리타임즈>는 각각 2005년 베니스 영화제와 칸영화제 경쟁 부문
홍콩 금상장 영화제, 한국 영화 무더기 후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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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모와 김아중의 코믹연기, 기대하세요. 둘은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가 최고의 섹시 가수가 되기까지를 그리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감독 김용화, 제작 제네시스 픽쳐스, KM 컬쳐)에 함께 출연하여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거침없는 섹시녀로 눈길을 끌었던 김아중은 변신에 도전하는 뚱녀 하나로, <해피엔드> <무사> 등에서 주로 남성적 카리스마를 앞세웠던 주진모는 그의 냉혈한 매니저로 캐스팅됐다. 뚱녀와 섹시녀를 동시에 소화하며 노래와 춤까지 선보여야 하는 김아중의 경우, 여러모로 확실한 파격이 기대된다. <미녀는 괴로워>는 <오!브라더스>로 데뷔한 김용화 감독의 두번째 영화로, 오는 5월 촬영을 시작해, 올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김아중, 주진모 <미녀는 괴로워>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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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오전 11시, 이른바 ‘영파라치’(영화+파파라치) 제도가 닻을 올렸다. 영화 불법 파일을 ‘올리는’ 네티즌을 고발하면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포상 신고제다. 신고접수 사이트를 마련한 영화 홍보대행사 시네티즌과 법적 조치를 취하는 법무법인 일송이 10여개 영화 제작배급사 등의 위탁을 받아 꾸렸다.
시도 자체가 뜨거운 감자다. 한국에선 ‘제5권력’으로 일컫고도 남을 네티즌을 복판에 몰아세우는 일이라 그렇다. 시네티즌에서 전하길, “가뜩이나 돈도 많이 버는 영화업자들의 인색하고 치졸한 이권 지키기”라며 감정으로 맞서는 네티즌이 있고 “외국 영화를 다운받아서 본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극장에서 한국 영화가 그만큼 인기”라며 치밀한 논리(?)로 대응하는 네티즌도 있다.
열린 광장은 자신이 타인에게 투명해지는 곳이다. 타인과 어울리고 마침내 광장은 점묘화인양 한 사람 한 사람 점점이 되어 근사한 풍경화를 이룬다. 그 곳에 파파라치가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광케이블로 연결되어
영파라치(영화+파파라치) 시행 첫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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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영화 속 나의 연인을 찾기가 힘들다. 이유는 영화 속에서 마음을 흔드는 남자를 보게 되더라도 영화가 끝나면 ‘그 배우가 멋지게 연기 했구나’ 또는 ‘작가나 감독이 매력적인 인물을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으로 그가 실존하는 인물이 아님을 빠르게 자각하는 허무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인격을 가진 남자가 누군가의 상상력이란 생각이 들 땐 그에 대한 나의 설렘도 이내 막을 내린다. 직접적인 관계를 가질 수 없는(그림의 떡) 사람은 좋아 할 수 없는 현실파이기 때문일까? 그래서 나는 영화 속 인물보다는 못하더라도 나의 눈높이를 가능한 남자에게 맞추고 그를 진심으로 좋아한다. 한마디로 현실 가능한 남자인 것이다.
그런 내게도 머릿 속에 지워지지 않는 영화 속 얼굴이 있다. 작은 욕조 안에서 옷을 벗고 어깨를 움츠리고 미간을 슬며시 찡그리며 건조한 표정을 짓던 사람. 작년 가을 부산영화제에 갔다가 남편의 권유로 보게 된 영화였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대만의 외롭고 고독한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이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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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이긴 하다. 그런데도 유독 주연 배우들이 온갖 방송을 도배질하며 눈도장 찍고 너스레를 떠는 통에 관객들이 지레 지치지 않았을까 싶다. 15일에야 영화로 만나는 <흡혈형사 나도열>이다. 막상으론 기대 이상이었다.
강력반 형사 나도열이 어느날 모기에 물린다. 흡혈귀의 피를 빨았던 저 먼 나라의 모기가 비행기, 트럭을 갈아타고선 운명처럼 서울 한복판의 나도열에게까지 달려든 것이다. 도시의 악과 다투는 초인적 흡혈 인간 나도열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관객은 이 설정을 우선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그럼 앞으로 김수로가 선사할 그 어느 웃음도 가끔은 유치할지언정 ‘방송’때만큼 부담스럽진 않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스파이더맨, 캣우먼, 엑스맨도 우린 받아들였고 단련됐다.
