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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6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고기리 유원지. 서울 근교라는 말이 무색하게 고즈넉한 이곳은 이윤기 감독의 신작 <아주 특별한 손님> 촬영현장이다. 서울 마포구 신수동을 맴돌았던 전작 <여자, 정혜>처럼 <아주…> 역시 이곳 고기리 근처에서 대부분의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조금 천천히 나간다는 느낌으로.” 잠시 촬영이 멈춘 사이 이 감독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스쳐지나갈 정도로”, “어설프게 웃을 듯하게” 등의 연기 지시를 듣다보면 그의 영화가 왜 그렇게 섬세한지 알 것 같았다. 배우들 역시 차분히 감정선을 따라가는 데 익숙해 보였다.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은 채 “내가 도망갈까 봐요?”라고 반문하는 한효주만 봐도 확실히 그랬다.
일본 작가 다이라 아즈코의 단편소설 <애드리브 나이트>를 원작으로 삼은 <아주…>는 20대 도시여성이 하룻밤 동안 죽어가는 시골남자의 가출한 딸 행세를 하게 된다
아주 섬세한 어느 하루, <아주 특별한 손님>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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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온라인 영화제로 시작해 오프라인까지 영토를 넓혀온 ‘세네프’(SeNef)의 오프라인 부문이 올해부터 ‘서울영화제’로 명칭을 바꿔 8일부터 종로 스폰지하우스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30개국에서 출품된 장편 87편, 단편 53편을 상영하며 공식경쟁부문 후보작들을 지난해까지의 디지털 제작방식에서 필름까지 확장했고, 아시아의 대표 평론가 5명이 각각 주목할 만한 영화를 하나씩 추천한 ‘아시아 인 포커스’ 등이 신설됐다. 개막작은 〈우작〉 〈5월의 구름〉 등으로 한국에 소개된 터키 감독 누리 빌게 제일란의 신작 〈기후〉. 감독 자신이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해 오래된 연인 간의 이율배반적인 심리와 행동을 치밀하게 묘사했다.
올해는 음악을 좋아하는 영화팬들이 주목할 만한 상영작이 많다. 12개의 토니상을 휩쓴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우마 서먼, 매슈 브로더릭, 윌 페럴 등이 출연한 〈프로듀서스〉와, 브로드웨이 히트작 〈렌트〉를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리메이크한 동명의 영화 두
서울영화제 8일부터… 영상실험에서 대중 곁으로 한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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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막을 내린 제1회 CJ중국영화제의 폐막작 〈우리 둘〉은 달라지는 중국 영화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는 젊고 깔끔한 소품이다.
도시의 낡은 집에 사는 고집 센 할머니와 그 집에 세들어 사는 소녀의 우정을 그린 이 영화에는 두 사람의 섬세한 감정 교류가 존재할 뿐 장이머우식의 과장된 무협세계나 지하전영의 어두운 현실 비판에서 비켜나 있다. 대신 집단에서 개인으로 변화하는 중국인들의 관심사와 이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젊은 중국 영화인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중국 안에서뿐 아니라 도쿄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은 이 영화의 마리원(35·사진) 감독이 중국영화계에서 아직 희귀한 존재인 여성이라는 건 그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좌표다.
“학교 다닐 때 실제 내 이야기가 영화의 94% 정도”라고 말하는 마리원 감독은 1996년 중앙희극학원 감독과를 졸업하고 스크립터, 조감독 생활을 거쳐 2000년 소설 원작의 〈세상에서 나를 가장 아프게 했던 그 사람이 갔습니다〉로
CJ중국영화제 폐막작 <우리 둘>의 마리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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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 피기 좋은 날>(제작 아이필름, 감독 장문일)에 이종혁과 이민기가 나란히 캐스팅됐다. 두 사람은 김혜수, 윤진서가 맡은 두 유부녀의 상대역으로 각각 나올 예정이다. <바람피기 좋은 날>은 두 유부녀의 발랄한 바람 피우기를 소재로 한 영화다. <말죽거리 잔혹사>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이종혁은 윤진서가 연기하는 내숭녀의 상대역으로 출연하여 애정공세를 펼치고, 드라마 <진짜 진짜 좋아해>등에 출연했던 이민기는 순박한 천문학과 대학생으로 출연하여 연상인 김혜수와 짝을 이룬다. <바람 피기 좋은 날>은 현재 20퍼센트 촬영이 진행되었고, 2007년 봄 개봉예정이다
이종혁, 이민기 <바람 피기 좋은 날>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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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인기드라마 <닥터 후>가 국내 최초로 케이블 방송사인 FOX채널에서 방영된다. 9월11일을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 10시 50분 안방을 찾을 예정이다. <닥터 후>는 인간의 모습을 한 900살 먹은 외계인 닥터가 19살 먹은 소녀 로즈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한다는 내용이다. 1963년 처음 시작된 이후 26시즌에 이르며, 10명의 닥터를 양산한 영국의 인기드라마다. 이번에 방영될 시즌1은 BBC가 2005년 부활시킨 ’닥터 후’ 시즌 1이다. 9번째 닥터인 이 번시즌의 배우는 영화 <디 아더스>에서 니콜 키드먼의 남편역으로 출연했던 크리스토퍼 에클레스턴이다. 한 편 로즈 역은 가수이자 배우인 빌리 파이퍼가 연기한다. 두 배우 모두 2005년 영국 내셔널 텔레비전 어워드에서 최고 남녀 인기 배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영국 드라마 <닥터 후> 국내최초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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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영중인 김기덕 감독의 <시간>이 9월6일 수요일부터 종로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에서 영문자막 버전으로 상영된다. 배급사인 스폰지는 "최근 시카고 국제영화제에서도 경쟁부문에 오르는 등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모으고 있는 작품으로, 인구유동이 많은 서울 종로 지역에서의 영문자막버전 상영결정으로 더욱 다양한 관객에게 영화 감상의 기회가 부여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8월 24일 개봉한 <시간>은 현재 2만 관객을 넘어섰다. 자세한 정보는 www.sponghouse.com