영화는 ‘흡혈형사 김수로’라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첫 단독 주연인데 애드리브나 표정까지 물 오른 김수로다. 하지만 이 영화의 더 큰 매력은 다른 데 있다. ‘발기’되어야 괴력이 발기하는 기발
<흡혈형사 나도열> 김수로, 웃음속으로 ‘쪽쪽’ 빨아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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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이었다. 이번 주처럼 바람이 세차지 않았다. 스크린쿼터 축소 같은 얘기도 없었다. 독립 또는 예술 영화라 불릴 ‘작은 영화’들만 무려 3편을 연이어 본 희한한 날이었다. 겨울철 한적한 극장은 느낌이 좋다. 벽면 어디께서 불어오는 온풍이 식은 살결을 적당히 빗기는데다, 은막에 가닿는 잿빛 영상마저 온기를 더해줄 법한 극장은 마냥 안심, 포근해지는 것이다.
낮 2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김응수 감독의 <달려라 장미> 기자 시사회로 시작했다. 같은 자리에서 곧장 일반 상영한 4시10분짜리 <갇힌 여인>(상털 애커먼)을 봤다. 50명이 채 안되는 관객들과 함께다. 연달아 보는 게 나로선 사실 상당의 체력을 요하는 일이었는데도, 그러고선 밤에 또 하나를 보겠다고 어슬렁 기어나갔던 것이다. 마찬가지 한산한 극장, 시네큐브에서만 지금 만날 수 있는 아프카니스탄 영화 <천상의 소녀>였다.
영화를 좋아하지 거기에 빠지진 않았다고 생각해왔던 터다.
[팝콘&콜라] 스크린쿼터는 ‘작은 영화’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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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정지영 안성기 이춘연 신우철 공동위원장)는 8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문화 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인대회’를 열고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을 규탄했다. 집회에는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여명의 스타급 배우를 비롯해 감독, 제작자, 스태프와 영화과 학생 등 2천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영화인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가파른 성장국면에 놓인 한국영화의 마지막 안전판이 되어야 할 스크린쿼터가 축소된다면 무엇으로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할리우드 물량공세를 막아낼 수 있겠는가”라며 “노무현 정부는 우리 영화와 문화를 팔아먹은 치욕스러운 정권으로 역사에 남지 말기를 엄중히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재경부, 외교부, 문화부 장관 퇴진과 스크린쿼터 입법화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을 촉구했다.
전날 1인 시위를 하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옥관문화훈장을 반납했던 배우 최민식씨는 안성기 공동위원장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 “
스타급 배우 100명 등 ‘스크린쿼터 사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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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까지, 상대 여배우들에게 잘 묻어왔다. 신인 연기자와 호흡을 맞춘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는 내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나무가 없었고 쉴 그늘이 없어진 것 같아 걱정했다.”
현빈(25)은 겸손하게 “그 동안 묻어왔다”고 표현했지만, 그가 이나영이나 김선아 같은 선배 배우들 곁에서 어부지리로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아일랜드>의 ‘강국이’였을 때 죽도록 멋진 캐릭터에 실물감을 입히는 쉽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도 멋은 있지만 시청자와 무관한 세상 사람인 듯했던 ‘현진헌’ 역에 정감을 불어넣으며 친근한 ‘삼식이’가 됐다. 그리고 9일 개봉한 김태균 감독의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브라운관을 통해 인정받은 연기력과 스타성을 한껏 드러낼 기회를 얻었다.
그 동안 뛰어난 선배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춰왔던 현빈은 이 영화에서 신인 연기자
삼식이의 홀로서기, <백만장자의 첫사랑> 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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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복수 3부작” 소개를 위해 지난 11월 그리스의 테살로니키 영화제를 방문했을 때 할리우드가 <올드보이> 영어판 리메이크를 하면 작품을 바꿔놓지 않을까 걱정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박 감독은 “그것이야말로 할리우드로부터 기대하는 바입니다. 완벽하게 내 영화를 변화시키고, 완전히 새롭고 다른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것 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할리우드가 지난 5년간 리메이크 판권을 사들인 약 6편의 한국영화 중 단 한편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사실에 비춰봤을 때 박 감독은 꽤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한편 인도의 할리우드라 할 수 있는 발리우드는 LA에 있는 상대들이 개발에 집착하는 동안 조용히 전진하여 독일, 태국, 일본과 같은 다른 나라들을 뒤이어 - 비공식적이긴 하나 - 또 한편의 비영어 버전 리메이크를 만들어냈다.
<진다>는 - 우르드어로 “살아 있는”이라는 뜻인데 -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참여하러 방콕에 (임신한) 젊은 아내를 데리고
[외신기자클럽] 인도산 <올드보이>의 예술적 향기 (+영어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