<시간> 영문자막버전 필름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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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강 로맨스>(감독 김정우, 제작 더드림앤드픽쳐스)에 이동욱이 캐스팅됐다. 올 여름 개봉된 공포 영화 <아랑>에 이어 두 번째 스크린 진출이다. 이동욱은 <아랑>에 이어 이 번에도 형사 역을 맡게 됐다. <최강 로맨스>는 범인을 잡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열혈 형사 강재혁과 엉뚱하지만 당당한 여기자 최수진이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최수진 역에는 현영이 출연한다. 영화는 9월 15일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동욱 <최강로맨스>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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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연>
감독: 펑샤오강
배우: 장쯔이, 다니엘 우, 유 게, 주신, 마정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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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
배우: 야쿠쇼 코지, 코니시 마나미, 히라야마 히로유키, 오다기리 조, 하즈키 리오나, 카세 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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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성자를 알아보는 방법>
감독: 디토 몬티엘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로사리오 도슨, 시아 라뵈프, 채즈 팔민테리, 다이앤 위스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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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퀸>
감독: 스티븐 프리어즈
배우: 헬렌 미렌, 마이클 쉰, 제임스 크롬웰, 실비아 사임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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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커 맨>
감독: 닐 라뷰트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엘렌 버스틴, 몰리 파커, 릴리 소비에스키, 케이트 비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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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2006] 화려한 스타들의 생생 화보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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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뜨거운 순간>
감독: 에단 호크
배우: 마크 웨버, 로라 리니, 제시 해리스, 에단 호크, 미셸 윌리엄스, 카탈리나 산디노 모레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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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흐르는 사랑>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배우: 휴 잭맨, 레이첼 와이즈, 엘렌 버스틴, 클리프 커티스, 숀 길레트, 숀 패트릭 토마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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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오브 맨>
감독: 알폰소 쿠아론
배우: 클라이브 오언, 줄리앤 무어, 마이클 케인, 치웨텔 에지오포, 찰리 휴냄, 클레어 호프 아쉬테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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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안권>
감독: 차이밍량
배우: 이강생, 첸샹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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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감독: 바바라 알베르트
배우: 니나 프롤, 버지트 미니쉬메이어, 우슬라 스트라우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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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2006] 화려한 스타들의 생생 화보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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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주의는 모두가 한곳만 바라보게 만든다. 영화제작 현장의 수직적 구성은 업무 중복은 물론, 작업 효율을 떨어뜨리고, 팀원간의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가로막는다. 영진위 인적자원 육성과 제작환경 개선 소위원회 산하 실무추진단이 내놓을 ‘한국 영화산업의 직무분석과 직무표준을 위한 연구’(가제)의 골자는 지난주 기획리포트에서 강조했듯이 “그러한 일렬 종대를 수평적인 횡대로 자연스럽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수직적 위계와 남아 있는 도제 시스템은 스탭 업무 자체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혼란을 일으킨다. 개인 능력과 상관없이 직급으로 업무영역과 기능이 설정되고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팀장(혹은 헤드급 기사)이 되거나 그렇지 못한 인력은 현장을 떠나는 일이 지속적으로 벌어진다. 이것은 충무로 전체의 경쟁력 저하이며, 노하우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게다가 이러한 악순환은 충무로뿐만 아니라 영화교육 현장에서도 악몽처럼 반복된다. 최근 충무로에서는 “유능한, 아니 제대로 된 포커스풀러나 붐오퍼레이터 구
수평적 시스템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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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Labor’s Day) 휴일이 있던 4일 연휴의 1위는 디즈니의 <인빈시블>이 차지했다. 주말 수입 1520만 달러로 2주 연속 1위를 지켜낸 <인빈시블>은 지난 주와 비교하여 30% 하락한 수치를 보였으며, 스튜디오가 발표한 개봉 후 11일 동안의 누적수입은 3780만 달러다. 마크 월버그가 스포츠영웅으로서의 인생역전을 보여주는 ‘불굴의’ 빈스 퍼페일로 출연한다.
이번 주 북미 박스오피스 2위와 3위는 신규 진입한 <크랭크>와 <위커 맨>으로 두 영화 모두 1위를 넘기에는 부족했다. 2위는 라이온스게이트에서 만든 저예산 영화 <크랭크>로 <스내치><이탈리안 잡>에 출연한 제이슨 스테이섬이 독극물에 노출된 자신을 위해 해독제를 구하는 암살자로 등장한다. <크랭크>의 개봉성적은 1300만 달러다. 3위로 데뷔한 워너브라더스의 <위커 맨>은 1170만 달러의 개봉 성적을 기록했다.
<인빈시블>, 2주연속 1위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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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끝나는 영화보다 더 큰 영화적 스릴을 주는 게 과연 있을까? 영화는 모름지기 다이아몬드나 다른 보석과도 같아서, 원석의 질이 중요하지만 어떻게 빛나게 할지 결정하는 세공 기술이 더 결정적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세공은 마지막 부분에 온다. 드물긴 하지만 영화가 정말 딱 맞게 끝나면 관객은 극장 밖으로 나올 때 머리가 어찔한 느낌을 받게 된다.
제일 좋은 결말은 고통스러운 결말이다. 먼저 영화가 끝났다는 실망의 충격이 있다. 그리고 재빨리 지나가버린 것을 갈망하는 느낌이 뒤따르고, 관객은 돌아가서 그것을 다시 보고 싶어하게 된다. 더 많은 것을 기대했기 때문에 그런 결말은 일종의 놀라움으로 다가오지만, 생각해보면 영화는 말해야 할 것을 이미 다 말했다. 일본영화 <나나>는 아마도 그런 본보기가 될 것이다. 영화는 흥미롭고, 잘 만들어졌지만, 극히 잘 만들어졌다고 말할 순 없다. 그러나 완벽하게 자리에 맞게 들어간 결말은 그 영화를 전체적으로 훨씬 더
[외신기자클럽] 완벽한 결말을 만나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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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흑인 예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가.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이어 또 한편의 예수 영화가 논쟁을 불러일으킬 조짐이다. 8월23일 미국의 뉴라이트 엔터테인먼트 영화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흑인 유대인으로 묘사한 독립영화 <컬러즈 오브 더 크로스>을 올해 10월27일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뉴욕, LA 등 미국 7대 도시에서 먼저 개봉할 이 작품은 점차 미국 전역으로 확대 개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의 개봉이 발표되자마자 <컬러즈 오브 더 크로스>의 홈페이지는 백인 인종주의자들의 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직접 예수 그리스도 역을 맡기도 한 감독 장 클로드 라마르는 “내 영화는 흑인 예수에 대한 스파이크 리식의 논쟁적인 영화는 아니다. 미국의 흑인들은 자신의 피부색과 다른 신을 믿는 유일한 사람들이며, 그들에게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말로 영화와 관련한 인종 논쟁을 일축했다. 역사적으로도 흑인 유대인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집
[What's Up] 검은 예수는 안 된다굽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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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8월 프랑스 아르데슈 지역의 작은 도시 뤼사스에는 전세계에서 온 다큐멘터리스트들이 모여든다. 1989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18회를 맞는 뤼사스영화제는 프랑스의 중요한 창작다큐멘터리영화제의 하나로 창작다큐멘터리스트들의 상징적 공간이 되었다. 지난 8월20일부터 26일까지 열린 뤼사스영화제는 TV 저널리즘과 차별되는 창작성이 담보된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다큐멘터리영화를 중심으로 한 공식경쟁부문과 다양한 테마의 회고전으로 일주일간 진행되었다.
올해는 ‘다큐멘터리의 여정’(La Route du doc)이라는 제목하에 이스라엘 다큐멘터리 특별전이 3일간 프로그램되어 있었다. 그런데 영화제 개막 즈음 사태가 심각해진 이스라엘-레바논 사태는 결국 이 특별 섹션 프로그램 축소로 이어졌고, 3일에서 1일로 상영일수가 줄어들었다. 프로그래머 크리스토프 포스틱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의 수정은 현 중동사태의 심각성을 고민한 끝에 이스라엘 다큐멘터리뿐 아니라 레바논/팔레스타인 다큐멘터리를 함께
[파리] 영화에서 현실로, 다큐멘터리의 긴 여정